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일상, 조직 내의 개인적인 고민, 그리고 책 이야기...
결국 지난 일요일의 배정은 비로 취소되고 일요일 하루는 방안에서 보낼 수 있었다(뭐 도시락 사러 나갔다 오기는 했지만 그 정도 가지고 외출이라고 하기엔 이제 너무 심드렁해져서). 그러면서 사진출력(야동 관련이라면 믿으려나...)을 우여곡절 끝에 몇 장 하고 교과서에 있는 사진자료를 스캔해서 저장하는 등의 일을 정리하니 어느 사이에 월요일 새벽...
지난 주 학원 영업 시간 단속에 걸리는 통에 (학원에서 먹은 것이지만) 벌점을 먹고 그 영향으로 이번 주부터는 무조건 23시까지는 모든 수업을 마쳐야 한다. 22시까지 아닌가도 싶지만 최대허용치까지 치면 23시인가도 싶은가 해서 심드렁하게 지나쳤다. 안 그래도 수업시간도 단축되고 쉬는 시간도 줄어드는 통에 아래위층으로 부지런히 이동하느라 몇 계단이나마 뛰었더니 무릎이며 발목이 쉬이 안 좋아지는 느낌이란 참...
퇴근 후 작업이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일찌감치 씻고 노트북을 켰지만 정작 꼭 필요한 작업은 뒷전이고 웹 서핑하며 유료 사이트 문제자료만 찾아 다운 중이다. 오늘이 1년 유료가입 만료일인데 연장을 해야 하나, 다른 문제 사이트로 갈아탈까 고민 중인데 참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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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부의 카페에 들어가서 지난 금요일에 있었다는 정기모임의 후기를 확인했는데, 동대문구장 철거와 목동구장의 개-보수, 구의-신월구장 공사 진행과정에서 우리가 소속된 측의 의견이나 안배는 철저히 배제된 느낌을 받았다. 뭐 당장 연합회 대회를 진행하는데 있어 서울시내에 위치한 번듯한 구장을 사용할 수나 있을까 의심될 정도니까.
전국규모 사회인 대회가 지방에서 열리게 될 경우 현지에 내려가서 경기를 진행하는 요원(8에서 9명 남짓 선정)으로 지난 해 선정되었다가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고사하겠음'이라는 언질을 했었는데 - 정작 지난 해 지방 내려갈 때는 전원 서울에서 내려갔다는 - , 올해에도 그런 성격의 요원을 선발하면서 내 이름은 빠졌다. 그래서 '홀가분하면서도 시원섭섭하다'고 댓글을 남기니 내가 삐진 것으로 느꼈는지 이유를 달아준 친절한 고참 심판원(회계담당 총무형)님... 이미 학원에서 중등부 레벨의 강사 노릇을 직업이라고 시작한 이래로 주 6일 근무에 시험기간이 되면 일요일이고 뭐고 없는 처지니 - 지금 하고 있는 쪽은 아예 여름 이후는 주 7일 꼼짝 마라 모드가 될 가능성이 큰 쪽이니만큼 - 지방행은 꿈도 못 꿀 상황은 내가 초래한 것이니 상관할 바 없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곳의 또다른 고참 심판원에게 돈 문제로 심한 배신감을 맛본 처지라 안 그래도 지금의 심판부 조직의 움직임이나 비전, 고여버린 듯한 느낌의 집행부에 잔뜩 실망하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 직접 나서 무언가 이야기를 해야 하나도 싶지만 몇 년 째 정기모임은 커녕 술자리를 같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내 자신의 생각이 객관화될 수 있을지나 의심스럽다는 -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떠나고픈 마음뿐이다. 그런데 정작 심판부에서는 언제 어떤 모양새로 떠나야 할까를 고민 중인데 학원 안에서 심판복을 입고 나타나는 것하며(바람막이 옷이나 트레이닝 재킷 정도지만) 심판경기 경력을 이야기하는데 잔뜩 호기심을 내며 이것저것 물어오는 사람들의 질문에 그 세계의 에피소드를 말해주는 일이 더 잦아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참 이상스러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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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근무하는 곳에서 내일 모레 설문조사가 있다고 한다. 신입 선생님들에 대한 평가를 학생(만이 될지 동료 강사까지 포함될지)가 이루어진다는데, 그 평가에 따라 올해의 계약 유지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는 모양이다. 최악의 경우라면 근무기간이 3월 초에서 불과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일 수도 모르겠다는 느낌을 전체회의에서 받았다고나 할까. 그런 것에 신경은 쓰고 싶지 않지만 요전 학원에서도 수업은 수업대로 자료는 자료대로 힘들게 만들고 남 좋은 일들은 다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학생 설문조사 결과의 부진으로 - 그리고 학년최상위레벨 팀장(수학과목)의 질시도 있었다는데 알 도리는 없다는 - 1년을 채우고 떠나야 했던 기억때문에 즐겁진 않다.
그래도 지금 일하게 된 곳에서는 바쁜 와중에 업무(문제출제라던가 잔무에 해당하는 부분)적인 부분에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큰 탈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하지만 - 을 제외하면 자신 스스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나 할까. 수업 진행 도중 아이들이 힘에 부쳐 하는 모습을 보여도 내 불찰이나 내 단점 - 혀가 짧은 영향인지 말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다 보면 중간중간 새는 경향이 있음을 최근에 알기 시작했다. 교재연구도 한답시고는 하지만 뭔가 매너리즘에 빠져 실수가 잦아진다는 느낌도 들기 시작했고 - 때문이 아닐까 하는 성찰이 생기기 시작한다. 목소리 크다고 일 잘하는 것은 아니니까.
문제를 만들고 어쩌고 해야 하는데 싶으면서도 지금까지 읽은 책(읽지 못한 것이 더 많지만)들을 그런 부분에 소모(?)해야 하는가 싶은 자조가 드는데 달리 대안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신문기사 퍼오는 것은 너무 뻔한 짓으로도 느껴지기에... 지난 번 반편성고사 문제를 만든답시고 사회 쪽 몇 문제를 만들어 옆자리 선생님께 드렸는데 나중에 나온 것을 보니 한 문제도 포함이 안 되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한 것이었으려나. 아니면 중학생 아이들에게 적용하기에 틀이 안 맞은 것이었으려나... 일회성 소비나 다름없게 되어 버린 듯한 신문기사를 쓰는 것보다야 낫지 않을까도 싶은데... 천상 [시사 IN]과 같이 소중한 기사들을 이런 곳에 써먹어야만 하는 것일까? 하긴 내가 읽어낸 책들의 내용을 문제에 써먹기엔 텍스트의 길이가 너무나 길거나 세칭 "주류"의 세계에는 무리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고시원 책상에 3단으로 쌓아올린 책들의 면면을 보면 누가 봐도 "주류"로 인정받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겠다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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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 님이 신해철 씨를 인터뷰한 [신해철의 쾌변독설], 마지막 날의 인터뷰는 설렁설렁 넘어간 느낌이었지만 어쨌든 다 읽었다. 중간의 몇 대목은 현 사회의 문제의식과도 닿아 있어 문제화하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만 과연 써먹을 수가 있을진 고민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책에서 얻어낸 귀중한 생각의 파편조각들을 아이들의 시험대비용 문제로 사용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가책이 느껴지니 말이다.
어찌 되었건 지젝의 책을 읽던 중에 순서를 바꿔 최대한 빠른 시간에 독파를 한 것이니 자조 정도는 해도 될 듯 싶다. 오늘, 아니면 내일 중에 서점에 가서 지름신이 명하실 또 다른 책이 없는지 찾아볼까도 싶다. 보통 오프라인에서 선호도를 체크하고 온라인(포인트 등을 고려해서 보통 [알라딘]에서) 으로 지르는데 [신해철...]은 오프라인에서 지를 정도로 급하게 샀던 것으로 또 그런 느낌이 드는 넘이 나올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이미 한 번 읽었던 책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읽는 것도 나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만 읽어가지고 그 책 안에 들어있는 생각의 정수들의 날줄과 씨줄을 나의 생각과 완벽하게 엮어내는 것은 힘들 테니까. 그건 그렇고 베껴쓰기에 착수한 책이 두엇 있는데 확실히 시간내기가 쉽지 않다. 이 글을 올리고 나면 새벽 5시. 교과서의 그림이며 사진을 몇 장 스캔하고 정리하면 어느 새 6시가 될 테고 출근시간을 고려하면 그 때쯤에는 잠에 들어야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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