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유자차 가루를 스틸 머그컵 안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저은 뒤 자리에 앉았습니다. 마음 한켠엔 부담감, 한켠에는 두 달이 넘는 백수 기간을 떨치는구나 하는 색다른 심정이라죠.

  지난 수요일에 면접과 시강을 치른(12월 말에 시강을 한 뒤 이력서는 숱하게 온라인으로 보냈는데 연락온 곳이 없어 간만이었다는) 학원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보통의 사회인들이 업무 시간이 끝난 뒤 한 잔 걸치거나 약속을 위해 움직이는 시간대인 저녁 9시에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예전 04~05년 봄 사이에 일했던 학원에서 도보로 20~25분여 가량 떨어진 위치였기에 거리상의 부담은 별로 없지만, 워낙 특목고 입시 쪽으로 유명한 곳인데다 근무 강도가 강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오늘의 만남에서 마이너스가 되는 일이라도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었다는...
  도착하고 난 뒤 팀장을 뵈니 시강 전에 작성하는 설문자료를 작성하라고 하더군요. 이전에 면접을 보았던 대부분의 다른 학원들의 경우 면접-시강 전에 설문자료를 작성하도록 하는데 여기서는 면접-시강을 끝낸 뒤의 절차라는데 고개가 갸웃했다는...
  설문자료를 다 쓰고 나서는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이것도 기존에 일했던 곳과는 다른 모습이었다죠. 강사가 자영업 개념의 계약직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일했던 곳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계약서를 썼던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기에 말입니다. 지역이 지역이다 보니 계약서의 내용에 저작권법에 대한 주의도 있었다는...
  계약서를 다 쓴 후 옆의 본원 건물로 이동해서 원장(부원장님이었던가...ㅡㅡ)님과의 최종 면접을 통해 페이 부분을 확인하기로 했는데 팀장님이 잊고 나온 것이 있어서 잠시 지체하는 사이에 다른 약속이 있으셨는지 자리에 안 계시더군요. 해서 팀장과 그분의 전화통화로 페이 부분에 대한 합의는 완료. 다음 주 화요일 정오에 인수인계를 위해 들르는 것으로 합의하고 인사하고 나온 시간이 22시 40분... 다른 곳이라면 이 시간이 보통 퇴근시간일 텐데 여기는 더 늦다더군요. 그래서 이곳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되면 출근은 몰라도 퇴근은 전철 아니면 택시겠네요. 버스에서도 책읽기가 가능한 몸이 되는 것이 최선인데 그건 불가능하겠죠.

  중 3학년을 맡아야 하는 관계로 여름방학이 되기 전에 3학년 진도를 모두 끝내야 하는 상황... 수업 시수에서 어떤 편제가 되는지는 몰라도 그동안 중등부 전체를 담당하고는 할 때 3학년 과정을 전체를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계획을 잡아야겠네요. 그리고 특목입시용 교재작업도 해야 한다고 하고 여름방학 동안 1,2,3학년 과정을 다시 정리하고 사탐 수업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데 현재 읽어야 할 책들, 읽지 못하고 서가에 꽂혀 있는 넘들을 착실히 읽거나 베껴쓰거나 하면서 내공을 길러야겠네요. 그나마 재취업(?)이 잠정적으로 결정됨으로써 현재 방에 놓여 있는 교재용 도서들은 자리를 옮겨놓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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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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