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후... 어느 사이에 2009년도 6개월이 지나 버렸습니다.
  DJ와 노무현 씨가 대통령이었던 시절이 어찌 보면 활동하는 데 있어 그만큼 제약이 적었던 시기였구나를 깨닫는 것이 너무 오래 걸린 것이었을까요... 꺾어진 70을 지나 꺾어진 80을 향해 가는 지금의 처지에서 전화상담이다 자료만들기다 복사다 질의응답에 정성이다 등에 아무리 기를 쓰고 용을 써도 돌아오는 것은 사소한 것 트집잡히는 뒷담화에... 온갖 불평에... 등록인원 안 차 있다고 타박들으면서 수업하고 성적은 기본 아니냐는 압박... 책읽고 뉴스보며 이런저런 분석할 기회는 고사하고 당장 급한 일들 처리위해 전화기를 드는 것이 우선이 되야 하는 것이 강사의 숙명이 되어야만 한다고는 믿지 않는데 말이죠. 지금 있는 곳의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네요.

  심판 쪽 일도 마음이 많이 떠난 까닭에 이쪽 일에 대해 조금 더 힘을 쏟자 해서 이 정도까지 끌고 왔는데, 내신사정이다 모의고사 성적입력이다 등등을 오로지 다른 사람 자료에서 함수베끼고 셀을 일일이 고치면서 수정하고 보기좋게 하려고 하는 등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고생해 왔는데, 거의 6주 이상을 심판배정을 빠지기로 하면서(이곳을 계속 다니게 되면 하반기 배정도 모두 안 나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뭐 이런 것이 힘겹지 않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나름 힘겨운 일이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내가 일한 만큼의 대가는 오로지 현재 인원을 잘 유지하고 있느냐(즉 다음 달 등록을 유지하도록 잘 꼬셔 두느냐), 그리고 한 주에 수업을 몇 타임 뛰었느냐만으로 판단 기준이 잡혀 있으니 다른 작업들은 아무리 고생고생하며 마무리를 잘 해 보아도 돌아오는 효과는 그저 '수고하셨다', '고생하셨다'가 고작이라는...

  사회 과목의 어려움은 점점 배가되어 가는 중에 필요한 것들의 목록은 점점 많아지고 있고... 가르치는 아이들의 성장배경에 일일이 맞춰 주기 쉽지 않은 내 자신의 적응노력을 돌아보면 이제 학원강사 일에 있어 최대 고비를 맞이한 것이나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내 역량의 한계가 어디일까를 생각하는 것도 고민이지만, 내가 자리에 맞춰 내가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능력의 한계를 매조지해야 하는 것일지, 당장의 행복을 보장하기 어려운 자리를 생각하고 없는 시간 쪼개 가며 더 매진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고민이 제법 듭니다. 이런저런 고민들이 정리가 되어지면 거취도 정할 수 있게 되겠죠. 조만간 꺾어진 80이 되기 전에 어딘가에 나를 묻을 자리가 발견되어지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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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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