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저녁에 집에 들러 저녁을 먹을까 생각하다가 어제 새벽에 수정해서 보낸 이력서와 구인구직 사이트에 수정해 놓은 이력서를 보고 학원 측에서 전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나서질 않았다. 예상대로 전화가 온 곳은 두 군데... 하지만 한 곳은 소규모의 전철역 옆의 학원으로 중1~3에 예비고 1 정도 개념이 될 것이라고 했고 - 중3에서 예비고1로 전환될 때 이탈자 발생이 충분히 우려되니 안정적이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힘들겠다고 전하고 끊었고, 또 한 곳은 급하게 중등부 사회만 뽑는다고 해서 고등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하고 통화를 마쳤다. 학원 측도 더 채근하지 않는 것을 보니 쓸데없는 데 힘쏟지는 않겠다는 의사인 듯... 메일로 이력서를 보낸 곳에서는 아직 답신이 없다. 고등부 강사를 구한다고 해서 파일을 보내기는 했는데 글쎄... 거주지가 먼 때문일지, 아니면 스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일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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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늦게까지 시간을 보낸 까닭이었을까, 어제 아침에 벌어진 ALCS 7차전 경기는 5회까지 놓쳤다. 뭐 7회 탬파베이 윌리 아이바의 쐐기 홈런포가 터진 장면 보고 7,8,9회 보스턴의 마지막 안간힘을 쓰는 장면을 보며 등골에 소름돋는 느낌을 맛보았으니 된 것이려나... 그러고 보니 그러한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TV로 본 적은 지난 2001년 NYY와 애리조나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 이후 오래간만인 듯. 저런 경기를 심판을 보게 되면 배짱이 제아무리 두둑한 이라고 해도 쉽진 않을 듯 싶다. 8회 드류의 체크 스윙을 스윙으로 재정내린 구심과 9회 제이슨 베이의 체크 스윙을 스윙으로 인정하지 않은 1루심의 시그널은 그런 긴장감의 소산이 아니었을지... (2001년 월드시리즈 7차전... 그 이후에는 공교롭게도 결정적인 경기들, 시리즈 전체의 향방이 걸려 있는 경기들을 끝까지 진득하니 TV로 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2004년 ALCS 7차전은 점수 차가 크게 났었고... 같은 해 NLCS는 AL에 대한 관심도의 증폭으로 밀린 감이 있었고... 아, 2005년도 휴스턴과 애틀란타와의 NLDS 4차전18이닝 연장전도 꼽을 수 있겠지만 긴장도는 약간 떨어진 편이라... 머 시리즈 전체의 향방이 걸려 있는 경기가 아니었던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어제 정말 작심하고 공중파에서 끝날 때까지 중계한 우리나라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개인적인 느낌인데 근 수 년 동안 스트라이크 존을 MLB 레벨과 NPB 레벨처럼 "담뱃갑을 세워놓은 듯한 존"으로 구성하기 위한 노력이 이번 포스트시즌에 와서야 약간 자리잡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90년대 같으면 90% 이상 스트라이크로 콜하고 타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렸을 코스의 공이 모두 볼이 선언된다. 뭐 내년 정규리그에서 어찌 적용될 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현재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내년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적어도 (내부 갈등이 표면화되거나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심판들의 재정을 내리는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새로운 분기점을 마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단 한 경기만 징하게 보고 느낀 점이니 틀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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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자정 지났으니 오늘이라고 해도 될지도)은 일요일에 이어 산보 모드를 발동해 볼까 싶다. 머리도 깎고 여행을 위한 기차시간표도 확인해 보고, 만화서점도 들러 보고... 책사놓고 책읽을 생각을 안 하는 것 보면 확실히 게으름은 확실히 몸에 젖어들었다.

[심판일지] 지켜본 하루...

야구 이야기 2008.10.20 01:22 by Trotzky trotzky

  한 주 쉬었다. 심판일정을.
  사실 학원을 나온 입장에서 새로운 자리가 구해질 때까지는 심판일을 빼놓지 말고 계속 나가는 것이 스트레스가 덜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어제는 대회일정이 없다는 점 and 올해 일년 리그 하나가 운동장 사정으로 파토가 난 데다 그 외의 리그 일정은 많이 뛰지 않게 된 해인 까닭에 투입될 심판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한 주 비번으로 보내게 되었다.
  그래서 토요일에 팀블로그의 주인장 되는 분과 만나서 치킨 한 마리에 500cc 맥주 두 잔을 기울이며 야구 이야기로 꽃을 피웠고, 어제는 늦잠을 자는 통에 초반부를 놓쳤지만 보스턴 레드삭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ALCS 6차전의 중반부터 끝까지는 볼 수 있었다. 그 대가로 아침에 다른 심판원들이 나가 있는 구장에 놀러나가는 일은 포기해야 했지만.

  대신 오후에 **고등학교 야구장에서 벌어지는 다른 리그 경기를 보러 갔다. 그곳에 배정되는 심판들은 우리 심판부 소속이 아니기에 그들이 어떤 포메이션으로 진행하고 어떤 특징을 보이는지도 알고 싶은 마음이 동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 그 구장에서, 내가 본 그 경기의 심판들이 그 조직의 가장 우수한 심판들이었다면 막장급이라고 감히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고 만약 그 조직에서 인원배정이라든가 다른 문제 때문에 그 레벨의 심판들을 배정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그렇게 믿는 것이 편할 듯 싶다.

  2심제 경기,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타자가 친 공이 중견수-우익수 사이의 외야로 날아가는데 루심은 공을 쫓아나가던가 타자주자의 1루 촉루를 보면서 내야로 들어서던가를 하고 구심은 루심의 움직임에 맞춰 타자주자의 주루를 책임지거나 타구의 포구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데... 루심은 그냥 뛰어오는 타자주자를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고 구심은 3루 방향으로 페어 파울 라인을 따라 움직이고 있고 마는 장면을 보고서는 내 눈을 의심해야 했다. 그에 비하면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 안타가 나왔는데 루심이 타자주자의 1루, 심지어는 2루 촉루도 확인하지 않고 나 몰라라 3루로만 뛰어가는 장면(타자는 2루에서 멈춤)은 속으로 웃어버려야 했다. 시그널도 문제가 있어서 확실하게 세이프 동작을 취해 주어야 하는 상황에서 어깨 으쓱하는 듯한 시그널을 취하질 않나, 2루주자가 3루 도루를 시도하고 송구가 3루로 향한 뒤 태그플레이가 일어났는데 플레이가 일어나고서도 천천히 3루베이스로 걸어간 후 베이스 바로 코앞에서 특유의 어깨으쓱 자세의 세이프 시그널을 하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그 상황에서 만약 1루주자의 2루 오버런을 체크시도한다던지 주루방해-수비방해시비가 나면 어쩌려고...).
  뭐 주자 1루에서 유격수 땅볼 때 유격수가 2루 베이스를 밟으려다가 밟지 못하고 1루로 송구하는데 그 송구가 1루주자가 자신의 눈앞에 오는 송구를 막으려고 치켜 든 팔꿈치에 명중(1루주자가 더블 플레이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팔을 높이 들어올린 부분에 맞은 것이 아니라)한 것을 두고, 유격수는 고의로 주자를 맞출 의도는 없었으며 주자가 수비방해를 한 것이라고 툴툴대고 주자는 사람을 그렇게 맞춰놓고 진심어린 사과도 없다고 씩씩대는데 정작 내야의 루심은 부상이 되었건 뭐가 되었건 상황을 제대로 정리해서 양쪽에게 규정에 대한 적용을 정확히 하는 모습(이 상황에서는 정확한 상황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처리 능력)은 없이 대충대충 수습만 하는 모습을 보일 뿐.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내가 속으로 어이없어 했던 루심이 그 구장에 도착했을 때의 경기, 그 앞 경기에서는 구심이었다)은 학교 연습구장의 조명 시설을 이용해서 진행하는 터라 구조상 스트라이크-볼을 정확히 판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보였고 양팀 모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는 모습이었으나 루심의 모습에서는 '심판 망신 제대로 하려고 작심했고나'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그 정도의 모습이라면 적어도 경기 도중 심판 간에 미팅을 하거나 밖에서 경기를 같이 진행하는 대기심과 토의라도 해야 할 텐데 이 조직의 심판들은 그런 쪽으로는 담을 쌓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니... 이날 이 구장에 배정된 심판원들의 레벨이 그 조직에서 상위급은 절대 아닐 거라고 스스로 자족이라도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하기는 우리 심판부에서도 그런 심판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는 장담을 못하겠다.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이 보는 앞에서 웃으며 꾸짖거나 화를 내거나 경기 후 무진장 갈굴 것이라고 맹세할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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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 이후의 우리 심판들끼리의 움직임에서 어제 본 모습들을 다시 보지 않도록 우리들도 스스로를 잘 다스리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내심을 다질 수 있는 기회였다. 내부 갈등 문제로 우리 심판부를 떠나 그쪽 조직으로 옮겨 간 심판들이 그런 면에서 도매급으로 욕이나 안 먹었으면 싶다는 생각이다. 
  지하철로 움직이니 책읽기는 편하다. 그간 많이 읽고 지내지 못했는데 한 권의 1/3 이상을 읽어냈다. 그리고 반디 앤 루니스에서 결국 벼르고 벼른 케인스의 책 한 권에 수능기출문제집 두 권을 구입... 앞으로의 일자리며 현재 사회가 어찌 바뀔지는 몰라도 최소한의 먹고사니즘은 충족을 해야 다른 생각이 가능한 이 구조를 어찌할까나...

  그제 LAD와 PHP와의 NLCS 5차전 경기는 1회부터 끝까지 보았고  BOS과 TAMPA와의  ALCS 5차전은 이미 탬파베이가 5:0으로 앞서 있는 5회 이후(마쓰자카가 강판된 다음)부터 보았는데 다저스는 매니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역전을 위한 발동이 걸리지 않았고 보스턴은 오티즈의 홈런 뒤에 발동이 걸리면서 역전에 성공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다저스는 5차전에서 심판의 넓은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정적인 장면에서 믿었던 베테랑이며 주축 선수들이 엇박자 모습을 보인 것에 땅을 쳐야 했다는 소감이었다.
  보스턴과 탬파베이의 ALCS 5차전의 후반 진행은 정말 경기를 보면서도 내 눈을 의심해야 했으니까... 7회말이 되기 전만 해도 '역시 매니가 떠난 뒤의 뒷심이 부족해 보인다'는 느낌을 벗어나기는 어려웠다고 여겼으니까. 오티즈의 홈런, 드류의 홈런, 크리스프의 동점타에 이어 9회말 2사 후의 에러, 고의사구에 이어 나온 드류의 끝내기 안타까지... 2004년과 2007년의 대역전을 경험해 본 주축 선수들의 뒷심이 드러났다고나 할까. 하나 덧붙이자면 9회말 드류 타석에서 JP 하웰이 포수의 송구를 받자마자 타임도 안 부르고 공을 벤치 쪽으로 던져버린 것은 분명 규칙 상으로는 인플레이 적용하는 것이 맞고 벤치 등으로 들어갔으면 야수의 악송구가 볼데드 지역에 들어간 경우에 맞는 조치를 해도 상관없었겠다. 리플레이를 보고 보스턴 벤치의 집중력을 칭찬해야 했으니까(물론 드류의 끝내기 안타 덕에 더 부각되진 않았지만)...

  솔직이 이번 ALCS는 지난 해 07년에 있었던 클리블랜드와의 경우처럼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기는 쉽지가 않다. 뭐 04년도 그러했지만 그때는 부상선수라도 없었기에 감독이 꼭 필요할 때 선수를 믿고 빼고 하는데 부담이 덜했고 지난 해는 슈퍼에이스 베켓의 존재에 선수들의 관록이 철철 묻어났으니까. 하지만 올해의 보스턴의 전력에서는 그 당시의 관록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이라고는 오티스와 베리텍, 2004년 외에 지난 해까지 치면 그 수는 더 늘어나겠지만 로웰의 부상에 따른 로스터 탈락에 드류의 부상 후유증(어제는 펄펄 날았지만 상대 투수의 힘에 의존한 승부가 드류의 활약에 한몫을 보탠 느낌), 무언가 투타 전반적인 부분에서 작년과 같은 포스가 나타나질 않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거기에 탬파베이는 1차전에서 비록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2실점밖에 하지 않은 팀의 에이스 쉴즈를 일부러 홈경기에 등판시키기 위해 일정에 변화를 준 상황... 결국 이 시리즈의 최대 고비는 6차전이 된 셈이다(6차전을 이겨도 7차전 선발인 레스터가 탬파베이의 우타자 라인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부족한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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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되었건 백수가 되고 나니까 (비록 주말엔 심판일을 나가느라 경기들을 많이 못 보았지만) 오전에 한가한 티를 낼 여유는 있다. 교재연구 등은 지지부진하지만 즐길 때 즐길 수 있는 것이 어디려나...
  지난 수요일 심야에는 직전 학원에서 같이 일했던 선생님들 중 두 분과 만나서 새벽 음주를 같이 했다. 혹시나 약속이 꼬이게 되면 꼼짝없이 택시를 타고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운도 따랐고 결국 할증요금까지는 지불하지 않는 정도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역시 뭐라고나 할까... 현재 학원이 가지고 있는 내부 문제에 대해 그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나니 속은 시원했다. 어차피 나는 떠날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적잖이 있지만 도리없는 노릇이겠지.

  확실히 이틀째의 밤샘 시도는 무리한 것이 맞다. 어제 아침 일곱 시 경이 되어서 아주 짧게 눈을 붙였다가 09시 경에 화들짝 일어나서 다시 샤워를 하고 학원 내 입시 세미나 마지막을 치르기 위해 버스를 타고 학원으로 향하는데 왜 그리도 발이 무겁던지...

  세미나를 마친 뒤 ***에 아나운서로 일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목동구장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있다고 보러 갈테니 거기서 보자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부지런히 도시락을 까먹은 후 걸음을 재촉했다. 학원에서 느릿느릿 걷고 횡단보도 신호등에 걸리거나 하면서 시간이 지체될 경우엔 30여 분은 족히 걸리지만 부지런히 걸음을 놀리니 15분 남짓에 도착했다. 녀석은 아직 도착하지 않아 먼저 구장 안으로 들어갔다. 1-3루측 출입구는 공사관계자나 프런트 및 경기에 직접 관계된 이들만 출입시키는 모양인지 야구선수복을 입은 아이 한 명과 어른 한 명이 나란히 지키고 있어 물어보고 들어갈까 하다 그냥 뒤쪽 계단을 택해 올라갔다. 목동구장을 출입하는데 MBC ESPN 연예인 리그 경기가 있을 때 중앙 출입문이 개방되어 있어 들어갔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상 1루측 선수출입용 쪽문을 이용해 왔는데 일반인들의 출입문을 이용할 것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기에 생소한 느낌이었다는...
  급하게 이동하느라 커피캔이나 자판기 커피 한 잔도 못 챙겨마시고 미적미적거려야 했는데 그렇다고 구장 안의 매점 시설이나 간식을 파시는 분들의 모습에서 뭔가 구매욕을 느낄 만하지도 않더라는... 예전에 동대문구장에서 실업팀-금융팀-사회인팀 간의 대항전이 벌어졌을 때 대학졸업반인데다 취업도 되어 있지 않아 백수로 한가한 기분으로 방학 평일에 구경갔다가 보았던 풍경이 떠올랐다. 학생아마야구를 위해 동대문의 권리를 이전해 온 것이 아닌가 싶은데 프로구단이 사용한다고 하면 저분들에겐 유리한 일일지 불리한 일일지...

  시범경기, 그렇게 불만스러운 뉴스들 투성이의 팀의 경기 치고는, 그리도 아직 외야 일부의 좌석교체 공사(일부는 동대문구장의 등받이 좌석을, 일부는 모자랐는지 새로운 것으로)와 편의 시설의 절대 부족이 느껴졌던 것 치고는 관중의 수가 제법 되었다. 본부석 뒤쪽에 대충 기대 서서 보다가 센테니얼 대표와 박노준 단장이 지나갔는데 시종일관 미소를 짓는 센테니얼 대표의 모습에서 우리네 옛 탈춤에 나오는 [말뚝이] 캐릭터가 떠오른 것은 나 혼자만의 공상이었을까...
  구장의 인조잔디는 확실히 좋아 보였다. 얼마 전 김양경 전 심판위원 님의 블로그에서 구의정수장 부지에 지어진 구장의 사진을 보았는데 그곳에 깔린 인조잔디와 같은 품종을 사용한 모양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1루와 3루 베이스를 돌아 나오는 주자들의 베이스 러닝의 안정감을 위해 보수공사 중인 사람들에게 센테니얼 측-정확히 말하자면 박노준 단장과 야구를 아는 프런트에서였겠지만)-에서 파울 지역으로 흙이 더 놓여지게끔 인조잔디를 들어낸 점이라고 할까. 아마 그렇게 흙으로 다져진 부분이 인조잔디로 덮인 부분보다 약간 낮은 위치로 설정되어 있어 그 경계 부분에 타구가 닿으면 뜻밖의 불규칙 타구가 발생할 소지는 있을 듯.
  덕아웃이야... 문학구장과 지난 해인가 선을 보였던 잠실구장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그런데 안쪽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가 없어 그라운드 쪽으로 나오면서 공간을 갖추는 어려움이 있었는지 덕아웃 윗편의 지붕 재질이 공이 떨어지면 제법 소음이 생기는 재질을 사용했더라는... 아직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면 홈플레이트 뒤에서 양쪽 내야까지를 가려주는 보호용 철망이었다. 바꿀지 안 바꿀지는 모르겠지만 그대로 놔둔다면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은 타구에 대한 안전을 좀더 신경쓰는 것이 좋을 듯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이 구단의 움직임을 보건대 과연 그런 부분에 신경이 예민해질 정도의 관중 수가 발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10여 분을 그렇게 보내려니 친구가 도착했다. 방송사 길 건너에 전셋집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는데 오늘(자정 지났으니) 새 집을 구입해서 이사할 예정이라고... 맏이는 2년 쯤 뒤면 초등학교에 입학할 거라면서 시종 밝은 표정이다. 방송사에 집에 가까운 곳에서 프로팀 경기가 열린다는 점을 강조하며 말이다. 밤샘의 여파로 기력이 없어 맞장구를 쳐주기는 했으나 내심 불안했다.
  그러한 불안감은 그 녀석을 따라 구단에서 프런트 사무실로 임시 사용하는 방에 들어가서 그곳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들으면서도 사라지질 않았다. 아마도 개보수 전에는 서울시야구협회 심판진들의 전용실이었던 듯 탈의 사물함에 괜찮은 냉장고도 한 대(냉장고엔 외부에 시켜 먹기 위해 붙여놓은 식당의 전화번호가 있는데 꽤 오래 전 느낌이 들더라는)가 있는 방이었다. 친구 녀석은 박노준 단장 및 보좌관으로 일하게 되셨다는 나이 지긋한 분과 이야기꽃을 피우고 나는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석유 난로에서 나오는 훈풍에 졸지 않으려 애를 써야 했다.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그 이야기들 중 장미빛 미래에 대해서는 끄적이지 않으련다. 다른 이들과의 언짢았던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도 하지 않는 것이 낫겠지 싶다. 어차피 이야기 상대는 내가 아니었으니까. 다만 KBO 심판진에서 프런트에 협조공문이 들어왔을 때 목동구장의 특정 시설에 대한 지적이 있자 구장 시설에 대하 아직 완벽히 이해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정보제공 몇 마디가 고작이었다고나 할까.

  친구 녀석이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관중석에서 보고 싶다면서... 이동하면서 하는 이야기가 겨울 동안 운동도 거의 하지 못하고 햇빛도 많이 못 봐서 간만에 날이 맑으니 햇살 좀 받고 싶다고 한다. 나 역시 공감... 심판일을 할 때 종종 햇볕을 받고 지내지만 오히려 플레이에 지장이 생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편이고 주중 직장다닐 때는 아주 잠깐밖에 해를 볼 일이 없어 햇빛을 정면에서 보는 것이 부쩍 힘겨워졌을 정도니...
  관중들의 숫자며 구성원을 보니 센테니얼의 우리 히어로즈 쪽 팬(으로 추정되는)들은 주로 선수들(2군 멤버들이 꽤 되었기에 그런지도)과 직접적인 인연-예를 들면 친척이 되는 분들이 제법 되었던 듯하고 원정팀의 경우는 팀도 팀이지만 야구의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빠져들 줄 아는 이가 제법 있었던 듯 싶었다. 뭐 휘적휘적하며 본 것이니 어쩌다가 자리가 그런 곳 옆에서 본 까닭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구장 보수 및 관객들을 끌어들여 지갑들을 열어젖히게 할 만큼의 역량을 센테니얼과 우리(**) 히어로즈 팀, 박노준 단장을 위수로 한 이들이 보여줄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동안 잠실구장과 이번에 완전히 사라져 버린(오후에 잠깐 인터넷을 살펴 다니다 보니 동대문구장의 한쪽 외벽을 폭파공법을 사용해 무너뜨렸다는) 동대문구장을 다닐 때는 서울의 동쪽-동남쪽이라는 입지 때문에 힘겨워했을 사람들 입장에선 대중교통과의 접근성의 다소 불편함과 주차장 부족에 일방통행 도로들에 기존 시가지와 아파트 단지 등의 영향으로 교통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서울 서남에서 서북간의 사람들이 찾아와서 볼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춘 곳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게 되었다는 것 정도에 의의를 두는 것이 편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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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연속 새벽 다섯 시를 넘겨 버렸다. 평일 출근 시간이 오후 3시라면야 이제 느긋이 휴식이라도 하련만... 겨우 열두 문제 문제 수만 채워놓은 상태니... 문제에 사용할 지문만 넣어놓았고 실제 답안 문항으로 어느 문장을 써야 할지는 여전히 백지 상황... 그러면서 여기에 너무 많은 것을 소모하지나 않을까 하는 심정에 전에 치워 놓았던 다른 책을 꺼내놓고 텍스트 작업을 하려고 하는데 눈은 감겨 오고 몸 이곳저곳이 무거워져 온다.
  그나마 내일 일요일 배정을 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할 작업들은 아직 산더미이고 구해야 할 것들도 챙겨야 하는데 일요일 심판일까지 스트레스에 치이고 피로에 치여 여기 일을 손도 대지 못할 지경으로 만들어 눈총을 받고 싶진 않은 심정이니...

  새 이어폰이 도착했다. 기존의 것이 이어폰 내 문제인지 한쪽 청취가 드러나게 끊어지느라 그 전 것에 비해 좀 더 비싼 것으로 2개월 카드구매. 색깔은 좋아 보이고 이어폰 뒤의 자석이 중앙부에 닿아 고정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특색. 뭐 지난 번 것보다는 오래 버텨 주면(그 전 것은 약 1년 3개월을 버틴 셈)나쁘진 않다고 본다.
  오늘 작업을 어떻게든지 마치고 방에 퇴근해서 들어오게 되면 공간을 다시 한 번 안배해 보고 복합기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든 뒤 지를 생각이다. 가격대는 90,000~120,000 정도 안에서 결정할 생각... 책도 몇 권 더 사야 하니 자리 구하자마자 일에 치이고 스트레스에 치이고 공간에 또 치이는 모습이 되는군...
  일요일 심판배정 나간 곳에서 만난 리그 측 운영자와의 한담 중 "이호성 관련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 차례 뜨끔했다. 그의 현역 시절 프로야구 경기에서의 이미지에 끼워 맞추는 섣부른 실언 - 스토브 리그 때 종종 나왔던 '엄지로 대못 박기 신공의 소유자'라는 이미지를 자칫하면 은퇴 후의 험악한 이미지와 매치시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 사실 밥만 먹고 운동을 해온 이들은 겉모습은 험하고 많이 맞고 자라 인성이 부드럽긴 힘들지 몰라도 지인들을 챙기는데는 앞뒤 가리지 않는 순박함이 숨어 있는 경우도 제법 된다. 얼마 전 케이블 채널에서 본 두산 2군 출신 김 모 선수만 하더라도 리그 운영입네 돈 관리입네 등등 일처리와 마무리가 매끄럽지 않아 고초를 계속 겪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돕고 보는 심사 하나는 고개를 주억거려 줄 만은 하니  - 을 하지나 않을까 졸린 가운데서도 신중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뭐 현재 사회인야구가 맞닥뜨리는 현실(구장 문제라던가 대회, 다른 리그들의 모습들)과 올림픽 예선에 대한 이야기, MLB에서 뛰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의 토로도 이야기거리에 들어 있었지만...
  어제 퇴근 후 전철막차 타고 다시 한 정거장 정도의 거리를 걸어온 뒤 인터넷 접속을 해서 확인을 해 볼까 하다가 오늘 학원 내 입시 세미나가 오전에 예정되어 있어 일찍 일어나야 했기에 TV의 24시간 뉴스채널을 들어가 보니 주요 뉴스라고 몇 꼭지가 떴다. 그 중 첫번째를 차지한 것이 "이호성 변사체 발견"이었다...... 그러면서 그의 은퇴 후의 이력들이 뉴스에서 나오는데(YTN 및 아침 7시 경에 방송된 공중파 뉴스에서) 뭐랄까 착잡함을 금하기 어려웠다.
  한 가족의 실종 및 사망(살인으로 써도 무방할 듯...)에 시체 암매장... 용의자 선상에 올랐던 그가 진범(공범이 있을지는 모르지만)으로 확인된다면 도대체 어떤 감상을 끄집어내야 할 것인가... 그가 현역 시절 보여준 강력한 장악력(통산성적의 수치가 매우 뛰어나진 않았을 테지만 그가 그라운드에 있고 없고에 따라 느껴지는 체감도는 제 개인적으로 매우 컸다는)을 우선해야 할지, 아니면 그의 은퇴 후의 모습들, 어지간한 정상적인 교양을 쌓은 사람들이라면 쉽게 디디지 않았을 행보에 대한 것을 우선해야 할지 말이다.

  이제 기억에서도 점점 멀어지는 장면이지만, 내가 속한 사회인야구연합회 심판부가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의 소속으로 바뀌면서 매년 지방을 돌면서 벌어지는 [전국한마당축전]에 심판으로 참여했던 시절을 떠올려 보게 된다. - 지난 해 07년은 울산, 06년은 여수-순천, 05년은 천안-공주, 04년 광주, 03년 마산이었으니(우리 쪽 심판이 매년 내려가서 진행했는데 학원일에 매인 처지라 학원일을 하고 있지 않은 때만 내려갔기에 청주, 마산, 천안-공주만 참가했던 기억이...) 처음 참가한 02년 대회는 청주 쪽 대회였는데, 그 때 1부 결승(팀 구성원 전원이 선수 출신이 가능하도록 구성)에서 광주 팀과 충북 팀의 경기를 3루심으로 보았을 때, 심판들끼리 지나가는 말로 "이호성의 팀 대 최동창(옛 OB 및 두산 선수 출신)의 팀의 대결"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뒤 한 두 해 정도인가 축전에 계속 참가하면서 광주 팀들의 후원을 이호성 씨가 도맡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그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었는데, 이런 뉴스의 주인공이 되어 공중파를 장식한다니 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고도 아니고 삶에 대한 비관자살도 아니고 용의자(피의자) 신분에서의 종말이라니...
  뜬금없는 생각이지만 이호성과 프로 입단 동기였던 이들이 누가 남아 있는지도 떠올려 본다. 90년 입단이었으니 대졸이라면 거의 40줄에 들어섰거나 근접했을 듯. 고졸이었다면 이제 40을 몇 년 앞두고 있을 테고... (한방에 떠오르는 이가 LG 신인으로 90년 신인왕이었으며 지난 해 현대 유니콘스 소속이었던 포수 김동수밖에 없다는... 이래서 기억을 소장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일지도...)

  올해엔 동대문구장 철거와 목동구장의 보수작업 후 프로구단용(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지만) 전용에 따른 여파로 서울시 지역 대회와 전국대회들이 지방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더 많아질 텐데... 그나마 이넘의 학원 일 때문에 내려갈 일이 없는 것이 다행일까? 따라 내려갈 수 있을 리는 없겠지만 그렇게 되면 숱한 뒷담화와 구설들을 들어야 하는 처지가 될테니 괴로운 일이겠지. 요즘같이 개발 우선, 경쟁에서의 승자독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상황에서 괴로운 이야기를 듣고 귀를 씻어낼 곳도 없을 테니 말이다.

  결국 봄 되기 전에 백수 모드 탈출에 실패하면서 심판일을 하는 것을 피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일단 내일 자체 강습 참가냐 실전 배정이냐를 놓고 윗선에서 고심한 모양이던데 일단 일산 쪽으로 배정이 확정되었답니다. 총 네 경기 예정인데 다른 지역의 경기도 있기 때문인지 강습 인원에 여유를 못 느껴서 말뚝을 세울 생각이었다더군요. 다행히 어제 하루종일 골골대던 중 문자가 다시 날라왔는데 한 사람이 더 배정되어 총 3명이 4경기를 소화하는 쪽으로 결론지어졌다는... 하지만 또 만약의 사태가 벌어지면 알 수 없는 노릇이겠죠.
  그나마 이런 상황의 전개가 다행이라면 팀 블로그 쪽에 심판일지를 끄적일 기회가 이어진다는 정도일까요? 하지만 내심 심판일을 쉬고 싶은 마음이 적잖이 있던 처지에서는 즐거워할 까닭이 안 생기네요.
  그렇기는 해도... 또다시 새로운 야구시즌이 다가왔다는데 설레임을 가지는 정도로 자족해야 할지도요.

  설 연휴가 지나면서 구인정보의 양이 조금 늘어났네요. 하지만 지난 두 달 여 동안 생활리듬의 파괴 속에 책읽기에도 등한해지면서 가르치는 감각이 무뎌지다 보니 온라인지원을 클릭하기도 점점 더 망설여지는군요. 이번 주중에 방안에 틀어박혀 지냈는데 오늘은 서점에 가서 책을 사오던가 읽던가를 할까 봅니다. 우석훈 님의 인터뷰집이 곧 나오거나(이미 나왔는지도) 그분의 근간 작들이 곧 나올 모양인데 들러 봐야죠.

  오늘은 굵직한 뉴스거리가 많네요(제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자리 소식은 없고...;;;).

  첫 눈에 띈 것은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8구단 체제가 유지된다는 뉴스. 거기에 더해 박노준 씨가 현대를 인수하는 구단의 초대 단장이 된다는 보너스까지.

  두번째로 눈에 확하고 들어온 것은 요한 산타나 트레이드 소식, 양키스냐 레드삭스냐의 갈림길에서 결국은 지난 번 미겔 카브레라의 트레이드(LA 엔젤스가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했는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게 넘어갔죠)처럼 뜻밖의 구매자인 뉴욕 메츠에게 넘어갔네요. 뭐 아직 연장계약 성사여부가 관건이지만 어찌 되었거나 간에 올 시즌 이적시장은 대박 투성이네요. 카브레라에 댄 하렌에 이어 산타나까지... 이젠 베다드 건만 남은 셈인가 싶다는...;;;

  오늘 지인과의 저녁 약속 건을 끝내고 돌아오면 책읽기에 전념해야죠. 항상 헛다짐의 연속이지만 방에 누워 있는 것도 지칠 지경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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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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