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비어 있는 교무실... 출근은 했으나 시간표상의 수업이 잡혀 있지 않아 멍하게 무언가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처지의 하루다.
이번 주... 내가 들어온 당일 어이없이 통보받고 짐을 싸고 쫓겨난 같은 과목 선생님의 이후로 세 명의 선생님의 자리가 텅 비어 버렸다. 좋게 떠난 것이라면 별 의미없겠지만 학원 원장의 운영마인드(이 부분은 떠난 강사들의 생각에 공감 안 할 수 없을 듯)와 마치 자기가 군대의 사단장 내지 중대장급이라도 되는 양 강사들을 사병 대하듯 하는 자세(의미상 축약이 많음... 세부적인 묘사는 하기 어려울 듯)에 불만을 터뜨려 오다가 짐을 싸 버린 것이다. 그래서 오늘 출근하고서 애꿎게도 세 타임의 대타를 뛰어야 했고... 그렇다고 해서 수업을 하지는 않았다. 나 역시 그들의 생각에 공감하는 바가 있기에... 그리고 교재도 안 가져 왔을 학생에게 수업 진도나가자고 할 수도 없고...(세 타임 연속강의였던)...해서 판서만 하고 그 외는 알아서 잡담나누는 식으로 흘려보냈다. 나중에 문제삼으면? 짐싸면 되지라는 마인드가 되어 버린다. 다음 주면 새로운 선생님들이 올텐데, 이런 돌아가는 상황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정규수업은 (학생 중 일부지만) 당연히 안 오고, (그 학생을 위해) 힘겹게 보강짜면 (그 학생은) 당연히 안 오고 또 잡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생각하는 경영마인드를... 강사들에 대한 처우(단순히 월급 문제가 아닌) 때문에 한 달, 두 달 을 채우지 않고 도망가듯 그만두거나 하루 전 내진 당일 "짐싸고 나가세요" 하는 소리를 듣고 쫓기듯 짤릴지 모르는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도리일까, 스스로 알도록 해 드리는 것이 도리일까?
모를 일이다.
언제인가부터 일하는 곳 내부의 분위기를 살피게 된 것인지 모를 일이다. 초짜 시절에는 돈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는데(집안에 보태야 하는 일정액이 있어서 지금도 일정액 이하는 일 안 하려고 하지만...) 요즘은 일의 강도라던가 팀워크라던가 운영자들의 경영 마인드에 대해 유난히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술자리라던가에서 뒷담화를 까거나 할 마음은 없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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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가 무섭긴 무서운가 보다. 가끔 나에게 이런저런 질문 등을 건네며 대화하는 이들의 공통적인 대사, "...님은 이성적이고 거짓말은 전혀 안 할 것으로 보이고, 진실해 보이고 무슨 말을 해도 다 이해를 해 줄 것 같다... 운운"
... 남녀의 성별이 바뀌어 태어났다거나 어렸을 때 희망직종의 무리를 다른 길로 잡았으면 아마 상담전문 컨설턴트(카운셀러라고도 하던가?) 종류의 일자리를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싶다. 가만이 있어도 남들이 자기 비밀을 다 털어놓도록 하는 존재 말이다. 그런데 정작 나는 사람들과 너무 넒고 다양한 주제를 공유하기 두려워할 뿐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알까? 사람들과 지나치게 가까이 지내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는 부분을 그들은 알까? 다른 이들이 내게 던지는 이야기들(나도 종종 이야기의 화두를 던지는 일이 있지만 될 수 있으면 야구 이야기 외에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정치며 경제 등의 주제에 대해서는 주제의 개진이 서툴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을 나 역시도 별로 아는 바도 없고 알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도 알까?
모를 일이다... 어쩌면 책읽기에 묻혀 사는 것이 즐거웠던 중고등학교 시절의 여파인지도...
오늘은 출근 전에 반드시 학원강사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신청해야지 하는 심정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역시 일어난 시간은 정오 가까이... 몸을 추스리고 고시원 근처의 거주지 소재 동사무소(요즘은 주민자치센터로 바뀌었더라는)로 향했으나 뜻밖의 사건이 발생했다. 건물의 리모델링에 들어간 것...
뒤에서 따라올라오던 할아버님께서 현수막의 전화번호로 센터 직원과 통화하는 것을 듣고 걸어서 어디어디 가면 있다라는 말을 듣기는 했으나 정확히 어딘지 알고 따라가기도 무엇하고 어차피 오후였기에 오늘 신청해도 수령은 내일이려니 하는 생각에 주민등록 소재 주민센터로 가기로 하고 머리깎는 일은 일단 연기.(고민을 더 해야 할 듯)
그런데 그곳으로 가려는 버스를 타려니 길 건너기 전에 한 대 지나가고, 간신히 그 다음 것을 타니 가로수 정비작업으로 1개 차로를 막아놓은 여파로 5분 정도 걸릴 것이라 예상된 시간이 세 배 이상 소요... 참 운도 없고나 하면서 혀를 끌끌...
간신히 센터에 도착해서 서류를 신청하고 돌아나온 뒤 버스를 다시 타려는데 또 타고자 하는 버스는 눈앞에서 휙 지나가고... 열이 된통 받아 아무 버스나 타고 두어 정거장 지나 내린 뒤 전철역까지 걸어가자 하는데 뒤에서 다음 차례 버스가 휙... 어쩌면 오늘 내일은 감정흥분 모드를 일찌감치 자제하라는 마음에서의 경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그런 부분을 반영했음인가, 학원에서 식사를 시켜먹는데 동료 선생님 몇 분이 정치 꼬라지가 돌아가는 모습에 대해 분노모드로 이야기하는데 노선을 잡아보니 [노빠] 계열이라고 스스로를 칭하시더라는... 그러면서 MB 정부와의 차이에 대해 그때가 좋았다고 역설을 하더라는... 하지만 내 자신이 읽어 온 여러 이들의 책이나 분석 기제들을 놓고 보았을 때(내 자신의 판단이 부족함이 흠이지만) 오히려 노무현 정부 아래 해 왔던 정책도 현재 MB가 했던 것과 그다지 차이가 심하지 않았다는 부분(예를 들면 노무현 정부 때 새만금 건 최종 결정, 경인운하의 추진이 이어져 MB 정부에서의 대운하 건과 같은 토건국가 모드가 강화유지된다는 부분, 또한 대추리 진압 건과 용산 철거민 사건의 기제가 그다지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분들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하는 의문을 던지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다. 아니 참아야 했다... 그렇게라도 눈앞에서 잘못 벌어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솔직한 마음을 비춰야 나중에 거울에 다른 일들을 비춰보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 장 지글러의 [탐욕의 시대]를 다 읽었다. 그 책에 실려 있는 다국적 기업 중 한 곳의 상표가 박혀 있는 믹스커피 맛에 중독되어 있는 나로서는 참 씁쓸한 책이었다. 어쩌면 나 역시고 그의 말처럼 "약간 운이 좋은" 경우가 아닐까... 그 운을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해 써야 하는데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라는 자문을 하노라면 가끔은 답답한 마음을 감추기가 어려워진다...
내 스스로의 [정치적 포지션]이 어디냐 하는 편가르기보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간의 생명을 존중(물론 인간이라는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희생당하는 다른 생명체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여기는 처지에서 그러한 복잡한 사고의 흐름들을 특정 관점에 맞춰 근거를 제시하고 글을 끄적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다 싶다.
그런 생각에 블로그며 뉴스 사이트의 기사제목을 훑다 내 심정의 일부를 표현할 만한 기사를 찾아 링크를 걸어 놓는다... 그리고 최근 들어 블로그의 문체를 존칭 문구로 써왔는데 다시 평서문으로 돌아갈까 보다. 어차피 내 블로그의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쓰려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내 마음 속을 들여다보겠다는 심정이 훨씬 컸던 것이니까...
그런데 한 가지 고민스러운 일이 생겼다... 나는 강사, 그것도 사회 과목의 강사인데, 도대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교재 내용하고 어떻게 구분해서 제시해 주어야만 할까? 교재에 있는 그대로의 내용만 전달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죽은 지식만 전달해 주는 것일 뿐이고, 그렇다고 현실의 역학관계를 이야기하기에는 내 자신이 너무 부족하다. 그나마 "다양성"이라는 개념어 외에는 표현할 길이...;;;
새벽에 일상적이라고 할 하루를 보낸 데 대한 기억을 남기고서 뜬금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무언가 생각난 것이 있어 끄적였는데 고시원 쪽 인터넷에 문제가 있는지 연결이 끊어져 글이 저장되지 않고 말았다. 글은 복사해놓았는데 그만 다른 곳에 옮겨놓지 않아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이것이 직접 손으로 메모하며 끄적인 것과의 차이일까...;;; 아래의 글보다 더 끄적이기는 했는데 남아 있는 것이 없다는... 오랜만에 블로그뉴스에다가도 송고해 볼까 하는 정도의 충격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써놓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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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출근 후 뉴스 창에 들어가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용산 철거민 시위현장의 사건...
퇴근하고 방에 돌아온 뒤 새벽에 이글루스에 즐겨찾아 읽는 블로거들의 글을 읽으려 들렀다가 [이오공감]에서 희한한 글을 보게 되었다. 어제 철거민을 현장에서 내쫓기 위한 경찰 행동 도중에 벌어진 사건으로 경찰 한 명과 몇 시위참가자가 목숨을 잃은 사건이었는데 그 글에서는 경찰 한 명의 목숨을 애닮아 하는 반면 다른 이들의 목숨을 잃은 것은 [부록]으로 취급한 것이었다.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고... 사실 그 글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상을 내지를까 하다가 조용히 내 블로그로 돌아왔지만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세상에 사람의 목숨의 가치가 [부록]이라는 표현으로 묘사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이곳저곳... 나름 학원가 사이에서는 지명도가 높았던 학원들에서(아직도 꽤 지명도가 높은 곳을 안 가 본 곳도 꽤 되지만 그곳까지 갈 수 있을까는 미지수이기에) 다녔다는 점 때문인지, 그곳들에서 느꼈던 점들에 대한 이런저런 비교하는 생각들을 하곤 그럽니다.
어제... 제 옆자리에 계시는 다른 과목 선생님이 저와 둘이서 식사 겸 간단한 반주를 하자고 해서 한 시간 남짓을 같이 보냈죠. 서로간에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 어색함을 줄이는데 노력하는 시간이었다는...;;; 아무래도 경력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그분보다는 나이가 더 들어가기에 앞으로의 자리를 찾아나가기 쉽지 않은 처지임을 감안하면 자신이 단단히 디딜 곳, 비빌 언덕을 찾아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이 가더군요. 주초에 주문한 책이 도착했습니다. 특목고대비(따지고 보면 외고대비이지만)로 제 스스로가 아직 부족함이 많기에 사회구술을 대비할 수 있는 개설서+문제가 포함된 참고교재가 절실하다 보니...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기출문제나 수업요령 등에 있어서는 나름 축적해 놓은 것이 있지만 뭐 하나 펼쳐놓고 썰을 풀어나가는 쪽은 아직 힘들죠... 그런 심정으로 저도 공부하고... 특목고(사실상 서울권 외고겠지만)를 노리는 아이들에게 구입하게 해서 같이 공부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법 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하지만 역시 책값이 만만찮은데다(시중에 나오는 일반서적도 싸다고 이야기하긴 쉽지 않죠. 그래도 읽을 가치가 있는 것은 꼭 구하려고 노력하지만...) 혹시라도 저작권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입한 교재들을 편집하는데도 제법 시간을 들여야 할런지도 모르겠네요.
...장 지글러의 [탐욕의 시대]를 집어들고 읽고 있습니다. 전작이었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보다 더 가슴을 부여잡게 하는 대목이 많더군요. 현재까지 느낀 부분 중에 하나, 그의 친구 중 한 명(업계에선 제법 양심적인 인물이라고 그는 판단하고 있는 듯)이 금융권에서 일하는데 아프리카의 독재자 한 명이 자기 나라에서 배돌린 막대한 돈을 관리하는 금융상담을 해 주고 있다면서 "(내 양심에 찔리지 않겠는가...) 하지만 내가 그를 싫다고 해도 그는 창구직원을 바꿀 뿐이다"며 계속 그 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을 때 저자가 공감한다는 의사표시를 했을 때...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 장면이 아닐 수 없더라는...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당일... 이틀 내내 방에서 칩거했습니다. 딱히 움직일 일도 없었고... 불러주는 이가 있어도 사람 많은 곳에 나가면 힘이 배로 드는 듯해서 말이죠. 어느 사이에 또 한 주가 지나가고 있군요. 이번 주가 2008년의 마지막 주말이라니 약간 섭섭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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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 9시 50분 경에 일어나자마자 부산을 떨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저녁에 연락이 온 학원으로 면접을 가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죠. 다행히 거처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부산하게 채비하는 와중에 넥타이핀을 떨어뜨려 눈앞에 두고도 못찾다가 찾는 등 난리법석을 떨고 나섰음에도 예정된 면접 약속 시간에는 댈 수 있었다는...
교무실에서 약 10분 가까이 기다리자 상대방이 나타났습니다. 역시... 전화상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부터 무게감이 있다 싶더라니 원장님이시더군요.
이력서를 주고 면접(이라기보다는 원장과의 일대일 맞대면...이 더 나은 표현일지)을 봤습니다. 몇마디 주고받다 받은 설문지에 다소 당황하고, 설문 내용을 작성하고, 그 내용에 따른 원장과 저와의 마인드에 대한 대화시간을 제하면 얼추 면접에 통상 소요되는 시간이더라는... 오전 11시에 들어가서 나오고 나니 어느덧 오후 한 시... 그쪽에서 구하고자 하는 파트강사에 대한 면접시간 치고는 좀 긴 것이 아닌가도 싶었다는...
대화를 주고받다 보니(의외로 여러 가지 상황을 상정해서 원장의 학원 경영마인드를 강사 개개인이 100% 따라달라고 주문하는 듯한 느낌) 어쩌면 그곳에서 나오려는 전임자도 원장과의 마인드와 자신의 비전이 도저히 안 맞아서 나오려 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죠. 음... 확실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수업시수에, 요즘 과목에 대한 위상이 내려가는(특목입시에서는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황 치고는 나쁘지 않은 페이를 제시받았으니까요. 저녁에 집에 들러 누님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쪽에서 채용희망 메시지가 들어와도 제가 응할 가능성이 그다지 높진 않아 보입니다. 워낙 그간 일했던 곳들에서 내면적인 부딪침이 적잖았던 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기억이 사라지지 않았으니 말이죠. 직전 학원들에서는 그러한 업무부담 치고는 그래도 페이는 세게 준 편이긴 하지만.
어찌 되었거나... 구직을 위한 창구가 많이 부실해지네요. 강사 교체 시기의 대목이라고 불리는 시기에도 그다지 마음에 맞는, 조건이나 교통 등이 맞는 곳이 거의 없었고 그나마 온라인상 내지 이메일로 이력서를 보내면 답신이 안 오는 상황이니... 방학 시기에 들어가도 눈에 잡히는 자리가 없으면 훌쩍 여행이라도 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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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내는 방... 고시원 내 다른 사람들의 방도 그러한 편인지는 모르지만 먼지가 매우 많이 눈에 띕니다. 하긴 옷걸이에 걸려 있는 옷들의 수도 장난아니니... 이 새벽에 노트북 옆에 둔 마우스와 패드를 청소하고 TV모니터에 얹힌 수북한 먼지를 닦아냈다는... 그 양을 보면서 노트북 뒤에 쌓여있는 책들 하며 복합기 위에 덮어놓은 커버, 이부자리에는 얼마나 숨겨진 먼지들이 있을까... 그걸 매일 들이마시는 나는 제 상태인가를 자문하게 되네요.
안 그래도 우울한 2008년의 마지막 주말을 맞이합니다. 새롭게 얻은 연도 있었지만 심신이 너무 많이 상하고 우울함만 늘어나니 다가오는 2009년은 무슨 즐거움을 만들어서 버텨내야 할지... 무슨 꺼리를 찾아야 할지 생각을 해봐야죠...
덧. 그러고 보니 어제 찾아주신 분의 숫자가 60,000을 돌파했네요. 뭐 개설한 지도 꽤 되는터이지만 볼거리도 별거없는 곳인데다 넋두리만 많은 곳이다 보니 최근의 조회 수가 늘어나는 것이 두렵기도 하답니다.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어느 분들이신지 몰라도 감사를 드립니다.
웹...네트워크의 세계가 정말 넓긴 넓군요... 영화(이건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르면 매맞는다는) [공각기동대]의 마지막 대사였죠. 해적판 비디오로 한번 보고 난 뒤 나중에 극장에 가서 넓직한 스크린으로 보았을 때의 그 감동이 잊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인데...
팀블로그에 같이 계신 분들(사실 개중 제가 가장 영향력이 약한 글을 쓰고 있는 처지입니다만...;;)과 조촐한 연말 술자리를 하고서 방에 돌아온 시간은 자정 되기 전, 그로부터 지금까지 다른 거 안하고 글만 줄줄 찾아 읽고 있었다죠. RSS, 블로거뉴스 등을 줄줄이 내려가면서 무언가 느낌이 오는 기사급 글들을 말입니다. 그거 참... 시사 영역에 둔해지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많이 읽어야 하고, 그 읽는 것들 중 이른바 "찌라시"급과 "훌륭한 기사글"을 구분해 내야 하고, 한편으로 그 훌륭한 기사글들 속에서 "이면에 숨겨져 있을 글쓴이의 의도"와 글쓴이조차 의도하지 않았던, 그러나 결국 어둠 속 세계의 움직임을 해석하는 부분을 찾아내기에는 요즘의 인터넷 세계는 광범위하죠. 네네...
그래도, 살기 힘들어도, 때로는 먹고사니즘에 밟히면서 진정한 사회의 참모습이 무엇일까에 대한 단상을 잊고 살더라도 힘든 삶 속에서의 반추는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오프라인에서 사람들 얼굴보기가 어렵고 겁나는 이때 그나마 온라인을 통해서 무언가를 얻고 느끼고 실천할 수 있다면 그것도 보람있는 일이 아닐까도 싶고 말이죠.
그러고 보니 지난 주중에 [공각기동대 TV판 총집편]의 두번째 작품, TV판 2기인 SAC GIG에서 [개별 11인 총집편]을 보았는데 이렇다 할 감상도 끄적이지 않았네요. 노트북 앞에 앉으려 할 때마다 책 몇 짐을 계속 이리 저리 옮겨주는 일이 버거웠던가... TV 방영 1기 및 2기 분의 정식발매판을 구하고 싶은(아무래도 정신적 빚이 있는 것이 사실이니) 처지에 이런 욕심을 가지는 것이 사치일까요...;;;
지난 주 **리그에 심판배정을 끝으로(제가 현장에 나간 것은 아니지만) 2008년도 심판배정은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저희 심판부의 경우 개인적으로 심판을 봐달라는 요청에 응할 수 없는 내부 규칙을 가지고 있는 관계로 아마 내년 2월 자체 강습 때(그리고 혹시나 그때 맞춰 경기가 배정될 필요성이 있지 않을 경우)나 되어야 심판으로서의 "행동"을 가지고 뭔가 쓸거리가 생기게 되겠죠. 그때까지는 또다시 이 저주받을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듯... 안 그래도 이 새벽에 글읽는 와중에 구직관련 사이트를 검색했는데... 아직은 좋은 결과를 찾기는 힘들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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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 범우사판을 어제 새벽에 읽었습니다. 이미 90년 후반기에 한번 읽었고(그때 판본에는 소제목이 없었다는), 91년에 한번 더 읽었고, 군대를 갔다 온 후 졸업을 앞둔 90년대 후반 또 읽었던 넘이지만 역사의식을 제대로 가져야 하는 시기에 읽기에 부족함이 없었다죠. 그건 그렇고 이넘아의 경우 뭔가 주요 인용할 만한 문구를 정리해 놓고 나중에 수업할 기회가 있을 때 써먹고 싶은데 펜으로 쓰는 것이 좋을지 - 예전에 한 번 했던 적이 있는데 버렸는 듯... - , 아니면 미디어몹 시절에 포스팅 겸해서 했던 워드 베끼기가 나을지를 쓸데없이 고민 중이라죠. 뭐 읽어야 할 넘들이 쌓여 있는 처지에 사치스러운 표현이겠지만...
그 다음으로 읽을 거리로 집어들은 것은...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루그먼의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와 [르 몽드 세계사]입니다.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넘을 어떻게든 제대로 읽고 정리해야 아직 래핑도 뜯지 않은 존 키건의 [2차세계대전사]와 장 지글러의 다음 작품을 건드릴 수 있을 여력이 생길테죠.
진짜... 이 방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쌓여 있는 책들 중에 몇 권은 버리거나 헌 책방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을지도... 요즘같이 만나는 이들의 수가 현저히 줄은 상황에서 무상양도의 가능성도 매우 낮으니 말입니다...
먹고사니즘에 아슬아슬 걸려 있는 처지(만약 20대 중반 취업의 고비 때 다른 일을 하고 마음껏 책을 읽으면서도 삶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졌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까요)이다 보니 한편으로는 못할 짓을 하는 것 같은 속상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강사 직을 기웃거려야 하는 입장... 그러면서도 간신히 자리를 구하게 되면 조직 내부에서의 심리적 갈등과 원론적인 부분에서의 심리적 갈등 등을 이겨내진 못하는 자신을 보면서 웃어야 할지 괴로워해야 할지 답이 잘 안 나오는군요.
이곳저곳 웹서핑을 하다 한겨레 기사를 찾아 들어가게 되었는데 다시 이 경로 저 경로를 타고 넘어다니면서 이 글을 찾았습니다. 제 과목하고 맞아떨어지는 부분은 아니지만 학원가에 몇 년 몸담으면서 실감하고 있는 생각을 다시 떠올리게 해 주더라는...
아침, 일찍 일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치과의 점심시간이 오후 한 시였기에 그 전에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는 시간과 도보 이동 시간을 고려해서 나서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KBO 총재배 사회인야구대회 결승전]이 MBC ESPN 채널에서 녹화방송하고 있었다는... 전날까지 방송 스케줄을 알고 있었는데 왜 놓쳤을까 하면서 아쉬워하면서도 치과에 갈 시간을 따로 내고 싶진 않았기에 4회에서 6회말이 끝날 때까지 보다가 나섰다는...
치과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 40분 남짓... 역시 병원 점심 시간이 걸린다면서, 어차피 스케일링을 한번에 끝내기는 어렵다며 다음 주초에 한 번 더 해야 할 것이라기에 알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6개월마다의 검진과 스케일링, 언제고 신경치료에 들어가야 할지 모르는 오른쪽 어금니 상태는 심해지지 않고 있다는 대화를 주고받은 뒤 드릴을 이용한 스케일링에 들어갔다는... 역시 꽤 쓰리더군요. 그래도 칫솔질을 할 때 안쪽까지 집어넣어서 돌리고, 매일매일은 아니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은 치실로 이빨 사이를 쑤셔넣기도 했는데 말이죠. 어쨌거나 오는 월요일 정오 께 한 번 더 들르기로 했다는...
병원을 나오고서 향한 곳은 삼성동 코엑스몰... 지난 주에 광화문 쪽에 들러 구하려다 구하지 못한 문풍지를 구하기 위해서였죠. 가는 길 전철에서 10여 년 전에 두어 번 읽고 잠시 접었던 E.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꺼내 읽었습니다. 1장을 한 차례 읽고 2장 중반부까지 진행. 솔직이 지금보다 더 여유있고 널럴해지면 베낀글 챕터에 보관하고싶은 내용이라죠. 중학교 아이들에게는 다소 무리겠지만 역사란 무엇인가를 이해시키는데 있어 최적의 교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최근에 있었던 무시기 역사특강인가 뭔가 보다 이 책에 대한 독서토론을 장기간에 걸쳐 진행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다만 그를 위해서는 이 책 안에 있는 수많은 서구권의 이름난 저자들(하지만 우리에겐 생소한 이들이라는)의 이름에 짓눌리지 않고 주된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겠죠.
책을 읽는 한편 한편 전철 출입문 창밖의 세상을 훑어보는데 변화가 확 느껴지더군요. 한동안 이쪽으로 안 다녀서 그런 것인지(그 전에도 몇 번 타고 지나갔지만 사람이 많아서 벌 여유가 없었거나 책읽거나 졸려서 둘러볼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겠지만서도) 소규모 공장들 내지 4-5층 높이의 옛 아파트 단지가 있던 곳에 최근 건설된 브랜드 아파트 단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서 흠칫하게 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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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풍지와 휴대폰 액정필름 한 장을 구하고서 향한 곳은 에반레코드. 겸사겸사 아이쇼핑도 하려고 했는데... 휘적휘적 둘러보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Linkin Park]의 최신작 라이브 CD와 DVD. 가격도 그다지 세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질렀다죠(그런데 교보 핫트랙에서 더 싼 값에 파는 것을 발견하고 급좌절... 에반레코드의 도장을 받기는 했지만 언제 쓸지도 확실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말이죠...;;;). 그리고 두리번거리다가 찾은 것이 [Nirvana]의 DVD. 언플러그드 DVD는 지난 번에 구했고 다른 것이더군요. 아직 개봉은 하지 않았지만 군대 제대 후 왠지 모를 절규에 끌려들어가서 모았던 몇 개의 음반을 떠올리는 중입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러 찾은 곳은 DVD 매장(핫트랙스 매장 내 DVD 코너가 아닌). 공각기동대 SAC 1기, 2기 및 SSS 세 편이 합본된 것의 가격과 1기 총집편, 2기 총집편 별개로 두 장을 사는 것의 가격이 같다는 것을 알면서도(즉 손해가 되는 장사라는 것을...) 이미 Solid State Society편을 예전에 구해 놓은 상태기에 합본을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낱개로 구입하기 위해서였다죠. 어제 새벽에 알라딘에서 지를 수도 있었지만 배송 기간이 일주일 가량 걸린다는 점이 그다지 메리트를 못 느꼈다는 점도 있네요.
결국 어제 하루 동안 치른 비용이... 스케일링 비용 6마넌, 휴대폰 액정필름+문풍지 8천원, 린킨 파크와 너바나 음반 및 디비디에 4마넌, 점심값이 5,900원, 공각기동대 SAC 1기, 2기 총집편 디비디에 49,500원, 길카페 커피 400원... 그리고 전철 한 번, 버스 두 번 탑승한 비용일런가요...;;;
방에 돌아오고 택배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존 키건의 [제2차세계대전사]. 명색이 군대 생활과 제대 후 계속 집착했던 전쟁의 역사에서 가장 관심도가 높았던 부분이었는데 이것저것 모으면서 지난 해 나왔던 이넘에 필이 박혀서 벼르고 별러왔다죠. 그간 학원근무 때문에 한숨만 내쉬면서 오랜 기간 동안 서점에 놓여 있는 것을 집어들지 못하고 참아 왔는데 드디어 질렀다는.
[르몽드 세계사]. 서점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몇 장을 들춰보자마자 "이건 내 방 공간이 아무리 부족해도 놓고야 말겠다~~!!"하며 내심 외쳤던 책이었다죠.
[탐욕의 시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인 장 지글러의 후속 작품이라는. 알라딘의 유명인인 '로쟈'님의 서재에서 책 이름을 확인하고 바로 알라딘에 들어가서 보관함에 넣어두고 장바구니에 옮겼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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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몰을 나와 오래간만에 버스를 타고 동대문운동장 입구에 도착한 다음, 상가 골목을 끼고 동대문 네거리에 도달한 뒤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예전에 을지로 지하상가를 동대문운동장에서 을지로 입구까지 걸어서 주파하는데 약 30분 미만이 걸린 것으로 기억하고, 동대문 입구에서 교보 사거리까지 걷는데 약 40여 분이 걸리는 것으로 기억했는데 이날의 도보 소요 시간도 별 차이는 없더군요. 다만 허리가 힘들어 하더라는...(부담갈까봐 양 어깨로 매고 이동했음에도) 아, 발목도 안 좋더군요. 심판을 볼 때 자세 때문에 그런 것인 줄만 알았는데...
동대문운동장에서 아는 분의 스포츠점에 들러 양말과 벨트, 간단한 운동기구 하나를 구입하고 나오면서 스포츠 상가들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동대문운동장이 사라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해저무는 초저녁의 스산한 모습 때문인지 반대편의 의류상가 건물 주위의 빛과 대비되더군요. 확실히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그 일대를 이동하는 내내 동대문운동장이 있었던 자리를 계속 돌아보게 되더군요. 그쪽으로 뻥 뚫린 하늘이 왠지 서럽다는 생각마저 들더라는.
일요일의 배정(심판)일을 끝내고 돌아오고 나서 지금까지 잠을 안 자고 이 시간까지 '놀고' 있을 수 있다는데 스스로 약간 놀라는 중입니다.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의 TV판 3기(사실 TV판이라고 부르기에는 무엇하지만)인 SSS가 나온 지도 어느 사이에 2년이나 지났죠. 뭐 국내에 들어와서 구입한 지도 꽤 되었지만... 그것을 이제서야 보았습니다. 벼르고 별렀는데 지난 주 교보문고 DVD 매장에서 TV판 1, 2기 총집편이 나와 있는(세트로도 있고 낱개로도 있는) 것을 보고 결심한 바를 이제야 실천한 것이죠.
장면들 중 굳이 꼭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장면도 있었고, 90년대 후반에 열광했던 극장판의 장면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서도 나름 그 응용력에 혀를 차게 하는 장면도 있더군요. 하지만 역시 Ani, 아니 읽어보지 못한 시로 마사무네의 만화도 포함해서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네트워크 사회의 다양한 변화가능 사례를 느끼게 한다고나 할까요. 정부에 대한 입장, 제도, 사람, 그리고 그에 대한 변화의 시도, 변화를 시도하는데 수반되는 고통과 위험, 그것을 수습하고 통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데서 또 따라오는 희생, 그리고 퇴고(딱히 나은 표현이 없다는)... 세상을 이해하는데 있어 이넘만한 반면교사가 딱히 없고나 하는 생각이라죠. 학원에서 수업을 할 때 간간이 이 작품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 주고는 하는데 요즘은 그러지를 못해 나름 서운해지고 있다는...
이제는 1, 2기 총집편을 구매할까 싶습니다. 뭐 TV판 1기와 2기에 대해 예전 어둠의 세계에서 받아놓은(사실 부끄러운 일이죠만) 것도 있지만 새롭게 요약된 것으로 보는 것도 쓸만하지 않을까 싶다는.
그도 그지만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구직활동도 해야 하는데 역시 게으름엔 장사가 없는 걸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