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새로 옮긴 곳에서의 수업을 시작한 지 어느덧 사흘을 보냈습니다.

  하루 최대 8타임의 수업을 소화해야 하는 처지인데, 그나마도 이 때가 일 년의 이곳 업무에서 가장 한가한 때라고 하니, 앞으로 어떤 일들이 기다릴지 한편으로는 설레고 한편으로는 부담이고 그러네요. 옆자리 동료 선생님도 전화기를 들어올리는 모습은 지인에게 교재를 부탁하는 것 말고는 학부모 상담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더라는...(문제를 직접 만들어야 하니 한 문제를 제대로 만드는데 심하면 수업 한 타임이 소요될 정도니 부담이 되겠죠)
  일단 첫 3일 간의 과정은 아직 적응기라고나 할까요. 첫날에는 5호선 막차를 타고 나와 2호선 ***** 역에서 갈아타고 역시 막차를 타고 홍대입구역에서 내려 걸어들어오느라 체력소모가 심했습니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밥먹고 맥주 한 캔 마시고 그냥 뻗었다는... 어제는 24시간 식당에 들러 밥을 먹고 들어왔지만 노트북을 꺼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죠. 그나마 오늘 겨우 몸이 적응되는지 노트북을 꺼내어 블로그를 열었다는...

  그동안 일했던 곳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정식업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문서 계약서의 이런저런 사항과 학원의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확인 절차가 있다는 점(다른 곳은 계약서를 한참 뒤에 작성하거나 아니면 아예 작성하지도 않는다는), 그리고 워낙 큰 곳이라 그런지 자료 문제 및 영업상 비밀 문제에 대해 민감하더라는... 아직 수업 외엔 전반적인 작업에 착수하지 않은 상황이라 별 문제는 없지 않을까 싶지만 앞으로는 퇴근 후에도 방에서 장비(복합기를 사야겠다고 진지하게 고민 중입니다. 공간 안배가 가능하도록 생각 중)를 이용해서 제 나름의 자료를 축적-이라고는 해도 거의 책에 있는 그림이나 표의 스캔 후 수정이나 텍스트의 입력 및 재활용 정도가 아닐까 싶은-하고 문제 및 교재 만들기 작업을 하면서 수업을 진행해야 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여질 듯 하네요. 그만한 대가를 받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길게 보면 (저 스스로에겐) 좋은 쪽으로 해석해야죠.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번역, 우석훈 해제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어제 퇴근 전에 다 읽었습니다. 한 단어 한 단어, 한 문장 한 문장이 뼈저리게 느껴지네요. 시간의 여유가 된다면 일부 챕터를 파일화시켜서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생각입니다. 어찌 보면 구술이다 논술이다 하는 글읽기의 소재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그렇게라도 읽혀야 아이들의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자기기만을 해 보게 된답니다.
  요즘 읽기 시작한 넘은 [전체주의가 어쨌다구?] 입니다. 오늘은 퇴근길에 몇 페이지 읽는데 언젠가 시놉시스로만 읽었던 외화, 그리고 케이블 TV에서 본 외화의 스토리 라인에 대한 분석을 읽으면서 허걱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는... 문학 등의 예술작품에 있는 텍스트의 분석을 통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저변의 의식을 탐구한다라... 제 입장에서는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 뿐입니다. 생각의 저변을 넓히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네요. 그건 그렇고 트로츠키의 전집 내진 선집이 올해는 나올 수 있을런지... 우석훈 님의 근간들도 기다리는 중이고 말이죠. 지젝의 다른 책들도 사고 싶고... 할 일은 점점 많아질텐데 욕심도 그에 따라 레벨이 높아지고 있네요... ^^;;;

  출근해서 여유 시간이 되면 지난 해 구입했던 책에서 표있는 부분을 엑셀로 다시 파일화하는 작업(복사하는 것이 편하겠지만 활용을 잘하려면 필요하겠죠)을 하고 수업내용을 재확인하고, 혹시라도 학생들의 질문이 있을 경우 즉석에서 답은 해 주지만 혹시나 잘못 이야기한 것이 없나 불안해서 인터넷을 검색하는 것 말고는 학원에서 노트북 볼 시간도 부족하네요... 심판배정도 (잠정적이지만) 일단 받아놓은 상태... 어쩌면 심판일도 여름에 접어들기 전에 올해 전체는 종료되지 않을까도 싶네요. 걱정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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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otz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