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침을 이틀 째 맞고 나니 목과 어께 부위의 심하다 싶은 통증은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목을 급하게 돌리기는 무리다 싶은 느낌이 드네요. 개인적인 일정을 잡기로 내일 토요일에는 동대문구장에 가서 서울시장배 대회 2부 16강 잔여 경기를 치르시는 분들을 격려(또는 야유)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내일도 침을 맞아야 할 듯. 그런데 한의원에서 10시 30분 경 이후로 오라고 하니 그 시간에 맞춰서 도착을 하면 침맞고 침에 연결한 초음파(Pulse니까 맞아요?) 물리치료를 한 20~30분 받노라면 동대문구장에 최대한 일찍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은 11시 30분에서 12시 근처... 학원 출근시간이 오후 1시니까 별로 여유가 없네요. 거기에 정규수업 끝나고 한 타임 보강이 더 있으니 공강없이 수업을 진행하려면 일찌감치 밥도 먹어 두어야 하고. 거기에 일요일도 다섯 타임의 보강수업을 잡아 놓았으니 무리는 피해야 할런지도.

  출근을 하고 나니 저보다 선임의 위치에 있는 사회과 선생님이 낯선 선생님에게 인수인계를 하고 계시더군요. 모르는 사이에 이미 사직의사를 밝히시고 후임자가 뽑힌 모양이었나 봅니다. 건강상 및 일신상의 사유로 쉬겠다는 의사를 표명(따로 계획을 잡아놓으신 것도 있으시다고)하셨다는데 아쉽네요. 아직 업무상 도움을 받을 것이 많이 있는데... 이분이 떠나고 나시면 사회과 선생님 세 분이 모두 이곳에서 근 6개월 정도의 경력자만 있는 셈이네요(물론 타 학원에서의 경력까지 치면 적잖은 햇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옆자리 선생님이신 영어 과목 선생님과 자주 식사를 같이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학원가에서 만연하는(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무한 이기주의와 패거리 문화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었답니다. 물론 직전 다니던 학원들에서 그러한 분위기를 짐작케 하는 경우를 여럿 만났는데 그 때마다 제 과목이 원체 소수인데다 남자라는 젠더적 특수성 상의 문제로 되도록 이러한 부분에는 별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다죠. 하지만 이분(고등부 경력이나 뭐로 보나 학원 경력이 훨씬 위인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확실히 제 자신이 그동안 학원에서 일하면서 스스로 못 버틸 지경으로 망가져 가면서 노력하는 댓가가 축소되는 경우가 저 한 사람만의 이유는 아닌가 보다하는 생각은 들게 되네요.
  뭐 서로 잘 버텨 보자고 하고 솔직이 지금 다니는 곳의 강사에 대한 처우가 제일 나은 편이라 욕심도 나기는 하지만(수업 시수의 고됨에 비하면 약한지도 모르겠지만요), 중등부 사회과목으로는 현실적으로 저에게 한계연령(지금 꺾어진 70대, 아마 꺾어진 80대에 이르면 평강사로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듯)에 도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 커진다는... 그래서 이미 고등부 교과서 두어 권과 교재를 구입해서 공부도 하고 제 자료를 만들어 보라는 동아리 후배의 제안을 생각, 나름 노력은 해 보려 하는데 역시 게으름이 만만찮네요. 이거야 원 퇴근하면 TV보면서 뻗어 버리거나 다른 쪽의 책을 읽거나 인터넷에서 시간죽이기가 일과가 되어 버리니 기존의 수업에서도 교재연구에 더 깊은 탐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는 자평이 들 때마다 답답한 마음이 앞서네요.

  지난 번 중간고사 때는 온갖 고생을 해 가면서 학원에서 제공한 시험대비 내신교재 정리에 2006, 2005, 2004년도 학교별 기출문제 프린트를 인원 수(약 300여 명)로 복사해서 스테이플 작업을 하고 배부하면서 일부 문제들은 풀이까지 진행해 가고 직전대비 수업 때는 카페에서 얻은 최종정리 파일을 프린트화해서 문제 첨부하고 교과서도 참고해서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무리할 이유를 못 느낀다죠. 지난 번의 그 무리에도 불구하고 안 나올 사람들은 안 나오고 뒷욕은 다 들어먹었으니 말이죠. 더구나 그 고생으로 오히려 다른 암기과목(이른바 도덕, 한문, 기술가정 등)에 타격이 더 있다는 견해가 나오면서 보강수업을 되도록 잡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온 까닭에 학급별 보강, 주중 보강은 지난 번 대비에 비해 확 줄여놓으려 하고 이미 이번 주는 그렇게 해서 이 시간을 수업하지 않고 보내는 중이랍니다.
  다음 주와 그 다음 주에는 주 1, 2회 정도의 주중 보강을 할까 생각 중이지만 모르죠. 더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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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노자 님의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를 어여 어여 통독을 해 두어야겠습니다. 그래야 고등부 교재연구라도 할 여유를 억지로라도 만들 수 있을런지도. 어쩌면 방학 수업 기간 동안 무리를 해서라도 학원 수업 중간중간에 노트 작업을 억지로라도 해 두는 것이 나을지도. 옥스퍼드 스프링 노트와 패드 노트 사 놓은 것에 기존 패드 노트 몇 권 사 둔 것을 활용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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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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