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인수인계 작업을 위해 내일까지 근무하신다는 전임자 분을 뵙기 위해 학원을 다녀왔습니다. 약속시간보다 약 15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수업이 끝나고 오신 전임자 분께서 어디 조용한 자리를 찾고자 했으나 빈 강의실이 없어 교무실 그분의 자리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두 달을 쉰 공백이 있어서일까... 3월부터 적용될 시간표라고 페이퍼를 주셨는데 이해가 안 가더군요. 중3 특목고 대비반은 월수금(또는 화목토)으로 3일을 나와 영어 수학을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그 외 하루(월수금 체제면 화목토 중 하루)에 국어 과학 사회 수업을 몰아서 하는 것인데 주 1타임(45분)의 시수밖엔 없다는 사실에 긴장을 할 수밖엔 없더라는... 뭐 2타임 정도만 되어 줘도 내용 설명에 문제 경향에 곁가지 호기심 유발을 위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할 수 있겠다 싶은데 주 1타임에 그것도 5월이 지나기 전에 3학년의 전 과정(물론 3학년 1학기 중간고사 범위는 지나갔다고 하지만)을 끝내야 한다면 걱정일 밖에요. 거기에 5월이 지나고 시작해야 할 외고구술대비체제 수업도 처음이라는 부담이 팍팍이라는... 그렇기는 해도 적응하라고 사전에 인수인계도 한 것이니 나름 준비를 해야죠. 내일 직전 학원에서 같이 일했던 같은 과목 선생님을 뵈면 도움말을 얻어들어야 할 듯... 뭐 평소에 책읽는 것(읽고 실천하는 것은 아직 미숙하지만)은 꾸준히 읽으려 노력하는데 이렇게 뭔가 내면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들을 바깥으로 소비하게 되는 것인가 하는 자괴감도 들고 그러네요.

  이번 주 배정을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이라고 문자를 배정담당 총무님께 띄웠는데 이번 일요일에도 배정을 나가야 할 모양입니다. 일산 쪽인데, 지난 해 계속 나가고 근 2주 동안도 나갔던 ** 중학교는 아니고 일산 *** 병원 뒤쪽에 위치한 농장 안의 구장입니다. 오전 8시부터 총 5경기가 예정되어 있는데 중간에 한 경기인가 두 경기는 1심제로 운용된다고 하니 쉴 여유는 있을 전망이네요. 거기에 3월 1일 삼일절은 학교 후배들의 경기도 없고(일요일이라는) 다른 약속이 잡힌 것이 없으니 다시 한 번 서점에 나가서 이것저것 돌아보고 사고 싶은 책이 없는지 훑어봐야겠습니다(이렇게 끄적이고 보니 꼭 제 자신이 [ROD(Read Or Die)]에 나오는 요미코 리드먼이나 되는 것 같다는...;;;
  지승호 님이 우석훈 님을 인터뷰한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도 이제 2/3선을 지나갔습니다. 뭐 [아픈 아이들의 세대]라던가 [도마 위에 오른 ...] 등은 읽지 못했지만 그런대로 진행 속도가 나쁘진 않네요. 사실 사교육의 중심지 상위 랭킹에 들어가는 지역에 그것도 특목고 입시 쪽에 종사하는 입장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런 류의 책을 읽고 가슴 저며한다고 하면 비아냥이나 사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자괴감에 직전 학원에서는 잔소리할 때 읽으면서 가슴을 저미게 했던 책에서 나온 이야기를 간간이 하고는 했는데 요즘은 그렇게 할 여력이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주 1타임의 수업에 교재 진도 끝내주고 구술대비 시켜주고 하려면(시간표 변동이 생겨 시수가 늘어나더라도) 그렇게 자기성찰을 하고 존중을 받을 수나 있을런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만약 수업을 들어가게 되면 정규 수업에서 부여될 과제 외의 과제로 무제 글쓰기를 주문할까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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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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