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새벽 네 시를 향해 가고 있다. 모처럼 심판 배정까지 빼 가면서 휴식일을 확보한 것 치고는 일을 많이 한 것은 아니구나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토요일 퇴근 후 (고시원에 놓기엔 사치일지 모르겠지만) 복합기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을 최소한이나마 확보하기 위해 방의 책상에서 다시금 엄청난 정리를 시도했다. 결합하여 2단으로 받쳐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윗단만 사용되어 온 책장을 빼고 도서받침대(독서용이 아닌 받침용)들의 도움을 받아 책들을 3단으로 모두 쌓아올렸다. 그렇게 해 놓은 책들의 수를 세어 보니 책상 위에 놓인 것들의 수만 80권대 후반... 방의 한켠 수납장에 있는 몇 권에 학원 교무실에 놓아둔 것, 가방이나 노트북 포장박스에 있는, 그리고 모 블로거 분들에게 보냈던 것들까지 세어진다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200권은 되지 않을까 싶다. 쌓여 있는 것들을 보니 '아직 읽지 못하고 벼르기만 하고 있는' 넘도 제법 된다. 저 넘들까지 여유있게 읽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때는 언제일지...

  토요일 문제를 완성해서 제출했어야 하는데 결국 옆자리 선생님이 도와주겠다고 해서 텍스트 자료는 넘겨 드렸다. 괜시리 주말을 힘들게 해 드린 듯 하다. 텍스트들로는 나름 괜찮다는데 기존에 나왔던 문제들과의 중복되는 성격과 지도가 들어가야 할 문제들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 이유... 그래서 이번에 복합기 놓는 것에 무리수가 있다고 생각했으면서도 지른 것이고 잘 되면 현재까지 구입한 책들 안의 이미지와 표, 지도, 그림들을 스캔해서 파일화할 생각이다. 꽤 오래 걸리겠지만 도리없겠지. 그래야 문제하고 연상해서 꾸미는 것도 좀 나아질테고...
  어제 집에 들러 저녁을 먹고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누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이번에 다니게 된 곳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왔다. 누님도 일하는 회사로 출근하는 본사가 청담동 쪽이라 아침마다 출근에 어려움이 있고 가족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고민 때문에 어떻게든 좋은 조건을 찾고 싶은데 여의치가 않나 보다. 하긴 즐거움의 내공을 쌓기 위한 책읽기와 심판일을 해 오다가 문제 작업을 위한 텍스트 정리를 챙기는 책읽기에 어느덧 조직의 베테랑으로 "원활한 운영"을 업으로 지향해야 하는 심판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 참 괴롭다.

  오늘도 전체 회의가 오후 한 시... 일찍 누워야 겠다. 머리도 아파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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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otz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