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어제는 퇴근길에 밥사먹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않고 누워 버렸습니다. 전날 밤을 꼬박 새운 까닭이었겠죠. 일으켜지질 않더군요. 그 상태로 한 4시간 정도 뻗었나?

  정오 이후까지 이부자리에서 씻지도 않고(옷은 갈아입었지만) 꼼지락대다 겨우 몸을 추스려 샤워하고 가방 챙겨(노트북 꺼내지도 않고서) 나왔습니다. 시간대도 적당했고 자리도 머리가 지하철 바람에 흩날려 추스리지 않아도 될 만한 각도로 출입문 옆 긴 손잡이에 기대어 책을 읽기 시작했죠.
  그런데 이상한 장면 목격.
  왠 젊은 사람 한 명(아마 저보다 나이가 비슷하거나 약간 어린 축이었을 겁니다만)이 핸드폰 통화를 하고 있는데 영 신경이 안 갈 수가 없더군요. 단 한 순간도 가만히 서서 통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비틀었다 흔들었다 머리를 쓰다듬었다 걸어 다니다 기대다 해 가면서 시선을 쓰는 것이었다죠.
  보통 책을 읽을 때 이어폰을 통해 음악도 같이 듣는 편이라 주위의 수상한 짓에 대해서는 괜한 신경을 쓰지 않으려 했는데 오늘은 왜 그리도 신경이 예민해지는 것인지... 아마 예전에는 둔하다 소리를 들을 정도의 참을성이 이제 나이가 들어 가면서 많이 약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10여 분 동안 그 사람이 하는 짓을 보면서 자칫했으면 훈계성 내진 시비성의 비난을 쏘아 붙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러는 한편 제 자신도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나는 핸드폰 통화를 하게 되었을 때 단 한 번이라도 움직이면서 통화를 한 적은 없었는지?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민폐 끼쳐 가면서 통화하는 나이 드신 어른들의 행동도 기분나빠하면서 시선을 던져 보았던 기억과 과연 이 장면은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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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몹에 들어가니 예의 그 목사(그냥 그 작자라고 쓸까도 싶은데 하도 자기가 목회자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는 듯하니 이렇게 써도 될 듯)가 2년 전에 자기가 거의 근거없이 끄적였던 해외 유학생 - 정확히 말하면 미국에 갔던 유학생을 말함 - 의 탈선에 대한 유추를 할 수 있는 기사를 한 꼭지를 가져와서 옛날 자기 칼럼글의 정당성을 자랑하더군요. 이른바 [한인 미혼모 상담 절반이 유학생] - 미주중앙일보의 기사를 퍼왔더군요.

주소 : http://www.mediamob.co.kr/newpower/tb.aspx?id=134663

  관심있는 이들이 혹시 있다면 그 글에서 어떤 모순점이 있을지 찾아 보았으면 합니다. 지극히 근거박약의 기사 몇 줄에서 유학생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다 그 기사의 논리대로 따라가도 과연 그러한 논리적 추론이 가능한가 의심스러울 정도라죠.
  그의 이른바 칼럼이라던가 주장이라던가 하는 것은 이렇게 근거다운 근거가 없는 기사 몇 줄에서 자기 힘으로 무언가 알아보는 노력도 하지 않고 날로 먹는 모습의 총체라죠.
  당장 그의 글에 달린 리플을 봐도 그가 참된 시민으로서의 사회에 대한 자각능력이 부족함을 느낄 수가 있을 테죠.

  1. 허안무 2007-02-21 00:47

    기사를 무조건 받아들이시는군요. 학교에서는 critical thinking이라고 하는데, 님도 critical thinking skill을 좀 기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기사의 신빙성에 대해 님이 얼마나 철저하게 검증했는지는 넘어가기로 합시다. 님이 이 기사 외에, 이 기사가 정말 사실인지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다른 자료들과 비교해보는 수고를 하셨다고 일단 저는 무조건 믿어봅니다. 만일 그렇지 않고 다시 이 문제를 끄집어 내신거라면, 님은 전에 수많은 반박과 토론이 오고가는 과정에서도 전혀 발전이 없었다고 생각해도 되겠지요.
    우선 기사에는 유학생들의 혼전임신 및 출산이 늘었다고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만으로 님이 주장하고 싶으신 바, 요즘 유학생은 방탕한 생활을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기는 많이 부족합니다. 우선, 전체적인 유학생 수가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지요. 제가 유학하던 90년대 초와 비교해보면 지금 유학생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실겁니다. 미혼모 상담소에서야 미혼모 수에만 관심이 있겠지만, 님이 요즘 유학생들이 이러저러하다, 라고 주장하시려면 님은 급증한 유학생 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두 번째로 님은 유학생이 방탕한 생활을 한다는 근거로 임신과 낙태, 영아유기 이야기를 했는데, 님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유학생이 아닌 경우와 비교한 자료가 필요합니다. 유학생이 아닌, 국내의 경우는 어떠한지, 낙태나 영아유기, 미혼모에 대하여 나이대별로 구분하고 비교하여 본 후, 그 결과가 유학생이 유의적인 차이를 보인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어야 위의 자료는 님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겠지요.

  2. 허안무 2007-02-21 00:48

    님이 직접 조사한 자료가 아닌 기사만을 근거로 글을 쓰시려면 좀 더 신중하게 검토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전에도 어느 분이 이와 관련하여 2차 인용에 대한 포스팅을 해주셨던 것을 기억합니다만, 님은 전혀 배운게 없군요. 그럼에도 부끄러운 줄 모르시고 '전에 난리를 피웠던 사람들'이라고 까지 하시니 어이없습니다. 지금 이것도 난리를 피우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만, 님을 보고 있자니 한편으로 한심하고 한편으로 안타깝습니다. 착하게 사시는 분 같은데 왜 이렇게 아둔하게 굴면서 남들에게 조롱거리가 되지 못해 안달이십니까?

  3. 논리의 오류 2007-02-21 03:53

    상담소와 관련기관에 전화로 상담한 미혼모의 절반이상은 유학생이다.
    고로, 미혼모의 절반이상은 유학생으로 추정된다.

    이 논리의 오류는
    병원에 온 결핵환자의 절반이상이 유학생이다.
    고로, 결핵환자의 절반이상은 유학생으로 추정된다.

    는 논리의 오류와 같습니다.

  4. 일단 사실이라 치고 2007-02-21 09:42

    그리고 절반이상이 넘는 미혼모 유학생들이 일요일엔 교회에 가서 참회를 할테지요..

  5. 유학생 2007-02-21 11:07

    "미주 여성 및 미혼모 상담소"의 상담 통계를 인용하셨으니
    당연히 유학생 미혼모 비율이 높을수 밖에 없는게 아닌가요.
    어째 통계의 오류에 논리 비약이 좀 심하신듯 합니다.
    모든 유학생이 다 그렇다고 생각하시면
    건실한 유학생들 많이 상처받습니다. ㅡㅡ;;


  이런 글을 미몹에 접속할 때마다 봐야 하는 이의 심정은 참으로 낚시에 걸린 물고기의 심정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런지...;;; 뭐라 반박하고 싶어도(시도도 했지만 비로그인 리플로 하려니 아이피 차단을 했더군요) 로그인해서 리플달아 제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는 것 자체가 싫어진다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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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학원 안에서 반배치시험이 이틀 연속으로 있습니다. 감독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수업은 두어 시간 어렵겠죠. 그렇다면 다 읽지 못한 책읽기에 더 매진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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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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