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 김형준 칼럼 - 요한 산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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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9 10:30
| [인사이드MLB] 요한 산타나 '페드로의 재림' | ||||||
| [김형준 칼럼 2006-09-09 08:55] | ||||||
피칭의 핵심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한 워렌 스판의 명언으로, 이에 가장 잘 어울리는 구질은 바로 체인지업(changeup)이다. 체인지업은 투수라면 누구나 도전하는 구질이지만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구질이기도 하다. 뛰어난 패스트볼과 커브 또는 슬라이더의 강력한 변화구 하나를 가진 젊은 투수들 중 많은 수가 체인지업 장착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퇴화된다. 체인지업을 장착에 실패한 투수들은 다른 오프스피드(offspeed) 피치로 스플리터 등을 선택하게 된다. 체인지업의 가장 큰 매력은 공이 릴리스되는 순간 패스트볼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는 것. 커브나 슬라이더는 던지는 순간 팔과 손목의 동작을 보면 알아챌 수 있지만 체인지업은 패스트볼과 똑같은 동작에서 공이 뿌려진다. 하지만 이는 체인지업 장착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패스트볼을 던지는 동작과 체인지업을 던지는 동작을 맞추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던지는 순간 간파되는 체인지업은 배팅볼이 되기 쉽상이다. 신체적인 부담이 적은 체인지업은 롱런의 비결이 되기도 한다. 톰 글래빈(288승)과 제이미 모이어(212승) 그리고 송진우(200승 102세이브)의 공통점은 왼손투수인 것 외에도 정상급의 체인지업을 던진다는 것이다.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와 함께 10년 넘게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군림해오고 있는 트레버 호프먼(샌디에이고)의 비결 역시 체인지업이다. 호프먼은 풀타임 마무리 첫 해인 1994년, 95마일(153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면서도 자신의 어깨에 문제가 생기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캐치볼 파트너 도니 엘리엇으로부터 체인지업 그립을 배웠다(엘리엇은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31경기에 나섰지만 1패만을 기록하고 은퇴했다). 파업으로 시즌이 일찍 종료된 후 풋볼을 하다 어깨를 크게 다친 호프먼은 이후 본격적인 체인지업 연마에 들어갔고 결국 현역 최고의 마구 중 하나를 탄생시켰다. 호프먼의 명품 체인지업은 80마일대 패스트볼로도 철벽 마무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호프먼과 글래빈, 모이어 외에도 키스 폴크(보스턴) 브래드 래드키(미네소타) 마크 벌리(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이 그리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체인지업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체인지업의 요체는 패스트볼로부터 속도를 덜어내는 오프스피드, 즉 구속 차에 있다. 제이슨 슈미트(샌프란시스코)처럼 투심 그립으로 잡고 던지는 빠른 체인지업으로 효과를 보는 선수도 있지만(스플리터 속도가 나오는 김선우의 체인지업은 오히려 독이 될 때가 많다) 대부분의 체인지업은 패스트볼과 속도 차이가 크면 클수록 더 좋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체인지업의 개념을 가장 완벽히 활용한 투수는 바로 전성기 시절의 페드로 마르티네스(34·뉴욕 메츠)다. '외계인'으로 군림하던 시절 마르티네스는 95마일 이상의 패스트볼과 80마일의 체인지업을 던졌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속도 차이가 무려 15마일(24km)에 달했던 것. 마르티네스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던지는 순간 전혀 구분이 안되는 공 하나를 두고 24km의 양자택일을 해야만 했다(설령 어떤 구질인지를 맞춘다고 해도 소용없긴 했지만). 마르티네스의 체인지업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하지만 패스트볼 구속이 80마일대로 떨어지면서 체인지업의 위력도 예전보다는 덜하다. 마르티네스의 '강속구-체인지업' 계보를 이은 선수가 바로 요한 산타나(27·미네소타)다. 산타나 역시 던지는 순간 전혀 구분이 안되는 94마일(151km)대 강속구와 78마일(126km)에서 81마일(130km) 사이의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바보로 만들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마르티네스와 산타나의 체인지업을 마구 수준으로 끌어올려준 사람이 동일인이라는 것. 산타나가 2002년 트리플A에서 체인지업을 완성시킬 때 함께 한 바비 큘러 투수코치는 과거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에서 마르티네스의 투수코치이기도 했다. 마르티네스가 체인지업을 완성시킨 시점은 첫번째 사이영상을 따낸 1997년과 일치한다. 1998년 아메리칸리그에 도착한 후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황금 구속차가 유지되던 2003년까지 마르티네스는 2.26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메리칸리그 평균 방어율은 4.64로, 무려 2.38의 차이다. 첫 사이영상을 따낸 2004년 이후 산타나의 방어율 역시 2.77로, 같은 기간 리그 평균인 4.53과 1.76의 차이다. 결국 산타나도 지금의 패스트볼 구속이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되느냐가 전성기의 기간을 정해줄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것은 마르티네스가 폭주를 시작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어깨에 문제가 생긴 것과 달리 산타나는 아직 아무런 이상 징후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의 감독이 투수 보호라면 정평이 난 론 가든하이어라는 것이다. 2004년 이후 산타나의 평균 투구수는 100.8개, 101개, 101.8개에 불과하다(마르티네스의 1998~2000년 평균 투구수는 113개였다). 한편 데뷔 4개월만에 아메리칸리그 감독들로부터 리그 최고의 슬라이더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곧바로 팔꿈치 부상을 당한 프란시스코 리리아노(22) 역시 체인지업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리리아노가 롱런을 하기 위해서는 슬라이더 34%-체인지업 17%의 비율을 산타나의 슬라이더 16%-체인지업 25%로 바꿔야만 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