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며칠 새벽 늦게야 잠을 청하느라 정오가 넘어서야 잠에서 완전히 깨는 통에 허리의 뻐근함을 달래기 위한 한의원행을 며칠 못 가다가 결국 오늘 들렀습니다. 그곳의 점심시간이 오후 한 시부터인지라 10분 전에 간신히 도착...해서 원장님에게 침을 맞았다죠. 20여 분 간 허리에 침맞고 침에 달린 저주파 진동장치(맞나?)에 몸을 의지해서 엎드려 있었다는... 원장 하는 말이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있으니 바른 자세를 가지고 살도록 노력하라는데, 도대체가 출근한 다음 앉아 있거나 수업을 하거나 하는 자세에서 어떻게 교정을 해야 하는지 감이 안 오더라고요. 어쩌면 어렸을 때 어머님께서 "그렇게 구부정하게 있으면 허리아플 거다"했을 때 정신차릴 것을 그랬나 봅니다.

  ****에 들러 정치 관련(구체적으로는 대선 관련) 포스팅 몇을 훑는데 이번 대선처럼 감이 잘 안 와 닿는 대통령 선거는 간만인 것 같아요. 투표권을 얻고 나서 치른 1992년 군대에서의 부재자 투표와, 투표권이 있음에도 행사하지 않았던 97, 2002년 선거는 어딘가 진영이 확 하고 느껴지던데 말입니다. [시사 IN]을 볼 때도 대선 관련 기사는 읽히지가 않아요. 반면에 삼성 관련 기사는 눈에 불을 켜고 달라붙게 되고...
  평소 출근 시간보다 약 30분 남짓 일찍 나와서 점심부터 먹고 이곳저곳 훑으면서 무엇을 할까 고심하다가, 대학야구동아리연합 커뮤니티에 예전에 써놓았던 글을 Ctrl+C와 Ctrl+V를 이용해서 다른 게시판에 갔다 붙일까 하다가(평소 그곳에서는 실명게시판을 사용하는데 옮길까 고민한 곳은 익명게시판이라 인신공격성 글도 종종 보이는 곳이라) 정리되지 않는 기분을 놓아두고 나왔습니다. 매년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매년 소모적인 논쟁을 지켜보는 이의 입장에서 무언가 조언 비슷한 것을 끄적이고 싶은 마음은 그득이지만 정작 그 짓도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매년 해 온 것임을 알고 난 순간의 허탈함이라고나 할까요?

  왜 하필...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알라딘 사이트에 들어가서 책 네 권하고 음반 시디를 하나 질렀습니다. 그 중에는 우석훈 님의 저작인 [88만원 세대]도 포함되었다는... [88만원 세대]는 이미 지난 여름에 구입해서 방에 고이 모셔놓은 것인데 왜 또 질렀느냐... 하면 동료 강사 분(초등학교 졸업 예정인 아이가 있는 분)께 선물 삼아 드려서 읽으시도록 할까 하는 생각이라는... 그것을 빼더라도 이미 포화 상태인 고시원 방의 공간에 엄청난 과부하가 실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겠죠. 혹여나 이곳에 들어와서 제 블로그를 구경하시는 분들 중 제가 풀어버리고 싶어하는 책들을 읽고 싶어하는 분이 계시다면 댓글 좀 남겨 주세요(네... 이 멘트 덧글을 더 받아내기 위한 낚시 맞습니다. 맞고요...;;;). 필요하다면 목록을 만들어 둬야 하는데 귀차니즘의 계속이라는...;;;;;;

  장하준 님에 대한 지승호 님의 인터뷰집 한 권, 고종석 님의 칼럼집 모음 한 권, 한겨레에서 마련한 "21세기에는..." 특강 강연 수록집 한 권... 읽지 않고 쌓여 있는 넘들에 더해 수고가 더하게 됐습니다. ㅋ...
  2008년을 위한 캐릭터 다이어리를 지를까 말까를 아주 약간 고민 중인데 말이죠... 이번에 사회인야구팀 창단팀에 가입을 결정해서 월회비도 꾸준히 내야 할 테고 팀 장비며 개인 장비 등에 지출도 꽤 될 테고, 무엇보다 심판비 등의 부수입이 당분간 따르지 않을 테니 빌려준 돈과 학원에서 12개월 임금을 13개월로 나누어 지급하는 관계로 다음 달에 받게 될 누적 분에 대한 지출 규모가 상당하겠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책 구입이나 꼭 필요한 생필품, 그리고 보이는 이들에게 단조로움을 피하게 할 정도의 의류 구입 외의 지출은 최대한 억제해야겠죠? 거기다가 조만간 치과진료도 받아야 하고...
  치과에 들러 사랑니 수술한 자리의 실밥을 뽑는 날... 일어나고 나니 아니나다를까 이부자리가 축축하네요. 날씨가 워낙 더워 이불을 덮지 않고 잠을 청해도 몸에서 흐르는 땀 때문이라는... 고시원에서 나름 에어컨을 작동하기는 하는 모양인데 제가 활동하는 시간대에는 가동하지 않다 보니 노트북의 전원을 올려놓고 잠을 청하면 여지없네요(가방에서 꺼내지 않고 잠을 청한 그제도 마찬가지였음).

  케이블 TV에서 뉴욕 메츠와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MLB 경기 중계(요한 산타나의 완봉승으로 끝난) 마무리를 보고 난 다음 병원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요즘 들어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부쩍 늦어졌기에 부산할 수밖에 없었죠. 지난 번 수술 당일도 아침을 먹고 약먹고 갔어야 하는데 수술 약속 1시간 전에 잠이 깨는 통에 샤워하고 약만 먹고 가는 실수(수술 후 공복 상태를 견디려고 포카리 1.5리터를 마신 것을 생각하면... ㅡ,.ㅡ)가 생각난 것도 있어요.
  실밥을 뽑고 소독약을 수술 부위에 처치하고 난 후 원장 왈, "아직 구멍이 있고 잇몸이 덮어 아물 때까지는 식후 지속적으로 가글액을 헹구셔야 합니다." 쩝... 실밥이 땡기는 통증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왼쪽이 휑한 느낌이 남아 있네요.

  간호사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충치 치료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확실히 눈에 드러나 있는 왼쪽 아래의 송곳니 둘은 잠시 두고 오른쪽 윗어금니 두 개가 이어져 있는 부위의 충치에 대한 치료부터 들어가자더군요. 뭐 썩은 부위 들어내고 씌우고 어쩌고... 어디인가는 금으로 때워야만 한다더군요. 더 심하면 신경치료라는데 이거 들어가면 이빨 하나 당 4~50만원 정도 비용이 들 거라는... 그나마 금으로 때우는 정도는 25~30만원, 충치 치료하고 씌우는 정도는 개당 8만원 정도... 하여간 이러저러해서 신경치료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80만원 정도는 들 거라더군요. 그래도 임프란트 안 하는 것(이빨 하나 당 200만원 정도 비용이 듦)이 어디냐며 미소짓는 간호사 분의 말에 덩달아 미소짓는 저의 부덕함...
  다음 달 학원의 방학수업이 시작되면 저녁 시간 밖에 나질 않기에 최대한 서둘러 진행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으로 다음 주 월요일 11시로 예약을 했답니다. 잘 하면 기말시험 끝날 무렵에 치료를 끝낼 수도 있겠죠. 오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데 그나마 다행이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돈도 좀 덜 깨지는구나 하는 안도감에 치료 들어갈 때 또 그 지저분하고 따갑고 얼얼한 마취주사를 몇 번 더 맞아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치과를 나온 뒤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지난 목요일 이후 치과 출입 관계로 며칠 출입을 못했는데 들러서 원장님에게 목과 어깨 부위를 내보였더니 그 사이에 또 뭉쳤다라는 말씀을 하더군요. 안 그래도 월요일 화요일에 일어날 때 그쪽이 좀 안 좋더라니...
  어차피 피곤한 생활(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컴퓨터 작업과 책읽기 등으로 몸이 앞으로 많이 기울어지는 생활 속에 체력의 한계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니 침 며칠 맞는 것으로 나아질 기미는 별로 없겠죠. 그나마 치과에서 받은 진통제 먹을 일은 없으니 한의원에서 받아 놓은 근육을 풀어준다는 가루약이라도 제때 복용해야겠네요.

  학원 오는 길에 시간 여유가 있어 교보문고에 들러 구입하고픈 책들을 훑어본 결과 마음의 결심을 단단히 하고 책의 목록을 확인한 후 출근한 뒤 질렀습니다. 구체적인 리스트와 생각은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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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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