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근 일주일 여 사이가 유난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일단 월요일과 화요일 새로이 마주하게 된 **어학원의 외고대비반 학생들을 만나 오리엔테이션 비슷한 시간을 가지면서 "요즘같은 불경기에 월급만 제때 받을 수 있다면 일 년 정도 이들을 데리고 그 고생스러운 외고입시 수업을 할 수 있지 않을가"하는 생각이 머리 속에 좀더 차지하게 되었다면 지나친 이기적인 생각일까나. 변수 중 하나인 "급여액을 날짜 며칠 더 빼는 편법으로 후려치기"를 당하느냐 안 당하느냐, 처음 면접 시 원장이 이야기한 급여인상에 대한 약속이 이행되느냐 등도 아직은 그대로 남아 있고... 무엇보다 항상 등 뒤가 불안한 심정이라는 것은 달라진 것이 없다. 그래도 추가로 증원된 선생님들의 경력 또한 만만찮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그넘의 학원 브랜드... 이름값은 알아줘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감기가 쉬이 안 떨어진다. 이틀에 한 번 꼴로 문제 그림 스캐닝이다 워드다 하면서 작업하고, 여유시간 나면 책읽고 수업내용 구상하고, 진도계획 수정하고 하는 것도 만만찮은데 노트북에 프로그램 장착만 완료되면 몇몇 학생들에 대한 상담도 본격화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도 사실 부담이다.
  언제 떠날지라도 준비해 두어야 한다는 심정으로 일하는 처지에서 학부모에게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리수인지 알기에...

  예전에 일하던 곳들 중 짤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학부모 상담에도 나름 열을 올리다가 해고 통보를 받고 며칠을 황당해 했던가 하는 기분을 알기에... 그 뒤로는 반드시 해야겠다는 당위감이 들지 않는 이상 학원에서 자르건 내가 뛰쳐나오건 상관없이 학부모 상담에 달려들지 않는 모드다.

  복합기의 잉크 택배는 무사히 받았고... [장기하와 얼굴들]의 싱글 음반도 오늘 내일이면 도착할 전망이다. 이제는 쌓아두고 교재연구가 되었건 교재가 되었건 내가 읽고 싶은 것이 되었건 책 살 일만 남은 듯... 그건 그렇고 아직 래핑조차 뜯지 않은 몇몇 책들은 언제나 손에 잡히려나... [르 몽드 세계사]는 이제 절반 이상 읽었고 월간잡지신문 형태로 나오는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는 1월호도 다 읽지 않았는데 2월호도 구입했고... 교재들도 쌓여서 손길을 기다리고 있고... 정말 몸은 하나고 시간은 많지 않아 보이고 할 것들은 많고... 책들을 한 번씩만 읽고 다시 손대기도 힘들 정도에 공간을 차지하는 넘들을 보자 치면 마음이 아련할 지경이다. 아, 외장 하드라던가 새 엠피쓰리 플레이어에 대한 생각도 불끈불끈이다. 물론 6개월 간 핸드폰 요금에 합산되는 새 핸드폰 비용의 부담을 고려해야 할 처지이지만... 그래도 외장 하드는 반드시 사야 할 품목으로 상정하고 있다. (문제들을 만들고 나만의 컨텐츠들을 하나 둘 갖춰 보자는 생각으로) 스캐닝 작업이 불가피하게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노트북 하드에 담겨지는 그림-사진 파일들의 무게가 슬슬 무게감 있게 다가오기 때문에...

  심판 실전에 투입된 기록을 아직도 수첩에 적지 않았다. 일요일의 추위도 그렇고 그날 저녁 가족끼리의 저녁 모임을 치룬 것의 영향도 받았을 법하고... 일주일의 절반이 지나는데도 이런 정도라면 심신의 부담이 극에 달하기는 한 모양이다. 죽을 때까지의 삶이 느긋하다 싶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BLOG main image
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카테고리

모순을 인정하자 (551)
낙서(일기) (446)
베낀글들... (5)
스크랩 보관글들... (42)
심판(야구)일지 (13)
야구 이야기 (7)
감상-소감 목록 (7)

달력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3-29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