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결국 지난 일요일의 배정은 비로 취소되고 일요일 하루는 방안에서 보낼 수 있었다(뭐 도시락 사러 나갔다 오기는 했지만 그 정도 가지고 외출이라고 하기엔 이제 너무 심드렁해져서). 그러면서 사진출력(야동 관련이라면 믿으려나...)을 우여곡절 끝에 몇 장 하고 교과서에 있는 사진자료를 스캔해서 저장하는 등의 일을 정리하니 어느 사이에 월요일 새벽...

  지난 주 학원 영업 시간 단속에 걸리는 통에 (학원에서 먹은 것이지만) 벌점을 먹고 그 영향으로 이번 주부터는 무조건 23시까지는 모든 수업을 마쳐야 한다. 22시까지 아닌가도 싶지만 최대허용치까지 치면 23시인가도 싶은가 해서 심드렁하게 지나쳤다. 안 그래도 수업시간도 단축되고 쉬는 시간도 줄어드는 통에 아래위층으로 부지런히 이동하느라 몇 계단이나마 뛰었더니 무릎이며 발목이 쉬이 안 좋아지는 느낌이란 참...
  퇴근 후 작업이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일찌감치 씻고 노트북을 켰지만 정작 꼭 필요한 작업은 뒷전이고 웹 서핑하며 유료 사이트 문제자료만 찾아 다운 중이다. 오늘이 1년 유료가입 만료일인데 연장을 해야 하나, 다른 문제 사이트로 갈아탈까 고민 중인데 참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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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판부의 카페에 들어가서 지난 금요일에 있었다는 정기모임의 후기를 확인했는데, 동대문구장 철거와 목동구장의 개-보수, 구의-신월구장 공사 진행과정에서 우리가 소속된 측의 의견이나 안배는 철저히 배제된 느낌을 받았다. 뭐 당장 연합회 대회를 진행하는데 있어 서울시내에 위치한 번듯한 구장을 사용할 수나 있을까 의심될 정도니까.
  전국규모 사회인 대회가 지방에서 열리게 될 경우 현지에 내려가서 경기를 진행하는 요원(8에서 9명 남짓 선정)으로 지난 해 선정되었다가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고사하겠음'이라는 언질을 했었는데 - 정작 지난 해 지방 내려갈 때는 전원 서울에서 내려갔다는 - , 올해에도 그런 성격의 요원을 선발하면서 내 이름은 빠졌다. 그래서 '홀가분하면서도 시원섭섭하다'고 댓글을 남기니 내가 삐진 것으로 느꼈는지 이유를 달아준 친절한 고참 심판원(회계담당 총무형)님... 이미 학원에서 중등부 레벨의 강사 노릇을 직업이라고 시작한 이래로 주 6일 근무에 시험기간이 되면 일요일이고 뭐고 없는 처지니 - 지금 하고 있는 쪽은 아예 여름 이후는 주 7일 꼼짝 마라 모드가 될 가능성이 큰 쪽이니만큼 - 지방행은 꿈도 못 꿀 상황은 내가 초래한 것이니 상관할 바 없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곳의 또다른 고참 심판원에게 돈 문제로 심한 배신감을 맛본 처지라 안 그래도 지금의 심판부 조직의 움직임이나 비전, 고여버린 듯한 느낌의 집행부에 잔뜩 실망하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 직접 나서 무언가 이야기를 해야 하나도 싶지만 몇 년 째 정기모임은 커녕 술자리를 같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내 자신의 생각이 객관화될 수 있을지나 의심스럽다는 -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떠나고픈 마음뿐이다. 그런데 정작 심판부에서는 언제 어떤 모양새로 떠나야 할까를 고민 중인데 학원 안에서 심판복을 입고 나타나는 것하며(바람막이 옷이나 트레이닝 재킷 정도지만) 심판경기 경력을 이야기하는데 잔뜩 호기심을 내며 이것저것 물어오는 사람들의 질문에 그 세계의 에피소드를 말해주는 일이 더 잦아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참 이상스러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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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근무하는 곳에서 내일 모레 설문조사가 있다고 한다. 신입 선생님들에 대한 평가를 학생(만이 될지 동료 강사까지 포함될지)가 이루어진다는데, 그 평가에 따라 올해의 계약 유지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는 모양이다. 최악의 경우라면 근무기간이 3월 초에서 불과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일 수도 모르겠다는 느낌을 전체회의에서 받았다고나 할까. 그런 것에 신경은 쓰고 싶지 않지만 요전 학원에서도 수업은 수업대로 자료는 자료대로 힘들게 만들고 남 좋은 일들은 다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학생 설문조사 결과의 부진으로 - 그리고 학년최상위레벨 팀장(수학과목)의 질시도 있었다는데 알 도리는 없다는 - 1년을 채우고 떠나야 했던 기억때문에 즐겁진 않다.
  그래도 지금 일하게 된 곳에서는 바쁜 와중에 업무(문제출제라던가 잔무에 해당하는 부분)적인 부분에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큰 탈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하지만 - 을 제외하면 자신 스스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나 할까. 수업 진행 도중 아이들이 힘에 부쳐 하는 모습을 보여도 내 불찰이나 내 단점 - 혀가 짧은 영향인지 말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다 보면 중간중간 새는 경향이 있음을 최근에 알기 시작했다. 교재연구도 한답시고는 하지만 뭔가 매너리즘에 빠져 실수가 잦아진다는 느낌도 들기 시작했고 -  때문이 아닐까 하는 성찰이 생기기 시작한다. 목소리 크다고 일 잘하는 것은 아니니까.
  문제를 만들고 어쩌고 해야 하는데 싶으면서도 지금까지 읽은 책(읽지 못한 것이 더 많지만)들을 그런 부분에 소모(?)해야 하는가 싶은 자조가 드는데 달리 대안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신문기사 퍼오는 것은 너무 뻔한 짓으로도 느껴지기에... 지난 번 반편성고사 문제를 만든답시고 사회 쪽 몇 문제를 만들어 옆자리 선생님께 드렸는데 나중에 나온 것을 보니 한 문제도 포함이 안 되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한 것이었으려나. 아니면 중학생 아이들에게 적용하기에 틀이 안 맞은 것이었으려나... 일회성 소비나 다름없게 되어 버린 듯한 신문기사를 쓰는 것보다야 낫지 않을까도 싶은데... 천상 [시사 IN]과 같이 소중한 기사들을 이런 곳에 써먹어야만 하는 것일까? 하긴 내가 읽어낸 책들의 내용을 문제에 써먹기엔 텍스트의 길이가 너무나 길거나 세칭 "주류"의 세계에는 무리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고시원 책상에 3단으로 쌓아올린 책들의 면면을 보면 누가 봐도 "주류"로 인정받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겠다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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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승호 님이 신해철 씨를 인터뷰한 [신해철의 쾌변독설],  마지막 날의 인터뷰는 설렁설렁 넘어간 느낌이었지만 어쨌든 다 읽었다. 중간의 몇 대목은 현 사회의 문제의식과도 닿아 있어 문제화하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만 과연 써먹을 수가 있을진 고민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책에서 얻어낸 귀중한 생각의 파편조각들을 아이들의 시험대비용 문제로 사용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가책이 느껴지니 말이다.
  어찌 되었건 지젝의 책을 읽던 중에 순서를 바꿔 최대한 빠른 시간에 독파를 한 것이니 자조 정도는 해도 될 듯 싶다. 오늘, 아니면 내일 중에 서점에 가서 지름신이 명하실 또 다른 책이 없는지 찾아볼까도 싶다. 보통 오프라인에서 선호도를 체크하고 온라인(포인트 등을 고려해서 보통 [알라딘]에서) 으로 지르는데 [신해철...]은 오프라인에서 지를 정도로 급하게 샀던 것으로 또 그런 느낌이 드는 넘이 나올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이미 한 번 읽었던 책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읽는 것도 나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만 읽어가지고 그 책 안에 들어있는 생각의 정수들의 날줄과 씨줄을 나의 생각과 완벽하게 엮어내는 것은 힘들 테니까. 그건 그렇고 베껴쓰기에 착수한 책이 두엇 있는데 확실히 시간내기가 쉽지 않다. 이 글을 올리고 나면 새벽 5시. 교과서의 그림이며 사진을 몇 장 스캔하고 정리하면 어느 새 6시가 될 테고 출근시간을 고려하면 그 때쯤에는 잠에 들어야 할 테니까.

  이번 주 내내, 새벽은 계속 쥐약먹은 시간이라고 느껴졌다.
  학원의 수업이 많은 날, 일찍 귀가할 수 있었는데 소루한 일로 인해(노트북이 한 번에 종료가 되지 않는) 또다시 전철 한 정거장 거리를 걸어가야 했던 날, 거기에 전날 도착한 복합기를 세팅하고 스캔 작업을 해 놓느라 부산했던 새벽을 보내야 했고, 학원의 법인 변화로 인해 졸업증명서를 떼러 모교에 가고 간 김에 크게 돌아서 코엑스몰에 들러 교과서와 몇 가지 문구를 구입하고 이동하느라 몸에 진을 뺀 날, 일찍 퇴근해도 그만이었는데 사람이 고파서 잠시 맥주 한 잔을 기울여야 했던 날... 간신히 어제가 되어서야 퇴근 및 귀가 후 비교적 괜찮은 컨디션에서 스캔 작업 및 문제자료 다운로드에 열을 올릴 수 있었다. 더해서 이번 일요일 배정된 구장의 경기일정을 확인도 하고...
  하지만 어째 예전처럼 한가할 때(백수일 때도 한가했지만 이전 학원에 다닐 때도 수업에만 전념했을 때는 다른 작업을 할 일이 없었기에) 새벽 시간을 노닥거리면서 보내고 즐기던 느낌을 잃은 듯 싶다. 가족들 말마따나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것이 맞나 보다. 무슨 복합 *** 를 사서 끼니 때마다 먹으라는데 그나마도 출근 시간에 겨우 맞춰 나오기 바빠서 약 한 상자 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작업에 있어서는... 이번에 내신대비에 사용되어야 할 문제들로 중3 쪽 국사 부문에 고난이도 및 서술형 문제를 추려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일단 다운받아 놓은(유료 사이트에서 정상결제하고 받는 것이니 태클사절) 문제들 중 일반사회나 국사 가리지 않고 끄적여 보는 중인데 여차하면 경기권이나 훨씬 이전 문제들에서도 작업을 해야 할 듯. 이전 학원에서 챙겨놓은 자료 중에 1학기 중간고사 부분은 서술형 문제도 있으니 선별을 미리 해 놓으면 어찌어찌 해결될 듯도... 하지만 반편성고사 문제라던가 교재작업은 그다지 계획을 세워놓기가 쉽지가 않다. 지난 번에도 텍스트만은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지도나 표가 들어가는 문제들은 만들지 못해서 한소리 들었고 결국 옆자리 선생님이 자기가 대신해 주는 생색을 내게 했으니... 무엇보다도 힘이 겹다 싶은 것이, 평소에는 내 스스로의 생각을 가다듬고 감상에 빠지고 세상을 읽어내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독서를 해 오던 것이, 요즘은 어째 책을 구입하거나 지름의 충동을 받거나 하는 것이 (앞에서 말한 그런 의도로 찾는 것이라고 해도) 결국 입시 때 써먹을 수 있을까 없을까 하는 기준이 추가된다는 점이다. 과연 수업을 받는 아이들이 그 내용들을 자신의 소양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가능한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특목고 입시에 적용해서 "맞는 답을 구술할 수 있는 레벨로 끌어올리는"데 지향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내신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내심 내가 읽고 있는 책이나 잡지 기사들에 적용하는 시니컬한 개인적 관점이 아이들의 가치판단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는데 그 많은 아이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도 [흠좀무]이긴 하다.
  지난 목요일 진행하지 못한 수업에 대해 (놀토, 학교들이 격주 휴무라는 점을 이용해서) 오늘 오후 한 시에 보강을 실시했다. 그래도 자정에 임박해서 수업할 때와 달리 아이들이 정상적인 아침을 먹고 와서 편하게 와서 한 타임만 집중하면 된다 싶어 그랬는지 수업에 따라와 주는 부분과 이해해 주는 속도가 잘 따라와 준 것 같아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고마울 따름이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모든 수업이 이렇게 되었으면 하는데 그건 욕심이겠지.

  주초, 화요일에 구입한 책들 중 지승호 님이 신해철 씨를 인터뷰한 [신해철의 쾌변독설]을 읽고 있는데 그전의 다른 책들에 비해 읽어나간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뭐 모교에 가는 동안, 그날 전철을 타고 삼성동에 갔다가 다시 출근하는 동안 읽어나간 부분이 꽤 차지하겠지만 그래도 다른 책들에 비하면 인터뷰집이 술술 읽혀준다. 지젝의 [전체주의가 어쨌다구?]는 이제 겨우 절반을 어정쩡하게 넘어갔는데. 지젝의 책은 경구나 문단을 끄집어내는 용도로서 활용해야 하는가 하는 좀 게으른 생각이 들곤 한다. 특정 문단은 세번 네번 곱씹게 할 정도의 적확함이 돋보이는데 어떤 문단은 내 자신의 지식과 소양부족을 한탄해야 할 만큼 난해하니 말이다.

  내일 배정... 비가 온다고 하지만 배정받은 구장은 배수가 잘 되는 곳이니 엄청 쏟아지지 않는 이상 경기는 진행되겠지. 설령 쏟아져서 한 두 경기 못한다고 해도 마지막 경기가 아닌 이상 오후 끝까정은 있어야 할 듯... 학원 내에서 작업할 시간이 원활치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일요일 심판배정도 조정(시험대비 기간이 아니어도)해야 할 듯 싶고 설령 배정받아 나가더라도 몸에 심한 무리가 갈 정도로 혹사하지 않아야 할 듯 싶다. 그건 그런데 기사 써주는 일은 어떻게 해야 할런지...;;;;;; 
  어제 심판일을 마치고서 같이 배정된 분들과 돌아오는 길에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뭐 오늘이 제 생일 - 솔직히 87년 6공화국 체제가 들어선 이후 제 생일이 5년에 한번씩 오는 대통령 취임일과 겹치는 기분은 좋지 않아요 - 인데 그냥 헤어져서 방에 돌아와 개인정비하고 맞이하고 싶진 않았거던요. 제가 밥값 내겠다고 설레발쳐서 마침 오전에 타 구장에 배정되어 경기를 치른 후 오후에 저희 심판부 자체 강습일정을 소화한 다른 한 분을 콜해서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결국은 4인분 밥값을 지불했습니다).
  동료 심판원 분의 차를 같이 타고 **대 근처의 식당으로 향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강습일정을 소화하고 오신 다른 분과 합세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글쎄 무엇이라 표현하기 어려운 심정을 느끼게 되었다죠.

  뭐 지난 해 있었던(저희 카페에 올라오지 않았던) 고참 및 기존 심판원의 실수-오심에 대한 건, 현재 심판부를 움직이고 있는 실질적인 운영 주체의 현재를 보는 문제 의식 및 새로이 심판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자 하는 신입 심판원에 대한 교육 진행 방식, 기존 심판원들에 대한 확실한 재보수교육 등에 대한 의지며 생각들,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근 십여 년 가까이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전국 및 서울 지역) 야구연합회 심판부라는 위상에 걸맞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다른 심판조직과의 차별성은(혹은 장점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다는...
  가장 압권은 이것이었으려나요... [4심제에서 1루에 주자가 나가 있을 때 1루심이 어느 위치에 자리잡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고참 심판원이 [3심 내지 4심제에서 3루심이 타자주자 내지 1루주자가 안타 외 기타 여러 상황에서 3루로 진루를 시도할 때 어느 포지션을 선정하는 것이 옳은 포메이션인가]를 주장하는 것... 제가 그다지 많이 볼 기회도 없던 MLB 경기(우리나라 프로야구 경기는 무시)에서 3루심들의 그럴 때 포지션은 그야말로 "정형이 없습니다." 그럴 수가 없죠. 어느 곳 한 군데가 제일 좋은 곳이라고 해서 그 위치에 맞게 송구가 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주자들의 슬라이딩이나 야수의 위치도 그렇고... 하지만 주자가 1루에 있을 때는 상황이 하나잖아요. 바로 1루 견제! 그것을 정확하게 보려면 어느 정도 1루에 근접해서 투수의 견제 모습과 투구 모습을 살피고 1루 베이스에서 견제 플레이가 발생했을 때 태그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거리와 각도를 잡아야 하는데 1루 베이스 뒤 10m 뒤에서 꼼짝도 안하는 분이 3루심의 고정 위치를 물어보다뇨...;;; 뭐 공부하는 것이야 좋은 것이지만 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생각에 밥이 넘어가는 위와 장 속에서 온갖 허탈한 쇠소리가 우러나더라는...

  사실 요 2주 간(그렇게나 새벽-아침 영하의 날씨에 무거운 장비가 들은 바퀴 가방을 끌고 나서는 것이, 심판복만 착용하고 아침 해가 뜨고서 한참이 지난 오전 9시 경에 강습 장소에 도착해 오전은 규칙 토론이네 실내 교육이네에 보낼 수 있는 것에 비하면 상당한 부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자체 강습에 참여하지 않고 배정을 받겠다고 배정담당 총무님께 요청한 까닭은 지난 12월 학원을 나온 뒤 새로이 구직이 되지 않아 슬슬 재정 사정이 악화되지 않을까를 걱정한 개인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위 문단에서 느껴지는 문제에 대해 우리 심판부의 운영 주체들이 "말로만 걱정할 뿐 뭔가 구체적인 행동은 오히려 그것을 고려하지 않는 단선적인 모습이다"고 느끼기 때문도 있었답니다. 그러한 부분을 지난 해 교육 때부턴가 느끼기 시작했는데 지난 해 진행되는 모습 속에서 별로 발전되는 느낌이 들지를 않더라고요.
   앞으로 자체 강습을 시행함에 있어 일정 문제(내년부터는 1월에 교육을 실시하는 쪽으로 결정하셨다고 들었습니다만)와 더불어 교육 커리큘럼과 평가 시스템을, 그간의 모습보다 더욱 체계화하는 의지와 노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는 있는데 - 사실 다른 심판부 조직들 중에는 그러한 노력을 눈에 보이게 가시화하는 곳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아는데...  - , 정작 제 자신이 보태기에는 의지가 약해지기 시작하고 있네요. 어쩌면 제 스스로가 그동안 "운영-관리자"로서의 입지를 가지고자 하지 않았기에 따르는 원죄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이젠 내부 비판자로서 의견을 제시하기도 지쳐 버리고(간간이 전화 상으로 투덜대는 정도까진 하지만 그 선을 넘지는 못하고 있다죠) 애시당초 학원 강사 쪽의 일에 접어들면서 정기적인 저녁 모임에 참석도 하지 못하고 결국 일 년 내내 모임 한 번 나가보질 못하니 발언할 기회도 없이 그냥저냥 지나가야 하는 입장...

  어쩌면 지금 일하기로 잠정 결정된 학원의 일정대로 따라갈 때 여름 이후로(여름 이전은 시험 기간 중 보충일정 잡힐 때 빠지는 통상의 일정대로 가겠지만) 수업이 더 많아져서 아예 심판일정에서 빠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을 더욱 기뻐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심판으로서의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서로 간의 보조는 점점 안 맞아지는데 마음마저 조직에 마음붙이지 못하는 꼴을 만들고 있는 것을 보려니 속이 터져요.

  처음 마음먹기로, 또 그렇게 약속을 잡기로는 내일 뵙기로 했는데 갑자기 그분의 약속이 바뀌어졌다며 오늘 오는 것이 낫겠다고 해서 나름 채비를 해서 나섰지만 속 안좋은 것에 무협TV 프로그램 하나 끝나는 것을 기다리고 나가느라 처음 생각했던 시간대(점심시간 딱 맞춰 도착하고자 했음)에서 늦게 도착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래서 밥 같이 먹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고 레몬에이드 하나 얻어마시고 공짜 관람 기회 얻는 것에 만족했다는......

  국립중앙박물관에 학예연구사로 계신 예전 만화(애니)동호회의 지인 분과 꾸준히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던 중 근 4년여 만에 오프라인에서 뵈었습니다. 학원일을 본격적으로 임한 뒤로는 저녁 약속이 잡힌 적이 거의 없었으니 맞을 거에요. 이분께서도 대학 졸업 후 처음에는 경주박물관에 계시다가 서울 쪽으로 근무지를 옮긴 뒤 힘든 외지 생활하면서 일복터진 모습(?)을 보이고 계신 터라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지내면서도 얼굴보기가 참 힘들더군요. 그래도 문자를 주고받은 끝에 입구에서 눈길 마주치자마자 서로 아는 척을 할 정도는 되는 것을 생각해 보니 기억이라는 것, 믿을 것은 못되지만 그렇다고 못믿을 정도도 아니겠더군요. 어려서부터 친구로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지만 적당히 간격이 떨어진 편한 사이다 보니, 속에 있는 말 없는 말을 적당히 털어놓고 자기 세계에서 벌어지는 뒷일들을 뒷담화하는데 별로 부담이 없네요.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편하게 이야기를 즐길 수가 있었다는...
  국립중앙박물관... 전에 경복궁 시절에 한 번 출입한 기억이 얼핏 나는데 그때는 이 정도 규모는 확실히 아니었을테죠. 휘적휘적 둘러보는 정도였는데 어느 사이에 3시간 가까이 발바닥이며 발목이 쑤실 정도로 다녔다는... 그분 말씀이 박물관에 전시되는 유물은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유물의 최대 1/3, 최소 1/10 정도의 분량이라고 하니 그것들이 모두 박물관의 자리를 차지하고 관람객을 기다린다고 하면 하루 웬종일 발품팔아도 역부족이겠죠? 사실 유물이나 부장품을 하나하나 뚫어져라 쳐다보기보다 박물관의 벽 곳곳에 걸린 안내문구들을 통해 그동안 부족했던 지식을 좀더 채웠다는...

  오늘은 이곳... 내일은 용산의 전쟁기념관을 들러볼까 합니다. 명색은 기념관이라는데 어떤 차이가 있을지... 기대에 어울리지 않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경험은 필요하겠죠. 한번 경험으로 사생결단이 나는 것만 아니라면 고생은 사서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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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문자가 왔습니다. 이번 주도 지난 주와 동일한 곳에 동일한 인원 수(저 빼고는 다른 분들로 배정됨)로 심판을 배정한다는 문자 연락... 그러면서 지난 해와 달리 올해는 팀별 배정으로 하지 않고 운영총무님이 일괄배정한다는군요. 역시 해가 가면 갈수록 인원이 확충이 안 되는 형편이니 힘들 만도 하겠다는... 사실 저도 올해는 학원강사 일이 되었건 다른 일이 되었건 다소나마 안정적인 자리만 구해지면 심판일을 바로 쉴 각오를 하고 있으니 잠정적인 피해를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겠지만 말이죠.
  내일은 여차여차 보내고... 글피인 일요일인 심판 배정... 그럼 토요일엔 대학야구동아리 커뮤니티 일년리그 개막경기를 구경가는 것이 가능할지도... 어차피 면접 건이 눈에 잘 들어오는 것이 있다거나 연락이 잘 오는 것도 아니니 다음 주초 2MB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면 집에도 한번 들러두는 것이 나쁘진 않겠네요.

  결국 봄 되기 전에 백수 모드 탈출에 실패하면서 심판일을 하는 것을 피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일단 내일 자체 강습 참가냐 실전 배정이냐를 놓고 윗선에서 고심한 모양이던데 일단 일산 쪽으로 배정이 확정되었답니다. 총 네 경기 예정인데 다른 지역의 경기도 있기 때문인지 강습 인원에 여유를 못 느껴서 말뚝을 세울 생각이었다더군요. 다행히 어제 하루종일 골골대던 중 문자가 다시 날라왔는데 한 사람이 더 배정되어 총 3명이 4경기를 소화하는 쪽으로 결론지어졌다는... 하지만 또 만약의 사태가 벌어지면 알 수 없는 노릇이겠죠.
  그나마 이런 상황의 전개가 다행이라면 팀 블로그 쪽에 심판일지를 끄적일 기회가 이어진다는 정도일까요? 하지만 내심 심판일을 쉬고 싶은 마음이 적잖이 있던 처지에서는 즐거워할 까닭이 안 생기네요.
  그렇기는 해도... 또다시 새로운 야구시즌이 다가왔다는데 설레임을 가지는 정도로 자족해야 할지도요.

  설 연휴가 지나면서 구인정보의 양이 조금 늘어났네요. 하지만 지난 두 달 여 동안 생활리듬의 파괴 속에 책읽기에도 등한해지면서 가르치는 감각이 무뎌지다 보니 온라인지원을 클릭하기도 점점 더 망설여지는군요. 이번 주중에 방안에 틀어박혀 지냈는데 오늘은 서점에 가서 책을 사오던가 읽던가를 할까 봅니다. 우석훈 님의 인터뷰집이 곧 나오거나(이미 나왔는지도) 그분의 근간 작들이 곧 나올 모양인데 들러 봐야죠.

  백수 상태에서의 나날들 중 오늘은 그나마 낮 시간대에 눈이 오래 떠져 있었습니다. 오후 두 시 경에 밥을 먹고 계속 실내에서 왔다갔다... 그러면서 강사 구직 창에 계속 눈길을 두는 한편으로 다른 사이트들을 오가기도 하고 간만에 공중파 TV 뉴스를 보았네요.
  [시사 IN] 인터넷판의 지난 기사들을 훑어보면서 한때 관심이 있었지만 세월 속에 잊었던 책이라던가 DVD 등을 파악한 다음 알라딘 사이트에서 찾아 보관함에 옮기는 작업을 했습니다. 너바나의 언플러그드 공연실황 DVD라던지 한윤형 님이 언급한 슬라보예 지젝의 저작이라던지 참 쏠쏠한 것들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하지만 당장은 구하기는 어렵겠죠. 공간 문제와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일자리가 구해져서 안정만 찾으면 책장을 놓을 수 있는 월세방 개념의 원룸이라도 구할텐데... 확실히 강사일이라도 일찍 시작했더라면 지금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데 되었더라도 지금이 더 좋았기는 어려웠을지도... 하여간에 오피스텔 월세 개념이라도 가능하면 좋겠기는 하지만... 뭐 그렇게 되는 행운이 따르더라도 인터넷 연결이라던가 기타 세간살이 등을 생각하면 비용부담은 꽤 되겠네요. 결국 로또가 답일런지도...;;;

  심판으로서의 생각을 쓰는 곳은 요즘 팀 블로그로 함께 하는 곳에 남깁니다. 이곳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기에 그곳에 쓸 때는 왠지 모르게 자기검열을 더 하게 되는 느낌이라죠.

  강습이 시작되는 날이 이번 주 일요일과 다음 주 일요일인데 바로 이번 주 일요일에 리그 경기가 잡힌 곳이 있네요. 배정 쪽이 될지 강습 쪽이 될지, 강습 쪽이더라도 예년처럼 조교 역할이 될지 그냥 같이 부대끼면서 뛰고 콜업하는 쪽이 될진 아직 모르겠네요. 뭐 어쨌거나 내일 내지 목요일 쯤에 심판복을 세탁하고 가방에 쌓인 먼지를 스프레이를 이용해서 털어내고 가방 안의 프로텍터 등을 닦는 등의 정비 작업을 해 두어야겠네요.

  오늘 이력서 놓은 곳에서 (혹시라도) 연락이 올 것을 생각해서 오늘 내일은 교과서 교재들을 좀 읽어둘까나요...
  일요일 체하고 몸살감기가 도진, 한마디로 최악의 몸상태에서 직전보강 수업을 진행하고 나서 느낀 점. -> 어떻게 수업을 해도 할 넘들은 하고 안 할 넘들은 안 한다!... 였습니다.
  그래서 어제와 오늘의 직전보강 네 타임의 수업은 제가 직접 단원이고 문제고 설명해 주고 풀이해 주고 하는 방식을 버렸습니다. 두 시간 동안(또는 수업 두 타임 동안) 그저 문제와 페이퍼 던져주고 "너희들이 공부하고 스스로 부족하다 여기는 것, 이것에서 막히는 것이 있다고 느끼는 것을 질문해라. 질문할 것이 없거나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무 말없이 집에 보내주겠다(협박이 아니라 정중하게, 수업에 빠져도 상관없다는 의미). 안 됐지만 시험범위에 관련된 주제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만 허락하겠다." 운운으로 이야기하고 저는 두 시간 내내 침묵을 지켰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개별 문제나 개별 주제들을 가지고 질문을 하는 경우에 개인을 상대로 이야기하거나 전체를 상대로 두어 가지 알려 주는 정도는 해야 했죠. 어쨌거나 그 전 같으면 직전보강 세 타임 수업이면 시험에 나올 수 있는 문제유형 모두 다 한 번 더 짚어주고 요점 떠들어 대고 문제분석을 해 주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일 년을 부대껴 온 녀석들이다 보니 평소에 제가 떠들어 댔던 방식을 겉으로나마 수긍해 주고 따라주더군요.
  평상시 수업 때 시험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단원에서 50% 이야기하고, 시험대비 수업 때 한 번 더 하면서 50% 확인에 30~40%를 추가 이야기, 시험대비 직전수업 때 그것들을 확인하면서 남은 10% 찾아보기라는 식으로 운을 뗐었죠. 지금 다니는 곳에 와서 그동안은 최소한 제 월급 값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 많이 말하고 풀어주고 난리를 쳤는데 이제서야 어깨에서 힘이 빠지려나 봅니다.

  하지만 여전히 감기는 다 낫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 아니 이번 달에는 묘하게 몸조심을 해야겠다죠. 지난 2일에 분당을 못 간 것에 따른 연쇄작용이라고나 할까. 9일에 학원에서 직전 수업을 마친 뒤 바로 분당에 가서 보강수업 한 타임을 치러줘야 하고, 16일에는 집에 들러 저녁을 먹을까 하는데, 하필 이번에 가입의사를 밝힌 대학야구연합 동아리 오비팀에서 연습게임을 잡아놓은 날짜와 시간대가 16일 오전이라는(그것도 또 분당... 신촌에서 거리만 얼마냐...;;;)... 갈 수 있을지 없을지부터가 고민이네요. 시험대비 일정을 보아하니 14일까지만 소화하면 끝날 듯 한데 심신이 축나는 것을 생각하면 연내에는 무리한 움직임은 삼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날도 춥고) 오히려 일정폭발이네요. 8일에는 대학야구연합 커뮤니티에서 일년 리그 4강전 두 경기가 잡힌다는데 저는 못 간다고 배정담당 총무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수업이 있으니 뺄 수가 없는 것이죠. 결승 일정도 (일요일이 잡혀도) 저는 배정에서 빼는 쪽으로 이야기를 했다죠. 어찌 되었건 "심판"으로서의 일은 당분간 메모리에서 빼 둔 채 쉬고 싶으니까요. 물론 그 운명의 "8일"에 심판부 송년모임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야겠지만.

  그건 그렇고... 유니폼이며 개인 장비(글러브는 있지만... 방망이나 기타 물품이 무엇이 필요하려나...;;;)를 구입하는데, 그리고 팀 장비를 구입하는데 회비가 얼마 더 지출되려나도 생각이 번뜩이네요. 그간 별러왔던 수입이 좀 생겨야 하는데...
  마음은 안 그랬는데 사흘 동안이나 블로그를 쳐다보기만 했네요. 뭐 ****은 재개장하는 척 했지만 다시 휴면 상태로 들어갈 생각인데...

  지난 주 목요일 일어난 허리통증의 여파가 꽤 길게 갑니다. 지난 주 목금토요일, 이번 주 월화수금으로 침을 맞고 파스붙이고 했지만 움직이면서, 또 책을 읽거나 하면서 흠칫흠칫 느껴지는 징후에 놀라게 되더라고요.
  더구나 지난 주 시험대비에 들어가면서 오히려 작업량은 더 늘고 자세는 더 나빠지는 와중에 학원 O.T에 이번 주에는 설명회까지 있어 아침부터 법석을 떨어야 했기에 추워진 날씨에 아주 제대로 아플 일이 걸렸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이번 주 일요일(25일)은 학원 보강 스케줄을 뺐습니다만 심판으로서 배정되는 것도 빠지겠다고 했습니다.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심판을 보며 움직이거나 자세를 취하다 몸이 한 번 삐긋하기라도 하면 대책이 없으니까요. 그라운드에서 아프다고 누가 챙겨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가족과는 떨어져 지내고 있는 처지니 이래저래 혼자 몸을 건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죠(가족 생활비 부쳐주는 것은 예외).

  한 번 읽었던 책을 다시 집어들었습니다. 우석훈 님의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를 말이죠. 일부 학자들의 이론에 대한 설명에서 아직도 막히는 부분도 있지만 역시 경제 부분의 비전공자로서 느끼는 것이겠거니 하고 슥슥 넘어가는 중입니다. 한 번 더 읽은 다음 [아주 특별한 상식-NN], 5권으로 넘어가야죠. 지승호 님이 장하준 씨를 인터뷰한 책도 나왔던데 그것까지 구입해서 부족한 공간에 끼어넣을 방도가 당장은 없다는 것이 유감.

  주문을 넣고 결제한 지 장장 3개월여 [공급사출발] 메시지만 보여주고 있던 모 사이트의 배송관련 창에서 드디어 [발송준비중] 메시지가 떴습니다. 일단 국내의 사이트 회사엔 도착했다는 뜻으로 봐도 되겠죠. 이미 추워질 대로 추워진 마당에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잘 하면 늦어도 다음 주중에는 받아 입을 수 있을 듯.
  위의 물건들이 예상했던 시기에 도착해 주지 않아 단조로운 복장(애들이 무슨 옷들을 입는지 알아챌 정도)으로 출퇴근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결국 오늘 에어워크 사의 보드복 상의를 질렀습니다. 한 달 가까이 안 지르고 잘 버텨왔는데 도리가 없겠더군요. 그나마 제가 가지고 있는 카드로는 결제가 안 되는 사이트라 바로 실시간 계좌이체로 지른 탓에 "카드지름신"은 뫼시지 않았다고나 할까... 한 벌 다른 종류의 코트로 더 지르려고 했는데 위의 물건들이 발송 단계에 들어갔다는 메시지를 보고 유예를 해 놓았다죠. 안 그래도 지난 해 겨울에 실패한 지름 건도 하나 있어서 겨울옷을 온라인으로 지른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중이라는(사이즈를 생각보다 넉넉히 입자고 한 사이즈 더 크게 질렀는데 너무 커서 주체가 안 되더군요)...

  이번 일요일 쉬는 날을 맞이하게 되면 무엇을 할까 제대로 고심 중입니다. 그동안 너무나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학원-숙소만 오다가다 하다 보니 몸이 점점 게을러져 가는 느낌. 몸살 기운에 허리도 안 좋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피곤하긴 하지만 다른 분들 심판보시는 곳에 들러 캔커피라도 하나씩 사 드리고 휘적휘적 다녔으면 싶어요. 지난 달 사두었던 서울시 골목길 관련 책을 가방에 넣어둬야 겠네요. 그러면서 시간 나면 힘들더라도 몇 군데는 돌아다녀 보기라도 할까 보다는... 물론 마음 속의 계획대로 실천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지만.
  모처럼 이부자리에서 뒤척이다가 12시 경에 방을 나섰습니다. 조만간 더 일찍 나설 일이 있겠죠. 노트북 기존 넘의 전원->배터리 충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 점검과 새 넘의 전원 어댑터 여분 하나 더 구하기(생각 중이지만)를 위해 말이죠. 용산서비스센터의 운영 시간은 일명 "나인 투 파이브(오전 9시~오후 5시)"니까 아침에 부지런을 떨어야겠다죠.
  강남 교보를 갈까 광화문을 갈까 고민하다 광화문에서 버스를 내렸습니다. 시간의 소요문제도 있고 은행에 들러 통장정리도 해야 하니 번잡하겠더라는 생각이 나서요. 강남으로 가면 문보장 돌면서 지름신의 속삭임을 받는 재미가 더 쏠쏠한데...;;;

  코앞으로 다가온 수능과 학교들의 기말시험대비용 교재들이 차지하고 있는 진열공간을 헤집어 이 책을 찾아다녔습니다.
  [당신의 스무 살을 사랑하라], 김현진.
  저야 뭐 이제 꺾어진 70대를 넘어 꺾어진 80대를 향해 가고 있는 중이고 더구나 남성이라는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있어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석훈님과 [시사IN]에서 언급된 것도 있고 해서 찾아봤다죠. 휘휘 둘러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어 고객용 검색전용 컴퓨터를 이용, 자리를 확인했답니다. 그리고 확인... 책을 집어들어 몇 구절 내용을 훑어보았지만 결국 계산대로 가져가진 못하겠더군요.
  출근시간까진 약 한 시간 가량의 여유가 있어 주로 서가들을 훑으며 지나다니는데 눈에 확 들어와주는 책은... 전에 구입했다가 양도처리한 [한비자]의 다른 판본이었습니다. 알라딘에서는 품절인지 절판인지라는데 한 권이 보이더군요. 하지만 가격이 무려 25,000원... 아직 읽지 못한 책들 무더기에 또 한 권을 더할까 하는 지름신의 속삭임이 있었지만 결국 집어들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면서 일어서는데 우~~직...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바로 그 책을 확인하기 위해 앉았다 일어서는 제 무릎 소리... 앞뒤가 모두 뻐근하더군요. 나이가 많아진다는 것에 더해 운동부족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죠.

  [세계사 오류사전]이라는 넘도 나왔던데 몇 장 보다가 그대로 놓았습니다. 역사에 대한 아무 이해 없는 이들이 그동안 상식처럼, 외우기용 지식으로 들어왔을 사람들에게야 그러한 오류의 지적이 옳겠지만 명색이 전공자에 가르치는 일까지 하는 이에겐 책의 거의 전부가 새로운 것이 아닌 이상 별 의미가 없을 듯한 내용이더군요. 마찬가지로 무슨 유명인사들의 유언들만 모았다는 책도 마찬가지로 한 인물에 대한 내용만 본 뒤 던져 버렸다는...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 11월호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이건 아직 안 나온 모양이더군요. 미몹의 어느 분 말마따나 출판사 내부의 문제가 있는지... 사실 [월간 야구]도 우여곡절 끝에 창간되어 두 달인가 한 달인가는 사보기도 하고 한 달 치는 연합회 과장에게 얻어서 보기도 하는 등 서점에 나오면 관심있게 후속물이 나왔는지, 내용은 어떤지를 확인해 왔는데 이넘도 내부 문제가 있는지 눈에 안 띄네요.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잡지 독자층에 한계가 다다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는. 우석훈님도 [시사IN]이 좋은 상태는 아니라고 하시는데 어쩌면 우리들에게 양식이 될 좋은 것들은 점점 위축되어 가고 지키기도 쉽지 않은 날들만 앞에 깔려 있는 것인가 하는 불안감만 서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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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도 근 2주 간 나갔던 일산의 **중학교로 배정입니다. KBO 총재배(일요일 시작)에 티브로드 결승전(토요일), 그리고 통상의 예정대로라면 이달 중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KBO 심판학교 과정(금토일 4주간... 원래대로면 적어도 5주에서 6주는 가야 하는데...)도 있고 해서 배정담당하는 총무님의 골이 많이 아프겠다는 생각이라죠. 거기에 저같이 그동안 사생활 포기모드로 지내면서 심판일에 힘을 보탠 이도 어제 "이 일을 언제 쉬게 될지 모르겠다"는 문자를 띄우고 그랬으니...
  하여간 이번 주와 다음 주가 지나면 시험대비에 다시 들어갈 테고, 그렇게 되면 연말 모임(망년회) 때나 심판부 사람들을 볼 기회가 올 것 같은데 앞으로의 여정에 대해 잘 생각해 두어야겠어요.
  제가 인터넷 상에서 메일 등을 확인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처음 넷과의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던 한메일(다음), 그리고 프리챌과 드림위즈 정도가 주였죠. 프리챌의 경우 대학야구동아리연합 커뮤니티가 유지되고 있어 거기로 바로 들어가는 편이고, 드림위즈는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대부분의 사이트에 이메일 주소를 넣을 때 이곳으로 넣도록 했는데 며칠 안 들어가면 두 군데 모두 스팸메일의 천국이 되어 버린다는. 뭐 그렇다고 해서 한메일이 깨끗하냐면 그렇지 않지만요.

  오늘도 몸살 기운은 그대로... 정신없는 와중에 출근은 해야 하는데 혹여나 비가 올까 두려워 방을 나서다가 우산을 챙기러 다시 들어가고, 감기약을 사서 전철역으로 향하다 노트북 새 넘에 오피스 프로그램을 다시 깔고 관리프로그램을 깔아야 하는데 시디 드라이브를 라이트 세이버로 바꿔 달아놓은 것이 떠올라 드라이브 챙기러 다시 방으로 가는 등 삽질연속. 출근 뒤 오피스를 제거하고 관리프로그램을 깔고 나서 다시 오피스를 깔았지만 관리프로그램 접속은 계속 안 됨... 결국 해당 회사 홈페이지를 찾아 OCX 패치를 다운받은 후 학생관리 프로그램을 깐 다음 패치 두 개를 다 깔고 나니 그제서야 관리프로그램 기동 성공... 밥먹기 전까지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더군요.

  빠르면 오늘, 늦어도 이번 주중에 지난 8월에 주문한 재킷이 도착할 것이라던데 아직은 소식이 없네요. 날이 부쩍 쌀쌀해져서 기존의 얇다 싶은 느낌의 긴 재킷으로는 버겁다는. 바람막이 옷도 심판용 검은 색 두 벌을 번갈아 입고 있는데 주문한 옷 중에 한 벌이 휴스턴의 붉은 계통 옷이라 색깔 보정 면에서도 나을 거라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중입니다.
  동계점퍼 비용을 저희 심판부의 회장님이 대납해 주셨다기에 감사의 문자를 보내드렸습니다. 과연 이 일을 내년 이후에도 계속하게 될지 쉬게 될지, 아예 그만두게 될지 고비라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이런 조치가 있게 되니 한편으로는 미안하면서도 고민되지 않을 수 없네요. 어찌 되었건 올 연말에 마지막 고려를 해야겠죠. 쉴 것인가 좀 더 버틸 것인가.

  어느 사이에 2007년도 두 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한 달 쯤 뒤면 대통령선거도 열리겠죠.
  제가 선거권,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은 뒤로 그 권리를 행사한 적이 몇번이었나 세 보게 되네요. 처음 받았을 때 국회의원 한 번, 군대 가서 대통령선거 한 번, 그로부터 10년 여를 보내고 난 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분개하면서 행사한 국회의원 선거 또 한 번이네요. 사실 그간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으려 했던 핑계를 굳이 외부에서 찾자면 아버지 때문이었죠. 투표일만 되면 온 가족을 깨워 자기가 선호하는 당의 후보를 찍으라 대놓고 말하고, 안 간다고 하면 "너 *** 찍으려 그러지? 그런 *** 새끼 찍어 나라 망하게 하려느냐?" 는 식으로 몰아붙이니 누가 가는 것을 좋아할까요. 그런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계기가 지난 2004년의 선거였죠. 그 전해 주소지를 다른 친척 집으로 옮기게 되면서 선거날 얼굴 볼 일이 없어졌으니 말이죠. 물론 06년 지방자치단체 선거 때는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없으니 그냥 방에 쓰러져 있다 출근해 버렸지만.
  이번 대통령선거에는 부족하나마 한 표를 행사해야겠다 싶은데, 보나마나 우리 아버지는 ***당 후보면 만사 오케이라는 식으로 ***를 찍을 것이라 하겠죠. 조만간 집에 한 번 찾아가서 반찬 거리를 받아오게 될 듯 한데 어떻게 그런 대화를 뿌리칠까, 아니면 싸울까, 이도저도 아니면 무시하고 내 갈 길을 가겠다 식으로 넘어가 버릴까를 생각해야겠네요. 누구를 선택해야 하느냐보다 가까운 장래 내 갈 길이 어디가 될까를 생각해야죠.

  아직 심판부 카페에 이번 주 배정에 대한 글이 안 뜨고 있습니다. 통상 빠르면 수요일, 늦어도 목요일이면 올라오니 내일 이맘때면 배정이 마무리되겠죠. 배정담당하는 분도 머리깨나 아플 테고 말이죠. 거기에 저는 다시 11월 12일부터 시험대비에 들어가야 하니...
  이번 주 토요일부터 열린다는 KBO 총재배 대회 쪽엔 가지 않겠다고 글을 남겼지만, 어차피 토요일 경기는 오전 9시 경기를 제외하고는 배정받는 자체가 불가능하지만(일요일이라도 해도 몇 주 안 남았다는... 대회 종료일이 12월 2일인데 기말시험이 대체로 12월 중순 너머까지 진행되니), 그래도 배정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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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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