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지상파의  정규방송은 종료된 시간...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 이것저것을 보면서 시간을 때우면서 배정을 복기하는 것도 쉽진 않네요. 여름철 무더위 속의 심판배정을 마치고 돌아온 지 이틀째... 가끔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이들의 답변 중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라는 멘트가 이해가 가는 때가 되어 갑니다. 

  지난 주말, 토요일은 배정이 취소되었죠. 그것도 평소처럼 배정 전날부터 내린 비로 전전긍긍한 것이 아니라 배정 당일 새벽부터 내린 비에 그렇게 된 것이죠. 토요일 찾아가는 곳은 그야말로 몇 년 만에(기억으로는 5년은 된 듯...) 찾아가는 곳이라 제법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지만 그 사이 배수가 취약해졌는지 오전은 물론이고 오후 경기까지 무산되었네요. 더 힘들었던 것은 그렇게 오전 경기가 취소되고 오후 경기에 대한 대기 역할도 하느라 새벽부터 잠 안 자고 버티던 몸이 녹초가 되어 버렸다는... 결국 취소되고 나서 가 보았으면 했던 토론모임에도 나갈 수가 없었네요. 

  일요일 아침... 전날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고로 가는 버스에 탑승했씁니다. 아침 시간대라 버스 내 공간은 여유가 철철... 도착예상시간보다 약간 빨리 도착했다는...(버스 환승지점에서 바로 뒤에 탈 버스가 왔는데 한 차례 보내고 기다렸다 탔는데도 그랬다는)

  토요일은 제가 선임자(팀장)였지만, 일요일은 선임자로 지정되어 있지 않았기에 이날의 선임자인 분과 의논해서 경기의 투입 순서를 정했습니다. 투입 인원은 저를 포함한 네 명, 경기 수도 네 경기였기에 두 경기, 번갈아가며 치르면 되는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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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경기부터 난항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날 경기를 치르기로 한 구장... 해당 학교가 봉황대기 2회전에 진출한 관계로 그에 대비한 연습을 진행 중이었기에 시작시간이 30분 가량 늦어졌고, 그렇게 시작한 첫 번째 경기는 시간제한에 3분 남은 상태에서 새 이닝에 들어가 그 이닝에서 다득점해서 역전함으로써 2시간 30분 가량을 경기하고 만 것이죠. 선수들에겐 미안한 표현이지만 사회인야구, 그것도 경력이 일천한 일반인이 주축이 되어 진행하는 경기에선 시간제한이 어쩔 수 없이 존재해야 한다는데 고개가 끄덕거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제한 없이 7이닝, 9이닝을 모두 진행하려면 몇 시간이 걸릴지(시간제한 없는 결승전을 들어가면 7이닝 경기가 다득점으로 진행될 시 3시간은 족히 각오해야 한다는), 또 우리나라와 같이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선 다른 이들의 즐길 기회를 빼앗는 셈이 되어 버리니 말이죠.

  두 번째 경기는 다행히도 운이 따렀는지 1시간 30분 남짓에 점수콜드 경기, 세 번째 경기는 7이닝을 모두 소화했지만 점수가 적게 나고 템포가 빨리 진행된 까닭에 역시 1시간 30여 분 만에 종료, 마지막 네 번째 경기가 혹시나 일몰에 걸려 콜드 내진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벗어날 수 있었다는... 

  그렇지만 네 번째 경기 도중 부상자가 발생 - 홈런성 타구를 쫓던 선수가 외야에 설치된 간이 펜스에 부딪쳐 넘어지면서 안면과 구강 내 출혈이 벌어지는... 그 이상의 부상 여부는 확인을 할 수 없었지만 쓰러져 일어나지 못한 시간이 제법 되어 걱정을 불러일으켰다는... - 해서 그에 따른 수습 관계로 그 시간을 제함에 따라 경기 진행 여부에 따라서는 또다시 일몰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는... 거기에 5회초가 끝난 뒤 앞서고 있는 말 공격팀... 시간제한에 남은 시간은 7분,,, 지고 있는 선공팀으로서는 삼자범퇴로 틀어막고 다음 이닝 진행 가능을 타진해야 하는 아찔한 상황(첫 경기 상황이 떠오르더라는)... 5회초에서 득점에 실패함으로써 사실상 패배를 받아들이려던 측으로서는 마지막 기회를 이어나가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죠. 
  그렇게 들어간 5회말... 투 아웃까진 순조롭게 처리함으로써 다음 이닝을 들어갈 수 있겠다는 기대가 일어났지만(리그 운영자와 경기가 빨리 끝나길 기다리는 대기심판들에겐 아찔한 순간이었을 듯)... 마지막 하나의 아웃을 잡지 못하고 실점... 그것도 시간제한에 걸리는 시간을 약 20~30초 가량 남기고 점수콜드가 성립되는 점수를 내줌으로써 종료되었다는...(3아웃이 성립되는 시점보다 득점이 이루어지는 시점이 빠른, 이른바 [타임플레이]가 일어났다는)  ... 그렇게 해서 마지막 경기가 종료되었죠. 한편으로는 한 이닝 더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한편으로는 일찍 끝나 다행이라는 만감이 교차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으려나요...   

  계속된 더위... 국지성 소나기가 간간이 섞이기는 하지만 습도가 워낙 높다 보니 양지에 나서기가, 걷기조차 두려워지는 요즘... 한 경기 한 경기가 참 힘드네요... 뭐 심판만 힘든 것은 아니죠. 경기를 직접 뒤는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 다만 선수들은 적어도 공격 시 자기 차례가 아니면 담배를 핀다던지 잡담을 하면서 긴장을 풀 수 있는데 반해 심판은 경기가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는 점이 차이라고나 할까요. 규칙 적용도 그렇고 6개 조항 - 스트라이크와 볼, 아웃과 세이프, 파울과 페어 - 에 대한 적용도 그렇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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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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