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생님들은 몰라도 저에게는 좋을 것이 없는 날이었다죠(내일도 해야 하는...). 수업을 진행해서 진도를 원활히 나가 두어야 나중에 편한데 시험으로 소진을 했으니... 더구나 설 연휴를 보낸 뒤의 같은 요일(수,목)에는 학원 내의 반편성 배치시험이 또 예정되어 있다죠. 거기에 목요일 수업학급들은 그 다음 주가 삼일절...;;;;;;
그러한 고생길(수업 공백이 심한 학급들은 보강수업도 편성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의 이면에 미소를 짓게 만들어 준 것이 굳이 있다면 독서를 마음 편히 할 수 있었다는 것 정도? 장정일 님의 [공부]를 그간 100여 페이지가 남아 있었는데 완독을 했습니다. 물론 하이데거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얽힌 부분은 제 스스로도 취약한 영역이었는지 잘 읽히지 않았다는 난점도 있었지만 시험감독으로 들어가서 아이들이 알아서 자기들 할 일에 전념해 주니 저도 덩달아 책읽기에 전념할 분위기가 되었다는 점은 좋았답니다.
장정일 님의 [공부]... 이전에 읽었던 다른 책들도 저에게 나름 전해 주는 무엇인가가 있는 책들이었지만 이 책도 만만한 것은 아니더군요. 단순한 책의 요약과 독후감 정도의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높은 서평과 현재 사회에 대한 고찰까지 이어지는 내용의 전개에 내심 이 분이 책 안에 언급했던 다른 저자들의 책들에 대한 목록을 만들어 두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다른 책들을 읽을 때보다 훨씬 절실하게 소망하고 있다는). 물론 현재의 공간으로는 그 책들을 좁은 고시원 방안에 두겠다는 욕심은 지나친 것이 되겠지만 "대형서점에서 서서 읽기" 신공 정도는 연마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네요(저자 분처럼 도서관에 들러 빌려 읽는 것은 예전에 시도했지만 제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는...ㅡ,.ㅡ;;;).
예전 같았으면 독서를 하면서 베껴쓰기라도 했으면 하는 책들을 요즘 하지 않게 되면서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된 기억을 한 차례 더 갈무리해두지 않는 것인가 하는 자조가 들기도 하는 책들을 많이 읽게 되네요. 아예 읽기를 포기하고 다른 분께 드려야 했던 아쉬움도 있기도 하지만.
그리고 끝나기 전에 하재근 님의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집어 들었습니다. 만화와 접목된 책이니 마음만 다잡으면 보다 신속히 읽고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이번 연휴 시작 전에 다 읽을 수 있을런지도... 물론 포켓 북 형태의 [단숨에 읽는 세계사]와 [21세기를 여는 인터뷰특강], 에코의 책과 하워드 진의 [미국민중사] 등 쟁쟁한 책들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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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설 연휴 선물로 세트 하나와 **백화점의 10만원권 상품권이 들어왔습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도 상품권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는 현금에 쪼달리던 때라 백화점 근처의 구둣방에서 현금으로 20% 정도 깎아서 현금으로 충당했던 적이 있던 터라 이번에는 어찌 조치해야 할지 망설여지는군요. 6, 7년 전에 비하면 통장 잔고의 현금(카드론 같은 것 말고) 확보가 나름 되어 있는 터라 굳이 할인해서 현금을 챙길 것은 없다고 여겨지는데, 또 그렇다고 이것을 백화점에 가지고 가서 물건구입에 쓸 정도로 만만한 물건이 있느냐도 문제겠고 말이죠(운동화나 할인 저가 의류 구입에 쓰는 것도 생각해 봄직은 하지만 이넘의 백화점이라는 곳이 눈에 띄는 물건이라는 것이 워낙 고가다 보니 쩝...). 그렇다고 이미 부모님께 설 명절 용돈 조로 송금해 둔 것이 있는데 추가 지불 형태도 켕기는 부분이 있고... 고민은 고민이로군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지금 다니는 곳은 업무량으로서는 만만치 않은데 강사에 대한 복지는 그럭저럭 나은 것인가 하는 생각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