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새벽에 억지로 잠을 청하다가 평소대로 잠이 오지 않아 몸을 다시 일으켰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책무더기들 속에서 읽은 것들, 아직 읽지 못한 것돌, 사놓고도 엄두가 나지 않아 빼내지 못한 것들이 눈에 띄네요.

  E.E. 샤츠슈나이더의 [절반의 인민주권]과 리오 휴버먼의 [The Truth about Socialism]이 근자에 간신히 일독을 마친 넘들이고 지젝의 [폭력이란 무엇인가]는 세 번째 읽으려고 노력 중인데 역시 쉽지 않은, 최정우의 [사유의 악보]는 졸린 눈으로 읽으려니 답보상태... 이택광의 [이것이 문화비평이다]와 우석훈의 [문화로 먹고살기]는 사놓고 펼치지 못하고 있고 옛날에 벼르고 구입한 소공권의 [중국정치사상사]는 잡동사니의 받침대로 전락한 지 오래라는...

  하지만 이 책들을 다 읽고 그 속에 담긴 테제들을 끄집어낸다고 해도 지금의 삶을 지탱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막상 제가 주말에 나가고 있는 심판 활동에 있어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니.

  그래도... 쌓아놓은 책들 중 몇 권이라도 읽어내고 이제 더 이상 고시원 책꽂이에 놓아둘 자신이 없는 넘들을 어딘가에 치울 기회가 오면 - 헌책방에 팔든지 아니면 누군가 원하는 이에게 주든지 이도저도 아니면 분리수거 박스에 놓아 버리든지... - [은하영웅전설] 신판 박스를 주문할까 싶다는... 90-00년대 한창 유행이었다는데 정작 저는 접할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죠. 그리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도 알라딘 보관함에 올려놓을까 싶네요. 정작 중고등학교 때 읽지 못한 것들에 대해 눈길이 끌리고 있습니다.

  일주일 전 토요일 안산에서 경기를 진행하다 공에 원바운드 직격을 당했는데, 멍이 드는 한쪽에 실밥에 찍혀 까진 상처가 아직 쓰리네요. 이번 주도 그 무시무시한 공을 뿌려대고 때려내는 이들의 경기 속으로 들어갈 듯 한데, 확실히 "무서움"에 직면하면 삶은 단순해질 수 있는 것인지 자문해 보게 됩니다.

[단상] 휴식이 필요하다...

분류없음 2011.08.04 02:26 by Trotzky trotzky
  이번 주는 대놓고 쉬겠다고 배정담당자와 통화하고, 참불을 다는 곳에도 "쉰다"는 메시지를 남겨 놓았습니다.

  예전과는 달라진 환경과 분위기에, 지나치게 짊어져지는 부담은 견디기 힘든 수준이 되었네요. 시작할 때도, 중간에 두어 번 사람들이 뭉텅이로 떠나가는 아픔을 겪었을 때도 이 정도의 아픔은 아니었는데, 지난 해 이래로 겪고 있는 일들은 마음을 추스리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부족하나마 일자리를 가지고 있었고, 그 일에서 쉴 시간을 얻었을 때 **에 나가서 단 한 주도 일요일을 쉬지 못하며 지내 오며 내 자신을 쏟아부은 것에 지독한 회의감을 느끼네요.

  내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이야기하자민 결국 "타인"의 시선에 비치는 또 하나의 내 자신을 바라보자니 그렇게 비쳐지면서, 이 세계를 아직 잘 모르는 이들 다수가 자기 하고 싶은 한 마디 한 마디씩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 주자니 마치 제가 무슨 [선인]이나 [선인 수행자]라도 되어야 하는가 하는 상상까지 하게 되네요.

  주중백수라는 참 위험한 입지라도는 해도, 이번 주는 그 누구의 압력이 들어와도 제 하고 싶은 대로 쉬려고 합니다. 구장들을 돌아다니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들을 돌아다니면서 제 자신을 비하하며 보내던지 주말의 제 여유를 가져보려고 해요.
  지난 해 여름-가을에는 주중에는 비가 별로 안 오다가 주말(토-일)에만 비가 오면서 새벽 내내 궂은 하늘을 쳐다보다가 취소 통보를 받고 잠을 청하거나 오전까지 뜬눈으로 문자메시지 체크 내지는 전화통보를 기다리는 날들의 계속이었습니다. 그러한 주간이 근 9~10주 정도였으니 가을이 한참 지나갈 무렵까지였었죠.

  올해는 6월 하순부터 현재까지... 거의 해를 본 날을 손가락으로 셀 수도 있겠다 싶은 수준의 장마로군요. 3월에 한 번, 5월에 두 번 정도의 비로 인한 취소 체크를 한 적 있는데...  올해 장마 기간은 아직까지는 띄엄띄엄이라는 느낌은 별로라는... 그러고 보니 제 수첩에도 이 기간 - 6월 하순에서 지난 주까지 - 심판으로 나선 날의 숫자는 토일요일 8번 중에 두 번 정도 쯤일런가요.
  이번 주도... 사실 토요일은 일부러 배정에서 빼달라는 이야기를 해서 빠졌기에 상관은 없었지만(한 번만 나갔음) 역시 일주일 내내 내리는 비에 잔뜩 궂은 하늘을 쳐다보는 기분은 즐겁지만은 않네요. 더구나 내일은 새벽부터 나가거나 또는 대기를 해야 하고 오후에 개인다는 예보가 맞다면 더 먼 쪽의 구장으로 옮겨서 저녁 야간경기 두 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이 예정되어 있으니...  지난 주에도 새벽에 버스 및 지하철 첫차가 움직이는 시간대에 방을 나서 방에 돌아온 시간은 다음 날 새벽 한 시였던... 참 괴로운 하루였는데 말이죠.

  그건 그렇고... 방에 차곡차곡 쌓이는 책들 중 읽고서 버리거나 헌책방에 내다 팔면서 공간을 절약할 필요가 절실한데 만만찮군요.

    7월 10일 일요일 늦은 오후 타 구장에서 리그 경기를 마치고 - 남은 일정은 잔류 인원에게 맡긴 뒤 -  모 대회 토너먼트 경기가 예정된 **** 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경기를 소화한 곳, 예정된 경기가 벌어지는 구장보다 남쪽 내지 다른 지역에는 폭우가 오고 있다는 소식에 불안해 하면서... 아니나다를까 현장 도착 시점부터 내리는 바람을 동반한 제법 강한 빗방울은 내리기 시작하고 잔디 구장의 특성 상 사후관리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조마조마해 하는 대회운영진과 구장 운영측의 표정을 살피지 않을 수 없었던 늦은 저녁이었네요.

  19시 예정이었던 경기는 앞의 리그 경기가 늦어진 관계로 19시 30분이 되어서야 들어갈 수 있었고 우천에 따르는 조치사항 - 사회인야구인 관계로 4회 종료 이후 시 중단되면 콜드경기 선언 가능, 4회 이전 중단 시 서스펜디드 추후 속행이라는 대회요강의 내용 - 만 경기 전 선수 집결 시 전달 후 경기에 들어갔습니다. 경험 상 기본 전달 사항 - 야구규칙 9.02 (a)항 에 대한 설명을 전하지 않고 급하게 경기에 들어가게 되면 사단(?)이 꼭 벌어지는 일이 있는데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경기와 달리 (투입되진 않았지만 타 구장에서 이동해서 잠시 관전했음), 이날의 두 경기는 모두 최종 스코어가 한 점차로 종료된 빡빡한 경기였으며, 첫번째 경기는 경기 시작 전과 도중 내린 비로 결국 4회가 종료된 뒤 중단되어 강우콜드를 선언하기 직전인 상황까지 전개되었으나 간신히 재개된 뒤 지고 있던 팀이 역전승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기 성원들에게서 심판원의 재정에 대한 과열된 리액션이 나오는 경우가 잦은 편이었고 경기 종료 후에도 언성이 높아지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두번째 경기는 [경기 중 비가 조금이라도 오면 바로 중단 후 조치]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와 기본 전달 사항을 빠짐없이 전했습니다. 역시 최종 스코어는 한 점차였지만 앞 경기에 비하면 심판원의 재정에 승복해 주는 고마운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때마침 경기 시간 내내 비가 오지 않는 천운도 있었습니다.

   첫 경기에서의 어필-항의 상황은 99%가 아웃-세이프와 관련된 부분이었습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규칙대로]라면 보크 선언이 가능했으나 선언하지 않았으며 그 사안에 대해 제가 현장에서 적용하는 기준에 대해 선수에게 설명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또한 타자가 친 공이 좌익수 다이빙 캐치 시도 중 뒤로 빠쪄 펜스까지 굴러가는 바람에 1루주자 득점 후 타자주자도 홈으로 들어왔으나 타자주자의 3루 공과 어필이 들어와서 아웃이 선언되었습니다 - 루심은 타구를 중심으로 보았고 구심이 그 장면을 보아서 재정을 내렸습니다. 공격측에서도 어필이 있었지만 곧 수긍해 주셨습니다.

  마지막 이닝 한 점 차이로 지고 있는 팀의 공격에서 1루주자의 2루 도루 시 포수가 송구하다가 바깥쪽 볼에 몸이 따라나가는 타자(스윙 후 여세가 아닌)와 접촉이 있었다는 타격방해 어필 상황이 있었습니다. 경기 종료 후 복기해 보니 [엄격한 기준]으로 보면 수비방해 선언도 불가하진 않겠다고 생각했으나 현장에서는 이미 송구가 이루어진 뒤의 접촉(포수가 송구한 뒤의 오른손 끝이 타자의 몸에 닿는 정도)이었기에 방해받았다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포수에게 이야기해서 정리되었습니다.

  자정 직전에야 경기를 모두 마치고 돌아오는 길, 선수와 심판 사이의 신뢰라는 것이 어떠한 기반 - 특히 대부분 2심제라는 한계를 가지고 진행되는 사회인야구라는 나름 특수한 상황에서 -  위에 성립하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특히 스트라이크-볼, 아웃-세이프, 파울-페어에 대한 심판원의 최종재정에 대해서는 그 누구의 항의-어필이 있을 수 없다는 야구규칙 9.02 (a)항의 의미가 무엇이고, 무엇어어야 하는지 말이죠.

  그 의미가 [선수-감독]에게 어떠한 것이고, [심판원]에게 어떠한 것이냐에 대해 가지고 있는 답은 있지만 매뉴얼에 나와 있지 않은 그것, 그 길을 성실하고 묵묵히 걸어가며 말 그대로 [수행]을 쌓은 이들의 경험치-암묵지를 통해 얻어낸 그 답을 얻기 위해 쏟아넣었던 노력과 고생, 경험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근 몇 년 사이에 함께 했던 동료들 사이에서는 그러한 어려움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공감을 하는 분위기였는데 요즘에는 구성원들의 변화가 많아져 있는데다 이제 갓 심판의 무대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다 보니 그 의미를 "심판원의 권위" 확보에만 두는 이들만 보이더라는...  사실 심판원의 권위라는 것이 [절대 어필 불가] 뭐 이런 것을 내세워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데 말이죠.  


[근황] 마음의 짐 하나 덜기...

낙서(일기) 2011.03.23 20:35 by Trotzky trotzky
  격조했습니다.
  심판부에서 팔자에 없는 배정일을 맡다 보니, 안 그래도 백수생활 장기화로 스트레스가 장기화되는 속에 일주일 내내 스트레스에 시달리느라 속된 말로 "쩔었습니다." 술이나 담배도 즐기지 않고 별다른 잡기로 즐기는 것도 없고... 그나마 게임 몇을 즐기는 정도인데 그것도 최근 들어 노트북 포맷으로 상당 데이터를 날린 까닭에 데이터 불러와서 게임하는 것도 흥을 잃었고 노는 재미도 많이 잃었다는... 그나마 주초나 주말 되기 전에 하루 정도 오후 시간을 내서 서점에서 책 제목이나 내용 몇 줄 읽는 재미 말고는 특별한 것을 못 찾겠더군요. 차라리 어딘가 혼자서 놀 수 있는, 돈 안 드는 놀이거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지난 해 11월 중순부터 100% 타의에 의해 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 심판부의 배정 일을 분담해서 맡아 왔는데,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이달 말 정도까지 하고 다른 이에게 넘길 수 있을 전망입니다. 아무래도 버는 것도 없으면서 집중은 엄청 해야 하고, 내 자신이 내린 재정보다 남의 일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 - 구장과의 거리, 차없는 이에 대한 카풀 안배, 리그 수준, 심판이 리그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킨 적이 있는지 여부, 배정의 공정성 등 - 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누적시켰던 까닭일 듯요. 
  물론 이렇게 짐을 덜어내는 것이 계속될지는 알 수가 없다는... 워낙 지금 있는 조직이 격동기를 겪고 있다 보니 언제 또다시 무거운 짐들이 얹히게 될지, 아니면 생각한 대로 심판만을 즐기면서 보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죠.
  그렇다고 해도 현재 심판부의 구성원 비율 상 몇 안 남은 초창기 고참 멤버인 관계로 "교육지도" 역할은 계속 해야 할 테죠. 학원강사로는 멘토보다 멘티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쪽 세계에서는 벌써 십 년 가량 멘토 역할만 하고 있는 중입니다.

  뭐... 지난 해 심판일지를 공개적으로 쓰지 못한 까닭은 그보다는 백수생활의 정신적 피로라던지 일지에 기재되는 현장에 같이 있는 이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자기검열의 탓이 컸지만 말이죠. 그동안은 주로 지역리그를 중심으로 움직였는데 한 달 정도 뒤에는 서울시대회를 비롯한 여러 대회에 출장을 해야 할 테죠.

  백수생황의 장기화 여파 탓인가요, 얼마 전에는 모 리그의 운영자에게 "야구로 밥벌어 먹고 살 수 있는 직종이 있느냐"는 대화를 나눈 적도 있는데, 하여간 이러한 모드의 장기화가 긍정적이진 않네요. 팀블로그도 그동안 공개글을 쓰지 못한 지 수 년째에 접어드는데, 그것만은 공개글을 쓸 수 있겠지 싶네요.

  팀블로그에 실려 있는 다양한 주제의 글과 그 얼개를 보면서 감탄하게 됩니다. 저도 저렇게 머리를 쓰면 어떻게 되려나 싶네요.

  엊그제, 올해 심판 일을 시작하시는 분들에 대한 2심제 평가 기준 - 루심에 한정 - 을 적당히 만들어 놓은 것을 일요일에 같이 배정받아 비 속에 대기한 분들에게 건네 보였는데 이구동성으로 "2심제 교재를 만드셨네요." 하더군요. A4 용지 한 장에 들어가는 그리 많지 않은 항목의 평가표에 불과한 내용을 가지고 말이죠.
  이 일을 한 해 두 해 경험해 온 것이 이런 암묵지의 누적이 있었구나 싶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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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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