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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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3 [지름순례] 얻기 위해 버리는 것인가, 버리기 위해 얻는 것인가...

  아침, 일찍 일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치과의 점심시간이 오후 한 시였기에 그 전에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는 시간과 도보 이동 시간을 고려해서 나서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KBO 총재배 사회인야구대회 결승전]이 MBC ESPN 채널에서 녹화방송하고 있었다는... 전날까지 방송 스케줄을 알고 있었는데 왜 놓쳤을까 하면서 아쉬워하면서도 치과에 갈 시간을 따로 내고 싶진 않았기에 4회에서 6회말이 끝날 때까지 보다가 나섰다는...
  치과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 40분 남짓... 역시 병원 점심 시간이 걸린다면서, 어차피 스케일링을 한번에 끝내기는 어렵다며 다음 주초에 한 번 더 해야 할 것이라기에 알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6개월마다의 검진과 스케일링, 언제고 신경치료에 들어가야 할지 모르는 오른쪽 어금니 상태는 심해지지 않고 있다는 대화를 주고받은 뒤 드릴을 이용한 스케일링에 들어갔다는... 역시 꽤 쓰리더군요. 그래도 칫솔질을 할 때 안쪽까지 집어넣어서 돌리고, 매일매일은 아니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은 치실로 이빨 사이를 쑤셔넣기도 했는데 말이죠. 어쨌거나 오는 월요일 정오 께 한 번 더 들르기로 했다는...

  병원을 나오고서 향한 곳은 삼성동 코엑스몰... 지난 주에 광화문 쪽에 들러 구하려다 구하지 못한 문풍지를 구하기 위해서였죠. 가는 길 전철에서 10여 년 전에 두어 번 읽고 잠시 접었던 E.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꺼내 읽었습니다. 1장을 한 차례 읽고 2장 중반부까지 진행. 솔직이 지금보다 더 여유있고 널럴해지면 베낀글 챕터에 보관하고싶은 내용이라죠. 중학교 아이들에게는 다소 무리겠지만 역사란 무엇인가를 이해시키는데 있어 최적의 교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최근에 있었던 무시기 역사특강인가 뭔가 보다 이 책에 대한 독서토론을 장기간에 걸쳐 진행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다만 그를 위해서는 이 책 안에 있는 수많은 서구권의 이름난 저자들(하지만 우리에겐 생소한 이들이라는)의 이름에 짓눌리지 않고 주된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겠죠.

  책을 읽는 한편 한편 전철 출입문 창밖의 세상을 훑어보는데 변화가 확 느껴지더군요. 한동안 이쪽으로 안 다녀서 그런 것인지(그 전에도 몇 번 타고 지나갔지만 사람이 많아서 벌 여유가 없었거나 책읽거나 졸려서 둘러볼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겠지만서도) 소규모 공장들 내지 4-5층 높이의 옛 아파트 단지가 있던 곳에 최근 건설된 브랜드 아파트 단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서 흠칫하게 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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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풍지와 휴대폰 액정필름 한 장을 구하고서 향한 곳은 에반레코드. 겸사겸사 아이쇼핑도 하려고 했는데... 휘적휘적 둘러보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Linkin Park]의 최신작 라이브 CD와 DVD. 가격도 그다지 세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질렀다죠(그런데 교보 핫트랙에서 더 싼 값에 파는 것을 발견하고 급좌절... 에반레코드의 도장을 받기는 했지만 언제 쓸지도 확실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말이죠...;;;). 그리고 두리번거리다가 찾은 것이 [Nirvana]의 DVD. 언플러그드 DVD는 지난 번에 구했고 다른 것이더군요. 아직 개봉은 하지 않았지만 군대 제대 후 왠지 모를 절규에 끌려들어가서 모았던 몇 개의 음반을 떠올리는 중입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러 찾은 곳은 DVD 매장(핫트랙스 매장 내 DVD 코너가 아닌). 공각기동대 SAC 1기, 2기 및 SSS 세 편이 합본된 것의 가격과 1기 총집편, 2기 총집편 별개로 두 장을 사는 것의 가격이 같다는 것을 알면서도(즉 손해가 되는 장사라는 것을...) 이미 Solid State Society편을 예전에 구해 놓은 상태기에 합본을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낱개로 구입하기 위해서였다죠. 어제 새벽에 알라딘에서 지를 수도 있었지만 배송 기간이 일주일 가량 걸린다는 점이 그다지 메리트를 못 느꼈다는 점도 있네요.
  결국 어제 하루 동안 치른 비용이... 스케일링 비용 6마넌, 휴대폰 액정필름+문풍지 8천원, 린킨 파크와 너바나 음반 및 디비디에 4마넌, 점심값이 5,900원, 공각기동대 SAC 1기, 2기 총집편 디비디에 49,500원, 길카페 커피 400원... 그리고 전철 한 번, 버스 두 번 탑승한 비용일런가요...;;;

  방에 돌아오고 택배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존 키건의 [제2차세계대전사]. 명색이 군대 생활과 제대 후 계속 집착했던 전쟁의 역사에서 가장 관심도가 높았던 부분이었는데 이것저것 모으면서 지난 해 나왔던 이넘에 필이 박혀서 벼르고 별러왔다죠. 그간 학원근무 때문에 한숨만 내쉬면서 오랜 기간 동안 서점에 놓여 있는 것을 집어들지 못하고 참아 왔는데 드디어 질렀다는.
  [르몽드 세계사]. 서점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몇 장을 들춰보자마자 "이건 내 방 공간이 아무리 부족해도 놓고야 말겠다~~!!"하며 내심 외쳤던 책이었다죠. 
  [탐욕의 시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인 장 지글러의 후속 작품이라는. 알라딘의 유명인인 '로쟈'님의 서재에서 책 이름을 확인하고 바로 알라딘에 들어가서 보관함에 넣어두고 장바구니에 옮겼다는.
 
  이넘들이 오면서 덩달아 12월의 지름이라는 덕인지 내년도 탁상 달력과 머그컵이 딸려 왔다는... 이제는 올해 2월처럼 어떻게든 (안정적인) 일자리만 구해지길 희망할 따름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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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엑스몰을 나와 오래간만에 버스를 타고 동대문운동장 입구에 도착한 다음, 상가 골목을 끼고 동대문 네거리에 도달한 뒤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예전에 을지로 지하상가를 동대문운동장에서 을지로 입구까지 걸어서 주파하는데 약 30분 미만이 걸린 것으로 기억하고, 동대문 입구에서 교보 사거리까지 걷는데 약 40여 분이 걸리는 것으로 기억했는데 이날의 도보 소요 시간도 별 차이는 없더군요. 다만 허리가 힘들어 하더라는...(부담갈까봐 양 어깨로 매고 이동했음에도) 아, 발목도 안 좋더군요. 심판을 볼 때 자세 때문에 그런 것인 줄만 알았는데...

  동대문운동장에서 아는 분의 스포츠점에 들러 양말과 벨트, 간단한 운동기구 하나를 구입하고 나오면서 스포츠 상가들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동대문운동장이 사라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해저무는 초저녁의 스산한 모습 때문인지 반대편의 의류상가 건물 주위의 빛과 대비되더군요. 확실히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그 일대를 이동하는 내내 동대문운동장이 있었던 자리를 계속 돌아보게 되더군요. 그쪽으로 뻥 뚫린 하늘이 왠지 서럽다는 생각마저 들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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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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