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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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29 [근황] 07년의 마지막 면접(일 거라 생각)을 치른 하루...
  기대는 하지도 않고 갔지만 두 시간 이상을 괜시리 시달리다 나오고 나니 울화가 확 치밀어 오르더군요. 그래도 연락받고 찾아간 사람인데 어찌 이렇게 취급을 할까 하면서 속으로 부글부글이었다는...
  목요일 오후 한 시 경에 은평 쪽의 **학원에서 연락이 와서 면접을 보러 올 수 있냐기에 금요일 오후 두 시에 들르겠다고 시간 약속을 잡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이력서를 넣은 까닭에 그쪽에서 자필 이력서를 원하는가 물어볼까 하다가 지난 번 일산 건 처럼 그쪽에서 준비를 다 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그냥 나갔다는.
  넥타이를 매고 갈까 생각하다가 고쳐 먹었습니다. 사실 그제 연락이 온 이곳의 경우 제가 처음으로 중등부 학원에서 일하던 당시 경쟁 관계(라기보다는 먹이사슬의 위에 해당하는 위치)의 학원이라 소문을 얼핏 들어오던 터였는데, 평상시에는 사회 과목 선생을 두지 않다가 학교들의 정규시험 때 즈음해 한 달 정도 파트로 사람을 고용해서 기력을 열나게 소진시키고 버린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던 까닭에 좋아하지 않아 왔답니다. 올해인가부터(해마다 약간씩 바뀌는데 이번엔) 특목고 쪽의 시험에 사회 쪽이 비중이 제법 높아져 내신대비 및 단과, 통합 사회구술 등에 자리를 구하는가 보더군요. 하지만 위의 내용처럼 평소 신뢰가 가지 않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던(아니 있었던) 곳을 찾아가려 하니 깨끗한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면도도 대충 하고 구두는 신어 주는 정도로 해서 출발했습니다.
  도착은 면접 약속 시간인 오후 2시보다 약 20분 가량 일찍... 하지만 데스크는 등록 관계로 찾아온 학부모 분들로 인산인해... 어째야 하나 하다가 어제 전화왔던 곳으로 전화를 넣어서 물어 보니 역시 데스크 관계자를 찾아야 한다고... 결국 10분 정도 지나 다시 들어가서 데스크 관계자에게 용건을 밝혔다는...
  그런데 어이없었던 것은, 강사 면접용 질의서를 작성하라고 주면서 학부모 분들과 학생들이 등록 또는 입학시험 관계로 대기하고 있는 테이블에 대충 앉아서 하라는 것이었다는... 20여 분에 걸쳐 질의서를 다 쓰고 내니 이번에는 시강자료라고 문제지를 주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는 상세한 설명도 없이 20여 문제에 달하는 프린트만 주고 "끝나면 말씀하세요..."라고 하고 끝... 어느 분야의 지원이니까 어떤 것들을 풀고 어떤 것들을 중심으로 시강을 준비하라고 하는지 정도는 알려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는... 등록에 입학시험이네 학원비 납부네 뭐네 하면서 초절정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문제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한 시간 가까이 샤프펜슬을 끄적이고 지우개로 지워 가면서 줄창나게 고심하며 풀다 보니 배가 고파지더군요(아침에 일어났지만 이리 지체 저리 지체하다가 평소대로 밥을 안 먹고 나왔다는). 힘이 빠지고 건조한 실내공기에서 오래 앉아 있는데 물 한 잔도 제공해 주지 않는 것을 보면서 내심 맥이 빠지더라는... 결국 시강 설명용 문제에 도달하자 푸는 것은 포기 모드~~! 차라리 빨리 시강하고 면접 마무리짓고 나가 버리자는 생각으로 답도 안 적고 다 됐다고 이야기했다는...
  시강은 (아마도였지만) 과목 선생님들이 들어오시더군요. 그런데 역시 어이없었던 것 또 하나는 지난 일산에서의 면접은 시강 평가를 위해 들어오신 분들이 어떤 부문의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 그것을 위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지를 알고 들어왔던 데 비해 이곳은 제가 무슨 분야를 하게 되는지에 대한 인지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결국 거의 20여 개에 육박하는 문제들을 주거라 푼 것들은 별다른 의미를 잃어버린 채 시강용 문제들 중 역사 파트에서 두어 문제 설명하는 것으로 어정쩡하게 마무리가 되었다죠. 풀이한 프린트를 제출하기는 했지만 그것보다도 한 시간 이상을 어수선하고 답답한 분위기 속에서 보내다 보니 목마저 칼칼해서 제 목소리가 도저히 안 올라오더라는...;;;
  마지막 과정이었던 담당자 면접은 일사천리로 끝났습니다. 학원 측에서는(구체적으로 인사실장이었다고) 강사 지원 서식을 자사 홈페이지에 파일로 형식을 올려놓음으로써 그것대로 업로드해 보내주길 원했던 듯, 또는 제가 자필 내지 출력한 이력서를 가져왔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쪽으로 알고 왔다가 제가 안 가져왔다고 하니까 부랴부랴 ****에 온라인지원할 때 올려놓은 이력서를 출력해 오더군요. 그리고 이름 확인하고 자기네 학원 근무시작 가능일이 언제다라면서 그 시점에 맞춰 나오는 것이 가능하냐고 물어오더라는...
  뭐 당연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심기가 상할 대로 상해 있는 상태(인사실장이라는 사람이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등록 및 입학시험 관계로 부산한 데스크 앞에서 제 이름을 여러 차례 외치더군요. 아주 시장판에서 경매를 하지...)였기에 저는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모르는 일이죠."
  그것으로 면접은 끝났습니다. 다음 주초 쯤에 확정이 될 테니 그 때쯤 연락을 주겠다는 실장의 말을 끝으로 나왔다는...

  빗길을 걸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곳의 홈페이지에 있는 지원 서식 다운로드해서 안 만들길 잘했다고. 그간 면접을 들어갔던 학원들 중 시기적인 운도 안 좋았다는 어려움은 차치하고라도 이렇게 사람을 기분나쁘게 하는 곳은 처음이다 싶더군요. 그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질의서 쓰랴 문제풀랴 시강용 문제에 대한 설명을 생각하랴 별 주접을 떨어댄 것을 생각하면 아무리 정성어린 지원 서류 작업을 한다고 해도 별로 인정받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는...
  지금에 와서야 직전 학원이 얼마나 좋은 근무지였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네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몸이 좀 더 힘들더라도 학부모와의 상담전화를 몇 건이라도 할 것을 그랬나 싶기도 하다는... 하지만 윗선에서 아무리 강사 한 명 한 명을 챙겨주려고 해도 같은 교무실에 있는 강사들끼리 뒷담화까고 형식상 상급자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상위 관리자에게 계속 불협화음이나 업무부조화의 원인을 돌리는 데는 도리없는 노릇이겠죠. 그 전 학원도 그런 모습에 대실망을 해서 나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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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갔던 길을 다시 걸어나와 전철을 타고 안국역에서 내렸습니다. 그간 걸어본 적 없는 골목길을 한번 찾아 걸어보자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었죠. 열차나 실내는 따뜻했는데 비가 와서 스산해진 까닭인지 걷기가 쉽진 않더군요. 그래도 안국역에서 창덕궁을 길 건너로 보면서 걷다가 골목길로 들어가서(역을 나오기 전에 보니 금위영길이었다는) 식당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고 인사동 골목을 가로질러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걸어갔다죠.

  수능이 끝나고 대학정시모집전형 시기라 그런지, 아니면 내부 자리 재배치가 있었는지 서가 이동이 제법 되더군요. 과목대비 교재를 살까, 아니면 전에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가 책 제목을 확인했던 [상군서]를 살까 하며 이 코너 저 코너를 돌아다니다가 문득 발견한 것, 그리고 지름신의 강림을 막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첫번째 물건은 "우리 문화유산 전통 민속음악 시리즈"로 나온 [사물놀이] DVD였다는... 흔히 사물놀이로 저명해진 이 하면 "김덕수" 씨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 저 역시도 그렇게 알고 지내다 갑자기 '그렇다면 김덕수패가 처음 결성된 78년의 멤버가 그대로 이후까지 계속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찾던 나머지 인물들 중 한 명인 "신들린 꽹과리 김용배"라는 인물에 집착하게 되더군요. 초기 멤버 4명 중 86년에 자살로 생을 등짐으로 인해 더 이상 그의 꽹과리 소리를 라이브로 들을 수 없다는 아쉬움으로 김덕수패 사물놀이 10주년, 20주년 기념 테입이다 시디는 물론, 김용배가 세상을 등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시디로 남겨진 국립국악원 사물놀이 음반 시디도 구입을 했고 초기 멤버 4명이 해체되기 전인 83년인가 84년에 해외에서 녹음되었던 공연 녹음 시디도 구입을 했답니다. 하지만 실연 장면이 담긴 디비디는 구하질 못했죠. 이 디비디를 보니 제작년월은 2004년이더군요. 그러니까 86년에 공연된 실황의 마스터 테이프를 찾지 못하다 이 때에 이르러 드디어 찾아내서 작업했다는 뜻이겠죠. 아무리 공간이 태부족이라지만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넘을 흘려보내기는 참으로 아깝다 싶어 지르기로 결심했다는...
  또 하나의 디비디는 [스팀보이]. 우석훈 님의 블로그에서 이 작품에 은연 중에 들어가 있는 숨은 맥락에 대해 워낙 많은 이야기를 보고 느낀 바가 있던 터라 [묵공]을 살까(이넘도 우석훈 님께서 많은 언급을 하셨다는) 이넘을 살까 고민을 많이 했다죠. 하지만 [묵공]은 유덕화라던지 안성기 씨 등이 등장한 꽤 저명한 넘으로 나온지 오래 된 것도 아니니 앞으로 공간이 좀 더 넓어지면 기회가 있겠지만 [스팀보이]는 매니아들 말고는 그렇게 주목하는 물건도 아니기에 이번 기회를 놓치면 구하고자 할 때 과연 구할 수 있을지 확신이 안 되더라는...
  통장 잔고야 뻔하지만, 앞으로 수입이 어떻게 될지 확신할 길도 없지만 놓치기가 너무 아까운 것을 지르고 나니 오히려 무게에 흘러내리는 가방(시강용 노트에 책 한 권도 넣어 놓아서 제법 무게가 나가더라는)이 고맙더만요.

  방에 돌아오고 나서 인터넷으로 들어와 이곳저곳을 오가려니 손목이 저려 오네요. 그동안의 안 좋은 자세도 그렇지만 어제 그렇게 간만에 필기를 해 대려니(칠판 판서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종이에 쓰는 것은 참으로 간만이었다는) 그런 것 같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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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든 자리를 구해 보려고 이곳저곳 되는대로 온라인 지원이나 이메일로 이력서를 보내고는 있는데 맞는 곳이 나타나지를 않네요. 이러다가 내년을 버텨내려면 심판일을 쉬기로 한 생각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마저 생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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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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