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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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15 [돌아보기] 목동구장 산책, 이야기를 씻어보내기...
  확실히 이틀째의 밤샘 시도는 무리한 것이 맞다. 어제 아침 일곱 시 경이 되어서 아주 짧게 눈을 붙였다가 09시 경에 화들짝 일어나서 다시 샤워를 하고 학원 내 입시 세미나 마지막을 치르기 위해 버스를 타고 학원으로 향하는데 왜 그리도 발이 무겁던지...

  세미나를 마친 뒤 ***에 아나운서로 일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목동구장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있다고 보러 갈테니 거기서 보자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부지런히 도시락을 까먹은 후 걸음을 재촉했다. 학원에서 느릿느릿 걷고 횡단보도 신호등에 걸리거나 하면서 시간이 지체될 경우엔 30여 분은 족히 걸리지만 부지런히 걸음을 놀리니 15분 남짓에 도착했다. 녀석은 아직 도착하지 않아 먼저 구장 안으로 들어갔다. 1-3루측 출입구는 공사관계자나 프런트 및 경기에 직접 관계된 이들만 출입시키는 모양인지 야구선수복을 입은 아이 한 명과 어른 한 명이 나란히 지키고 있어 물어보고 들어갈까 하다 그냥 뒤쪽 계단을 택해 올라갔다. 목동구장을 출입하는데 MBC ESPN 연예인 리그 경기가 있을 때 중앙 출입문이 개방되어 있어 들어갔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상 1루측 선수출입용 쪽문을 이용해 왔는데 일반인들의 출입문을 이용할 것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기에 생소한 느낌이었다는...
  급하게 이동하느라 커피캔이나 자판기 커피 한 잔도 못 챙겨마시고 미적미적거려야 했는데 그렇다고 구장 안의 매점 시설이나 간식을 파시는 분들의 모습에서 뭔가 구매욕을 느낄 만하지도 않더라는... 예전에 동대문구장에서 실업팀-금융팀-사회인팀 간의 대항전이 벌어졌을 때 대학졸업반인데다 취업도 되어 있지 않아 백수로 한가한 기분으로 방학 평일에 구경갔다가 보았던 풍경이 떠올랐다. 학생아마야구를 위해 동대문의 권리를 이전해 온 것이 아닌가 싶은데 프로구단이 사용한다고 하면 저분들에겐 유리한 일일지 불리한 일일지...

  시범경기, 그렇게 불만스러운 뉴스들 투성이의 팀의 경기 치고는, 그리도 아직 외야 일부의 좌석교체 공사(일부는 동대문구장의 등받이 좌석을, 일부는 모자랐는지 새로운 것으로)와 편의 시설의 절대 부족이 느껴졌던 것 치고는 관중의 수가 제법 되었다. 본부석 뒤쪽에 대충 기대 서서 보다가 센테니얼 대표와 박노준 단장이 지나갔는데 시종일관 미소를 짓는 센테니얼 대표의 모습에서 우리네 옛 탈춤에 나오는 [말뚝이] 캐릭터가 떠오른 것은 나 혼자만의 공상이었을까...
  구장의 인조잔디는 확실히 좋아 보였다. 얼마 전 김양경 전 심판위원 님의 블로그에서 구의정수장 부지에 지어진 구장의 사진을 보았는데 그곳에 깔린 인조잔디와 같은 품종을 사용한 모양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1루와 3루 베이스를 돌아 나오는 주자들의 베이스 러닝의 안정감을 위해 보수공사 중인 사람들에게 센테니얼 측-정확히 말하자면 박노준 단장과 야구를 아는 프런트에서였겠지만)-에서 파울 지역으로 흙이 더 놓여지게끔 인조잔디를 들어낸 점이라고 할까. 아마 그렇게 흙으로 다져진 부분이 인조잔디로 덮인 부분보다 약간 낮은 위치로 설정되어 있어 그 경계 부분에 타구가 닿으면 뜻밖의 불규칙 타구가 발생할 소지는 있을 듯.
  덕아웃이야... 문학구장과 지난 해인가 선을 보였던 잠실구장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그런데 안쪽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가 없어 그라운드 쪽으로 나오면서 공간을 갖추는 어려움이 있었는지 덕아웃 윗편의 지붕 재질이 공이 떨어지면 제법 소음이 생기는 재질을 사용했더라는... 아직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면 홈플레이트 뒤에서 양쪽 내야까지를 가려주는 보호용 철망이었다. 바꿀지 안 바꿀지는 모르겠지만 그대로 놔둔다면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은 타구에 대한 안전을 좀더 신경쓰는 것이 좋을 듯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이 구단의 움직임을 보건대 과연 그런 부분에 신경이 예민해질 정도의 관중 수가 발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10여 분을 그렇게 보내려니 친구가 도착했다. 방송사 길 건너에 전셋집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는데 오늘(자정 지났으니) 새 집을 구입해서 이사할 예정이라고... 맏이는 2년 쯤 뒤면 초등학교에 입학할 거라면서 시종 밝은 표정이다. 방송사에 집에 가까운 곳에서 프로팀 경기가 열린다는 점을 강조하며 말이다. 밤샘의 여파로 기력이 없어 맞장구를 쳐주기는 했으나 내심 불안했다.
  그러한 불안감은 그 녀석을 따라 구단에서 프런트 사무실로 임시 사용하는 방에 들어가서 그곳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들으면서도 사라지질 않았다. 아마도 개보수 전에는 서울시야구협회 심판진들의 전용실이었던 듯 탈의 사물함에 괜찮은 냉장고도 한 대(냉장고엔 외부에 시켜 먹기 위해 붙여놓은 식당의 전화번호가 있는데 꽤 오래 전 느낌이 들더라는)가 있는 방이었다. 친구 녀석은 박노준 단장 및 보좌관으로 일하게 되셨다는 나이 지긋한 분과 이야기꽃을 피우고 나는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석유 난로에서 나오는 훈풍에 졸지 않으려 애를 써야 했다.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그 이야기들 중 장미빛 미래에 대해서는 끄적이지 않으련다. 다른 이들과의 언짢았던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도 하지 않는 것이 낫겠지 싶다. 어차피 이야기 상대는 내가 아니었으니까. 다만 KBO 심판진에서 프런트에 협조공문이 들어왔을 때 목동구장의 특정 시설에 대한 지적이 있자 구장 시설에 대하 아직 완벽히 이해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정보제공 몇 마디가 고작이었다고나 할까.

  친구 녀석이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관중석에서 보고 싶다면서... 이동하면서 하는 이야기가 겨울 동안 운동도 거의 하지 못하고 햇빛도 많이 못 봐서 간만에 날이 맑으니 햇살 좀 받고 싶다고 한다. 나 역시 공감... 심판일을 할 때 종종 햇볕을 받고 지내지만 오히려 플레이에 지장이 생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편이고 주중 직장다닐 때는 아주 잠깐밖에 해를 볼 일이 없어 햇빛을 정면에서 보는 것이 부쩍 힘겨워졌을 정도니...
  관중들의 숫자며 구성원을 보니 센테니얼의 우리 히어로즈 쪽 팬(으로 추정되는)들은 주로 선수들(2군 멤버들이 꽤 되었기에 그런지도)과 직접적인 인연-예를 들면 친척이 되는 분들이 제법 되었던 듯하고 원정팀의 경우는 팀도 팀이지만 야구의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빠져들 줄 아는 이가 제법 있었던 듯 싶었다. 뭐 휘적휘적하며 본 것이니 어쩌다가 자리가 그런 곳 옆에서 본 까닭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구장 보수 및 관객들을 끌어들여 지갑들을 열어젖히게 할 만큼의 역량을 센테니얼과 우리(**) 히어로즈 팀, 박노준 단장을 위수로 한 이들이 보여줄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동안 잠실구장과 이번에 완전히 사라져 버린(오후에 잠깐 인터넷을 살펴 다니다 보니 동대문구장의 한쪽 외벽을 폭파공법을 사용해 무너뜨렸다는) 동대문구장을 다닐 때는 서울의 동쪽-동남쪽이라는 입지 때문에 힘겨워했을 사람들 입장에선 대중교통과의 접근성의 다소 불편함과 주차장 부족에 일방통행 도로들에 기존 시가지와 아파트 단지 등의 영향으로 교통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서울 서남에서 서북간의 사람들이 찾아와서 볼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춘 곳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게 되었다는 것 정도에 의의를 두는 것이 편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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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연속 새벽 다섯 시를 넘겨 버렸다. 평일 출근 시간이 오후 3시라면야 이제 느긋이 휴식이라도 하련만... 겨우 열두 문제 문제 수만 채워놓은 상태니... 문제에 사용할 지문만 넣어놓았고 실제 답안 문항으로 어느 문장을 써야 할지는 여전히 백지 상황... 그러면서 여기에 너무 많은 것을 소모하지나 않을까 하는 심정에 전에 치워 놓았던 다른 책을 꺼내놓고 텍스트 작업을 하려고 하는데 눈은 감겨 오고 몸 이곳저곳이 무거워져 온다.
  그나마 내일 일요일 배정을 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할 작업들은 아직 산더미이고 구해야 할 것들도 챙겨야 하는데 일요일 심판일까지 스트레스에 치이고 피로에 치여 여기 일을 손도 대지 못할 지경으로 만들어 눈총을 받고 싶진 않은 심정이니...

  새 이어폰이 도착했다. 기존의 것이 이어폰 내 문제인지 한쪽 청취가 드러나게 끊어지느라 그 전 것에 비해 좀 더 비싼 것으로 2개월 카드구매. 색깔은 좋아 보이고 이어폰 뒤의 자석이 중앙부에 닿아 고정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특색. 뭐 지난 번 것보다는 오래 버텨 주면(그 전 것은 약 1년 3개월을 버틴 셈)나쁘진 않다고 본다.
  오늘 작업을 어떻게든지 마치고 방에 퇴근해서 들어오게 되면 공간을 다시 한 번 안배해 보고 복합기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든 뒤 지를 생각이다. 가격대는 90,000~120,000 정도 안에서 결정할 생각... 책도 몇 권 더 사야 하니 자리 구하자마자 일에 치이고 스트레스에 치이고 공간에 또 치이는 모습이 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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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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