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4월의 마지막 날... 그 하루 전날의 직전보강일정에서 지친 것에 사직서를 내는데서 오는 원장의 뚱한 반응에... 자정 언저리까지 감정을 다스리는 그 뭐더라... [감정노동]인가를 치른 여파였는지 새벽 퇴근길에 간간이 들러 야식을 먹는 24시간 분식집에서 울화통이 치밀어오르는 것을 참지 못하고 나이 지긋한 취객과 말싸움을 벌였다. 원인제공을 내가 한 것은 아니었지만 화를 내지 않으면 뭔가 꺼림칙하다는 기분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아니면 못 볼 것을 보는 것을 계속 피하기만 해서는 내 자신이 떳떳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내일, 아니 오늘이면 직전보강 일정은 마무리될 테고 다음 날부터는 다시 정상수업으로 들어가겠지. 그리고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올 한국사인증대비반의 몇 학생도(몇 주 쉰 상태에서 과연 문제 몇이나 읽어낼 수나 있을지가 의문)... 있는 고생 없는 고생 보태주는데 수고로움에 대한 응분의 보상은 없을망정 무한책임만을 강조하는 원장 밑에서라면 무슨 일을 해도 보람이 없겠다는 생각이, 그래도 맘이 어느 정도 통하는 몇의 강사 선생님들과 헤어져야 함을 불러오게 되었지만 딱히 이전으로 돌아가야 할 의무감을 가져지지가 않는다.
  늦어도 다음 주 정도면 일요일 심판활동으로 접어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과연 그라운드로 다시 들어가서 냉정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가 없다. 어쩌면 너무 자세를 낮춰 지내왔던 것이나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이직이 확정되어 새로운 곳으로 나가서 어느 정도 일정의 추이를 확인할 때까진 심판부 활동을 나가지 않는 것이 낫겠다 싶다. 요즘같아서는 그라운드로 나가면 사고를 일부러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게 쉽게 결정이 지어지진 않을 테지만.

  [개인주의자]가 되는 길... 참으로 쉽지 않다.

[면접후기] & 4월의 마지막 주간...

낙서(일기) 2009.04.27 18:53 by Trotzky trotzky
  어제 저녁 나절에 교보문고로 향했다. 청계천 시작 지점 앞에서 버스를 내려 차량통행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뭔가 눈을 사로잡는 행사가 있었다. 연등제던가... 책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에 급히 들어가느라 제대로 볼 수 없었고 딱히 행사라는 것 자체에 집중을 하지 않는 성격이어 더 이상 눈여겨보진 않았지만 TV뉴스의 기사 한 꼭지로 나올 정도였다면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구나 싶었다. 
  방에 들어간 다음 저녁을 먹고 눈이 스르륵 감겼다. 토요일-일요일 새벽 동안 파일들을 정리하고 이동시키느라 법석을 떨었던 여파였다. 또 한 가지는 면접 건 때문에라도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서 두런두런 준비를 하고(이불을 세탁기에 넣어 돌렸는데 세탁 후에 먼지가 뭉쳐 묻어 있는 것을 볼 때마다 고개를 찡그리게 된다는) 면접을 보러 떠났다.

  버스가 정류소에 예상보다 긴 시간을 정차한 까닭에 제 시간에 닿을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약속시간 10분 전에 도착. 데스크 직원에게 용건을 말하고 기다렸다가 면접담당자를 만났다. 자신에 대한 프라이버시와 열정이 매우 강한 이로 기억에 남았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은 안들었던(현재 학원의 원장과의 면접 기억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느낌)... 채용이 확정될 때의 근무 형태와 페이 개념, 앞으로의 비전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시강, 처음에는 경제 파트로 해달라고 해서 현재 (특목반이 있지만) 내신대비에 치중하고 있는 형편이라 따로 준비를 안 해왔다고 하자 학원에서 가지고 있는 시강용 문제를 주더라는... 내용은 두 문제를 제외하고는 할 만한 것들(하나는 중등 교과서 부분부분을 모두 알아야 하는 것이었고, 하나는 생각을 요하는 것)이어서 10분 이내에 시강준비는 마쳤고 면접 담당자와 또 한 사람(아마 내가 들어갈 수 있는 팀의 강사였던 듯)을 앞에 두고 두 문제를 가지고 설명 및 풀이를 했다.

  담당자는 원장에게 보고를 해서 내일 정도까진 결정이 되어 연락이 들어갈 것이라고 전해 주었다. 뭐 안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면접을 진행하는 동안 아무래도 이전 학원에서 오랜 기간을 근무한 곳이 별로 없다는 것이 다소 핸디캡이 되려나도 싶었고(특히 바로 직전의 ****가 그랬으니까)... 하지만 그곳들이 내가 특별히 잘못했던 것도 아니고(초짜여서 뭘 몰라서 당하고 나간 경우도 있었기에) 내 자신의 자의로 나간 곳이 몇이나 되려나...
  더구나 된다고 해도 이곳에서 중간에 넘겨받은 한국사인증대비 수업의 마지막이 잡혀 있는 5월 16일(공교롭게도 박정희의 5.16과 같은 날이구나)까지는 다른 쪽으로의 이동이 어렵다는 처지. 

  예상보다 약간 늦게 나온 까닭에 학원까지 제 시간에 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중간 환승역에서 지선열차를 바로 갈아탈 수 있었기에 10분 전 도착. 그러나 시험대비 직전보강 일정이 한창이다 보니 정작 정규수업 대상자도 별로 없고 제때 올지 안 올지도 미지수인 상황이 되어 어중간한 하루를 보내게 생겼다는. 주중에 스터디 쪽에서 얼굴을 익힌 모 학원 샘과 만나게 되면 이런저런 돌아가는 것들을 담아두어야 할 듯 싶다. 어쩌면 최근 들어 열정이 많이 식고 냉정해지는 영향인지도 모르겠지만.

  일요일 저녁에 피곤한 몸으로 급하게 세탁물을 처리하던 중 핸드폰을 세탁기에 넣고 두 시간 가까이 돌려 버리는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한 달도 채 되기 전에 메인보드와 액정을 연결하는 부품교체 관계로 적잖은 액수를 수리비에 쏟아부은 것도 아까워 완전 사망 상태를 만들어 버리다니... 스스로도 어이없어 할 밖엔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것도 지금 다니는 학원 말고 강사 인생의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불꽃을 태우고 싶은 마음을 아무개 학원에 이메일로 전한 뒤 연락을 노심초사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였으니...

  결국 메인보드에 대한 납땜 등의 수리 조치 등을 통해 번호는 살렸지만, 그러한 대형사고의 여파가 보드의 교체만으로 마무리되진 않을테고(13만원인가 수리비가 나온다고 함), 자판이라던가 액정 등의 문제, 2년 4개월 째가 되는 기기에 내재되어 있을 다른 문제 등을 감안할 때, 교체가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데이터만 살려진 폰을 들고 근처 대리점으로 향했고(센터 직원은 보드 교체가 낫지 않느냐고 했지만), 결국 같은 번호로 바꿀 수 있는 폰들 여섯 개 중에 무료로 쓸 수 있는 같은 품종의 폰은 고르지 않고 같은 회사의 좀 더 최신 기종으로 교체했다. 2년 약정에 6개월 무이자 할부, 데이터 무슨 제가 있다는데 오전에 연락해서 해지하겠다고 하면 추가 비용은 내지 않을 듯. 액정도 큰데다 두께도 더 얇아져서 간수에 더 신경써야 할 듯 싶다.

  핸드폰 문제 때문이었을지... 아니면 그에 따른 다른 일들이 꼬임에 대한 부담이었을지... 이도저도 아니면 그냥 전날 밥먹고 전기담요 스위치도 키지 않고 그냥 뻗어버린 여파였을지... 정 아니었다면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풀타임 수업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진행이 잘 안 되서였을지... 하루종일 피곤한 상태였고 퇴근길의 몸상태는 거의 몸살 수준이었다. 귀가길에 밥을 먹고 감기약먹고 샤워를 해서 약간 추스려지긴 했지만 있다가 잠을 청할 때는 전기담요 스위치를 올려야겠지. 다른 것은 몰라도 일요일 새벽에 이력서를 보낸 학원에서 좋은 답이 와 주었으면 싶다. 지금 있는 곳에서 특목팀장이라던가 교무실장 등은 강사를 챙겨주려는 생각이 없잖아 있는데 정작 원장과 새로 보직을 받은 학습부장(관리과장 보직에서 승진발령된 케이스)이 무슨 찰떡궁합인지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일처리를 요청하는데 안 그래도 여러 다른 학년에 대한 수업에 대한 생각이며 학생 개개인에 대한 생각들(상담도 하지 않으면서 별 생각을 다하게 된다는)도 힘겨운 판에 페이퍼워크 거리 갖다 주고 관리에만 힘을 기울이라는 이야기는 귀에 안 들어오기 일쑤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케이블 채널에서 하는 [엄마매니저 사관학교]인가 하는 프로그램을 학부모에게 권장하는 것이 더 낫겠지 싶다. 나 자신도 학원계에 종사하는, 그럴 수밖에 없게 된 처지이지만 한 시간의 수업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준비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한심스러운 처지이니까. 주 24타임의 수업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학년들이 섞여 있는 서로 다른 영역의 이야기들을 모두 무리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새삼 느낀다. 그런데 이번에는 명색이 타임 수 30여 개 가까운 수업을 특목반 수업들로 다 깔겠다고 한다면... 중3을 제외하고야 엄청난 레벨의 교재를 쓸 것도 아니지만 수업 준비에만 힘을 쏟아도 쉽지 않은 일일 듯 싶다. 거기에 일반 종합반 수업, 한국사 인증까지 하라면... 한 사람의 힘으로 어찌 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주말까지 돌아가는 것 보고 월말 전에 떠나는 것도 고려해 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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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간이 식당에서 집어드는 신문의 기사들 하며, 간간이 케이블 TV를 둘러보다 뉴스 몇 꼭지를 보노라면 속이 울컥울컥인다. 남들 좋아하는 뉴스에는 별 관심이 없고, 세상 돌아가는 것이 참 매정하고 야속하고 왜곡된 세계임을 알려주는 뉴스에만 관심을 가져서 그런 것일까?

  지난 일요일의 심판부 자체강습에서 심판 역할을 위해 뛰어다닌 것도 있지만 주자 역할을 더 많이 소화한 여파 때문이었는지, 발목이 영 시원찮다. 이번 주 일요일도 실전(연습경기에 실제 투입되어 여러 상황을 대비하는)연습이 있는데, 그것까지 치르고 한의원에라도 들러 침을 맞아두어야 하는 것이려나 싶다. 

  새로 다니게 된 학원 내의 분위기도 안 좋고, 마음편하게 일할 곳을 찾기도 쉽지 않은 형편에 그나마 즐거움이 붙는 곳은 사회과 스터디다. [*******] 카페 내의 사회과 강사들이 같이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게 되었는데, 우리네 사는 현실의 여러 이슈를 직접 공감하는 것까지는 무리지만 같은 일에 종사하는 이들끼리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나마 어디냐 하는 생각. 특히 사회과의 경우 한 학원에 두 명 이상의 복수 구성원을 갖춘 곳이 참 드물기에 은연중 개인주의가 싹트기가 쉬워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얻는 것 잃는 것을 떠나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심판일이 본격화되고 현재 학원에서 가외의 부담이 주어지면 처신이 쉽진 않겠지만 이런 의미있는 자리를 쉽게 잃고 싶지 않은 것 또한 솔직한 심정이다.

  마음이 편한 곳... 공자 말씀마따나 [안빈낙도]할 수 있는 곳... 우리나라에 과연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던져 보게 되는 지난 주말에서 이번 주초의 일이었다.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 새벽에 가졌던 "떠나는 이들과의 술자리"는 그러한 씁쓸하고 울적해지는 심사를 곱씹게 되었던 때와 장소였다.

  텅 비어 있는 교무실... 출근은 했으나 시간표상의 수업이 잡혀 있지 않아 멍하게 무언가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처지의 하루다.

  이번 주... 내가 들어온 당일 어이없이 통보받고 짐을 싸고 쫓겨난 같은 과목 선생님의 이후로 세 명의 선생님의 자리가 텅 비어 버렸다. 좋게 떠난 것이라면 별 의미없겠지만 학원 원장의 운영마인드(이 부분은 떠난 강사들의 생각에 공감 안 할 수 없을 듯)와 마치 자기가 군대의 사단장 내지 중대장급이라도 되는 양 강사들을 사병 대하듯 하는 자세(의미상 축약이 많음... 세부적인 묘사는 하기 어려울 듯)에 불만을 터뜨려 오다가 짐을 싸 버린 것이다. 그래서 오늘 출근하고서 애꿎게도 세 타임의 대타를 뛰어야 했고... 그렇다고 해서 수업을 하지는 않았다. 나 역시 그들의 생각에 공감하는 바가 있기에... 그리고 교재도 안 가져 왔을 학생에게 수업 진도나가자고 할 수도 없고...(세 타임 연속강의였던)...해서 판서만 하고 그 외는 알아서 잡담나누는 식으로 흘려보냈다. 나중에 문제삼으면? 짐싸면 되지라는 마인드가 되어 버린다. 다음 주면 새로운 선생님들이 올텐데, 이런 돌아가는 상황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정규수업은 (학생 중 일부지만) 당연히 안 오고, (그 학생을 위해) 힘겹게 보강짜면 (그 학생은) 당연히 안 오고 또 잡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생각하는 경영마인드를... 강사들에 대한 처우(단순히 월급 문제가 아닌) 때문에 한 달, 두 달 을 채우지 않고 도망가듯 그만두거나 하루 전 내진 당일 "짐싸고 나가세요" 하는 소리를 듣고 쫓기듯 짤릴지 모르는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도리일까, 스스로 알도록 해 드리는 것이 도리일까? 

  모를 일이다.

  언제인가부터 일하는 곳 내부의 분위기를 살피게 된 것인지 모를 일이다. 초짜 시절에는 돈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는데(집안에 보태야 하는 일정액이 있어서 지금도 일정액 이하는 일 안 하려고 하지만...) 요즘은 일의 강도라던가 팀워크라던가 운영자들의 경영 마인드에 대해 유난히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술자리라던가에서 뒷담화를 까거나 할 마음은 없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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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가 무섭긴 무서운가 보다. 가끔 나에게 이런저런 질문 등을 건네며 대화하는 이들의 공통적인 대사, "...님은 이성적이고 거짓말은 전혀 안 할 것으로 보이고, 진실해 보이고 무슨 말을 해도 다 이해를 해 줄 것 같다... 운운"

  ... 남녀의 성별이 바뀌어 태어났다거나 어렸을 때 희망직종의 무리를 다른 길로 잡았으면 아마 상담전문 컨설턴트(카운셀러라고도 하던가?) 종류의 일자리를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싶다. 가만이 있어도 남들이 자기 비밀을 다 털어놓도록 하는 존재 말이다. 그런데 정작 나는 사람들과 너무 넒고 다양한 주제를 공유하기 두려워할 뿐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알까? 사람들과 지나치게 가까이 지내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는 부분을 그들은 알까? 다른 이들이 내게 던지는 이야기들(나도 종종 이야기의 화두를 던지는 일이 있지만 될 수 있으면 야구 이야기 외에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정치며 경제 등의 주제에 대해서는 주제의 개진이 서툴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을 나 역시도 별로 아는 바도 없고 알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도 알까?

  모를 일이다... 어쩌면 책읽기에 묻혀 사는 것이 즐거웠던 중고등학교 시절의 여파인지도...
  재미가 없네요...
  
  사실 이전 학원들에서 얻었던 것도 있고 잃었던 것도 있었죠. 학원에서 어찌어찌 수업하는 것을 일로 시작한 이래 계속 말이죠. 그래도 강사로서 가르치는 재미를 더 얻어내기 위한 공부라던지 책읽기 등을 더욱 하게 되었다는 것은 회사에서 일하던 시절에 비해 나았던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다고 교재를 편집한다던지... 문제를 창의적으로 만든다던지 등까지의 단계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지만 학생들을 상대로 이런저런 썰을 풀어낼 수 있는 것이 어디냐 하는 데는 나름 긍정적인 부분이 있고나 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바로 직전 학원에서는 그러한 독서량에 비례한 가르치는 재미는 최대치로 쏠쏠했습니다. 비록 특목고 입시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들이었지만 수업내용을 이야기하면서 이런저런 사회 돌아가는 이야기도 같이 나누면서 무언가 통하는 부분도 있다 싶어 편안한 심정이었다죠. 같은 과목 강사도 여럿이었기에 무언가 동병상련을 나누면서 같이 발전할 기회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독이 되어 서로 간에 불신만 키우고 떠나온 부분에다가 상담(은 제대로 할 여유도 없었고 그렇게 얻는 것 없는 일은 피하려고 애를 썼지만) 건수 채우기를 거부해 버린 것 하며 은연 중에 뒷담화만 숱하게 듣는 쪽으로 흘러가버리는 등 많은 동료 강사들 사이에서 부대끼는 데서 나오는 스트레스가 생각지 않은 행동의 전환을 가져온 것은 애석했지만 말이죠. 제대로 한 턴을 잘 보냈으면 이런 고생을 안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내 자신이 조직문화에 덜 적응한 것이나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으니 말이죠.

  우여곡절 끝에 얻은 새 근무지... 수업에서 얻는 재미는 이전 근무지에 비해 덜하다는 생각입니다... 이전 학원에서는 한 학년, 내신은 나름 높은 레벨에 속하는 이들이 많았고 이해력도 높게 형성되어 있는 아이들이 상당수였던데 비해 이곳은 학년도 여럿에 균형을 어느 부분에 맞춰야 할지 제법 고민된다는... 인증시험대비도 신경쓸 애들이 있는가 하면, 내신대비도 그럭저럭 하는 것이 고작아닐까 하는 이들도 있고... 특목대비반이라고 구색은 있지만 수업에 신명을 내기도 그렇고... 공강이라고 많이 있어서 이것저것 교재연구하는 등에는 뭔가 아쉬움이 있고...

  뭐 되는대로 부딪쳐 봐야죠. 혼자라는 점에서 고독감은 더욱 밀려오지만...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오전에 동사무소에 들러 학원강사 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신청하고 머리도 깎고 해야겠다는... 그래야 목-금요일 사이에 연휴 동안 보낼 생필품 몇을 구입할 시간여유가 될 테니...
  웹...네트워크의 세계가 정말 넓긴 넓군요... 영화(이건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르면 매맞는다는) [공각기동대]의 마지막 대사였죠. 해적판 비디오로 한번 보고 난 뒤 나중에 극장에 가서 넓직한 스크린으로 보았을 때의 그 감동이 잊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인데...

  팀블로그에 같이 계신 분들(사실 개중 제가 가장 영향력이 약한 글을 쓰고 있는 처지입니다만...;;)과 조촐한 연말 술자리를 하고서 방에 돌아온 시간은 자정 되기 전, 그로부터 지금까지 다른 거 안하고 글만 줄줄 찾아 읽고 있었다죠. RSS, 블로거뉴스 등을 줄줄이 내려가면서 무언가 느낌이 오는 기사급 글들을 말입니다. 그거 참... 시사 영역에 둔해지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많이 읽어야 하고, 그 읽는 것들 중 이른바 "찌라시"급과 "훌륭한 기사글"을 구분해 내야 하고, 한편으로 그 훌륭한 기사글들 속에서 "이면에 숨겨져 있을 글쓴이의 의도"와 글쓴이조차 의도하지 않았던, 그러나 결국 어둠 속 세계의 움직임을 해석하는 부분을 찾아내기에는 요즘의 인터넷 세계는 광범위하죠. 네네...
  그래도, 살기 힘들어도, 때로는 먹고사니즘에 밟히면서 진정한 사회의 참모습이 무엇일까에 대한 단상을 잊고 살더라도 힘든 삶 속에서의 반추는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오프라인에서 사람들 얼굴보기가 어렵고 겁나는 이때 그나마 온라인을 통해서 무언가를 얻고 느끼고 실천할 수 있다면 그것도 보람있는 일이 아닐까도 싶고 말이죠. 

  그러고 보니 지난 주중에 [공각기동대 TV판 총집편]의 두번째 작품, TV판 2기인 SAC GIG에서 [개별 11인 총집편]을 보았는데 이렇다 할 감상도 끄적이지 않았네요. 노트북 앞에 앉으려 할 때마다 책 몇 짐을 계속 이리 저리 옮겨주는 일이 버거웠던가... TV 방영 1기 및 2기 분의 정식발매판을 구하고 싶은(아무래도 정신적 빚이 있는 것이 사실이니) 처지에 이런 욕심을 가지는 것이 사치일까요...;;;

  지난 주 **리그에 심판배정을 끝으로(제가 현장에 나간 것은 아니지만) 2008년도 심판배정은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저희 심판부의 경우 개인적으로 심판을 봐달라는 요청에 응할 수 없는 내부 규칙을 가지고 있는 관계로 아마 내년 2월 자체 강습 때(그리고 혹시나 그때 맞춰 경기가 배정될 필요성이 있지 않을 경우)나 되어야 심판으로서의 "행동"을 가지고 뭔가 쓸거리가 생기게 되겠죠. 그때까지는 또다시 이 저주받을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듯... 안 그래도 이 새벽에 글읽는 와중에 구직관련 사이트를 검색했는데... 아직은 좋은 결과를 찾기는 힘들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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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 범우사판을 어제 새벽에 읽었습니다. 이미 90년 후반기에 한번 읽었고(그때 판본에는 소제목이 없었다는), 91년에 한번 더 읽었고, 군대를 갔다 온 후 졸업을 앞둔 90년대 후반 또 읽었던 넘이지만 역사의식을 제대로 가져야 하는 시기에 읽기에 부족함이 없었다죠. 그건 그렇고 이넘아의 경우 뭔가 주요 인용할 만한 문구를 정리해 놓고 나중에 수업할 기회가 있을 때 써먹고 싶은데 펜으로 쓰는 것이 좋을지 - 예전에 한 번 했던 적이 있는데 버렸는 듯... - , 아니면 미디어몹 시절에 포스팅 겸해서 했던 워드 베끼기가 나을지를 쓸데없이 고민 중이라죠. 뭐 읽어야 할 넘들이 쌓여 있는 처지에 사치스러운 표현이겠지만...
  그 다음으로 읽을 거리로 집어들은 것은...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루그먼의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와 [르 몽드 세계사]입니다.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넘을 어떻게든 제대로 읽고 정리해야 아직 래핑도 뜯지 않은 존 키건의 [2차세계대전사]와 장 지글러의 다음 작품을 건드릴 수 있을 여력이 생길테죠.


  진짜... 이 방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쌓여 있는 책들 중에 몇 권은 버리거나 헌 책방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을지도... 요즘같이 만나는 이들의 수가 현저히 줄은 상황에서 무상양도의 가능성도 매우 낮으니 말입니다...

[잡담] 이것저것 떠오르는 대로...

낙서(일기) 2008.12.10 20:01 by Trotzky trotzky
  어제는 소속되어 있는 심판부(국민생활체육협의회 전국-서울시야구연합회 소속)의 송년 모임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명색이 (씨푸드) 부페이니만큼 맛난 넘들을 간만에 먹을 수 있는 기회였다죠.
  하지만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월요일 부모님을 찾아뵙고 저녁을 너무 많이 먹은 여파였는지 어제 내내 두통에 시달리다가 저녁 나절엔 몸살 기운까지 나더군요. 모임 시간이 총 4시간이었는데 두 시간이 경과될 즈음 전화가 왔습니다. 몸 상태를 이야기하고 더 누워버렸죠. 이부자리 속에서 두통에 열로 뒤척이다가 새벽에 두 번인가 깨고 하고서야 몸의 균형이 돌아왔다죠.

  모임에 참석하신 분들에게 올해 내내 수고하셨다는 단체문자를 띄우고, 오늘 서울지역 특목고 일반전형을 치렀을 예전 학원 아이들, 그리고 지금도 학원에서 고생 중이신 선생님들께 문자를 띄웠습니다. 다른 인덕은 없어도 이쪽 인덕은 그럭저럭 쌓아놓았는지 답신이 제법 들어오네요. 그래도 먹고사는데 실익이 되는 건은 아니겠지만, 이런 쪽으로라도 사람 복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간만에 교재노트 필기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어찌 되었건 한 분과는 내일 남짓까진 마무리가 될 듯(완벽하진 않겠지만 대략적은 수업 노트용으로는 괜찮을 듯) 싶네요. 가장 두꺼운 저넘을 끝내고 나면 수능문제하고 모의고사 문제들을 추려서 모으는 작업을 시작해 볼까 싶네요. 간만에 낮과 밤의 시간대를 제대로 찾아 들어오기 시작해서일까나요.
  여전히 구직전선에는 어둠 지속... 고등부를 노려보자니 경력이 걸리고, 중등부를 노려보자니 나이 때문에 학원들에서 저가봉사할 젊은 사람을 쓰려고 하는지 입질이 오질 않는군요. 해가 넘어가게 되면 어찌해야 할런지...  

  지난 금요일 오전 중에 지르려다가 인터넷이 잠시 끊어진 까닭에 지르지 못했던 것들을 토요일 심판배정을 마치고 돌아온 뒤 질렀는데, 오늘 오후에 왔다.

  [실크로드] DVD와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 오늘 새벽에 [차마고도] DVD를 총 6부작 중 4부까지 보았으니, 오늘 밤과 내일 새벽 나절까지 남은 두 장을 모두 본 다음 [실크로드] DVD 15장 시청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차마고도]... 장면의 아름다움과 취재진들의 노고, DVD 안에 비쳐진 그 길을 둘러싼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숙연해짐을 느낀다.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고 하는데 자연에 의지하고 그 속에서 아주 가는 생명줄과도 같은 길을 이용한 그들의 삶의 행보의 유지... 책으로는 얻을 수 없는 귀한 느낌이었다. 책을 통한 간접체험도 좋지만 비주얼로 직접 그들의 삶을 느끼는 것에서 얻는 공감은 무엇과 바꿀 것이 아니다 싶다.

  교재공부... 는 역시 시원찮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새벽 늦게까지 이것저것 무료함을 달래다 보면 시간은 금새 지나가 버리니 말이다. 그래도 이번 주 목요일(수능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산에서 게임박람회가 열리는데 평일 하루 시간내서 들렀다 올까 싶다. 혼자 여행은 역시 무리려나 싶어서...

  심판부 카페에 이것저것 후기를 끄적이고는 하는데(팀블로그에 쓰는 일지-후기와는 별개의 컨셉) 점점 보람이 없어지는 중이다. 나 자신을 포함한 윗사람들의 반성이 필요한데, 정작 겨냥한 이들, 실제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더 안 좋은 모습을 보이기 일쑤인 그들은 자기 위치에서 다른 이들을 훈계할 생각만 하고 있고 자신들의 단점과 오점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닫아버리는 모습이 느껴진다. 막상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분들은 계속 자신의 단점과 보완점을 찾고자 부단한 소통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말이다. 학원에서 일하는 관계로 몇 년 간 정기모임에 가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다 보니 느낄 기회가 없었고, 최근 다닌 곳의 특징 상 몇 달 동안 아예 배정과도 담을 쌓았던 부분도 있어 심판부가 돌아가는 모습을 알 길이 없었는데 요즘 들어 [기본]에 투자를 하지 않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다. 사람들 간의 소통에도 점점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문제를 제공한 사람도 문제가 있겠지만) 
  다음 달, 평일에 송년모임이 잡혀 있는데 그때까지 일자리를 먼저 구해서 참석이 불가능해지는 통에 이런저런 생각의 교환을 할 기회를 놓치느냐, 아니면 여전히 백수상태가 유지되어 1년에 한번이라도 모임에 가서 목소리를 내보느냐... 뭐 이도저도 아니면 간만에 영양보충이나 실컷 하는 수도 있겠죠만.

  사람고픔이 심했던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면 욕심 때문인지도 모르겠고... 비슷한 말이려나...

  토요일 구리 GS 챔피언스 파크에서 예정된 심판일을 마치고 광나루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신촌 숙소(고시원)에 도착한 시간은 18시 남짓... 일요일 일산 동대병원 뒤 농장에 위치한 야구장에 배정된 경기를 조금이나마 좋은 몸상태로 치르기 위해서는 휴식이 절실한 타이밍이었지만 샤워하고 가방에 노트북을 챙겨넣는 등 이날 잡힌 모 인터넷 카페(학원강사들의 모임)의 정모에 참석하기 위해 몸을 분주히 놀렸다. 정모 장소는 강남... 버스를 타러 나서면서 "신촌이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심정이었다. 버스타고 가는 시간만 대략 잡아 40~50분, 막히면 대중없고 지하철로 가도 빙 돌아가야 할 수밖에 없어 그 이하는 어림도 없고...
  운이 따랐는지, 토요일 저녁이라 길에 서 있는 차들이 퇴근차량들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을지 생각한 시간보다는 다소 일찍 도착했고 정모장소(호프집)에 나보다 먼저 와 있는 이들의 수는 대략 5~6명이었다. 토요일 뛴 피로도 있고 일요일 배정받은 곳이 편의시설이 더 열악한 곳이라는 생각에 맥주도 300cc 잔을 비울 동 말 동 하는 정도에 안주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계속 늘어나는 다른 참석자들의 수다에 귀를 기울였다. 나와 같은 레벨에서 일하는 분도 계셨고 나보다 훨씬 높은 레벨에 있는 이도 있었다. 결국 먹고 살아야 하는 이 못난 사회 속에서 프로로서의 긍지와 실력을 보여야만 한다는 강박에 자기 몸을 혹사한다는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게 느껴졌고.
  늦게 도착하신 다른 강사 분이 넘겨주는 시디와 자료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끝나가는 타이밍에 인터넷상으로 알고 지낸 다른 강사분과의 인연이 닿아 몇 마디 주고받으니 시간이 훌쩍 지나 헤어질 타이밍이 다 되었다. 나도 일이 있었지만 다른 분들 중 대다수는 (고등부 쪽이나 특목입시 쪽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특히) 일요일 아침부터 일이 제법 있다고 하셔서 오래 진행된 것은 아니었던... 운이 좋았다면 강남에서 신촌까지의 택시비라던가 택시 잡는 것도 만만찮은 형편에 자료를 나눠주신 분의 차를 얻어타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들 수 있겠다. 

  새벽 3시 경에 돌아와서 일요일 예정된 경기에 대한 배정을 정리하고 잠깐 엎어져 있다가 가방을 정리하고 배정을 다녀오고, 이틀(정확히 말하자면 3일) 동안의 피로로 월요일 오후까정 정신못차리고 뻗은 뒤에도 "사람들을 만난 뒷생각"에 잠긴다. 더해서 일요일 저녁에 돌아온 뒤 직전 학원에 다니고 있는 학생과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문자를 주고받으며 사람고픔을 해갈한 것도 괜찮다 싶은 간만의 주말이었다. 즐거운 일이 항상 있기는 어렵지만, 이런 일도 있기에 괴로운 인생 그나마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닐까도 싶다.

  자세가 삐딱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런가, 한약먹어가면서 약간 회복되었던 허리가 다시 쑤신다. 학원을 나오고서 오히려 밤에 잠을 더 안 자게 되어 그런가... 정작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는데 귀찮음이 지배하는 내 처지도 안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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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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