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지난 13, 14일 비와 그라운드 영향(얼었던 땅의 수분이 밟으면서 땅위로 올라와 질어진 것)으로 경기 대부분을 진행하지 못했는데, 이번 주에도 영향은 지속되어 신입심판 분들의 토요일 실전교육은 정상진행하지 못하고 PPT 감상으로 많이 때우고 참관 중심... 오늘은 한 경기 정도에 부분투입으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참관 횟수나 실전경험으로는 아직 부족함을 느끼지만 일정 상 어려움으로 다음 주에는 최소 하루 1경기 이상 실전투입이 불가피해졌네요... 그저 본인들 스스로 올라오길 바라고 같이 투입될 사람들이 커버를 잘 해 주는 수밖에...


오늘 경기 중에서는 제가 투입되지 않은 게임에서 간만에 재미있는 상황이...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려다 미끄러지는 통에 바닥에 패대기를 쳐 버렸는데, 그 공이 파울 라인을 넘지 않아 보크가 선언되었다는... 경기 후 투수가 지나가던 저를 불러 보크가 아니냐고 물어봐서 [라인을 넘어가지 않으면, 주자가 없으면 볼이지만 있으면 보크다]라고 했더니 자기가 뛰던 다른 리그에선 볼로 넘어갔다고 하더군요... 제가 심판 시작한 초창기 두어 번 겪은 일인데 새삼스러워 귀가 후 규칙서 정독을... 8.01 (d)항목의 부기에 있더라는...


8.01 (d) 베이스에 주자가 없을 때 투수가 반칙투구를 하였을 경우 그 투구는 볼이 선언된다. 단 타자가 안타, 실책, 4사구 등으로 1루에 나갔을 때는 제외한다.

[원주] 투구동작 중 투수의 손에서 미끄러진 공이 파울 라인을 넘게 되면 볼로 선고되고 넘지 않았을 경우에는 투구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주자가 베이스에 있을 때는 보크가 된다.

[주] 주심은 반칙투구에 대하여 볼을 선고하였으면 그것이 반칙투구에 의한 것임을 투수에게 알려야 한다. 또한 8.02(a)(6)-스핏볼 등을 전지는 거... - 을 위반하였을 경우 그 벌칙을 적용한다.


3루 위투도 보크로 진행한다는 규정을 인지 못해 실수한 분도 나오고... 세트 포지션에서 사인 보다가 와인드 업 포지션으로 진행한 분도 나와 안내도 하고... 견제 동작이 워낙 어렵게 나와 심판을 공부하게 만드는 경우도 나오고... 오늘은 투수에 대해 새삼 공부하게 된 하루였네요...


올해 들어... 주말(대부분 일요일이었지만)을 그라운드를 벗삼아 지낸지도 어느 새 00년이 되었음을 인지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참으로 복잡해지고 있네요... 그나마 10년 째 되었을 때는 이 판을 빨리 벗어나야지 하는 생각이 더 많았는데, 이제는 뭐를 해야지 하는 생각이 안 든다는... 이번 주중에 사람들에게 보여줄 규정이나 그라운드 주의사항에 대한 내용 초안을 구축했는데, 주중 일하고 돌아온 뒤 조금 더 손봐야겠다 생각밖에는 없네요... 

블로그를 휴면 상태에 둔 지도 3년 가량... 00시 연합회 심판부 생활 3년을 정리하고 XX시로 옮긴지 이제 2년째...

다시 심판일지를 쓸 수 있을지... 그간 이쪽 생태계도 많이 달라짐을 느낀 처지다. 

겨우 입에 풀칠만 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볼지 모를 기록을 남겨 둘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오래 쉬었나...

  주업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강사]일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난 지도 햇수로 5년째가 되려 한다.

  이제는 다시 하라고 해도 못할 듯... 

  아쉬운 건 떠오르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과거에 집착하는 성격이 때때로 괜한 우울함에 시달리게 만든다.


  과연 내년에도 몇 자 끄적일 수나 있을지... 심판일지도 이제는 불특정 다수가 읽을 수 없는 카페에만 보고일지 형태로 쓰고 있었으니 기회가 될지도 모를 일이고, 책 이야기도 올해부터는 재정의 압박으로 간신히 서너 권 산 것이 고작. 


  2014년... **한 지 20년째인데, 옛 추억에 사로잡혀 실없이 웃거나 울적해지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죽음을 앞에 두면 짧은 순간에라도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릴 수 있다는 옛 말도 있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나쁘지 않을 듯 싶다.


  설마 MB에 이어 다음 ***의 시대에 이런 기분을 느낄 지는 몰랐는데, 당최 운동이란 것을 해 본 적도 없는 이에게 이런 기분은 너무 참담한 듯 싶었던 2013년이었다. 혹시 삼재라서인가? ㅋ

  같은 책을 햇수로 2년 사이 - 정확히 하자면 15개월 사이 - 에 두 번이나 잃어버리는 것도 특기사항이라면 특기사항일 듯.  잃어버리고서 며칠이나 지나고서야 그 사실을 인지했다는 것도 같은 현상. 이 정도면 기시감(데자뷔)로는 제격일지도. 

  몇 챕터, 몇 페이지 정도는 워드로 베껴놓고 싶은 것을 그냥저냥 형광펜 마커만 하면서 세 번 이상 읽었던 것인데 말이죠. 그것도 데자뷔... 

  블로그 포스팅도 안 하게 된지 햇수로 좀 되고 무언가 지치기는 지치는구나 싶은 기분이 들기 시작... 날씨가 춥다는 것이 그 하나지만 나가는 것 자체가 싫어지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 묘한 것이죠.  예전같으면 동선 생각해서 어떻게 움직여야지 하는 계획을 세울 터인데 요즘은 게임하다 흘려보내든지 아니면 그냥 멍 때리다가 시간 다 흘러가버리는, 그래서 막상 밖으로 나서고 나면 움직일 여유가 안 되는 날의 연속.  목요일 오전에 지난 주 건강검진 과정 중 실패한 위 내시경 검사(제대로 받건 실패로 끝나건) 마치고 나서 그냥저냥 돌아다녀볼까 싶은데, 걷다가 그냥 깊어 보이면 뛰어내려볼까도 싶은 기분의 하루네요.

  오후 네 시에 밖으로 걸음을... 주말 이틀 동안 방-콕 모드를 시전한 것에 대해... 방에만 있으면 컨디션 조절이 더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컸다는...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지하철 2호선... 가방에 넣어둔 책을 읽으면서 열차 안의 그다지 시원하진 않은 냉방에 신경쓰다 보니 반 바퀴... 내리기 싫다! 해서 다시 그대로... 그러면서 문자를 주고받다 결국 책을 지르기로 결심하고 당산역에서 내려 (세 정거장만 더 갔으면 한 바퀴인데...;;;) 9호선으로... 강남교보로 향했다는.  [뮤즈] 음반에 대해 음반매장의 컴퓨터로 몇 곡을 검색하고 위로 올라와 [왕좌의 게임]이라는 최근 나왔던 미드의 원작 소설 4부의 2번째 책을 대충 대충 넘기듯이 훑어 버리니 어느 새 21시... 우석훈 씨의 [FTA 한 스푼, 그리고 질문 하나]와 이현우 씨의 [세계문학 다시 읽기]를 지름...  

  돌아오는 길에 선크림 하나 외... 를 구입하니 어제 하루의 지출은 V3 백신 재계약 지불까지 치면 9만원 정도였...새벽에 올림픽 축구 준결승전을 하고 있네요. 어차피 잠도 안 오니 책이라도 읽으면서 시선 너머로 구경 - 응원이 아닌 - 을 할까 싶네요. 그러면 책은... [지젝이 만난 레닌]을 들어 볼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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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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