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네트워크의 세계가 정말 넓긴 넓군요... 영화(이건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르면 매맞는다는) [공각기동대]의 마지막 대사였죠. 해적판 비디오로 한번 보고 난 뒤 나중에 극장에 가서 넓직한 스크린으로 보았을 때의 그 감동이 잊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인데...
팀블로그에 같이 계신 분들(사실 개중 제가 가장 영향력이 약한 글을 쓰고 있는 처지입니다만...;;)과 조촐한 연말 술자리를 하고서 방에 돌아온 시간은 자정 되기 전, 그로부터 지금까지 다른 거 안하고 글만 줄줄 찾아 읽고 있었다죠. RSS, 블로거뉴스 등을 줄줄이 내려가면서 무언가 느낌이 오는 기사급 글들을 말입니다. 그거 참... 시사 영역에 둔해지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많이 읽어야 하고, 그 읽는 것들 중 이른바 "찌라시"급과 "훌륭한 기사글"을 구분해 내야 하고, 한편으로 그 훌륭한 기사글들 속에서 "이면에 숨겨져 있을 글쓴이의 의도"와 글쓴이조차 의도하지 않았던, 그러나 결국 어둠 속 세계의 움직임을 해석하는 부분을 찾아내기에는 요즘의 인터넷 세계는 광범위하죠. 네네...
그래도, 살기 힘들어도, 때로는 먹고사니즘에 밟히면서 진정한 사회의 참모습이 무엇일까에 대한 단상을 잊고 살더라도 힘든 삶 속에서의 반추는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오프라인에서 사람들 얼굴보기가 어렵고 겁나는 이때 그나마 온라인을 통해서 무언가를 얻고 느끼고 실천할 수 있다면 그것도 보람있는 일이 아닐까도 싶고 말이죠.
그러고 보니 지난 주중에 [공각기동대 TV판 총집편]의 두번째 작품, TV판 2기인 SAC GIG에서 [개별 11인 총집편]을 보았는데 이렇다 할 감상도 끄적이지 않았네요. 노트북 앞에 앉으려 할 때마다 책 몇 짐을 계속 이리 저리 옮겨주는 일이 버거웠던가... TV 방영 1기 및 2기 분의 정식발매판을 구하고 싶은(아무래도 정신적 빚이 있는 것이 사실이니) 처지에 이런 욕심을 가지는 것이 사치일까요...;;;
지난 주 **리그에 심판배정을 끝으로(제가 현장에 나간 것은 아니지만) 2008년도 심판배정은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저희 심판부의 경우 개인적으로 심판을 봐달라는 요청에 응할 수 없는 내부 규칙을 가지고 있는 관계로 아마 내년 2월 자체 강습 때(그리고 혹시나 그때 맞춰 경기가 배정될 필요성이 있지 않을 경우)나 되어야 심판으로서의 "행동"을 가지고 뭔가 쓸거리가 생기게 되겠죠. 그때까지는 또다시 이 저주받을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듯... 안 그래도 이 새벽에 글읽는 와중에 구직관련 사이트를 검색했는데... 아직은 좋은 결과를 찾기는 힘들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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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 범우사판을 어제 새벽에 읽었습니다. 이미 90년 후반기에 한번 읽었고(그때 판본에는 소제목이 없었다는), 91년에 한번 더 읽었고, 군대를 갔다 온 후 졸업을 앞둔 90년대 후반 또 읽었던 넘이지만 역사의식을 제대로 가져야 하는 시기에 읽기에 부족함이 없었다죠. 그건 그렇고 이넘아의 경우 뭔가 주요 인용할 만한 문구를 정리해 놓고 나중에 수업할 기회가 있을 때 써먹고 싶은데 펜으로 쓰는 것이 좋을지 - 예전에 한 번 했던 적이 있는데 버렸는 듯... - , 아니면 미디어몹 시절에 포스팅 겸해서 했던 워드 베끼기가 나을지를 쓸데없이 고민 중이라죠. 뭐 읽어야 할 넘들이 쌓여 있는 처지에 사치스러운 표현이겠지만...
그 다음으로 읽을 거리로 집어들은 것은...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루그먼의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와 [르 몽드 세계사]입니다.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넘을 어떻게든 제대로 읽고 정리해야 아직 래핑도 뜯지 않은 존 키건의 [2차세계대전사]와 장 지글러의 다음 작품을 건드릴 수 있을 여력이 생길테죠.
진짜... 이 방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쌓여 있는 책들 중에 몇 권은 버리거나 헌 책방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을지도... 요즘같이 만나는 이들의 수가 현저히 줄은 상황에서 무상양도의 가능성도 매우 낮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