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늦잠 & 책] 이제 2/3일까...

낙서(일기) 2007. 8. 25. 13:40 by trotzky
  어제 퇴근 뒤 오늘 후배들의 경기가 있어 아침 일찍 나서야지 하는 생각으로 밤을 샜습니다. 그런데 새벽이 깊어가면서 노트북 하드에 있는 쓸데없는 넘들을 디비디로 백업하고 사진 떠놓고 수목금 입은 의복들을 세탁기에 돌려야지 싶어 그것들을 처리하느라 새벽의 후반부 시간을 보냈다죠.
  그러면서 어느 사이에 새벽하늘빛이... 그런데 거기서 밤샘을 끝내고 씻으러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그냥 엎어져서 깜박잠을 자 버리고 말았다는... 결국 눈을 뜨니 출근 준비를 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 되어 버렸더군요. 결국 오전에 무언가를 하겠다고 계획을 세워 놓은 것은 이번 주 내내 실패한 셈이라는 것이죠.

  출근길 전철 내에서 [비무장의 예언자, Trotsky, 1921~1929]의 4장까지 읽었습니다. 페이지는 370페이지 소화. 남은 것이 아직 300페이지 가까이 남았는데 2개 장이더군요. 얼마나 처절하고 장엄했기에 그럴까 하는 생각입니다.
  읽으면서 내내 왜 그리도 그 사람은 "가까운 길,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멀고 어려운 길만을 선택했는지, 그 정도의 역사적 통찰력(책 제목이 딱이다 싶군요. 미래에 대한 전망에서 도이처의 글의 흐름을 좇노라면 거의 7,80% 정도의 적중력을 보인달까나)을 가지고, 거기에 혁명의 지휘자 및 수호자로서 보인 그 역량을 좀더 내부로 돌렸더라면 멕시코에서의 그 말년은 보내지 않을 수도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 스탈린에게 패해서 권력의 중심에서, 자신의 고향인 소련에게서 쫓겨나 그에 대항하는 생애의 말년을 보냈기에 지금 제게 그의 행적이나 글들이 "살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시당초 저의 대학시절 제가 [무장한 예언자]를 읽는 모습을 본, 그리고 트로츠키의 저작이 없나 서점을 헤매이던 저를 보는 일부 운동권의 과 동기나 선배들이 허헛하면서 미소(무슨 의미의 웃음인지는 생각하지 않았지만)를 짓거나 안타까운 눈빛으로 지켜 보던 것이 떠오르네요. 그러나 꿀리지는 않았습니다. 분명 90년대 초의 그 분위기는, 앞뒤가 안 맞는 공허함을 유발하는 이들은 내가 아니라 그들이었으니까요.

  ...일찍 출근했으면 점심을 미리 먹을 수도 있었을 텐데 빠듯하게 나오는 통에 있다가 공강시간을 이용해야겠네요. 그나마 공강시간이 있는 날이었으니 망정이지 싶습니다. 요즘은 아이들이 생각만큼 수업에 열심히 따라와 주지 않아서 배로 힘들거던요(이곳에서 일을 시작한 초기에도 그랬지만 그나마 열정이라던가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도를 증폭시킬 수 있었는데 요즘은 너무 뻔해 보이는 '도덕교과서의 반복-실은 도덕교과서에 실릴 것도 아닌데-'이다 보니 딱히 이해시키는 것이 더욱 어렵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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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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