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치과에 들러 사랑니 수술한 자리의 실밥을 뽑는 날... 일어나고 나니 아니나다를까 이부자리가 축축하네요. 날씨가 워낙 더워 이불을 덮지 않고 잠을 청해도 몸에서 흐르는 땀 때문이라는... 고시원에서 나름 에어컨을 작동하기는 하는 모양인데 제가 활동하는 시간대에는 가동하지 않다 보니 노트북의 전원을 올려놓고 잠을 청하면 여지없네요(가방에서 꺼내지 않고 잠을 청한 그제도 마찬가지였음).

  케이블 TV에서 뉴욕 메츠와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MLB 경기 중계(요한 산타나의 완봉승으로 끝난) 마무리를 보고 난 다음 병원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요즘 들어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부쩍 늦어졌기에 부산할 수밖에 없었죠. 지난 번 수술 당일도 아침을 먹고 약먹고 갔어야 하는데 수술 약속 1시간 전에 잠이 깨는 통에 샤워하고 약만 먹고 가는 실수(수술 후 공복 상태를 견디려고 포카리 1.5리터를 마신 것을 생각하면... ㅡ,.ㅡ)가 생각난 것도 있어요.
  실밥을 뽑고 소독약을 수술 부위에 처치하고 난 후 원장 왈, "아직 구멍이 있고 잇몸이 덮어 아물 때까지는 식후 지속적으로 가글액을 헹구셔야 합니다." 쩝... 실밥이 땡기는 통증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왼쪽이 휑한 느낌이 남아 있네요.

  간호사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충치 치료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확실히 눈에 드러나 있는 왼쪽 아래의 송곳니 둘은 잠시 두고 오른쪽 윗어금니 두 개가 이어져 있는 부위의 충치에 대한 치료부터 들어가자더군요. 뭐 썩은 부위 들어내고 씌우고 어쩌고... 어디인가는 금으로 때워야만 한다더군요. 더 심하면 신경치료라는데 이거 들어가면 이빨 하나 당 4~50만원 정도 비용이 들 거라는... 그나마 금으로 때우는 정도는 25~30만원, 충치 치료하고 씌우는 정도는 개당 8만원 정도... 하여간 이러저러해서 신경치료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80만원 정도는 들 거라더군요. 그래도 임프란트 안 하는 것(이빨 하나 당 200만원 정도 비용이 듦)이 어디냐며 미소짓는 간호사 분의 말에 덩달아 미소짓는 저의 부덕함...
  다음 달 학원의 방학수업이 시작되면 저녁 시간 밖에 나질 않기에 최대한 서둘러 진행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으로 다음 주 월요일 11시로 예약을 했답니다. 잘 하면 기말시험 끝날 무렵에 치료를 끝낼 수도 있겠죠. 오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데 그나마 다행이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돈도 좀 덜 깨지는구나 하는 안도감에 치료 들어갈 때 또 그 지저분하고 따갑고 얼얼한 마취주사를 몇 번 더 맞아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치과를 나온 뒤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지난 목요일 이후 치과 출입 관계로 며칠 출입을 못했는데 들러서 원장님에게 목과 어깨 부위를 내보였더니 그 사이에 또 뭉쳤다라는 말씀을 하더군요. 안 그래도 월요일 화요일에 일어날 때 그쪽이 좀 안 좋더라니...
  어차피 피곤한 생활(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컴퓨터 작업과 책읽기 등으로 몸이 앞으로 많이 기울어지는 생활 속에 체력의 한계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니 침 며칠 맞는 것으로 나아질 기미는 별로 없겠죠. 그나마 치과에서 받은 진통제 먹을 일은 없으니 한의원에서 받아 놓은 근육을 풀어준다는 가루약이라도 제때 복용해야겠네요.

  학원 오는 길에 시간 여유가 있어 교보문고에 들러 구입하고픈 책들을 훑어본 결과 마음의 결심을 단단히 하고 책의 목록을 확인한 후 출근한 뒤 질렀습니다. 구체적인 리스트와 생각은 다음 기회에...
  한의원 침맞은 지 4일째(일요일 제외), 침을 놓으시는 원장님께 치과 괜찮은 곳이 어디 없냐고 여쭈니 근처 치과를 소개해 주시더군요. 그런데 정확히 어디인지 확실한 위치를 이야기해 주지 않아 약 10여 분을 이 골목 저 골목을 헤매다 골목길 사이 건너편의 8층 짜리 빌딩 5층의 치과 이름을 발견하고 찾아갔다는...
  다행히 점심 시간 직전에 찾아 들어간 뒤 처음 방문한 관계로 진료카드 작성(의료보험증이 없어 그냥 냈는데 주민번호를 조회하니 의료보험되어 있다더군요), 잠시 기다리면서 테이블 위의 충치 관련 글을 보고 있는데 제 이름을 부르더군요. 오늘은 한가했던가 봅니다.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아 있으려니 원장님이 오시더군요. 입을 벌리고 원장님의 도구가 입안을 헤집으면서 느껴지는 시선...;;;

  진단 후 이야기를 들으니 참 어렵네요. 왼쪽 사랑니까지 건드릴 여력이 없던 2000년 당시 치과에서의 일과 당시 오른쪽 사랑니 발치에 엄청난 시간(보통 2,30분 정도라던데 그 때는 1.5배 정도 더 소요되었고 한 방에 뽑은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에 나누어 뽑았던 기억이 납니다)과 고생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해 드렸는데 왜 그동안 관리를 하지 않았느냐고 야단을 맞았다는(말투가 그런 느낌이 들었다죠).
  7년 이상 스케일링을 하지 않아서 곳곳에 치석이 끼어 있고 사랑니가 심하게 누워 있어 어금니를 받치고 있으면서 그 사이로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 염증을 유발하고 있다고(약간 드러난 사랑니 부분은 이미 심하게 상한 모양이더군요)... 거기에 고름도 나오고 있으며 그 여파로 얼굴도 부어 있다면서 아주 안 좋은 상황을 맞닥뜨렸는지 발치 수술 후에 예상되는 합병증과 후유증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더군요. 하지만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견해는 빼지 않더라는...

  스케일링 일정은 수요일 오전으로 맞추는데는 동의했는데(비용 6만원 예상) 발치 수술(보험처리가 된다고 해서 3만원) 일정을 원장은 이번 주중에, 저는 17일 심판일정을 소화해야 할지 모르는 처지인데다 학원 수업에 끼칠 영향도 고민스러워 다음 주로 했으면 한다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냈다죠(차마 안 하겠다고 버티진 못하겠더군요. 엑스레이며 입안 사진을 보여주는데 너무 심하더라는...). 어쩌면 이번 주중에 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발치 후 어금니 부분 및 다른 이빨 사이에 생겨난 충치에 대한 치료까지 치면 만만찮은 액수가 소요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더 큰지도.

  두 군데의 병원을 출입하고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받아 출근하니 예상보다 한 시간 가량 일찍 나왔네요. 이것이 좋은 것인지 아닌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안 그래도 수업 일정이 빡빡한 상황에서 뭔가 다른 것을 할 여유나마 있는 셈이구나 하고 생각해 보는 중입니다.
 
  어제 여섯 타임의 수업을 하는 중(한 타임은 보강수업) 세 번째 수업시간인가부터 목소리가 착 가라앉기 시작하더니 몸 전체에 힘이 쭉 빠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는 한편 왼쪽 턱과 이빨 안쪽 부분에 갈라지는 듯한 통증이 감지되더라는...

  화장실에 가서 입 안을 확인해 보니 사랑니 부분이 거무스름하게 변해 있더군요(이미 예전에 그랬던 것으로 기억...;;;). 그 여파로 사랑니와 물려 있는 어금니는 물론 그 주변 잇몸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듯.
  지난 2000년 1월 경에 오른쪽 위아래의 사랑니를 발치했을 때 왼쪽도 고려했는데 수술을 했던 병원에서는 왼쪽까지는 자신이 없었는지 그냥 놔두었죠. 오른쪽 아래의 경우도 세 조각인가 네 조각을 내어 발치했고 주사기로 물을 채워 이를 뺀 구멍에 물을 주사, 그 부위에 들어가는 이물질을 빼내기도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안 그래도 요 며칠 한의원에서 목어깨결림 때문에 침을 맞고 지내는 것도 불편한데 결국 터질 것이 터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하긴 그 때야 이빨 치료할 돈도 없었으니... 지금이야 통장에 사랑니 발치하고 주변 어금니 한 둘 정도에 대한 신경치료나 기타 진료행위를 치르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는 모아두기는 했지만 그 기간동안 병을 키워 놓은 셈이니 피장파장일려나요. 더하자면 시험대비에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말로 때워야 하는 사회과목의 특성 상 사랑니를 빼는 수술과 그 이후 예상되는 치과 진료과정에서 과연 수업이 가능할지의 여부가 걱정이라죠. 뭐 심판일도 만만찮겠지만.

  오늘 보강이 끝나고 나면 **중학교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을 제가 소속된 팀의 심판 분들을 찾아뵙고 음료수라도 제공할까 하는 생각이었는데(편도 소요시간만 한 시간 반 가까이 걸리는지라 마음 단단히 먹고 가야한다는) 현재 몸상태를 고려할 때 반드시 가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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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by tro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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