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어제는 참으로 모처럼만의 휴식일이었습니다. 심판부에서 올해부터 리그별로 팀을 구성해서 심판배정을 맡아 진행하고 있도록 하고 있는데, 서울시연합회장배 대회가 진행 중인 관계로 대회배정이 있을 줄 알고 팀에서 배정을 빼 준 것이었는데 막상 어제 대회가 없었더라는... 그래서 팀에서라도 배정이 있을 줄 알았는데 리그 경기들의 레벨이 그다지 높지 않은데다 정식경기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해서 그냥 쉬게 되었던 것이죠.
  하지만 아침에 잠에서 깨어 더운 방안에서 뒤척이며 하루를 보내느니 땀에 저는 하루를 보내더라도 밖에서 보내자라는 생각으로 오후 일찍 방을 나섰습니다. 딱히 오라는 곳도 없고 마땅히 마음주고 갈 곳도 없었지만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제가 올 시즌 소속된 심판부 팀원들이 경기를 치르고 있을 일산 쪽으로 향하는 버스정류소로 가더군요.
  한 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간 끝에 도착하니 오후 한 시 반 가량... 이미 팀원들은 오전 11시 경기가 몰수로 끝나는 바람에 한꺼번에 식사를 마쳤다더군요. 두어 시간 있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신입 심판원 분들과는 스트라이크 콜하고 시그널에 대해, 이번에 팀배정에서 우리 쪽 팀으로 옮겨진 L모 심판과는 O모 심판과 겪고 있는 서로간의 고충, 그리고 여름용 심판복(망사 셔츠, 땀흡수용 기능성 내의)에 대한 구입 요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팀장 형하고는 신입 심판원들에 대한 견해나눔과 함께 지난 주 있었던 KBO 상급자들과 심판부 사이의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는.
  그렇게 두어 시간을 있다가 탕수육 한 그릇을 시켜 나눠먹고(점심 대신이라고 생각했지만 많이 먹진 않았다는)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옵저버 식으로 하루를 보내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니니만큼 한 곳에 오래 있으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잃고 싶진 않았다는 생각이 난 것이죠.

  대화역에서 전철을 타고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을 보내면서 도착한 곳을 반포 쪽의 모 중학교 운동장. 심판부의 다른 팀들이 진행하고 있는 리그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마침 마지막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더군요. K회장(그분께서 전에 진행하시던 리그의 회장님이셨기에 저희 쪽 심판부로 오시고 나서도 예의 상 불러드리고 있다는)님과 O모 심판, 그리고 올해 신입심판으로 첫발을 디딘 ***대학교 현직 야구선수인 K모 심판이 있더군요. 그리고 지난 해(맞나?) 신입으로 들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여자심판(이날은 견학생 역할로 보는 것이)이 있었다죠. 야구선수로 지내고 있어서 심판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K 심판과 대학야구경기(동아리야구가 아님)와 사회인야구경기에서의 차이, 심판이며 선수들의 플레이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짧은 시간이나마 나누었다죠.
  19시가 되어 경기가 끝나고 운동장 정리를 마친 뒤 O모 심판이 같이 식사를 하자는 제의를 했으나 때마침 속도 좋지 않았고 O모 심판과 같은 자리에서 이런저런 견해를 나누는 것이 이제는 별로 생산성도 느껴지지 않는 터라 내키지 않았던 데다, 근처 서점에 가서 이런저런 것을 훑어볼 생각이 있었기에 거절하고 헤어졌습니다.

  버스를 타고서 강남 교보문고에 들러서 먼저 찾은 파트는 음반매장.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윤하]의 음반을 지를까 말까 하는 생각이 나서 현장의 청음기로 들어도 봤지만 음색의 청아함과 감미로움에 비해 가사가... 확실히 사랑을 가지고 노래가 흘러 나오니 계속듣기가 좀 불편하더군요. 사랑에 대해 믿음이 없어서일지도...
  다른 파트도 뒤적거려 보았으나 손에 집히는 것은 없네요. 결국 음반매장을 나와 문구매장에서 필요한 색깔을 갖춘 동시에 감촉이 부드러워 마음에 들던 펜을 몇 자루, 분필 등을 구하고 위로 올라와 새로 나온 책들을 확인한 뒤 21시가 다 되어 나왔습니다. (결과적으로 하루 움직이는데 지갑에서 세종대왕님께서 몇 분 나와서 수고를 하셨다는...;;;)

  늦게나마 식사를 챙겨먹으려고 식당에 들렀더니 때마침 아시안컵 축구대회 우리나라와 이란과의 경기가 한창이더군요. 공교롭게도 연장후반이 끝나가고 있었고 승부차기로 넘어가는 상황이라 밥을 먹으면서 곁눈질로 지켜봐야 했다는.(다행일지 불행일지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죠.)
  어제 하루를 제법 피곤하게 보냈음인지 노트작업은 손도 못 대고 씻지도 못하고 뻗어 누워서는 아침까지 이어졌네요. 이번 주 수요일부터는 아침일찍 출근을 해야 하는데 몸이 버텨줄런지 모르겠어요. 더구나 일요일에 심판으로 경기를 치르고 그 다음 날 월요일은 아침 7:30까지 나가야 하는데... 뭐 그나마 즐거움이라면 "책읽을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는... 그것도 생각해서 지난 주에 책을 질러 놓은 것인데... 뭐 8월 휴가기간 동안에 하루 날 잡아서 전철을 타고 돌면서 몇 권 읽어두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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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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