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감상] [묵공]을 보다...

낙서(일기) 2008. 1. 17. 05:06 by trotzky
  지난 일요일에 DVD로 구입한 [묵공]을 봤습니다.
  비스듬한 자세로 앉아서 보느니 이부자리 속에 디비져 있더라도 모니터를 정면으로 대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노트북을 옮겨놓고 DVD를 집어넣었다죠. 중간에 한 번 숨돌리느라 잠깐 일시정지 누르고 몸 한 번 뒤척여 준 것을 제외하면 끝까지,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꼼짝 않았습니다. 정말 그 블로거 분의 추천에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원작만화가 있다는데 스토리가 어디까지가 같고 다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마지막 장면들이 교차되는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멍해지더군요. 사람 사는 세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비극이라고 해야 할까, 거기서 유발되는 허무함이라고 해야 할까... 극장에서 보았다면 아마 마지막 장면들에서 눈물이라도 펑펑 흘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느낌에 극장의 스크린을 찾는 분들이 계시는 모양입니다. 평일에는 학원일 관계로 낮과 밤이 바뀌어 일하기 때문에 아침에 조조할인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늦잠 때문에 놓치고, 주말 내지 공휴일에는 심판 배정 아니면 그냥 이부자리 속에 뻗어 있는 관계로 이런 좋은 영화들을 볼 기회를 놓쳤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민망함까지 느껴집니다.
  99년인가 2000년이던가 12월이 되어 [인랑]이라는 애니메이션을 혼자서 두 번, 동호회 사람과 함께 한 번 등 세 번을 같은 영화를 보러 갔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 복잡 난해한 스토리 라인을 이해하려고 여러 번 본 것인데 어떤 사람들이 보기에는 돈 낭비로 비춰졌겠죠. 뭐 몇 년 전 [올드 보이]를 본 뒤로는 극장에 들어간 적도 없으니 별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3일만의 외출이었던 어제, 사실 내심은 그렇게 바깥을 쏘다니다가 학원에서 면접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 - 방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잠자다가 전화를 받거나 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생각 때문에 - 이었지만 오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 참아 봐야죠. 그러고 보니 어제는 정말 얼마만에 "세 끼니"를 챙겨 먹은 하루였던가 싶네요. 방에서 김 한 봉지에 깐 양파에 김치 갖다놓고 고시원 부엌의 밥을 가져다 먹고, 오후에 나가서 사먹고, 초저녁에 찬 바람 맞으면서 돌아오는 길에 도시락을 사갖고 들어와서 먹고 말이죠. 학원 다니면서는 거의 하루 두 끼, 학원을 그만둔 뒤로는 하루에 한 끼 먹는 것이 보통이었기에 새삼스럽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낮밤을 바꿔 지내니 화장실 가는 시간대도 바뀌어서 허리가 다시금 삐끗한 느낌이라는...
  동대문구장이 철거되는 모습을 두타 8층의 구석에서 창을 통해 잠시 내려다보는데 착잡하더군요. 이미 그라운드의 상당 부분은 헤집어 놓았고 외야 펜스의 아랫쪽의 관중석도 꽤 들어냈더군요. 그곳에서 보이지 않는 내야 쪽도 상당히 진척되었겠죠? 그건 그렇고 걸어다니는데 해가 떠 있을 때는 그런대로 옷깃을 여미고 다닐 만한데 해질녘이 되니 장난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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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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