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치과 방문 3일 째... 드디어 사랑니를 뽑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진통제의 효과였는지 수업 시간에 힘도 나지 않고 불안감(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처지에서 오는 것이 제일 컸는지도) 때문인지 아니면 그간의 세월동안 늘어난 것이 겁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마취주사 맞을 때부터 몸이 움츠러들더군요. 왜 그리도 따끔거리는 것인지...
  11시에 병원에 도착하고서 약 20여 분을 기다렸습니다. 앞의 환자 진료가 밀려 있었나 보더군요. 옆 자리에서는 스케일링 소리가 들려오고 뒷편 스피커에서는 음악이 들려오는데 별로 즐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할지도.
  11시 20분에 마취주사를 맞고 30분에 발치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역시 마취를 놓아서 그런지 잇몸을 절개하는 느낌은 덜하더군요. 하지만 90도로 누워있는데다 잇몸에 거의 8,90% 이상 덮여 있는 상태의 발치인 터라 나중의 고통을 생각해서 더욱 움츠러 들은 것인지도. 보다 쉽게 뽑아내기 위해 톱소리(드릴 소리라고도 할 수 있을지는...)가 들려오는데 그 소리보다 펜치 같은 것으로 이빨을 잡아빼면서 몸이 땡겨지는 기분이 더 어렵더군요. 결국 수술이 약 20여 분을 넘어서면서 이빨을 잡아빼고 바늘로 상처 부위를 꿰매는 과정에서 마취주사를 한 대 더 맞아야했다는... 7년 전 오른쪽 수술도 두 대 맞았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에도군요.
  발치가 끝난 후 옆의 도구대를 보니 이빨 조각이 세 개 정도로 나뉘어 놓인 것이 보였답니다. 출근길에 나서면서 느낀 것이었는데 그거 달라고 해서 아이들에게 보여줄 것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시간 가량 거즈물고 말하지 말라고 해서 출근을 서두르기보다 약국에서 처방전대로 약을 받아들고 방에 돌아와 한 시간 가량 있다가 학원출근 시간이 2시간 째가 되도록 시간을 맞추었습니다. 화장실에서 거즈를 빼는데 입안이 피투성이라는...;;; 뭐 도리없겠죠. 그렇게 잇몸을 절개하고 했는데 정상일 리는 없을 테니... 그건 그렇고 아직 마취주사의 효과 때문에 한쪽 잇몸과 혀가 정상이 아닌데 마취가 풀리면 어떨지 제법 궁금해지네요. 꿰맨 효과도 있고 해서 꽤 아프겠죠?
  음료수를 사놓고서도 마셔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지고 있습니다. 어차피 이 상태라면 오늘은 식사를 평소대로 하는 것은 극히 어렵겠죠. 하지만 약은 먹어야 하니 무어라도 먹어야 하는데 뭘로 먹어야 하나...;;;

  내일 소독 및 뽑은 부위 확인 차 오전에 한 번 더 가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추가 진료받을 것의 견적이 대략 나오겠죠(이번에 뽑은 사랑니 옆의 어금니 및 잇몸의 상태, 그리고 7년 전에 뽑았던 사랑니 옆의 어금니 뒤의 안쪽 깊이 있다는 충치에 대한, 그 외 충치가 표면 내지 틈에 나 있다는 곳 서너 군데에 대한). 이번 주에 소요된 비용이 엑스레이 20,000원, 첫날 진료 3000원, 스케일링 60,000원, 사랑니 발치 비용 21,000원에 두 번 약국에서 처방전 제출해서 치른 약값 3,000원까지 해서 11만원 언저리가 소요됐네요. 하지만 앞으로가 더 고민될 듯...
  오는 금요일 오전 11시로 사랑니 발치 수술일자를 잡았습니다.
 
  오늘은 스케일링만 했다죠. 처음 아랫니 쪽을 할 때 앞부분은 그런대로 견딜 만한데 어금니 쪽과 겉이 썩어 있는 부분에 도달하니 이가 시려서 미치겠더군요. 거기에 드릴이 이빨 사이를 헤집는 금속음과 마찰음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더라는...
  결국 잇몸 부위에서 피가 많이 난다며 사랑니 발치 수술 후 치료일정 봐서 한번 더 하는 것이 좋겠다는 간호사 분의 말에 일단 양치를 했답니다. 여러 번을 하는데도 핏빛의 이물질들이 떨어져 나오더만요(끝나고 나와 출근하는 동안 혀로 계속 앞니 아랫부분 뒤쪽을 만지작거리는 중입니다. 휑한 기분이 좋은 것인지 아닌 것인지 헷갈려진다는).

  그 뒤 의사(원장님)분께서 오셔서 X-레이에서 나타난 오른쪽 사랑니(7년 전에 발치했던 것) 옆의 어금니에 있다는 충치 부분을 확인하고 염증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사랑니 발치도 그렇지만 드러나 있는 다른 이빨의 충치와 곧 발치하게 될 사랑니 옆의 어금니에 대한 것보다 이 부분에 대해 더 관심을 보이더군요. 눈에 보이는 부위가 아니라 통상적인 치료가 어려울 것이라고... 신경치료로 가닥을 잡고 추후에 보자는 입장인데 최악의 경우 그 이빨도 뺄지 모른다고 해서 고민이에요.
  순서를 기다리면서 책자를 훑어보는데 임프란트에 대한 안내책자를 보니 장난이 아니더군요. 무심결에 읽으면서 등골에 소름이 느껴지는 것이...;;; 그런데 저희 심판부 배정담당하시는 총무님께서 이빨에 나사박고 바느질한 다음 일주일에 한번씩 치과에 나간다면서 저의 고충을 가볍게 묵살하시는 문자를 보면서 이분께서 임프란트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죠.

  이유야 어찌 되었건 금요일 사랑니 발치, 토요일 소독(그 이틀 학원수업은 다 한다는...), 일요일 학원일요보강은 빼는 대신 동대문에서 서울시장배 대회 심판 투입 결정... 그 이후로도 치과진료는 계속되겠죠. 최종비용이 얼마나 나올지 한번 정리를 시작해야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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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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