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사람고픔이 심했던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면 욕심 때문인지도 모르겠고... 비슷한 말이려나...

  토요일 구리 GS 챔피언스 파크에서 예정된 심판일을 마치고 광나루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신촌 숙소(고시원)에 도착한 시간은 18시 남짓... 일요일 일산 동대병원 뒤 농장에 위치한 야구장에 배정된 경기를 조금이나마 좋은 몸상태로 치르기 위해서는 휴식이 절실한 타이밍이었지만 샤워하고 가방에 노트북을 챙겨넣는 등 이날 잡힌 모 인터넷 카페(학원강사들의 모임)의 정모에 참석하기 위해 몸을 분주히 놀렸다. 정모 장소는 강남... 버스를 타러 나서면서 "신촌이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심정이었다. 버스타고 가는 시간만 대략 잡아 40~50분, 막히면 대중없고 지하철로 가도 빙 돌아가야 할 수밖에 없어 그 이하는 어림도 없고...
  운이 따랐는지, 토요일 저녁이라 길에 서 있는 차들이 퇴근차량들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을지 생각한 시간보다는 다소 일찍 도착했고 정모장소(호프집)에 나보다 먼저 와 있는 이들의 수는 대략 5~6명이었다. 토요일 뛴 피로도 있고 일요일 배정받은 곳이 편의시설이 더 열악한 곳이라는 생각에 맥주도 300cc 잔을 비울 동 말 동 하는 정도에 안주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계속 늘어나는 다른 참석자들의 수다에 귀를 기울였다. 나와 같은 레벨에서 일하는 분도 계셨고 나보다 훨씬 높은 레벨에 있는 이도 있었다. 결국 먹고 살아야 하는 이 못난 사회 속에서 프로로서의 긍지와 실력을 보여야만 한다는 강박에 자기 몸을 혹사한다는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게 느껴졌고.
  늦게 도착하신 다른 강사 분이 넘겨주는 시디와 자료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끝나가는 타이밍에 인터넷상으로 알고 지낸 다른 강사분과의 인연이 닿아 몇 마디 주고받으니 시간이 훌쩍 지나 헤어질 타이밍이 다 되었다. 나도 일이 있었지만 다른 분들 중 대다수는 (고등부 쪽이나 특목입시 쪽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특히) 일요일 아침부터 일이 제법 있다고 하셔서 오래 진행된 것은 아니었던... 운이 좋았다면 강남에서 신촌까지의 택시비라던가 택시 잡는 것도 만만찮은 형편에 자료를 나눠주신 분의 차를 얻어타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들 수 있겠다. 

  새벽 3시 경에 돌아와서 일요일 예정된 경기에 대한 배정을 정리하고 잠깐 엎어져 있다가 가방을 정리하고 배정을 다녀오고, 이틀(정확히 말하자면 3일) 동안의 피로로 월요일 오후까정 정신못차리고 뻗은 뒤에도 "사람들을 만난 뒷생각"에 잠긴다. 더해서 일요일 저녁에 돌아온 뒤 직전 학원에 다니고 있는 학생과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문자를 주고받으며 사람고픔을 해갈한 것도 괜찮다 싶은 간만의 주말이었다. 즐거운 일이 항상 있기는 어렵지만, 이런 일도 있기에 괴로운 인생 그나마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닐까도 싶다.

  자세가 삐딱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런가, 한약먹어가면서 약간 회복되었던 허리가 다시 쑤신다. 학원을 나오고서 오히려 밤에 잠을 더 안 자게 되어 그런가... 정작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는데 귀찮음이 지배하는 내 처지도 안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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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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