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4일 정도 지나면 직전 학원을 그만둔지 한 달 째가 된다. 2주 정도는 주말에 심판일을 나가는 한편 주중에는 여행을 가던 뭘 하던 늘어지게 쉬고 그 뒤 2주 정도 교재연구며 문제풀이 등을 하면서 구직활동을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그만두기 전 계획을 짰는데... 역시 잘 안 된다. 게으름엔 장사가 없다. 거기에 고등부 경력이 여전히 없는 입장에서 나이가 있다는 생각에 중등부 내신은 다시 하고 싶지 않다는 각오로 아무 곳이나 이력서를 보내지 않았기에 이력서를 이메일로 보낸 곳이 두 군데, 구인 사이트 온라인 지원을 누지른 곳이 두 군데 정도밖에 안 되니 연락이 오지 않아도 그러려니 하는 처지고... 누구처럼 직접 전화 때리고 어쩌고를 하지 않았기에 요즘같은 시기에 더욱 한심한 짓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주말 토일요일의 심판배정을 마치고 나면 주중에 확실히 어디 다녀올 생각을 다시금 다져야겠다. 열차타고 어디 훌쩍 내려갔다가 당일치기로 훌쩍 올라오면 괜찮지 않을까도 싶고... 서울 안에서 답답하게 지내는 것은 어째 두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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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시원 1인 독방이라고는 해도 TV며 인터넷 회선이 방마다 있고, 한 곳에서 오래 지내온 까닭에(그만한 월비용을 낼 만큼의 여력은 아직 있다는 것이 다행일 듯) 공간도 어렵게나마 필요한 활동을 할 만큼은 된다. 다만 TV가 있다는 점 때문에 눈뜨면 야구중계 아니면 그냥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계처럼 TV 모니터만 쳐다보는 경우가 나타난다는 것이 흠일런지도.

  오늘 드디어 지승호 님의 인터뷰집 [아, 대한민국, 저들의 공화국]을 다 읽었다. 방안에서 하도 읽히지가 않아서 마음 독하게 먹고 지하철 타고 내릴 역을 지나쳐 다른 역에서 갈아타고 돌아오거나 몇 역 더 타고 가면서 억지로 책읽을 시간을 만들기까지 하면서 오늘 한 챕터를 남겨놓았고 이제야 읽었다. 그리고 돌아보니 특목고 수업을 위해 공부하자고 객기부려 구입한 책하고 유료 사이트에서 1년 계정 받아놓고 서비스로 받은 정기시험 기출문제집 정도만 정리하면 공간해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듯 싶다.
  그리고 교재공부 및 문제풀이용 말고 다음 순서로 읽을 것으로 무엇을 택할까 눈앞에 두고 고민 중이다. 그전에 사놓고도 읽은 것은 손에 꼽을 정도인 상황에서 지름신이 따르는 통에 가장 최근에 구입한 넘이 케인즈가 쓴 역작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일반이론]이다. 논술대비용 문고판 책으로 살까 하다가 명색이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히는 넘을 축약본으로 읽고 지인 또는 언제 할지 모르지만 수업 시간에 말한다는 것도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것 같아 큰 맘먹고 지른 것인데...
  슬라보예 지젝의 책 두 권 중 한 권은 중간까지 읽다가 다른 넘들 읽느라고 손을 못댔고, 또 한 넘을 사둔 것은 아직 첫 페이지를 안 폈다. 논술공부용으로 쓴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나름 학생들 대상으로 설명하기에 편하게끔 개념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구입한 [ISM], 전직 학원강사 출신으로 학교 교사로 직업을 옮긴 이가 쓴,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 시리즈 두번째 책인 [내신을 바꿔야 학교가 산다], 월러스틴의 [유럽적 보편주의], 한겨레 인터뷰 특강집으로 이번에는 [배신]을 주제로 담은 것을 쌓아놓은 상태다. 그 외에도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정민 교수의 책 하나, 제러미 러프킨, 보드리야르, 그 외에 "노동 문제"를 다룬 로마클럽보고서 등이 책장에서 손때를 묻혀 주길 기다리고 있다.

  위의 넘들 말고도 구입해 놓고 읽지 못한 책이 부지기수요, 조만간 나오게 될 책들 중에 교재용 서적에 읽고 싶은 책들의 수는 적잖은데 이넘들을 간신히 한 번 읽기에도 허덕여야 한다는 것이 속이 상한다. 지금 방안에 있는 것들 중 두 번 이상 맘잡고 읽은 것이 몇 권이려나. 적어도 내 맘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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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간이 느끼는 것인데... MLB나 NPB에서 현지인들이 중계하는 것을 그대로 UN회의 처럼 동시통역되는 방식으로 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야구중계를 보노라면 이 사람들이 준비는 하고 중계를 하는 것인지 궁금할 때가 많다. 지난 해 친구녀석의 도움으로 MBC ESPN과 SBS 라디오 중계를 하는 부스 안에서 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는데 분명 자료준비도 적잖이 했고 중계차에서 내보내는 관련자료 등을 통해 적절할 때 적절한 멘트만 넣어도 큰 도움이 될 텐데 완전 자기주관이다(특히 해설자가). 감독 내지 코치 출신, 그도저도 아니면 선수출신이기에 자신의 경험을 살린다는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그넘의 주관을 TV중계를 보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게 하면 안 되나? 왜 자기 생각이 100% 참인 것처럼 생각을 할까? 나 역시 내 주관에 빠져 있는지는 모르지만 10여 년 전 한창 야구중계보는 것에 미쳐 있던 시절에 비했을 때 요즘의 중계진들은 발전이 거의 안 느껴진다. 하긴 그 당시 이호헌-김소식 씨도 제 잘난 맛에 한 것은 별 차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그때보다 발전된 것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었나.

  어찌 되었거나 간만에 저녁에 이 채널 저 채널을 돌리면서 야구중계만 쳐다보고 있노라니 옛날 생각이 나는 듯도 싶다. 적어도 내일 오전만 지나면 좀 숨돌려야지. 토일요일 연짱으로 **구장에 나가서 고생할 것을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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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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