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휴가는 끝났다. 일은 다시 시작...이라고 하지만 사실 휴가 기간 중 서점에 가서 구입한 책들하며 엊그제 학원에서 질러 버린 책과 DVD의 리스트를 돌아보노라면 이넘의 일 중독증은 벗어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휴가 이후 특강수업을 들어선 지 3일째로 비교적 술술 말이 나온 하루였다. 분위기를 다잡기 쉽지 않았던 학급(들)의 수업도 비교적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었다. 역시 교재연구를 하고 안 하고의 차이인가 싶다. 앞으로도 교재연구를 착실히 해 나가야 할 텐데 문제는 시간이다. 이런저런 일들을 하려고 해도 하는 족족 게으름만 커져 나가고 있으니...
  어제는 퇴근길에 우석훈 님의 [88만원 세대]를 빠르게 훑었다. 텍스트를 인용할 만한 부분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번 주중에 모의고사를 위한 문제들을 완성할 생각이다. 6문제를 만들어 두라는데 정 안 되면 다른 문제집의 텍스트라도 활용하면 낫지 않을까도 싶고... 오늘 퇴근 후에는 책을 새벽까지 여유있게... 읽기는 어렵겠다는 느낌이다. 1교시 수업에 맞춰 출근해야 하는데 휴가다 여름방학 체제다 뭐다 해서 다른 반이 2주차를 들어가는데 이날은 첫 수업을 진행해야 하니 말이다.

  일주일 동안 책을 여러 권 샀다. 온라인으로, 또 오프라인으로...

  온라인에서 지난 일요일에 지른 것이 금요일에 도착했다. 다른 것들은 하루 이틀 안에 올 수 있었는데 한 권(FINAL 구술면접 120제인가 뭐던가)이 오래 걸리는 넘이라 그렇게 됐다. 종로의 영풍문고에 재고가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굳이 회원가입도 안 되어 있고 온라인 할인을 받지도 못한다면 그냥 기다려 보자는 생각으로 패스.

  화요일인가 수요일인가(기억이 나지 않음) 종로 영풍문고에서 페르마 등이 발행한 외고입시 관련 책을 세 권 구입했다. 지난 주 일요일 코엑스몰 반디 앤 루니스에서 08년도 대비 문제집을 구입한 데 이어 대거 구입이다. 읽을 것은 쌓여가는데 작업은 작업대로 해야 하니 만만찮다. 지난 월-화요일 학원에서, 그리고 방에서 일요일에 구입한 책의 60여 문제를 베껴놓았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할 것이 많다. 문제를 많이 두들겨 넣어 놓아야 특강도 특강이고 다른 수업은 물론 모의고사 문제를 만드는 내공 축적에도 도움이 되겠거니 하는 심정이다.
  옥편도 한 권 구입했다. 오프라인에서 4만원 넘는 두꺼운 넘을 사려니 예전 대학 시절에 비슷한 두께의 옥편을 구입했다 헌책방에 팔아 버린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다른 도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 도중에 간간이 어려운 한자어가 나오는데 아이들에게 뜻을 새겨서 설명하려면 용례가 적은 넘은 택도 없을 테니 말이다.

  지난 주까지 해서 우석훈 님의 [직선들의 대한민국], 하워드 진을 데이비드 바사미언이 인터뷰한 책(이름이...[하워드 진, 세상을 어떻게 통찰할 것인가])을 읽었다. 인용할 만한, 써먹을 만한 문구를 워드쳐서 옮겨 놓으려는데 아직 작업이 원활치가 않다. 이미 한 번 일독한 다른 넘들도 이런 작업을 해서 문제작업(솔직이 특목고 모의고사나 구술면접을 위한 문제의 텍스트로 써먹겠다는 사고방식이 내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달리 쌓아놓은 배경이 없으니 씁쓸할 따름이라는)에 도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제 집어든 것은 슬라보예 지젝의 [삐딱하게 보기]이다. 이넘을 어느 정도 읽어서 진척이 이루어지면 앰브로스 비어스의 [악마의 사전]을 일독할 생각이다. 그러면서 작업도 병행해야겠지.
  오늘은 학원에 출근했다. 학원의 정시모집에 관련된 업무를 위해서다. 원래는 20일에 출근하라고 했는데 오늘 업무인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날짜를 바꿔 나왔다. 그 영향일지, 아니면 새벽까지 오락가락한 비 때문인지 신월정수사업소 쪽의 신축 구장에서 벌어지는 서울시장배 대회 구경은 미뤄야 했다. 아침 나절에 몸은 일으켜지는데 이부자리를 떨치고 나올 정도는 안 되더라는. 구장에서 별 일이나 없었는지 문자라도 띄워서 물어봐야 하려나... 뭐 다음 주에는 쉬니까 주중에 일거리를 많이 처리해 놓고 보러 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날이 준결승-결승이 있는 날이고 하니.
  그것도 그렇지만 요즘은 야구경기를 봐도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아 큰일이다. 일에 너무 중독이 되어 버린 것일까나...

[잡담] 일주일만의 기록...

낙서(일기) 2008. 7. 5. 17:54 by trotzky
  우석훈 님의 [직선들의 대한민국]을 퇴근 전에 다 읽을 듯 싶다. 지하철 출퇴근길에서만 읽기로 하고 집어든지 일주일도 안 된 느낌인데... 내용이해가 잘 되기 때문이려나...;;;

  여름방학 때 사회특강을 하지 않으려 생각했는데 결국 국어-사회팀장님의 요청으로 특강수업을 하기로 했다. 주제와 내용에 대해 하룻밤 동안의 고민을 했는데 정작 서점에서 책을 구입해 가면서 떠올렸던 주제들은 캔슬되고 평범한 기출문제 해설에 대한 수업으로 통일하라는 주문(...이래서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입시특강을 하는 것은 문제다. 아이들 모두가 그런 특강수업의 내용을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특정 모드로 끌고 다녀야 하는 강제적인 부담이 따르니...)이 들어왔다. 그리고 정작 그렇게 구입한 책은 옆자리 선생님에게 읽을거리 하나 제공하는데 활용되는 것에 그친 느낌이라는...
  어찌 되었건 시중 서점을 좀 더 뒤져서 특목고 입시에 대한 책(그중에서 통합사회 기출문제가 포함되어 있는)을 찾아야 할 듯 싶다. 알라딘에 올라와 있는 넘은 둘이 있는데 작년에 나온 것이라 올해에 쓸 만한 것이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주중부터 이번 주 내내, 수업이 없는 시간을 모두 덜어서 학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의 그간의 학원 내의 시험 및 외부 모의고사 성적들을 표로 정리했다. 뭐... 여름방학 이후, 하반기에 접어들면 매주마다 일요일에 모의고사가 있을 것이고 그 성적에 대한 분석작업이 필요할 것이니 지금 만드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하나 그래도 지금까지의 결과들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사는 덜어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그러한 삽질을 하게 만들었다. 한 달 쯤 전인가 어느 학부모와 전화통화를 하는데 3개월 이상 전에 보았던 시험결과까지 언급하는 수화기 건너편의 상대에 응하려고 프린트물 다섯 개를 해집어 다녀야 하는(3월달에 본 시험자료 둘, 출석부 하나, 반 이동 프린트 하나, 외고들에 대한 내부 교육자료 프린트 등) 처지가 내 스스로가 생각해 봐도 답답하기 이를데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일단 총 15~16개 반 정도는 끝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나머지 절반 정도의 학급에 대해서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냥 유희삼아 몇 개 반 정도만 더 해놓을까도 싶다.

  내일부터는 시험일정에 관계없이 심판배정제외를 요청해서 빠지는 첫번째 일요일이다. 다음 주부터는 정기모집 일정, 그 외엔 모의고사 문제작업이라던가 감독 등의 이유로 배정제외를 요청한 상태... 그래도 한 달 이상 쉬었으니 어디 구장에서 경기가 진행 중이면 들러서 "경기를 보는 감"이라도 유지하는 것이 낫지 않을런가 싶다. 장소는 일산하고... 대방동 쯤? 그리고는 대형서점에 들러(광화문 교보는 촛불집회 등의 여파로 가기 어렵겠지... 그렇다면 강남의 교보문고라던가 코엑스몰에 들르는 것으로...) 특목고 입시 관련 기출문제들이 수록되어 있는 단행본 자료들을 수집-구입하는 과정을 거쳐야겠지 싶다. 오프라인으로 책의 내용을 확인하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이 무게 부담이나 비용부담을 다소 아끼는 것이 아닐런가 싶다.
  일주일 동안 블로그 창만 쳐다보며 지나보냈다. 퇴근할 때마다 끄적이고픈 욕망은 솟구쳤는데 막상 방에 돌아오고 나서 침대에 한 번 앉거나 눕고 나면 일어날 수가 없었다. 퇴근 직후 밥을 먹거나 한 다음도 마찬가지이고...
 
  오늘 출근길에 에드워드 사이드의 [음악은 사회적이다]를 읽었다. 읽던 도중 모호한 의미의 구절들을 만나 고전했는데 옮긴이의 글을 보니 사이드 자신이 특정한 방향으로 독자들을 끌고 나가기 위함이 아닌 다양한 길을 열어두고 고찰하도록 한 것이라는 글을 보고서야 다소 안심이 되었다는... 그건 그렇고 잠을 자던 중 허리를 너무 자주 이쪽저쪽으로 퉁겼기 때문인지 아니면 일요일에 아침부터 여기저기 쏘다녀서 그런 것인지 또다시 허리가 아프다. 지난 주에도 두 차례 침을 맞았는데 아무래도 이번 주에는 세 번 정도는 맞아야 하려는가.
  어제 일요일은 분당 쪽에서 학원을 운영하시는 예전 학원 근무 시절의 부장님의 부탁으로 시험 전 특강을 하고 출근했다. 거리가 멀어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 정도를 소요해야 하는 곳인데 그분이 직접 차로 태워다 주시고 현재 근무지까지 태워 주시는 등 수고를 아끼지 않아 주신 까닭에 힘을 덜었다. 그래도 수업의 피로함과 전날까지 쌓인 수업에서의 피로도가 누적된 까닭에 출근 후 완전히 그로기 상태가 되어 버리고 말았지만. 어쩌면 토요일-일요일 새벽 광화문에서 벌어진 시위 도중에 벌어진 경찰과의 충돌 - 촛불집회(시위)가 학교 시절 느꼈던, 혹은 들었던 시위 및 집회와 어떤 차별성을 가지는지 자신이 없다. -  장면이 너무나도 충격적이었기 때문일까...

  시험대비 일정은 막바지이고, 여름방학 때 어떤 교재를 가지고 수업할지, 특강은 어떤 것을 가지고 해야 할지 막연한 상황에서 반편성 고사 후 상담에 필요한 성적표 자료를 별도의 시트에 입력하고 분석하고 여기에 학부모와의 상담입네 프로그램의 문제입네 하면서 전에 없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받고 살고 있다. 지난 번 학원까지만 해도 머리숱이 줄어가는 것에 별 감흥이 없었는데 요즘은 바람만 약간 세차게 불어도 짜증이 날 지경이니...
  출근 전에 어디에 들러 물건을 구한다던가 책을 구입한다던가... 정 아니면 아이쇼핑이라도 하는 류의 "중독성 즐거움"거리라도 없다면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더욱 힘들 것 같다. 사람들 면면을 맞추는 것도 평상시의 성격 탓인지 꼭 필요한 의사소통이 아니면 힘들어지고 있고... 너무 세상사는데 재미를 만끽하기 어려운 류의 책만 찾아 읽고 그 속에서 세상의 온갖 절망적인 어둠에 익숙해져 버리기 때문인 것일까.
  일단 우석훈 님의 [직선들의 대한민국]까진 일독을 해야 겠다(출근길에 [음악은 사회적이다]와 함께 가방에 넣고 나왔음). 운만 좋다면 다음 주 전에 끝낼 수 있을 듯도. 그리고 주말 토요일 아침이나 일요일 오전에 학원에 출근하기 전에 야구판을 찾아서 눈을 즐겁게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물론 아침에 제대로 일어날 수 있게끔 전날 저녁의 컨디션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모처럼, 정말 모처럼만에 공강시간이 연이어 있는 날이다. 수업 전까지는 이런저런 작업이다 준비다 해서 수업이 과연 잘 될 것인가가 고민될 지경이었고, 실제로 수업에 들어가서는 기력이 소진되는 바람에 힘겨운 시간(내용 몇 개를 건너뛰어야 했으니)이 되기도 했지만 숨돌릴 시간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 것인지를 오래간만에 만끽하기 위해 그렇게 징하게 떠들었는가도 싶다.

  지난 주에 구입한 우석훈 님의 [촌놈들의 제국주의]도 2/3선을 넘어섰다. 1장이던가 2장에 1차 세계대전의 원인을 언급한 부분에서 1차 대전 이전 독일의 정치 체제를 "바이마르 공화국"으로 기재하는 오류를 범한 것을 빼고는 그런대로 잘 읽고 있는 셈이다. 다른 팩트에서 또다른 오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대로 읽히고 있으니 다행인 셈이다. 문제는 이넘을 아직 다 읽지도 못했는데 우석훈 님의 근간이 바로 나왔다는 점... [직선들의 대한민국]인가 하는 것인데 아마도 그분이 블로그에서 언급한 대운하 관련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문제는 드디어 방안의 공간이 책의 목록들을 소화 불가능한 처지에 도달했다는 점. 그리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의 두께를 보면서 한숨이 나오고 있는데 읽고 싶은 욕구를 당기는(즉 지르라는 지름신의 명이 옆에서 울리고 있는) 책들이 알라딘의 보관함에 쌓여만 간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학원 안에서 진행하고 있는 작업들이며 수업들이 원활하게 내 생각대로 잘 굴러가는 것도 아니고... 토요일에 바이오리듬 세 종류가 모두 위험일이거나 "-" 수치의 바닥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아는데 지를 것이 있으면 미리 질러 놓아야 하지 싶다. 방에 놓여 있는 책들 중 교재류들은 결국 학원의 책꽂이에 놓아야 하지 않을까도 싶고...(물론 책들끼리 삼단으로 쌓아올리게 협조한 가장 밑단의 책은 건드릴 수 없겠지만)

  지난 주 일요일 우연히 케이블 TV로 본 KIA와 SK의 경기에서 윤길현이 보여 준 모습 때문에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화제에 오르내리는 모양이다. 확실히 더 많은 수의 카메라가 투입되고, 그 카메라들이 그라운드 안에만 비추는 것이 아니라 이곳저곳을 모두 잡아내기에 이른 것을 보면 기술 부문에서의 진보(다른 영역의 진보는 다른 영역이다)는 아직도 남아 있는가 싶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은 분명 덕아웃에서 윤길현이가 그 동작과 (**)을 하는 것을 못 보았을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최경환을 삼진잡은 직후의 모습도 그러했을 것이고...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그라운드 안에서의 선수들의 행동에 대한 제약과 주문이 있었기에 그 영향을 받은 선수들의 모습이 그 안에서 구현화된 것은 분명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확연하다. "보스"의 영향은 바로 그러한 것이니까. 뭐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다른 팀의 감독이나 코칭스태프, 프런트 관계자들도 그러한 영향력을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행사하고 주문하는 일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다 싶다.
  다만 운이 나빴다고나 할까... 현대 사회의 전체적인 구도가 "카메라로 보는 모든 삶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다 보니 현대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모든 행동이 "빅 브라더"에 의해 감시당하고 있고, 그에 따라 조심하지 않으면 항상 쉽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오고 있다. 생뚱맞은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또 며칠이 지나고서 어느 정도 냉정함을 되찾아가는(냉정함이라기보다는 심드렁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야구를 삶의 한 부분으로 즐기는 사람으로서, 또 사회인 야구심판으로 십 년 이상을 야구계에 쏟아들인 한 사람의 눈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과학 또는 산업기술의 발달에 따른 인간적인 측면의 소실, 나름 지켜졌으면 싶은 인간 내면의 심성의 변화마저도 전혀 관계없는 제3자들에게 노출되어 그들의 관음증을 자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확실히 야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기는 떨어져 가는가 보다.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야구적"으로 바라보자가 야구판을 바라보는 내 모토였는데 이렇게 달라지고 있는 것을 보니...
  이번 주 안에 책들을 다시 정리하고 비게 되는 칸을 다시 채울 생각을 해야겠다.

  주중이 휘리릭하고 지나갔다. 그나마 지난 주에 비해 다른 것이 있다면 기말고사 대비를 위한 작업을 수박겉핥기로나마 시작했다는 정도일까...
  요점정리 작업은 진행 중이고, 문제들은 학교별 기출문제들을 다운받는 것은 거의 완료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진행. 편집 등의 지리한 과정이 많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첫삽은 떴구나 하는 심정이다.
  심판배정을 쉬기 시작한 6월의 셋째 주 일요일... 학원에서 모의고사 감독으로 하루를 보냈다. 학생들에게 유료로 과금하면서 강사들에게는 이렇다 할 보상이 없이(밥 한 끼니를 갖고 근무시킨 보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귀한 시간들을 작업으로 보내게 하니 요즘 들어 씁쓸하다. 농담삼아 아이들에게 무료로 시험감독으로 나오느니 땡볕을 쬐면서 심판으로 세 경기 정도 보는 것이 수익률대비로는 훨씬 나을 것이라는 멘트도 던지기는 했지만. 뭐 심판일로 몸을 해치나 다른 일로 일요일 일을 해서 몸을 해치거나 별 차이는 없겠지만. 그다지 읽어주기 편한 문제도, 명색이 통합형의 마인드를 구축하도록 도와주는 문제도 못되는 레벨임을 알게 되었을 때의 기분이 편할 까닭이 없다.

  토요일 퇴근길은 여전히 힘들다. 평일 퇴근은 자정이 넘어가는 통에 취객들이 휘청대는 모습을 봐도 슬며시 피해 갈 수 있는데 반해 토요일은 늦게 퇴근하면 전철이며 길거리며 할 것 없이 술기운에 안하무인으로 휘젓는 이들을 훨씬 많이 만나게 된다. 결국 평상시 걸리는 도보 시간의 두 배 이상이 소요되고 말더라는... 어쩌면 내 스스로의 보행 스타일이 변했기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예전이었다면 사람들을 피해 가면서 걸어 가거나 아예 양보하는 걸음걸이로 갔기에 인식을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인파가 많은 길을 걷노라면, 특히 내 나이 또래에서 약간 연하의 사람들 속에 걷노라면 어깨나 팔을 부딪힘을 당하거나(아프게) 내가 부딪치면서(안 아프게 요령껏 피하려 노력하면서) 걷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는 점을 실감하는 중이다.
  슬라보예 지젝의 [HOW TO READ 라캉]을 읽었다. 이 책도 한 번 읽어서는 내용을 모두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적지 않은 편인데(두 번 이상 읽을 시간 여유를 못 가지는 것이 문제다) 지난 주중에 [삐딱하게 보기]를 사놓고 지젝의 책을 또 읽을 생각을 하고 있으니 참 못됐구나 싶다. 그래도... 인용할 가치가 있는 문장들이 많아진다는 점에서는 기쁘기는 하지만.

  그제와 어제 새벽까지 해서 [헌터*헌터] 만화를 20권에서 24권까지 휘리릭 읽었다. 19권 이후로 신간이 너무 뜸하게 나오다 보니 관심도가 주욱 떨어져 있던 것이었는데 24권이 나온 것을 보고 집어든 김에 확인해 보니 20권 이후부터 한 번도 안 본 것이었다는... 구입을 위해 책들을 집는데 20~23권까지는 4,000원대 이하인 것이 24권에서는 책의 두께가 더 두껍다거나 하지 않았음에도 천 원 가까이 인상되어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다른 책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 사이에 책값이며 책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도 인상되었고나 싶었다.
  최근 들어 경제 이야기에 드문드문 관심이 가고 있는데 물가가 지나치게 낮은 것도 경제에 좋을 것이 없더라 - 물가가 낮으면 관련 생산 종사자들의 수입도 낮아지고 결국 품질 저하와 생산 종사자들의 소비 감소로 실물경제에는 안 좋다더라 - 는 견해를 접하고서 신선한 충격을 받은 바가 있었다. 요즘의 유가라던가 기본적인 물가의 상승에 괴로워하는 분들에게는 위로가 될 만한 말이 아니겠지만 MB 정권의 경제관료 수장이라는 작자가 "물가가 오르더라도 경제는 좋아질 수 있다"는 주장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니겠구나 하는 심정이다. 결국은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정책의 수혜가 가야 한다는 것과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굶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복지정책이 수반되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데서 인식이 갈라진 것은 아닐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이다.

  오늘 아침부터 읽기 시작한 것은 우석훈 님의 한국경제 대안 시리즈 네 권 중 세번째 저작인 [촌놈들의 제국주의] 다. 4월, 5월 매월마다 중순 께 나오겠지 하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서점을 헤맸는데 지난 주중에야 나왔다. 모의고사 감독 관계로 고개를 꺾어가면서 1/4 정도 읽었는데 지젝의 책에 비해 술술 읽히는 것(철학이건 경제학이건 사회과학이건 간에 번역된 책을 읽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중)이 역시 국내 작가가 우리 사회를 예를 들어 알기 쉬운 서술을 해 나가는 것이 쉽구나 하는 생각이다. 다른 요인을 집자면 이야기의 서사 구조라던가 독법에 있어 외국 저자들의 것에 비해 편해서인지도 모르지만(ㅡ이거나 저거나 같은 비유가 아닌가도 싶다만)... 부지런히 읽으면 이번 주중에 다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뭐 학원에서 작업이다 뭐다에 체력소모가 극심해지거나 하면 다음 주로 미뤄질 수도 있겠다 싶다.

  지난 주 금요일에 우여곡절 끝에 반편성 고사 문제를 공유 폴더에 보냈다. 물론 문제의 문면이라던가 해설 등의 부분에 있어 또다른 수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겠지만 큰 고비 하나를 넘겼다는 생각이다. 지난 주에는 엄청나게 깨지기는 했지만 그 덕에 지난 해 사용했다는 학원 내의 문제자료들을 다시 훑으면서 어느 정도 감이 잡혀 간다고나 할까. 그 덕일지 어제 그제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스스로 감수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지니기가 훨씬 수월했다.
  엊그제 [박노자의 만감일기]를 다 읽었다...라고 해야겠지만 끝에 두 꼭지인가를 그냥 뛰어넘어가 버렸다. 책이 끝자락에 도달되어 가면 나오는 버릇이다. 마음은 급하고 다른 것은 펴들고 싶으니 그렇게 되는가 싶다. 어찌 되었건 06~07년도의 주도니 이슈들을 다시 되새기는 것이 가능해졌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서 집어든 넘은 [HOW TO READ 라캉]이던가... 슬라보예 지젝의 저작인데 이 책은 두께는 별로 되지 않아도 읽는 속도감은 다른 넘들에 비해 엄청 느릴 전망이다. 역시 심리학 분야의 책은 쉬이 읽히지 않으련가 싶다.
  스캔도 해야겠고... 1학기 기말고사 대비에 따른 지역별 또는 단원별 문제작업도 진행해야겠고... 곧 나올 학원 내의 시험대비 진도와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한 요점정리 프린트 작업도 해야겠는데 역시 퇴근해서 자리잡으면 신경이 여기저기 분산된다. 힘든 와중에 다행이라고 할까, 특목입시 대비용 교재는 학원들의 연합결과 만들어진 출판사 측에서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으니 부담을 덜었다고 해야 할까나. 적어도 내가 가진 "분석력" 정도만 활용하면 될지도 모르니까...
  어쩌면 날이 더워져 가서일까. 자정이 넘어 들어와도 오히려 고시원 실내가 더 더우니... 차라리 학원에서 새벽 시간을 보내는 한이 있어도 그곳에서 작업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보다. 열쇠를 빌리면 되지 않을까도 싶고.

  급한 일에 파묻혀서 이것저것 돌아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인지 중간중간 야구관련 기사들을 보고 간간이 생중계나 하이라이트 필름을 접했음에도 심판 문제에 대해 별다른 코멘트를 남기기가 매우 어렵다. 지난 주 일요일에는 우연찮은 사정으로 심판배정을 쉬었음에도, 당일 후배들의 경기가 지척인 **대 운동장에서 벌어졌음에도 아침에 방에서 나오지를 못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산에서 내가 평소에 나가는 리그 경기가 진행 중이었다는데 버스로 편도로 한 시간 정도만 수고하면 현장에 도착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거나 견해를 나눌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도 못했다. 고작해야 저녁 나절에 팀 블로그의 지인 분들과 저녁 겸 술자리 참석이 고작이었으니. 몸이 많이 무뎌진 것일까? 어제와 그제는 편도선이 부어 있는 상태에서 수업을 진행하느라 고역이었고... 자기 전에 뜨신 물을 떠다가 빈 공간에 두고 실내 공기를 다스려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아침에 출근길에 다른 곳에 들리는 스스로에 대한 핑계를 대고 움직이는 도중에 편도선약을 구입해야 할지도.
  강남 **문고를 들를까, 코엑스몰을 들를까... 그동안 너무 움직이지 않았더니 쓸데없는 고민만 생긴다. 정작 중요한 것들도 많을 듯 한데.
  일주일에 포스트 둘을 쓰다라... 미디어몹으로 블로깅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부진한 한 주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주간이다. 어쩌면 앞으로는 블로그에 글을 끄적이는 일이 일주일에 한 번도 없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려울지도 모를 일이다.
  새벽에 돌아온 뒤 밥을 먹거나, 또는 간단히 손발 정도 씻거나 하고 침대에 앉으면 누워 버리려 하고 눕고 나면 몸을 뒤척이다 일으키는 것을 그만두려고 한다.

  지난 주와 이번 주는 월요일이 휴일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매우 빠르게 지나간 느낌이다. 월요일에 가장 많이 깔려 있는 수업이 없어서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다음 주부터는 일주일에 휴식일이 있는 주가 없을 테니 그런 기대는 접어야겠지. 교재연구며 입시 전임자 발표며 상담관리 등등에 하나하나 반응하면 할수록 귀가 후 몸은 더욱 노곤해져 갈 뿐이다.
  오늘 내 뒷자리의 국어 선생님이 완전 그로기가 되어 버리셨다. 국어능력인증시험에 대비해서 아이들에게 늦게까지 보충수업을 해 주시고 인터넷 접수며 사후 관리까지 챙겨 가면서도 정규 수업과 내신대비와 관련해서도 소홀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없도록 하는 부지런한 분이신데 결국 병원에 가신 것... 몸살감기가 아니겠느냐 싶다가도 "과로"에 의한 극한의 컨디션 저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차마 안부를 묻는 인사를 전하지도 못했다.

  내일 배정은 쉬게 되었다. 역시 24-25일 주간에 한마당 축전 관계로 대구에 내려가는 분들의 수가 많아 그 주에 서울에 남아 있는 이들이 리그 경기들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 때문인지 이번 주에는 쉬게 되었다는 인상이다. 예년 같았으면 서울시 대회가 있어 인원배정에 어려움이 더욱 많았을텐데 올해는 동대문구장 철거, 목동구장의 전용(우리담배 홈구장, 고교 전국대회용 구장화)의 여파로 확정된 광역자치단체급 대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아 그래도 리그 배정에 신입심판들을 배치받으면 다소나마 여유를 가질 수 있을지도. 그렇다고는 해도 경기 중에 안전사고라던가 규칙 및 판정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데 더욱 많은 신경을 써야겠지만. 어찌 되었거나 내일은 저녁에 간만에 가족끼리 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될 듯 싶다. 심판일을 하게 되면서 일요일 저녁에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몇 번이나 있었을까. 하긴 98년 이래로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을 싫어해 왔던 시절에 비하면 달라지긴 달라진 것이지만.

  [지식 e] 2권의 상당 부분을 읽었다. 알라딘의 멤버계정을 보면서 골드회원 자격 유지를 위해 추가 구매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중이다. 책읽는 속도가 그런대로 붙은 것도 있어서기는 한데 막상 DVD라던가 음반들을 구매하면서 공간을 차지하는 것도 만만찮으니 걱정은 걱정. 그렇게 미칠 듯이 읽어나가면서도 아직 문제만들기의 내공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걱정. 이래저래 걱정만 하다가 날을 보내는 듯 싶다. 누구처럼 일을 "놀이"로 여길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남을 챙겨주고 그러는 속에 내 만족까지 챙기려니 이것도 모순이려나.

  퇴근 전(20시에 수업이 끝나서 일찍 갈 수 있었는데 빨리 가 봐야 작업말고는 할 것도 없고 내일 배정도 없어서 여유있게 책 구매 등에 신경썼던 중)에 결국 알라딘에서 구매를 결의했다. 또다시 지름신의 늪에 빠진 셈이다. 그나마 요즘 들어서는 크게 들어가는 지름이 없다는 것이 다행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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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안에 [지식 e]는 다 읽어두어야겠지. 그리고 진중권의 [호모 코레아니쿠스] 내진 다른 책을 집어들고 방에서는 스캐닝 작업 및 입시전임자 발표 건에 전력해야겠다. 문제만들기는... 만들어놓은 문제를 어떻게 통합사회형에 걸맞게 바꾸느냐에 전력을 들이는 것이 나으려나. 어쩌면 실제 수능 실전문제집을 두엇 구비를 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블로그를 들어와서 링크해 놓은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들어가 보거나 리플을 남기거나 뭔가 생각하는 것까지는 매일 수시로 하는데(또는 노력하는데) 비해, 정작 뭔가를 남기려고 하면 때를 놓치기 일쑤다.

  지난 일요일 5주만의 심판배정을 받아 출장하고 팀블로그에 심판일지를 작성한 시기도 월요일 집안 제사를 치르고 난 다음 자정 넘어 귀가해서 끄적이고서는 이후 휴업이나 마찬가지인 상태다. 학원에서의 수업이 힘겹기 때문이기도 있고, 문제만들기라던가 뭔가 구상만 하다가 뻗는 것일 수도 있겠고, 새벽에 방에 들어오고서 마침 케이블 TV에서 하는 만화를 본다거나 야구 하이라이트를 본다거나 하느라 시간대를 놓치고 잠을 자는 것도 있겠지만 개중에 스스로 생각컨대 비중이 큰 원인을 언급하자면 "짐 옮기는 것이 힘겨워서"다.
  고시원 생활을 하다 보니, 더구나 복합기를 들여놓은 이후로 방안에 책을 놓을 공간은 더욱 한정되어 버렸고 지난 번의 학원과 달리 이번 근무지는 방에 있는 개인 소유 책들을 학원에 옮겨놓을 공간이 더욱 부족한 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의 개인 책꽂이장에 교과서 두엇, 개인적으로 구입한 교재서적이나 역사 관련 서적 서넛을 꽂아 놓은 상태). 그래서 고시원 방의 의자에 책받침대를 이용해서 움직여 쓰기 편하게 해놓고 있는데 노트북을 테이블 위에 거치하고 작업을 하려니 의자에 놓아 둔 책들을 침대로 옮겨놓고 작업해야 하고, 잠을 자기 전에 다시 의자에 돌려두어야 하는데... 옮기다가 복합기 돌출 부위에 걸리는 경우도 있고 허리가 아픈 관계로 순간순간 결리는 정도를 걱정하는 경우도 있고 해서 점점 안 하게 된다. 여름에 들어서게 되면 퇴근 후 작업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이렇게 방에서 일하기가 버거워지면 어쩌는가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하고 있다.

  오늘 학원업계 종사자들이 서울역에서 집회를 연다고 필히 참석하라는 전달을 어제 퇴근 전에 받았다. 하지만 새벽에 눈을 붙이고 아침에 눈을 뜨니 급하게 채비해서 갈 만한 여유가 안 되더라는. 도리없이 팀장과 같은 과목 동료 선생님께 문자를 띄워 한의원에서 침을 맞아야 한다고 연락(사실 어정쩡하게 서 있는 정도면 모르지만 두어 시간 구부정하게 쪼그려 앉아서 시간을 보내노라면 허리가 남아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한 것인데)하고 한의원 행. 침을 맞고서 나오니 집회는 끝났다고 문자가 오고... 서울역에 가서 집회 끝물에 들어설까 하다가(내키지도 않는 행보였지만) 광화문 교보문고로 가서 인문 분야 및 정치사회 분야 신간을 확인하고 문구류 두엇을 구입 후 학원으로 출근... 출근 직후 참석한 분들께 이야기를 듣자 하니 역시 학원업계(이른바 사교육계) 종사자들이 과연 공교육 종사자와 같은 레벨로 취급받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나 혼자만의 의식은 아니로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고나 할까.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를 새벽녘에 다 읽었다. 어제 출근길 전철과 퇴근 후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으며, 새벽에 방에서 침대에 가방을 놓고 등을 기대누우면서까지 마지막 부분을 열독한 보람이 있었다고 해야겠지. 무엇보다 최근 들어, 아니 명색이 강사로서의 때깔이 나기 시작한 이후부터 내가 가르치는 사회 과목에 있어서 뭔가 괴리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던 것을 보다 절감하는 계기였다고 해야 할까. 하여간 근 2-3년 사이 읽고 있는 책들은 그런 것들이다.
  오늘 출근길에 펴든 책은 [지식 e] 2권. 1권에서 느낀 바들이 계속 이입되는 중이다. 부지런히 읽고 지난 번에 구입한 다른 책들로 넘어가야겠다는 마음가짐이다. 한 번 읽는 것으로 만족하는 자세는 가지면 안 되겠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현재 돌아가는 모습에 따라가는 것이 어려울 테니... 그저 책을 원없이 쌓아놓고 마음 편하게 읽으면서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사색할 수 있는 여가를 내고서도 세상 사는데 지장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괜한 투정이 드는 지금이다.

[책 이야기] & 기타 잡담...

낙서(일기) 2008. 5. 10. 21:17 by trotzky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를 다 읽었다(한번 정도의 정독을 가지고 다 읽었다라는 표현은 언어도단일지도 모르지만). 강양구 님의 책으로는 두 번째, [세 바퀴로 굴러가는 과학...]을 읽은 뒤의 것이다.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아서 읽어나간 속도가 빠른 편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문제만들기라던지 아이들에 현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한 번 정도 정독을 더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현재 방안에 그득히 쌓여 있는 넘들은 거의 이런 넘들이다. 그 두께에 질리기도 하고 손대기엔 난해하겠다 싶어 미뤄놓고 있다가 그냥 밑받침이 되고 만 하드커버의 책들, 한 번은 어찌어찌 읽어냈지만 두 번까진 엄두가 안 나거나 읽지 않은 다른 것들을 읽어야지 하고서 옆에 치워놓은 책들, 한 번 읽고 나서 관심사가 닿을 때 또 읽어야지 하는 심정으로 차마 내치질 못하고 잘 갈무리해서 쌓아놓은 넘들이다.
  이넘들을 여유있게 방의 공간에 책장을 만들어 쌓아서 두고두고 읽으면서 곱씹을 기회가 되길 눈꼽아 기다리기는 하는데, 오피스텔 원룸 하나 얻기에도 빠듯한 재정 사정에 책 욕심만 꾸역꾸역이고 간신히 방은 얻어도 그 방을 채워넣을 제반 시설 및 장비(인터넷 연결이라던지 필수 가구라던지 식기라던지 말이다)에 관리비 부담까지 생각하면 한숨만 나올 뿐이다. 복합기를 사다 놓고 새벽에 스캐닝을 한다거나 인쇄라도 할라치면 주위를 돌아보기 일쑤니...

  간신히 상담일지를 채우고 급작스레 떨어진 상담업무를 거의 마무리, 바인더 노트에 기재해 놓은 작업은 내일 심판배정일을 끝내고 나서 석가탄신일 낮 시간대에 일부 처리해야 할 듯 싶다. 문제만들기하고 외고입시 전임자 발표작업이 가장 급한 일, 교재만들기는 어찌 진행되는지 모르겠지만 정 안 되면 기존 교재를 약간 변형하는 꼼수도 가능하긴 할테니까(이래저래 가장 어렵다 느끼는 것은 역시 문제만들기다. 텍스트 지문은 집어내겠는데 문항을 만드는 것하며 해설을 만들어 두는 것이 만만치 않으니).

  이제 출근길에 읽기 시작한 것은 더글러스 러미스의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이다. 이글루스의 모 블로거 분이 책의 일부 내용을 인용하면서 우리가 평소에 알지 못했던 상식의 헛점을 잘 짚어준 덕에 호기심이 증폭된 결과 구입한 것인데 책 제목으로는 내키지 않음. 오히려 저자의 처음 생각대로 상식의 패러다임을 재구축하는 개념의 제목이 우리나라에는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뭐 포켓북 스타일이니 읽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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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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