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주말에 학원에서 시행한(이라기보다는 특목관 차원에서의 사기진작을 위한 파티 겸 야유회 성격의) 워크샵을 다녀왔다. 토요일 수업을 마친 뒤 목동에서 선생님들의 차에 무리별로 나누어 타고 가평(보다 구체적으로는 남이섬에서 몇 분 떨어져 있지 않은 위치)에 가는데 주도로에서만 세 번 이상 정체가 되는 속에 통상 한 시간 반 안에 갈 길을 세 시간 이상을 소요했다.
  뭐 그 덕이라고 할까 불행이라고 할까 도착은 예정보다 거의 두 시간 이상 늦은 자정 대. 해서 고기파티하고나서 자리를 내어 주신 선생님 댁의 거실에 둘러 앉고 나니 진지한 워크샵으로서의 토론이나 의견 교환은 거의 이루어지기 어려웠을 것은 명백했고 나 자신도 "역시나~~" 하는 기분 속에 새벽 다섯 시 경에 취침, 일곱 시 경에 기상해서 08시 30분 경에 아침 일찍 귀경하겠다는 선생님들 편에 끼어 돌아왔다. 대략 08:45 경에 차에 탔는데 목동 학원에 돌아오니 10시 10분 전. 참으로 시간대의 움직임은 묘하다.
  버스를 타고 방에 돌아온 뒤 몸을 추스리려니 케이블에서 MBC ESPN 연예인 리그 8강전 경기가 진행 중. 구경을 갈까 했지만 몸도 녹초고 가 봐야 도움될 것도 없고 해서 방에서 죽치고 TV를 보다가 잠에 빠지고. 늦은 오후에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서 밥을 먹고 누운 것이 탈이 났는지 체했는지 다음 날인 어린이날 내내 고생했다. 이렇게 고생할 줄 알았으면 어린이날에도 목동에서 경기가 있었는데 걸음을 할 것을 그랬나 보다.

  약 3일 이상을 골골대는 속에 시달렸기 때문인지 어제의 수업은 최악의 목소리 상태. 도저히 특유의 깨는(?) 소리가 나오질 않고 금가는 소리만 계속. 그것도 있지만 학생들도 시험대비 기간 후 사실상의 첫 수업인데다 학급 이동도 있었기 때문인지 영 수업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 나 자신도 2학기 교재의 교체에 대한 언질을 받아 놓질 못한데다 교재연구를 위한 아무런 선결작업도 받아놓질 못한 상태에서 옆자리 선생님이 혼자 진행하는 것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질 않는다. 국사 쪽이야 내 멋대로 진행하면 된다지만 사회 부문에서 그분과 내 수업 스타일이 겹쳐져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평가될 것을 생각하면 기분도 편치 않고, 그렇다고 딱히 심화된 내용을 전개할 만한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니. 허리통증이라던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불편함만 아니었더라면 문제만들기라던가 교재연구라던가에 뒤처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데, 확실히 몇 년 전에 이 일을 시작할 때와 달리 늙기는 늙은 것인가(30대 **이 뭐가 늙은 것이냐 하겠지만 밤샘 한 번에 며칠의 컨디션이 크게 타격을 느끼는 상황에선 제법 심하다) 하는 생각마저 들고 만다.

  이번 주부터 배정을 받을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다. 뭐 얼마 안 있으면 다시 시험대비에 들어가야 할 테고 정기모집에 감독 역할로 투입되는 주도 있으니 많이는 못나갈 터, 거기다가 여름 이후에 줄창나게 수업이다 문제만들기다 등에 열을 올리다 보면 올해 심판 농사는 거의 물건너가는 것이 아닐까 싶은 기분도 들지만 나갈 수 있을 때 나가두는 것이 나을런가 싶다.
  생각같지야 않지만 내가 안 나간 요 몇 주 동안 심판으로 나가신 분들이 별별 일들을 다 겪는다 하니 맘이 편치 않다. 하긴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몸에 익숙해지고 맘이 편해져야 그라운드에 나가서도 잔실수가 줄어들 테지만 그래도 그라운드에 있는 것이 가장 맘에 편했던 시기였던 것은 분명하니까.

  [아주 특별한 상식 - NN] "9. 테러리즘, 폭력인가 저항인가?"를 다 읽고 이제는 강양구 기자의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를 읽기 시작했다. 확실히 국내 저자의 책이 읽기엔 수월한 측면이 많다. 실용(?)적으로 써먹게 될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 지식e라던가 강양구 기자님의 책, 그리고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우석훈 님의 책들의 텍스트, 기회가 더 된다면 장하준 교수의 책들도 문제를 만들기 위한 텍스트 재료에 넣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에 - ......혼자 읽고 즐기면서 [대화]를 나누기 위함이 아니라 시험을 잘 보게 하기 위한 재료가 될 수도 있다라고 한다면 그분들의 심정이 어떠실까... 가급적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 문제의 텍스트로 소비되느니보다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보다 더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활용하려고 머리를 짜내지만 정작 교재 중심으로 전달해야 하는 내용을 보면서 좌절감만 느낄 뿐이다. 과거 정권들이 해 온 모습하며 지금의 정권이 하고 있는 모습들과 교과서 및 교재의 내용을 비교해 보면 바로 답이 나오고 말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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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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