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어느 사이에 주말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리고 다시금 주초가 지나가려는 나날.
  이번 주 일요일은 모처럼 배정이 없었기에 새벽까지 작업하다가 박찬호 선발등판 경기의 초반부(제임스 로니의 실책이 빌미가 되어 실점하고 5회에 교체된 것을 확인함)를 보고 잠을 청했다. 정오 경에 일어나서 다른 심판분들이 배정된 곳으로 놀러갈까 했다가 빗소리를 듣도 그대로 다시 뻗어버렸고 저녁 나절에 가족과의 모처럼만에 잡은 저녁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외출.
  전보다 내 스스로도 대화에 있어 요령이 제법 생기는지 전보다는 대화에 무리가 없는 표현이 제법 나온다. 10년 전 같았으면 아버지의 질문에 퉁명스럽게 쏘아붙이기 바빴을텐데.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요령이 생긴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다. 내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도 두렵고 돌려 말하는 것도 뒷담화로 비쳐져 돌아올까 두려운 것은 여전하니까.

  어제 점심으로는 학원 근처의 식당에서 쌀국수라는 것을 먹었는데, 8,000원이라는 제법 고가의 음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8타임을 수업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뱃속을 든든하게 하진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마지막 타임 수업 도중 고파지는 배를 쥐며 좌절. 진짜 우리나라 사람은 밥심으로 사는 것일까.
  퇴근길, 같이 전철역까지 걸어간 동료 선생님 왈, 이번 주 토요일에 국과사 팀원인 선생님들을 이 학원에서 장기 근무하신 과학 과목 샘께서 초대하겠다고 전해 주셨다. 이번 일요일은 심판 배정이 있어 과연 시간안배가 가능할런지 싶다. 예전에는 5월이 한가한 편이었던 기억인데 올해 들어서는 5월에 왜 그리도 이곳저곳에서 얼굴보자, 밥먹자는 약속 제의가 많은지 모를 일이다. 물론 그러한 요청에 같이 하자는 말을 해도 실제 시간이 잘 안나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입장이라 그런지 몰라도 돌아가는 현실에 나름 아이들이 이해하고 자신의 삶의 준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은 항상인데 막상 맡은 학년이 입시에 걸려 있는 중3(솔직이 특목입시에 뭔가를 걸어야 한다는 것에 스스로는 낙차를 느끼는 중이기도 하다)이라는 것이 부담이 간다. 중2라면야 그런 것이 덜하겠지만 이들의 경우 당장의 성적에 목매달지 않는 녀석들이 많아서인지 몰라도 사춘기다 뭐다 때문에 치고받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고. 그나마 지금이 가장 나은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고등부를 가르칠 여력이 된다면 더 바랄 나위는 없겠지만 아직 그럴 여유는 없는 편이니.
  특목고 전임자 발표를 위한 자료는 거의 90% 정도까지 구축. 오탈자 난 것 확인하고 발표 전날까지 09학년도 전형요강으로 업데이트되는 것이 없나 살피고 정리하면 될 듯 싶다. 이제 남은 것은 반편성고사 문제 작업을 위해 지도 업데이트를 위해 대형서점에 들러 사회과 부도책을 구입하고 스캐닝 후 문제를 다시 정리하는 작업이 남는다. 기존에 작업을 했지만 역시 문항의 특성에서 내신문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단점을 인정하고 복합적인 문제로 재작업하는 것도 더해야겠지.

  테이블 위에 쌓아놓은 책들 중 두께가 상당한 하드커버의 책들로 지금까지 구입해 놓은 책들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넘들을 잠시 지켜보았다. 한 권인가 두 권을 제외하고는 다 읽지도 못한 것들이다. 그리고서 지난 주에 지른 책들... 그리고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구입희망목록에 우선순위로 올려놓은 넘들... 그것들까지 구입하게 되면 지금 자리에 있는 넘들 중 상당수는 진정 놓아둘 여지가 없게 되겠지. 그전에 한 번 더 정독을 해 두어야 나중을 위해 써먹을 여지가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 속에 밖의 하늘이 밝아온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BLOG main image
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카테고리

모순을 인정하자 (551)
낙서(일기) (446)
베낀글들... (5)
스크랩 보관글들... (42)
심판(야구)일지 (13)
야구 이야기 (7)
감상-소감 목록 (7)

달력

«   2020/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
Statistics Gr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