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어제에 이어 오늘도 몸에 힘이 없는 상태 계속. 하지만 누님에게 받아야 할 민방위 편제 관련 문서를 챙겨야 하기에 일찌감치 방을 나서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거리야 뭐 학원 이야기하고 집안 이야기 정도...

  출근하고서도 몸에 힘이 계속 없어 병에 걸린 오리마냥 꾸벅거려야 했다. 알고 보니 다른 사회 선생님께서도 장염 때문에 병원 신세를 지고 계신 중이라고... 딱히 하는 것이 이전 근무지들에 비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험대비 때마다 이 고생을 해야 하는가도 싶다.

  힘들게 수업을 마치고(핏대를 약간 올리려 치면 머리아픔은 여전하다는) 쉬면서 직전대비용 프린트 몇 부를 복사하고 숨을 돌리려는데 속보기사가 떠서 읽어보니 [PD수첩]의 김 모 PD가 체포되었다는 기사였다.
  궁금해진다. 정부의 정책결정에 대한 비판이 과연 공무원 몇의 명예훼손으로 연결이 가능한 것이 이른바 법치국가에서의 행태인 것인지... 이 일이 만약 개인의 인신구속으로 이어지고 처벌까지 이뤄지게 된다면(즉 사법기관에서의 처벌까지, 행정기관에서의 인신구속은 차치하고)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강사로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납득을 시켜야 할 것인지가 말이다.
  지난 해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나는 현장에 나가지는 않았지만 당시 가르치던 학생들에게 [저항권]의 의미에 대해 유용한 사례가 되는 건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언급할 상황은 아니었지만(당시 지도하던 과목이 일반사회-정치 파트가 아니라서), 그 뒤의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이건 정말 뭔가 아니다"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

  야구심판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섰을 때 누구는 단순하게 아웃 아니면 세이프만 선언하면 되니 좋겠다라고 하지만, 사실 따지고 들어가면 주자들의 의도적인 방해 여부며 야수들의 방해 여부, 벤치에서 벌어지는 온갖 소리며 감독과 관계자들의 눈총을 감수해 가면서 공정함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그 속사정을 어떻게 알까 하며 장탄식을 한 적이 많았다. 어지간하면 정부가 하고 있는 정책은 나름의 고충과 속사정이 있을 것이려니 하면서 좋게 넘어가려고 무진 애를 쓰기는 했는데 노무현씨가 대통령이 된 뒤로 일어나고 있는 정책 결정 과정이며 무언가 앞뒤가 안 맞게 돌아가는 모습들이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 된 뒤로는 훨씬 노골적으로 벌어지는 것을 보려니 [멍하니 그냥 가만히 보다 보면은 이거는 뭔가 아니다 싶어]라는 노래가사가 절로 떠오르게 된다.

  하필 요즘 다니는 학원이 MBC를 지나는 버스를 이용하게 된 터라 방송사 입구를 가끔 바라보게 되는데 요 며칠 동안은 기원(무신론자가 기도는 못하니까)을 해야겠다 싶다.

  ... [공정함]이 언론의 미덕은 맞다.(또한 야구심판에게도) 하지만 공정함은 기계적 중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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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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