게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하철에서가 아니면 그나마 재미없는 류의 책을 읽는 것도 시원찮기에 오늘은 날이 추워도 나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중입니다. 어제 이메일로 이력서를 보낸 것에 대한 답이 오건 말건 말이죠. 날이 추우니 점점 이부자리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죠. 나오기도 싫어지려고 하고...

  [알라딘]을 통해서건, 오프라인을 통해서건 살까 말까를 망설이던 애니메이션 DVD가 있었습니다. 우연히 케이블 채널에서 자막판을 방영해 주는 것을 브라운관이 뚫어져라 보면서 매료되었던 시리즈였는데 참 운이 없으려고 하는지 그 뒤로 재방송이고 뭐고 없더군요. 디비디를 사야 하나 어둠의 세계를 헤집어야 하나 심히 고민하다 구입을 하자 맘먹었는데 때마침 시리즈를 구입하기엔 도저히 공간이 나질 않고 - [묵공]이나 [구름의 저편...] 같은 한 장 내지 두 장 정도는 어찌어찌 구입할 맘이 나던데 말이죠 - 초기엔 비용이 꽤 세게 빠진다는 점이 있어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었다는... 그나마 요즘 들어서는 9장 시리즈를 다 구입해도 5만원이 넘지 않을 듯 해서 공간 문제만 해결되면 구입해야지 했는데 그넘의 조급함을 견디지 못하고 최근에 결국 어둠의 세계를 헤집어서 자막하고 시리즈를 다 받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어찌 되었거나 그 애니메이션을 새벽에 딱히 다른 것을 하기 싫어하는 맘에(게임도 지겨워지고 책읽기도 잘 안 되고 심신은 나태해지고 말이죠) 3일에 걸쳐 나누어 보았는데 요즘 상황에 걸맞는 대사 교환이 눈에 확 띄더군요. 등장 인물 중 어린 소녀의 대사는 영 아니다 싶었는데 주인공들이 40대까지 살아 나가다 스러져 가는 느와르 물에 뭐 13, 4살 짜리의 대사이니 봐줄 밖에요... 더군다나 영화라던가 애니메이션 등에서 다뤄지는 [조직]의 세계가 진정 현실의 세계에 얼마나 부합할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긴 하지만...

  그 대사라는 것이 뭐였더라... "****이 존재하는 목적은 조화와 질서를 위해서이다." 이를 모토로 하던 선대 보스를 무너뜨리고 새로 보스가 되는 주인공 중 한 명의 대사는 이것이었죠. "조화는 정체를 말한다. 더욱 성장하고 빼앗아야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상황에 걸맞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남자로서 가져야 할 의리며 인정, 무언가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등이 느껴지는 대목에서는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기도 하고(날이 추워서라는 점도 있지만) 말이죠.

  이틀이 지나면 직전 학원에서 나온 지 한 달이 되는군요. 위의 문단처럼 무언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걸고 뛰어들 만한 것이 있었으면 싶습니다. 설익은 강호의 의리를 내세울 정도로 되바리진 것은 아니지만...;;; 그건 그렇고 조만간 [에반게리온]의 신 극장판이 개봉된다는데 백수 모드가 장기화되면 그거라도 보러 갈까 생각해 봐야겠네요. 일자리 구하게 되면 방 옮기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 볼까도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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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otz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