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7월 10일 일요일 늦은 오후 타 구장에서 리그 경기를 마치고 - 남은 일정은 잔류 인원에게 맡긴 뒤 -  모 대회 토너먼트 경기가 예정된 **** 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경기를 소화한 곳, 예정된 경기가 벌어지는 구장보다 남쪽 내지 다른 지역에는 폭우가 오고 있다는 소식에 불안해 하면서... 아니나다를까 현장 도착 시점부터 내리는 바람을 동반한 제법 강한 빗방울은 내리기 시작하고 잔디 구장의 특성 상 사후관리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조마조마해 하는 대회운영진과 구장 운영측의 표정을 살피지 않을 수 없었던 늦은 저녁이었네요.

  19시 예정이었던 경기는 앞의 리그 경기가 늦어진 관계로 19시 30분이 되어서야 들어갈 수 있었고 우천에 따르는 조치사항 - 사회인야구인 관계로 4회 종료 이후 시 중단되면 콜드경기 선언 가능, 4회 이전 중단 시 서스펜디드 추후 속행이라는 대회요강의 내용 - 만 경기 전 선수 집결 시 전달 후 경기에 들어갔습니다. 경험 상 기본 전달 사항 - 야구규칙 9.02 (a)항 에 대한 설명을 전하지 않고 급하게 경기에 들어가게 되면 사단(?)이 꼭 벌어지는 일이 있는데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경기와 달리 (투입되진 않았지만 타 구장에서 이동해서 잠시 관전했음), 이날의 두 경기는 모두 최종 스코어가 한 점차로 종료된 빡빡한 경기였으며, 첫번째 경기는 경기 시작 전과 도중 내린 비로 결국 4회가 종료된 뒤 중단되어 강우콜드를 선언하기 직전인 상황까지 전개되었으나 간신히 재개된 뒤 지고 있던 팀이 역전승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기 성원들에게서 심판원의 재정에 대한 과열된 리액션이 나오는 경우가 잦은 편이었고 경기 종료 후에도 언성이 높아지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두번째 경기는 [경기 중 비가 조금이라도 오면 바로 중단 후 조치]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와 기본 전달 사항을 빠짐없이 전했습니다. 역시 최종 스코어는 한 점차였지만 앞 경기에 비하면 심판원의 재정에 승복해 주는 고마운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때마침 경기 시간 내내 비가 오지 않는 천운도 있었습니다.

   첫 경기에서의 어필-항의 상황은 99%가 아웃-세이프와 관련된 부분이었습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규칙대로]라면 보크 선언이 가능했으나 선언하지 않았으며 그 사안에 대해 제가 현장에서 적용하는 기준에 대해 선수에게 설명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또한 타자가 친 공이 좌익수 다이빙 캐치 시도 중 뒤로 빠쪄 펜스까지 굴러가는 바람에 1루주자 득점 후 타자주자도 홈으로 들어왔으나 타자주자의 3루 공과 어필이 들어와서 아웃이 선언되었습니다 - 루심은 타구를 중심으로 보았고 구심이 그 장면을 보아서 재정을 내렸습니다. 공격측에서도 어필이 있었지만 곧 수긍해 주셨습니다.

  마지막 이닝 한 점 차이로 지고 있는 팀의 공격에서 1루주자의 2루 도루 시 포수가 송구하다가 바깥쪽 볼에 몸이 따라나가는 타자(스윙 후 여세가 아닌)와 접촉이 있었다는 타격방해 어필 상황이 있었습니다. 경기 종료 후 복기해 보니 [엄격한 기준]으로 보면 수비방해 선언도 불가하진 않겠다고 생각했으나 현장에서는 이미 송구가 이루어진 뒤의 접촉(포수가 송구한 뒤의 오른손 끝이 타자의 몸에 닿는 정도)이었기에 방해받았다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포수에게 이야기해서 정리되었습니다.

  자정 직전에야 경기를 모두 마치고 돌아오는 길, 선수와 심판 사이의 신뢰라는 것이 어떠한 기반 - 특히 대부분 2심제라는 한계를 가지고 진행되는 사회인야구라는 나름 특수한 상황에서 -  위에 성립하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특히 스트라이크-볼, 아웃-세이프, 파울-페어에 대한 심판원의 최종재정에 대해서는 그 누구의 항의-어필이 있을 수 없다는 야구규칙 9.02 (a)항의 의미가 무엇이고, 무엇어어야 하는지 말이죠.

  그 의미가 [선수-감독]에게 어떠한 것이고, [심판원]에게 어떠한 것이냐에 대해 가지고 있는 답은 있지만 매뉴얼에 나와 있지 않은 그것, 그 길을 성실하고 묵묵히 걸어가며 말 그대로 [수행]을 쌓은 이들의 경험치-암묵지를 통해 얻어낸 그 답을 얻기 위해 쏟아넣었던 노력과 고생, 경험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근 몇 년 사이에 함께 했던 동료들 사이에서는 그러한 어려움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공감을 하는 분위기였는데 요즘에는 구성원들의 변화가 많아져 있는데다 이제 갓 심판의 무대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다 보니 그 의미를 "심판원의 권위" 확보에만 두는 이들만 보이더라는...  사실 심판원의 권위라는 것이 [절대 어필 불가] 뭐 이런 것을 내세워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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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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