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어제 퇴근하는 길에 이른바 [정크 푸드]를 사먹었습니다. 24시간으로 운영되는 패스트푸드 점의 햄버거를 세 개를 먹은 것이죠(그나마 감자튀김은 안 먹었으니 트랜스 지방에서 점수 심하게 깎이진 않을런지도). 잠에 빠지기 직전까지도 입안에서 햄버거 냄새가 욱...

  어제 벌어졌던 신한은행 스타리그 2006 3차 시즌의 8강전 두 번째 일정의 재방송을 곁눈질로 보면서 퇴근 전에 학생 한 명에게 받은 그네 학교의 인물별 사건별 페이퍼를 펼치고 나름 분류작업을 해 보겠다고 덤벼들었다가... 한 시간여의 엑셀 삽질과 페이퍼 점검 학습, 네이버-야후 등의 포탈 지식검색 등을 확인하며 그 페이퍼를 만든 분(학교 선생님)의 소양... 아니 관련 지식 및 페이퍼 작업 후의 최종 검토 작업을 하지 않은 소양부족을 의심하며 다시 파일 속에 고이 넣었습니다(차라리 스타리그 경기를 제대로 보는 것이 남는 장사였을 듯 하더군요).
  저도 가끔 시험문제 자료 퍼와서 편집을 시도하다 오자를 발견못하는 경우도 있고 수업 중에 가르치는 내용에 오류가 생겨(요즘 독서량이 많아지면서 느끼는 것인데 은근히 많아요... 어흑...;;;;) 아무도 못 보고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혼자 방바닥을 긁는 추태를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 더 알아야 가르치지 하는 심정으로 더 검토하고 더 하려는 노력을 하는데, 이분께서도 물론 많은 학생들의 교과목 수준 저하를 걱정하시는 마음으로 그 귀한 자료를 직접 워드작업(펌에 편집으로 만들었다고는 차마 믿지 못하겠고)으로 하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인데...

  도대체 에카테리나 2세가 오스트리아의 여제라니(러시아의 군주 이름이죠)... 마리 앙투와네트가 그의 막내딸이라니요(눼이버 검색 눌러도 마리아 테레지아의 딸이고만)... A4 용지 다섯 장 앞뒤에 고이 모셔진 내용들의 주밀함에 아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그분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보다 어처구니없는 오류들이 연속으로 나타남에(위의 것 외에 좀더 신중하게 작업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들이 많았다는) 한숨이 나오더군요.
  중학교 2학년들이 배우는 세계사 파트의 경우 1학년 2학기의 중국사 파트와 달리 [표]로 딱히 정리가 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판단으로 아이들에게 수업할 때도 그저 통시적인 시각을 정리하는 부분과 최대한 좁은 영역에서의 구분에만 [표]를 사용했는데 그 선생님께서 주셨다는 페이퍼를 나름 아이를 위해 분류해서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달려들었는데 성과는 영 아니었습니다. 역시 분야도 천차만별, 사람들의 숫자도 장난아니게 많고 하나하나 요약해서 표 하나에 정리하는 것은 버겁네요. 이름이나 분야만 쓰고 넘어가자니 내용도 만만찮게 공부해야 할 부분들이고...
  페이퍼를 부탁한 아이를 다시 보게 되면 제가 언질을 주었던 작업이 가능했는지를 확인한 다음 다른 방법을 권해야 겠다 싶습니다. 차라리 제가 예전에 무심하게 진행했었던 [책베끼기] 형식을 권해야 할 듯 싶네요. 그게 노가다 스타일이라 만만한 작업은 아니겠지만 어차피 공부라는 것이 처음부터 요령으로 파악되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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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에 이어 오늘 출근길 지하철에서 꺼내 들었던 장정일 님의 [공부]... 그가 읽은 여러 저작에 대한 감상을 보면서 저도 묘한 생각들에 접어드네요. 그 중 하나는 저도 아직 공부가 더 남은 사람이구나 하는... (다른 분도 느끼시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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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자리 선생님의 뜬금없는 말씀에 눼이버를 들어가 보니 탤런트 정다빈 씨가 세상을 떠났다는군요. 이런 어이가 상실되는(하지만 무언가 느껴지는 바는 있는) 일이... 일의 경위야 어찌 되었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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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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