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업도 풀 타임(8타임 내리 수업을...)으로 치르고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이 상담전화를 네 통 처리... 교무일지 작성을 하고 나니 어느 사이에 5호선 전철 막차 시간이 임박해 있었다. 2호선으로 갈아타고 홍대입구역에서 걸어서 방으로 향하는데 가방이 왜 이리도 무거운 것인지...

  다음 주, 늦어도 그 다음 주부터 시험대비(이른바 내신대비라고도 함) 체제에 들어가는데 국사 단원 정리라던가 문제들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부랴부랴 작업을 하게 생겼다. 내 입장에서는 텍스트 중심의 요점만 갖추면 되는 것 아닌가 싶으면서도 동료 선생이 기존의 시험대비 자료집의 내용이 지나치게 부실하다면서 호들갑을 떨기에 딱히 수지가 맞는 것 같지 않으면서도 실한 작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부담감만 가득이다. 그래서 교무실에 갖다 놓았던 교재며 교과서를 가져와 다가 스캐닝하고 표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을 한글로 만드는 중이다. 그러면서 네트워크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니 또 아침이 밝아올 듯 싶다. 어제는 피곤하다는 생각에 햄버거 사먹고 그대로 뻗었는데 이틀에 하루 꼴로 밤샘 모드가 즐거울 리는 없다. 일 때문에 밤새는 것이 즐거울 수는 없으니까.

  야구를 하고 싶고, 정 안 되겠다 싶으면 MLB 중계라도 보고 싶은데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아침에 잠이 안 깨지고 케이블 채널을 틀어놓을 엄두조차 나지 않고 있다. 3, 4년 전에는 MLB 경기를 볼 거 다 보고 출근해서 수업준비해도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모를 일이다. 더구나 퇴근하고서 국내 프로야구 경기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나 재방송도 몇 장면씩 챙겨봐 왔던 것이 요 며칠은 아예 TV에서 스포츠 채널을 맞춰 놓는 것 자체가 귀찮음이다. 체력의 약화인가 게으름의 산물인가... 정작 학원에서 아이들이나 동료 선생님들(주로 남자 선생님들이 대상)과 수업 외적인 대화를 나눌 때는 야구 이야기며 심판 이야기가 화제거리 중에 하나인데 벗어나면 이 모양이다. 이렇게 나가느니 대학 동아리 후배들의 경기가 근처에서 벌어지면 아침에라도 잠깐 보고 출근하는 것도 방법일 지도.

  이틀 전을 끝으로 슬라보예 지젝의 [전체주의가 어쨌다구?]를 대략이나마 다 읽었다. "대략"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이, 전반적인 취지는 이해가 가능하지만 한 대목 한 대목을 모두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져서 지나친 부분도 여러 페이지가 되기에 제대로 읽었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승호 님의 인터뷰집이라던가 국내 저자의 인문-사회과학 관련 책들은 그런대로 술술 읽히는데... 번역의 문제일지 아니면 그 분야에 대한 내 지식이나 이해력의 부족일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다음으로 집어든 책은 [아주 특별한 상식 - NN] 6권이다. 총 10권의 시리즈물 중 5권까지 읽고서 미뤄 왔던 것인데, 어쩌면 이넘들도 특목입시를 위한 재료로 활용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들고 있다. 이미 읽어놓은 책들 중 활용이 가능하겠다 싶은 것들을 떠올리고 있는 처지이니...

  오늘은 몇 주 만에 다시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아야 할 듯 싶다(밤을 이대로 새고 오전에 가던가 아니면 출근 시간에 아슬아슬 맞추는 한이 있더라도). 쌀쌀한 날씨에 심판으로 몇 번 나가고 학원에서 의자가 몸에 맞지 않는 듯 싶더니 허리 한켠이 다시 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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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otz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