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발목통증 장기화'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2.04 [소회달래기] 울적한 만남 <-> 즐거운 만남...
  2. 2008.10.28 [일지] (심판으로) 힘든 주말을 보내고...

  지난 일요일의 심판부 자체강습에서 심판 역할을 위해 뛰어다닌 것도 있지만 주자 역할을 더 많이 소화한 여파 때문이었는지, 발목이 영 시원찮다. 이번 주 일요일도 실전(연습경기에 실제 투입되어 여러 상황을 대비하는)연습이 있는데, 그것까지 치르고 한의원에라도 들러 침을 맞아두어야 하는 것이려나 싶다. 

  새로 다니게 된 학원 내의 분위기도 안 좋고, 마음편하게 일할 곳을 찾기도 쉽지 않은 형편에 그나마 즐거움이 붙는 곳은 사회과 스터디다. [*******] 카페 내의 사회과 강사들이 같이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게 되었는데, 우리네 사는 현실의 여러 이슈를 직접 공감하는 것까지는 무리지만 같은 일에 종사하는 이들끼리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나마 어디냐 하는 생각. 특히 사회과의 경우 한 학원에 두 명 이상의 복수 구성원을 갖춘 곳이 참 드물기에 은연중 개인주의가 싹트기가 쉬워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얻는 것 잃는 것을 떠나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심판일이 본격화되고 현재 학원에서 가외의 부담이 주어지면 처신이 쉽진 않겠지만 이런 의미있는 자리를 쉽게 잃고 싶지 않은 것 또한 솔직한 심정이다.

  마음이 편한 곳... 공자 말씀마따나 [안빈낙도]할 수 있는 곳... 우리나라에 과연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던져 보게 되는 지난 주말에서 이번 주초의 일이었다.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 새벽에 가졌던 "떠나는 이들과의 술자리"는 그러한 씁쓸하고 울적해지는 심사를 곱씹게 되었던 때와 장소였다.

  엊그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이틀 연속 목동구장에 배정되어 경기들을 치러야 했다. 공교롭게도 학원을 그만둔 이후의 일정 중 가장 어려운 주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지난 3~5일에 3일 연속으로 두 경기 씩 소화한 것에 11~12일에 3경기 씩 소화하는 등 그때도 편하게 일정을 치른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보다 심했을까.
  토요일은 두 경기만 치렀지만 그 한 경기가 때마침 내린 빗속에 구심을 본 것이라 엉망진창 파김치 모드가 되어야 했고 또 한 경기는 해저문 저녁에 조명시설 아래 야간경기 루심을 보아야 했다. 그러고 보니 야간경기 심판본 것은 그 오랜 기간동안의 심판생활을 통틀어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2006년도 MBC ESPN 연예인리그 치르는 동안 지금은 사라진 동대문구장에서 치른 것이 처음이었지.

  일요일이 간만에 힘들었다고 해야 할까. 팀블로그 쪽에도 언급했지만 하루 네 경기를 말뚝으로 보낸 것은 정말 오랜만의 일이다. 조만간 그간 나갔던 심판일정에 대한 내용들을 적은 수첩을 꺼내놓고 어떻게 배정되었나를 정리해 볼 생각인데(공개할 이유는 전혀 없겠지만) 몇 년 된 것 같다. 그러고 보면 97~2000년도 초반에 그 하루종일 1심이나 2심 말뚝은 어떻게 버텨냈을까 궁금할 때가 있다.

  이날의 피로도가 매우 컸음일까, 일요일에 같이 일정을 소화해 주신 심판부 회장님은 연합회 임원들이 요청한 뒷풀이 모임에 심판들을 대동하고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 사실 이날에 심판들에게 들어온 스트레스 덩어리가 너무 컸고 경기 후에도 임원들 사이에 이야기거리가 된 것을 뒷풀이 모임까지 가져가게 되면 너무 힘들었들지도 모를 일이다. 목동구장에서 경기가 끝났는데 뒷풀이 장소를 잠실 근처로 가서 한다는 것도 힘든 일이었고.
  귀가 후 개인정비를 하고 잠시 눈을 붙였다가 깼는데 (예상대로) 발목에서 비명소리가 났다. 항상 겪는 일이었지만 다시 눈붙이기 전에 수습을 해두자는 생각으로 파스를 뿌렸다. 목동구장의 인조잔디 위로 불어오는 찬바람을 이틀 동안 맞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신월구장 등의) 인조잔디에 섞여 있는 흙먼지에 노출되었기 때문일까. 2주 전 신월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면서도 입술이 많이 텄는데 지난 토-일요일, 특히 일요일 맑은 날씨에 하루종일 그라운드에서 보냈더니 다시 입술이 터 있다. 입술보호용 립스틱을 발라 보지만 하루 안에 회복은 어려울 듯. 더해서 얼굴도 제법 상했다. 해가 갈수록 상한 곳만 늘어나니 이 짓도 못할 짓일 듯 싶다. 역시 심판일은 잘해야 본전이다. 그런데 어쩌나... 다가오는 11월 안에 새 자리를 쉬이 못구하면 겨울 내내 백수로 버텨야 할지도 모르는데 심판일도 KBO 총재배 대회라는 만만찮은 일정이 남아 있으니... 요즘 심정으로는 대회고 뭐고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데 그럴 여유를 슬슬 잃기 시작한다. 쉬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 아닌가도 싶고.

  어제는 간만에 몸을 일으켜 이것저것 검색해 보았다. 열차타고 어디 훌쩍 돌아다녀보려는 욕심인데 비용이 몇 년 전에 비해 꽤 올랐다. 지방 모처에 들렀을 때의 식비는 어떨런지 몰라도 교통비라던가 숙박 등을 생각하면 통장 잔고에 약간의 여유가 있다고 해도 쉬운 일은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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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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