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출근 타이밍을 놓친 까닭에 끼니를 때우지 못한 상태에서 오후-저녁 내내를 수업으로 보내면서 이제 퇴근 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잠실구장에 나가 심판을 한 경기 보고 출근해야 하는데 몸의 균형이 맞아줄지가 걱정스러울 정도네요.
  시험이 끝난 뒤의 아이들에게 테스트 문제(멘사 아이큐 테스트)를 배부해서 풀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한 관계로 출근길에 교보문고에 들러 책을 구입했습니다. 엊그제 [시사 IN] 3호(그 전에 구입한 것은 1-2 합본호)를 구입해서 다 읽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어떤 것부터 부지런히 읽어야 할지 우선순위를 잡는 것도 만만찮을 듯 하다는... 아이들에게 지나가는 말로 "아직 읽지도 못한 책이 20권이 넘는다"고 자조섞인 투로 이야기했을 정도라죠. 하지만 그 책을 사면서 지승호 님의 영화감독과의 인터뷰 2탄으로 나온 책을 보고 바로 곁들여 질렀답니다. 다음 주가 지나기 전에 카드결제 계좌에 일정액을 옮겨놓아야겠네요.
  안 그래도 책 사놓은 것은 쌓여 가고 읽지는 못하고 있고 게으름은 점점 심해지네요. 흠...

  맞은 편 자리의 선생님이 그만두신다는군요. 애인 되는 분이 터키 쪽에서 지내신다는데 현지 연수와 학업-번역 업무를 병행할 기회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옆자리 선생님께서 퇴근길에 전해 주셨다는(어제 공휴일이라 막차 시간이 당겨진 것을 알면서도 늦게 나가는 통에 하마터면 막차를 놓칠 뻔했다죠)... 확실히 학원에서 사람들과의 만남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직 노트북 결제는 하지 않았는데 어제 퇴근하고 나서 부팅을 하는데 엄청난 하드 삐걱음이 들렸다는... 어찌 되었거나 이번 달이 지나기 전에 결정은 내려야겠네요. 출력 작업에 어려움이 있을진 몰라도(윈도우 비스타를 쓰는 분의 노트북이 네트워크 설정에 어려움을 제법 느끼는 것을 봐서)요.

  아침에 눈이 떠졌을 때엔 이미 보스턴 레드삭스와 LAA의 디비전 시리즈 경기가 진행 중이더군요. 4회 4:0이던가 했는데 한번 더 눈감았다 뜨니 끝나 버렸다는...;;; 뭐 리뷰고 뭐고가 없는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나가서 심판을 보고 학원에 출근해야 하니 디비전 시리즈 보는 것(내일은 뉴욕 양키스 :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콜로라도 로키스 : 필라델피아 필리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 시카고 컵스 전 예정이네요)은 전혀 못 볼 전망이네요. 쯔...
  금요일 밤 11시에 일이 끝나 퇴근한 뒤 토요일 아침 8시 수업을 위해 30분 전 출근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잠을 설치고 움직이려니 학원에서 공강시간이 없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주위 자리를 돌아보니 찜질방에서 밤을 보내고 나온 분도 계시고 다른 분들 공히 눈빛이 게슴츠레한 분들이 많으셨다는...
  아울러 아이들 중에도 금요일과 토요일 연달아 나와야 했던 이들이 첫 수업시간에 잡힌 까닭에 수업시간의 일부를 쉬게 해 주었다죠. 그래도 피곤한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공강시간에 노트북을 덮고 엎어져 있다가 눈을 비벼 자료작업을 하고 복사작업도 하고 MLB 사이트에 들어가서 문자-그래픽중계를 보다가 정오가 넘어 퇴근했습니다. 평소 자정 께, 주간근무 때 퇴근해도 오후 네 시 이후에나 퇴근하다가 오후 한 시도 안 되서 학원을 나서려니 고개가 갸웃거려지더군요. 퇴근길에 도시락집에서 늦은 점심 끼니거리를 사 갖고 들어가서 먹었음에도 오후 두 시 남짓...
  그대로 하루를 보내는 수도 있었지만 앞으로 4일 동안 한의원에서 침을 맞을 수 없게 되는 터라 목과 어깨 부위를 추스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겠기에 오후 3시 반 경 몸을 추스려 한의원으로 갔습니다. 침을 맞고 나니 어언 오후 4시 20분... 그대로 방에 돌아가서 잠을 청할까, 아니면 마트에 들러 생필품 몇 가지를 구입할까, 아니면 강남 쪽에 가서 책이나 음반에 대해 지름을 노려볼까 하다가 걸음 가는 대로 가 보자 하는 심정으로 지하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목요일에 구입한 [시사IN]을 보면서 가니 금방 삼성역에 도착하더군요. 일요일 심판일정도 없고 시험대비 보강도 없기에 다음 날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서 밥 시간도 놓치면서까지 부지런히 돌아다녔다죠. 돌아오는 길에도 읽었고 귀가 후 음반 리핑이라던가 MP3P에 옮기는 등의 일을 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기사들 중심으로 후딱 읽어버렸습니다. 일반 책과는 달리 잡지는 이런 것이 제게 장점이에요. 읽고 싶은 부분은 먼저 후다닥 읽기 편하다는 점... 그래서 가격이 그렇게 비쌀 필요는 없는 셈이 아닐지... 또 그래서 보관에 그다지 쉽다는 인상을 못 받는 것은 아닌지(가방에서 뺐다 넣다를 하는데 쉽게 구겨지더라는).

  코엑스몰에서 먼저 들른 곳은 레코드 점... (하도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였고 저도 가끔씩 보면서 즐겁게 보았던 터라 거기에 우석훈 님께서도 괜찮게 말씀하신) [커피프린스 1호점]의 OST와 엔니오 모리코네의 영화음악 OST 모음, 일본 그룹 Garnet Crow의 음반 하나와 일본 애니메이션 DVD 두어 편을 훑어 보며 머리 속에서 주판알을 튕겨 보았답니다. 무언가 지르기는 지르겠다는 마음은 있는데 책이나 또 다른 것들도 지를지 모르기에 먼저 들러 본 것이죠.
  그리고 들른 곳이 링코 몰... 구석에 놓여 있는 후지쯔 13인치 모니터 사이즈의 노트북을 들어도 보고(배터리는 빠져 있더라는) 포트 자리며 생김새 등을 꼼꼼이 훌어 보았죠. 현재 노트북 전문 사이트에서 가벼운 넘을 찾는 중이기에 그동안 후지쯔를 써 온 터라 다른 회사 것에는 손이 잘 안 가는군요. 뭐 노트북은 연말 경까지 두루두루 비교해 보고 결정해야죠. 다른 문구류는 연휴가 시작되는 관계로 당장 필요하진 않을 듯 싶어 그냥 나오기는 했지만 무선 마우스나 전자사전, 이어폰 등이 눈에 자꾸 선하네요...
  반디 앤 루니스에 들르니 눈에 들어오는 책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어깨 통증의 영향이 아니었다면 카드로 더 질렀을지도 모르겠었다는... 하지만 엊그제 받아놓은 상품권을 사용할 기회도 봐야겠고 해서 휘적휘적 지나치다 보니 어느 사이에 한 시간 반 가까이가 훌쩍이더군요.  결국 중학교 사회 교과서 출판사 2개 종으로 한 권씩, 지승호 님의 최근 인터뷰집(영화감독 쪽 말고)을 하나 질렀습니다. 거기에 송기호 님이 쓰신 [한미 FTA 핸드북]도 같이... 원래는 조르주 소렐이 쓴 [폭력에의 성찰(맞나?)]가 눈에 띄어 집어들었다가 '지금 책읽는 속도가 받쳐주나? 공간 정리를 어째야 하나?' 등의 질문이 떠올라 도저히 집어들질 못하겠더군요. 그래도 나오는 길에 [골목이 있는. 문화가 있는 서울]을 질렀습니다. 간간이 서울 시내를 걸을 기회가 생기면 저 책에 나와 있는 골목길을 일부러 찾아다니려는 생각으로 말이죠. 물론 그 길을 찾아냈을 때 이 책에 나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지만요.

  다시 한 바퀴를 돌다가 의류매장이 새로 생긴 곳이 있어 들어가 보았습니다. 무슨 신소재가 가미된 것인지 인기가 좋더군요. 긴팔 셔츠가 2~3만원 대 사이, 바지는 3~4만원 대, 재킷이나 코트는 8~13만원 대 사이더군요. 추동계용으로 이 정도면 괜찮은 것인지 확신이 서질 않아 그냥 나왔지만 코엑스몰 내 목이 좋은 곳이어서 그런지 꽤나 손님이 많더군요. 이번 연휴 때 가족에게 물어봐서 가격 대비 괜찮다는 느낌이 들면 코트를 한 벌 살까 봅니다.

  코엑스몰을 나오기 전 다시 레코드점에 들러 위의 목록들 중 Garnet Crow의 음반을 제외한 세 장의 음반과 DVD를 구입했습니다. 가넷 크로우의 경우 싱글 음반인 모양이더군요(혹시나 해서 구입하지 않고 퇴근한 뒤 인터넷을 확인함). 가넷 크로우... 2000년대 들어와서 우연히 애니동호회의 음악자료실에서 다운받아 들은 뒤로 그 음색에 빠져 헤매는 중입니다. 간간이 서양 쪽의 팝 음악에 대해 표절 시비가 나오고는 하지만 우리 쪽에 비하면 "노래"가 되고 나름 자기들만의 색깔을 살리고 있으니 특별히 내려다 볼 정도는 아니라는... 그렇기는 한데 사실 싱글 음반의 경우 표지가 깔끔하고 보기 좋지만 음악 수가 3~5곡에 불과한 데 비해 가격은 12곡 가량 들어가는 앨범 가격에 대비해 볼 때 공간 압박에 비용 중복인 느낌이 들어 구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죠. 사실 가넷 크로우의 음반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편이라(알라딘이나 교보 핫트랙 등에서는 싱글 쪽은 고사하고 앨범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간만에 보았을 대 구입을 했으면 싶었는데 싱글이라면 내키지가 않는다죠. 거기에 싱글 음반의 가격이 앨범보다 더 비싸게 책정된다면... ㅋ...ㅡㅡ;;;
   애니메이션 DVD로는 이미 전에 구입했던 [AREA 88]을 하나 더 구입했습니다. [스팀보이]를 살까 에어리어 88을 또 구입할까 갈림길에서 저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케이스... 역시 지름의 길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었더라는... 이렇게 되니 먼저 구입한 DVD는 다른 이에게 양도하는 것이 나을 듯 싶군요. 공간 문제가 또 압박이니...

  공간 문제는... 돌아오자마자 큰 바퀴가방(먼지가 꽤 쌓였더라는)을 열어 두꺼운 책을 몇 권 더 우겨넣는 쪽으로 일단 수습을 했습니다. 지승호 님의 인터뷰집 두 권에 전에 읽었던 책 두 권까지 해서 4권을 넣었다는... 그리고 읽은 책들 중에 보관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려운 넘을 서둘러 집어 내서 양도해야겠다는...;;;

  이제 잠을 좀 청해야겠군요. 게임 시디를 넣어두기는 했는데 구동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네요. 어쩌면 눈붙이고 난 뒤 다시 밖을 헤매는 하루를 보낼지도 모르니 말이죠.
1 
BLOG main image
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카테고리

모순을 인정하자 (551)
낙서(일기) (446)
베낀글들... (5)
스크랩 보관글들... (42)
심판(야구)일지 (13)
야구 이야기 (7)
감상-소감 목록 (7)

달력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3-29 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