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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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5 [잡담] 한 주를 흘려 보내고...

  주중이 휘리릭하고 지나갔다. 그나마 지난 주에 비해 다른 것이 있다면 기말고사 대비를 위한 작업을 수박겉핥기로나마 시작했다는 정도일까...
  요점정리 작업은 진행 중이고, 문제들은 학교별 기출문제들을 다운받는 것은 거의 완료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진행. 편집 등의 지리한 과정이 많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첫삽은 떴구나 하는 심정이다.
  심판배정을 쉬기 시작한 6월의 셋째 주 일요일... 학원에서 모의고사 감독으로 하루를 보냈다. 학생들에게 유료로 과금하면서 강사들에게는 이렇다 할 보상이 없이(밥 한 끼니를 갖고 근무시킨 보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귀한 시간들을 작업으로 보내게 하니 요즘 들어 씁쓸하다. 농담삼아 아이들에게 무료로 시험감독으로 나오느니 땡볕을 쬐면서 심판으로 세 경기 정도 보는 것이 수익률대비로는 훨씬 나을 것이라는 멘트도 던지기는 했지만. 뭐 심판일로 몸을 해치나 다른 일로 일요일 일을 해서 몸을 해치거나 별 차이는 없겠지만. 그다지 읽어주기 편한 문제도, 명색이 통합형의 마인드를 구축하도록 도와주는 문제도 못되는 레벨임을 알게 되었을 때의 기분이 편할 까닭이 없다.

  토요일 퇴근길은 여전히 힘들다. 평일 퇴근은 자정이 넘어가는 통에 취객들이 휘청대는 모습을 봐도 슬며시 피해 갈 수 있는데 반해 토요일은 늦게 퇴근하면 전철이며 길거리며 할 것 없이 술기운에 안하무인으로 휘젓는 이들을 훨씬 많이 만나게 된다. 결국 평상시 걸리는 도보 시간의 두 배 이상이 소요되고 말더라는... 어쩌면 내 스스로의 보행 스타일이 변했기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예전이었다면 사람들을 피해 가면서 걸어 가거나 아예 양보하는 걸음걸이로 갔기에 인식을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인파가 많은 길을 걷노라면, 특히 내 나이 또래에서 약간 연하의 사람들 속에 걷노라면 어깨나 팔을 부딪힘을 당하거나(아프게) 내가 부딪치면서(안 아프게 요령껏 피하려 노력하면서) 걷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는 점을 실감하는 중이다.
  슬라보예 지젝의 [HOW TO READ 라캉]을 읽었다. 이 책도 한 번 읽어서는 내용을 모두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적지 않은 편인데(두 번 이상 읽을 시간 여유를 못 가지는 것이 문제다) 지난 주중에 [삐딱하게 보기]를 사놓고 지젝의 책을 또 읽을 생각을 하고 있으니 참 못됐구나 싶다. 그래도... 인용할 가치가 있는 문장들이 많아진다는 점에서는 기쁘기는 하지만.

  그제와 어제 새벽까지 해서 [헌터*헌터] 만화를 20권에서 24권까지 휘리릭 읽었다. 19권 이후로 신간이 너무 뜸하게 나오다 보니 관심도가 주욱 떨어져 있던 것이었는데 24권이 나온 것을 보고 집어든 김에 확인해 보니 20권 이후부터 한 번도 안 본 것이었다는... 구입을 위해 책들을 집는데 20~23권까지는 4,000원대 이하인 것이 24권에서는 책의 두께가 더 두껍다거나 하지 않았음에도 천 원 가까이 인상되어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다른 책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 사이에 책값이며 책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도 인상되었고나 싶었다.
  최근 들어 경제 이야기에 드문드문 관심이 가고 있는데 물가가 지나치게 낮은 것도 경제에 좋을 것이 없더라 - 물가가 낮으면 관련 생산 종사자들의 수입도 낮아지고 결국 품질 저하와 생산 종사자들의 소비 감소로 실물경제에는 안 좋다더라 - 는 견해를 접하고서 신선한 충격을 받은 바가 있었다. 요즘의 유가라던가 기본적인 물가의 상승에 괴로워하는 분들에게는 위로가 될 만한 말이 아니겠지만 MB 정권의 경제관료 수장이라는 작자가 "물가가 오르더라도 경제는 좋아질 수 있다"는 주장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니겠구나 하는 심정이다. 결국은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정책의 수혜가 가야 한다는 것과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굶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복지정책이 수반되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데서 인식이 갈라진 것은 아닐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이다.

  오늘 아침부터 읽기 시작한 것은 우석훈 님의 한국경제 대안 시리즈 네 권 중 세번째 저작인 [촌놈들의 제국주의] 다. 4월, 5월 매월마다 중순 께 나오겠지 하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서점을 헤맸는데 지난 주중에야 나왔다. 모의고사 감독 관계로 고개를 꺾어가면서 1/4 정도 읽었는데 지젝의 책에 비해 술술 읽히는 것(철학이건 경제학이건 사회과학이건 간에 번역된 책을 읽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중)이 역시 국내 작가가 우리 사회를 예를 들어 알기 쉬운 서술을 해 나가는 것이 쉽구나 하는 생각이다. 다른 요인을 집자면 이야기의 서사 구조라던가 독법에 있어 외국 저자들의 것에 비해 편해서인지도 모르지만(ㅡ이거나 저거나 같은 비유가 아닌가도 싶다만)... 부지런히 읽으면 이번 주중에 다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뭐 학원에서 작업이다 뭐다에 체력소모가 극심해지거나 하면 다음 주로 미뤄질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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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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