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이틀 가량 약간 분주하다 싶을 정도의 근황이다 싶었는데 막판에 화가 단단히 돌아 나온 하루가 끝짝에 깔려졌습니다. 역시 아버지와 저는 뭔가 맞지 않아요. 서로 마음이 통하길 원하지 않는 듯한 느낌도 드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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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목요일로 일단 학원은 휴무에 들어갔고, 경시대회며 단축수업 등으로 인해 업무는 일찍 종료되었습니다. 그래서 전에 다니던 학원의 선생님에게 문자를 보내서 가도 되냐고 했고 동의를 받아 그쪽으로 향했습니다.
  40여 분에 걸친 지하철 이동에 10분 가량 걸어간 끝에 도착했고 때마침 선생님들은 상당수의 분들이 퇴근을 하신 다음이었더군요. 다음 날(금요일)이 오전 수업이 있다고 하셔서 술자리라기보다는 간단하게 고기 1인분씩 구워먹으면서 식사를 하고 그러면서 근황잡담 정도를 나누는 정도였답니다. 다른 선생님들은 전날에 새벽 늦게까지 음주를 하셔서 컨디션이 별로라고 하신 까닭도 있었고...
  그렇게 자리를 파한 후 다시 전철역에 돌아오니 간신히 **역을 갈 수 있는 막차가 와 주더군요. 5분 가량 연착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걸을 힘을 다소나마 절약한 셈이니 고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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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은행들에 들러서 통장 정리도 하고 맡겼던 옷도 찾고 신발도 닦아 놓는 등 제법 개인정비로 부지런히 움직인 오후 나절이었습니다. 그러다 (반찬통 돌려주러) 집에 들어가게 되었죠(솔직이 이제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처지는 아닙니다만).
  예상 외의 버스 연착에 교통체증에 시달려 가며 예정보다 꽤나 늦은 시간에 들어가야 했던 속상한 기분을 조금 눌러두고 들어간 다음 반찬통 돌려주고 학원에서 받은 선물세트에 상품권도 내 드렸습니다(**백화점 10만원권... ). 사실 이틀 전에 생활비 송금하면서 명절 용돈 쓰시라고 분담금 조로 미리 보내놓은 것이 있었던 것에 이날 나가면서 조카들 세뱃돈조로 쓰시라고 신권 10만원이 들은 봉투를 가져갈까 했는데 버스를 타러 나가기 직전까지 생각했다 정작 나가면서 그 생각을 하지 못해서 가져가진 못했다죠.
  저녁을 모여 먹고 방에 돌아가기 전에 예전에 [삼국지 3]을 구입했을 때 같이 구했던 핸드북을 읽고 있는데 아버님이 여러 마디를 건네더군요. 차례 전날에 집에 와서 밤을 보내라, 정장을 갖춰서 와라, 허리띠나 양말 챙겨라 기타 등등 기타 등등...
  하지만 그러한 류의 이야기를 명령을 내리듯 하는 아버지의 목소리로 듣게 되니 없던 짜증이 다시금 확 일어나더군요. 이미 예전에 집안 살림 말아먹고 아무런 목표없이 당장의 어려움을 벗어나겠다는 자기합리화 명분 속에 아들 딸을 사채업자의 표적으로 만들어 회사에서도 강제 퇴사당하게 만들어 버리고 그러면서도 또 사채 구걸하러 보증세우려고 불러내는 등 하등의 반성이 없는 모습에서 정이 떨어질 데로 떨어진 터라 될 수 있으면 아버지와의 대화는 응대를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지 몇 년이었는데 간만에 또다시 그러한 류의 지시나 다를 바없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참을 수가 없더군요. 결국 말더듬어 가면서(저는 화가 나면서 이야기를 하면 말을 더듬는 편입니다) 맞쏘아 몇 마디 던지다가 가방 집어들고 나와 버렸습니다. 뭐 누님도 제게 뭐라고 쏘아 붙이는데 상관할 바 없었죠. 이런 기분을 가지기 싫어서 모여 살자는 요청을 거부하고 거금 수십 만원을 매달 써가면서 고시원 생활을 유지함을 자청하는 처지였으니 말이죠.
  밖에 나와 어머니와 몇 마디를 나누면서 "지는 것이 이기는 거다. 성질 죽여라" 등등의 타이름을 들었습니다. 딱히 그렇게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왜 아버지하고만 마주보면 그렇게 안 되는지 전철을 타러 언덕길을 올라오면서 별별 생각을 다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딱히 답이 있는 일은 아니겠죠. 가족이라는 [관계]가 이데올로기네 논리네 정이네 하는 잣대로 평가를 내리기가 쉬운 일이 아니듯이요.

  어찌 되었건... 내일(자정 지났으니) 차례를 지내러 가는 길에 집에 들러 같이 가거나 따로 가거나 하게 되겠지만 그날 하루는 또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듯 싶네요. 하지만 의도적인 굽히기를 원한다면 차라리 [혼자놀기 모드]를 선택하는 것이 낫겠다 싶습니다.

  확실히 제 스스로 별난 놈은 별난 놈인 거 같아요... [일]에 관련된 관계나 제3자들끼리의 관계에서는 편하게 자기절제를 잘 하는 것 같은데 가족관계에 있어서만은 너무 경직된 무언가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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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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