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오늘도 어김없이 8시 30분 경에 눈이 떠졌다가 다시 이부자리 속에서 디비졌다가 경기 시작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TV를 시청했습니다(월드시리즈 2차전). 어제는 1회초에 1회말 페드로이아의 리드 오프 홈런 장면을 놓쳤지만 오늘은 다행히도 1회초 타베라스의 1루 진루 장면만 놓쳤다죠. 하지만 숨은 공로자는 바로 보일러 공사... 고시원에서 보다 큰 보일러를 바꿔 설치하는데 벽에다 설치를 하려는지 드릴로 벽을 뚫는 소리가 귀를 울려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겠더라는...;;;
  2 : 1 이라는 스코어에서 알 수 있듯이, 투수전으로 진행된 관계로 긴장감이 끊이지 않았기에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씻을 수가 없었습니다. 콜로라도에서도 2차전은 쉽게 내 줄 수 없다는 각오로 아펠트-허지스-푸엔테스-코파스 등 승리 계투조를 투입하면서 스코어를 유지했지만 보스턴의 오카지마-파펠본 라인이 확실히 더 강하더군요.

  3차전 경기는 일요일에 열리는 관계로 심판배정이 악천후로 인해 취소되지 않는 이상(배정된 구장이 여름 소나기 폭우가 와도 두 시간 후면 정상적인 경기가 가능할 정도의 그라운드 상태라 그럴 전망은 매우 약하겠다는) 볼 수 없겠죠. 그나마 지난 ALCS 6차전을 시청하지 못한 것에 비하면 아쉬움은 덜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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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 안에서 계속 지친 나날의 연속입니다. 원래 강사들끼리의 화합에 신경쓰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다른 선생님들 간의 소리소문 없는 갈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 지치는 일이기는 하죠(어떤 이는 자기 수업 때 다른 과목 선생님을 비난하기도 한다더군요). 게다가 힘들고 원론적인 내용으로 단원이 바뀌면서 분위기를 전환하는데 어려움이 제법 되는데 덩달아 아이들도 지겹다라던가 다른 과목 숙제가 급하다는 이유로 제 과목(사회-국사) 수업 시간에 노트를 펼쳐놓고 다른 과목 내용을 끄적이다가 걸리는 일이 속출하더라는... 어떨 때는 화내기도 하고 어떨 때는 잔소리를 하기도 하는데 도저히 말로 안 되는 경우엔 차라리 피같은 수업 시간에서 몇 분을 덜어서 다른 급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내 준 다음 집중해서 제 과목 수업을 진행하는 쪽도 하고 있다죠. 저도 마침 지쳐 있는 상황이라 자칫 더 큰 문제로 화하면 안 되니 피로도 덜 겸 겸사겸사로 말이죠.
  하지만 결국 하위 레벨 학급(구분이 별 의미가 있겠냐만)에서 평소 집중력이 안 좋기로 유명한 아이 하나가 대놓고 다른 과목 펼쳐놓고 노트필기를 하는데 열받아서 책을 빼앗고 출석부에 사항을 적어놓는 등 제대로 반응을 보여 주었습니다. 여러 차례 걸쳐 이야기하고 주의를 주고 경고를 해도 바꾸지를 않는 것... 물론 이유가 있겠지만 참을 수가 없더군요. 덩달아 이 녀석이 "자기는 ** 문제를 푼 것이 아니다. 노트만 썼다." 라면서 주제 회피를 시도하더군요. 명색이 중학생이나 되는 녀석이... 해당 과목 수업 시간에 다른 과목 교재를 펴놓고 문제를 베끼고 있건 노트 채우기를 하건 문제를 풀고 있건 간에 다른 과목 교재를 펼쳐놓지 말라는 이야기에 다 들어가는 것이라는 것도 모른다면 도대체 이 녀석이 자기 책임을 회피하려고 말장난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말의 뜻을 이해조차 못하는 녀석인지 울컥하더라는...

  2학기 기말고사 대비가 끝나고 나면 이곳에서 계속 할 것인지 아니면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인지, 계속 하게 되면 지금 가르치는 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가는 것이 될지 아니면 아래 쪽에서 올라오는 아이들을 가르치게 될지 생각을 해 보는데요. 첫번째 갈림길에선 원장-부원장 레벨에서 자르지 않는 한 1년 정도는 더 하는 쪽으로, 두번째 갈림길에선 후자 쪽으로 가닥을 잡을 생각입니다. 몸이 부대끼고 힘은 많이 들지만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쪽이 낫겠죠. 나중에 논술을 하게 될지 고등부에서 역사 관련 단과를 하게 될지는 나중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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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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