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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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20 [심판일지] 지켜본 하루...

[심판일지] 지켜본 하루...

야구 이야기 2008.10.20 01:22 by Trotzky trotzky

  한 주 쉬었다. 심판일정을.
  사실 학원을 나온 입장에서 새로운 자리가 구해질 때까지는 심판일을 빼놓지 말고 계속 나가는 것이 스트레스가 덜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어제는 대회일정이 없다는 점 and 올해 일년 리그 하나가 운동장 사정으로 파토가 난 데다 그 외의 리그 일정은 많이 뛰지 않게 된 해인 까닭에 투입될 심판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한 주 비번으로 보내게 되었다.
  그래서 토요일에 팀블로그의 주인장 되는 분과 만나서 치킨 한 마리에 500cc 맥주 두 잔을 기울이며 야구 이야기로 꽃을 피웠고, 어제는 늦잠을 자는 통에 초반부를 놓쳤지만 보스턴 레드삭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ALCS 6차전의 중반부터 끝까지는 볼 수 있었다. 그 대가로 아침에 다른 심판원들이 나가 있는 구장에 놀러나가는 일은 포기해야 했지만.

  대신 오후에 **고등학교 야구장에서 벌어지는 다른 리그 경기를 보러 갔다. 그곳에 배정되는 심판들은 우리 심판부 소속이 아니기에 그들이 어떤 포메이션으로 진행하고 어떤 특징을 보이는지도 알고 싶은 마음이 동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 그 구장에서, 내가 본 그 경기의 심판들이 그 조직의 가장 우수한 심판들이었다면 막장급이라고 감히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고 만약 그 조직에서 인원배정이라든가 다른 문제 때문에 그 레벨의 심판들을 배정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그렇게 믿는 것이 편할 듯 싶다.

  2심제 경기,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타자가 친 공이 중견수-우익수 사이의 외야로 날아가는데 루심은 공을 쫓아나가던가 타자주자의 1루 촉루를 보면서 내야로 들어서던가를 하고 구심은 루심의 움직임에 맞춰 타자주자의 주루를 책임지거나 타구의 포구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데... 루심은 그냥 뛰어오는 타자주자를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고 구심은 3루 방향으로 페어 파울 라인을 따라 움직이고 있고 마는 장면을 보고서는 내 눈을 의심해야 했다. 그에 비하면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 안타가 나왔는데 루심이 타자주자의 1루, 심지어는 2루 촉루도 확인하지 않고 나 몰라라 3루로만 뛰어가는 장면(타자는 2루에서 멈춤)은 속으로 웃어버려야 했다. 시그널도 문제가 있어서 확실하게 세이프 동작을 취해 주어야 하는 상황에서 어깨 으쓱하는 듯한 시그널을 취하질 않나, 2루주자가 3루 도루를 시도하고 송구가 3루로 향한 뒤 태그플레이가 일어났는데 플레이가 일어나고서도 천천히 3루베이스로 걸어간 후 베이스 바로 코앞에서 특유의 어깨으쓱 자세의 세이프 시그널을 하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그 상황에서 만약 1루주자의 2루 오버런을 체크시도한다던지 주루방해-수비방해시비가 나면 어쩌려고...).
  뭐 주자 1루에서 유격수 땅볼 때 유격수가 2루 베이스를 밟으려다가 밟지 못하고 1루로 송구하는데 그 송구가 1루주자가 자신의 눈앞에 오는 송구를 막으려고 치켜 든 팔꿈치에 명중(1루주자가 더블 플레이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팔을 높이 들어올린 부분에 맞은 것이 아니라)한 것을 두고, 유격수는 고의로 주자를 맞출 의도는 없었으며 주자가 수비방해를 한 것이라고 툴툴대고 주자는 사람을 그렇게 맞춰놓고 진심어린 사과도 없다고 씩씩대는데 정작 내야의 루심은 부상이 되었건 뭐가 되었건 상황을 제대로 정리해서 양쪽에게 규정에 대한 적용을 정확히 하는 모습(이 상황에서는 정확한 상황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처리 능력)은 없이 대충대충 수습만 하는 모습을 보일 뿐.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내가 속으로 어이없어 했던 루심이 그 구장에 도착했을 때의 경기, 그 앞 경기에서는 구심이었다)은 학교 연습구장의 조명 시설을 이용해서 진행하는 터라 구조상 스트라이크-볼을 정확히 판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보였고 양팀 모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는 모습이었으나 루심의 모습에서는 '심판 망신 제대로 하려고 작심했고나'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그 정도의 모습이라면 적어도 경기 도중 심판 간에 미팅을 하거나 밖에서 경기를 같이 진행하는 대기심과 토의라도 해야 할 텐데 이 조직의 심판들은 그런 쪽으로는 담을 쌓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니... 이날 이 구장에 배정된 심판원들의 레벨이 그 조직에서 상위급은 절대 아닐 거라고 스스로 자족이라도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하기는 우리 심판부에서도 그런 심판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는 장담을 못하겠다.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이 보는 앞에서 웃으며 꾸짖거나 화를 내거나 경기 후 무진장 갈굴 것이라고 맹세할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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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 이후의 우리 심판들끼리의 움직임에서 어제 본 모습들을 다시 보지 않도록 우리들도 스스로를 잘 다스리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내심을 다질 수 있는 기회였다. 내부 갈등 문제로 우리 심판부를 떠나 그쪽 조직으로 옮겨 간 심판들이 그런 면에서 도매급으로 욕이나 안 먹었으면 싶다는 생각이다. 
  지하철로 움직이니 책읽기는 편하다. 그간 많이 읽고 지내지 못했는데 한 권의 1/3 이상을 읽어냈다. 그리고 반디 앤 루니스에서 결국 벼르고 벼른 케인스의 책 한 권에 수능기출문제집 두 권을 구입... 앞으로의 일자리며 현재 사회가 어찌 바뀔지는 몰라도 최소한의 먹고사니즘은 충족을 해야 다른 생각이 가능한 이 구조를 어찌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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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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