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책을 여러 권 샀다. 온라인으로, 또 오프라인으로...

  온라인에서 지난 일요일에 지른 것이 금요일에 도착했다. 다른 것들은 하루 이틀 안에 올 수 있었는데 한 권(FINAL 구술면접 120제인가 뭐던가)이 오래 걸리는 넘이라 그렇게 됐다. 종로의 영풍문고에 재고가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굳이 회원가입도 안 되어 있고 온라인 할인을 받지도 못한다면 그냥 기다려 보자는 생각으로 패스.

  화요일인가 수요일인가(기억이 나지 않음) 종로 영풍문고에서 페르마 등이 발행한 외고입시 관련 책을 세 권 구입했다. 지난 주 일요일 코엑스몰 반디 앤 루니스에서 08년도 대비 문제집을 구입한 데 이어 대거 구입이다. 읽을 것은 쌓여가는데 작업은 작업대로 해야 하니 만만찮다. 지난 월-화요일 학원에서, 그리고 방에서 일요일에 구입한 책의 60여 문제를 베껴놓았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할 것이 많다. 문제를 많이 두들겨 넣어 놓아야 특강도 특강이고 다른 수업은 물론 모의고사 문제를 만드는 내공 축적에도 도움이 되겠거니 하는 심정이다.
  옥편도 한 권 구입했다. 오프라인에서 4만원 넘는 두꺼운 넘을 사려니 예전 대학 시절에 비슷한 두께의 옥편을 구입했다 헌책방에 팔아 버린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다른 도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 도중에 간간이 어려운 한자어가 나오는데 아이들에게 뜻을 새겨서 설명하려면 용례가 적은 넘은 택도 없을 테니 말이다.

  지난 주까지 해서 우석훈 님의 [직선들의 대한민국], 하워드 진을 데이비드 바사미언이 인터뷰한 책(이름이...[하워드 진, 세상을 어떻게 통찰할 것인가])을 읽었다. 인용할 만한, 써먹을 만한 문구를 워드쳐서 옮겨 놓으려는데 아직 작업이 원활치가 않다. 이미 한 번 일독한 다른 넘들도 이런 작업을 해서 문제작업(솔직이 특목고 모의고사나 구술면접을 위한 문제의 텍스트로 써먹겠다는 사고방식이 내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달리 쌓아놓은 배경이 없으니 씁쓸할 따름이라는)에 도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제 집어든 것은 슬라보예 지젝의 [삐딱하게 보기]이다. 이넘을 어느 정도 읽어서 진척이 이루어지면 앰브로스 비어스의 [악마의 사전]을 일독할 생각이다. 그러면서 작업도 병행해야겠지.
  오늘은 학원에 출근했다. 학원의 정시모집에 관련된 업무를 위해서다. 원래는 20일에 출근하라고 했는데 오늘 업무인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날짜를 바꿔 나왔다. 그 영향일지, 아니면 새벽까지 오락가락한 비 때문인지 신월정수사업소 쪽의 신축 구장에서 벌어지는 서울시장배 대회 구경은 미뤄야 했다. 아침 나절에 몸은 일으켜지는데 이부자리를 떨치고 나올 정도는 안 되더라는. 구장에서 별 일이나 없었는지 문자라도 띄워서 물어봐야 하려나... 뭐 다음 주에는 쉬니까 주중에 일거리를 많이 처리해 놓고 보러 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날이 준결승-결승이 있는 날이고 하니.
  그것도 그렇지만 요즘은 야구경기를 봐도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아 큰일이다. 일에 너무 중독이 되어 버린 것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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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저녁까지 쏘다닌 하루였다. 그리고 유난히도 일이 많았다.
  6시 경에 일어나서 7시 경에 샤워, 9시에 방에서 나와 일산 쪽에 가는 버스 탑승, 10시 경에 일산 **중에 도착해서 **리그 경기를 진행 중인 다른 심판분들과 기록원 분과 만남... 11시에 중국음식점에서 점심을 시켜서 먹고 13시 경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대화역으로 나와 서울 영등포 쪽으로 가는 버스에 탑승... 영등포역에서 택시를 타고 대방동의 성남고등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14시 40분 남짓... 16시 경까지 있다가 코엑스로 떠남. 버스를 두 번 타고 삼성동에 도착한 시간은 17시 경... 링코 코엑스점과 반디 앤 루니스에서 물건이며 책들을 살피고 구입하고서 나온 시간이 19시... 동대문운동장역까지 버스를 탄 다음 이날의 유일한 지하철 탑승을 통해 이대입구에 내려서 방으로 걸어들어와 도착한 시간은 20시 15분 가량... 대략 잡아서 하루 14시간 가량을 눈뜬 상태로 보낸 셈이다. 심판일을 하지 않은 일요일로 이렇게 시간을 보낸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었다 싶다.

  **중에서도, 성남고등학교에서도 그라운드 바깥에 있으려니 별별 이야기들이 다 들어온다. 방에 돌아오자마자 겪은 일, 들은 일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서 블로그(팀블로그 포함)와 심판부 카페에 올려놓을 생각이었는데 잠깐 잠을 자고 마는 통에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써야 할까 말아야 할까...;;; 그러면서 관련 사이트를 뒤적여 보니 이미 "자기네들 입장"에서 글을 써서 올린 것을 보았다. 그 오후 내내 협회 관계자에게 온갖 폭언을 주고받으며 싸웠던 과정은 사라져 버린 글을... 그리고 잘잘못에 대한 정확한 책임소재 여부를 떠나 비난부터 하고 보는 이들의 모습들을...

  끄적여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은 고민이다. 적어도 팀블로그에는 끄적일 거리는 생긴 셈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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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otzky
  모처럼, 정말 모처럼만에 공강시간이 연이어 있는 날이다. 수업 전까지는 이런저런 작업이다 준비다 해서 수업이 과연 잘 될 것인가가 고민될 지경이었고, 실제로 수업에 들어가서는 기력이 소진되는 바람에 힘겨운 시간(내용 몇 개를 건너뛰어야 했으니)이 되기도 했지만 숨돌릴 시간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 것인지를 오래간만에 만끽하기 위해 그렇게 징하게 떠들었는가도 싶다.

  지난 주에 구입한 우석훈 님의 [촌놈들의 제국주의]도 2/3선을 넘어섰다. 1장이던가 2장에 1차 세계대전의 원인을 언급한 부분에서 1차 대전 이전 독일의 정치 체제를 "바이마르 공화국"으로 기재하는 오류를 범한 것을 빼고는 그런대로 잘 읽고 있는 셈이다. 다른 팩트에서 또다른 오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대로 읽히고 있으니 다행인 셈이다. 문제는 이넘을 아직 다 읽지도 못했는데 우석훈 님의 근간이 바로 나왔다는 점... [직선들의 대한민국]인가 하는 것인데 아마도 그분이 블로그에서 언급한 대운하 관련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문제는 드디어 방안의 공간이 책의 목록들을 소화 불가능한 처지에 도달했다는 점. 그리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의 두께를 보면서 한숨이 나오고 있는데 읽고 싶은 욕구를 당기는(즉 지르라는 지름신의 명이 옆에서 울리고 있는) 책들이 알라딘의 보관함에 쌓여만 간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학원 안에서 진행하고 있는 작업들이며 수업들이 원활하게 내 생각대로 잘 굴러가는 것도 아니고... 토요일에 바이오리듬 세 종류가 모두 위험일이거나 "-" 수치의 바닥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아는데 지를 것이 있으면 미리 질러 놓아야 하지 싶다. 방에 놓여 있는 책들 중 교재류들은 결국 학원의 책꽂이에 놓아야 하지 않을까도 싶고...(물론 책들끼리 삼단으로 쌓아올리게 협조한 가장 밑단의 책은 건드릴 수 없겠지만)

  지난 주 일요일 우연히 케이블 TV로 본 KIA와 SK의 경기에서 윤길현이 보여 준 모습 때문에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화제에 오르내리는 모양이다. 확실히 더 많은 수의 카메라가 투입되고, 그 카메라들이 그라운드 안에만 비추는 것이 아니라 이곳저곳을 모두 잡아내기에 이른 것을 보면 기술 부문에서의 진보(다른 영역의 진보는 다른 영역이다)는 아직도 남아 있는가 싶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은 분명 덕아웃에서 윤길현이가 그 동작과 (**)을 하는 것을 못 보았을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최경환을 삼진잡은 직후의 모습도 그러했을 것이고...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그라운드 안에서의 선수들의 행동에 대한 제약과 주문이 있었기에 그 영향을 받은 선수들의 모습이 그 안에서 구현화된 것은 분명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확연하다. "보스"의 영향은 바로 그러한 것이니까. 뭐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다른 팀의 감독이나 코칭스태프, 프런트 관계자들도 그러한 영향력을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행사하고 주문하는 일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다 싶다.
  다만 운이 나빴다고나 할까... 현대 사회의 전체적인 구도가 "카메라로 보는 모든 삶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다 보니 현대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모든 행동이 "빅 브라더"에 의해 감시당하고 있고, 그에 따라 조심하지 않으면 항상 쉽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오고 있다. 생뚱맞은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또 며칠이 지나고서 어느 정도 냉정함을 되찾아가는(냉정함이라기보다는 심드렁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야구를 삶의 한 부분으로 즐기는 사람으로서, 또 사회인 야구심판으로 십 년 이상을 야구계에 쏟아들인 한 사람의 눈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과학 또는 산업기술의 발달에 따른 인간적인 측면의 소실, 나름 지켜졌으면 싶은 인간 내면의 심성의 변화마저도 전혀 관계없는 제3자들에게 노출되어 그들의 관음증을 자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확실히 야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기는 떨어져 가는가 보다.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야구적"으로 바라보자가 야구판을 바라보는 내 모토였는데 이렇게 달라지고 있는 것을 보니...
  이번 주 안에 책들을 다시 정리하고 비게 되는 칸을 다시 채울 생각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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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otzky
  역시나라고나 할까... 집에 들러 한 끼니를 배불리 먹고 과일이며 뭣까지 먹고 하다 보면 아무리 몸단속을 잘해 놓아도 그날 저녁이나 다음 날까지 그렇게 폭식한 결과가 드러난다. 거의 체하는 느낌... 평상시는 하루에 한 끼 내진 두 끼 정도, 그것도 차려 먹는 것이 아니라 식당에서 대충 때우는 정도이기에 정량 이상을 먹는다는 기분은 겪질 않는데 집에 들렀다는 것이 외려 역효과를 내는 것일까도 싶고.

  학원 회의에서 체벌금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개인적으로야 체벌이 악습이고 안 좋은 것이고 없애야 하는 것임을 인지하지만 실제 실적을 중시하며 짧은 수업 시간 동안 학생들의 분위기를 다잡아야 하는 처지에서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해야 할 일들까지 감안하면 이래저래 머리아픈 한 주의 시작이다.

  어제 집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보다가 좋지 않은 장면을 보았다. 그에 대한 글이 블로그에 올라오는 것도 보았고... 확실히 우리네 쪽에는 다른 나라의 퍼포먼스가 곡해가 되어 들어와 버리는 경향이 적잖이 있다. 개인의 탓일까, 아니면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어떤 특정한 경향 탓일까. 기본적인 승부의 세계에서 선후배 사이의 매너라던지 암묵적인 룰의 준수라던지까지 생각하며 살기에는 우리네 삶이 고달퍼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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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일요일 심판나가서 치른 일들을 일지로 적어 팀블로그로 보내고서 며칠이 지났나 싶다. 이제 적어도 3~4주는 심판일을 나가지 않을 테니 나름 생각나는 대로 끄적이려고 했는데 너무 읽기가 어려운 것인지 다른 분들의 글에 비하면 리플 자체가 잘 안 달려서 맥이 빠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긴 없는 것이 나을런지도. 악플의 성격으로 보일 만한 것이 달리면 괜히 하루가 맥빠질 테니까... 아침-오전 나절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거나 작업을 약간 진행하고, 출근 나절이며 학원에서 겪는 일들이며 퇴근길에 겪는 단상들은 머리 속에서 맴도는데 막상 모니터 앞에 앉거나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는 것이 힘겹다. 방금도 퇴근하자마자 라면에 고시원 부엌에 있는 밥말아먹고 감겨지는 눈을 겨우 부여잡고 샤워를 하고 돌아온 참이다. 겸사겸사 세탁물을 집어넣고 버튼 누르기까지 한 상태.

  학원에 가면 오후 3시 전후. 수업 시작이 오후 5시니까 두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는 셈인데 그 중 15~30분 정도는 밥먹는 시간과 양치질하고 커피 한 잔 정도 타먹는 시간 정도이니 수업 전까지의 여유는 사실상 한 시간 반 정도인 셈이다. 수업나가야 하는 진도에 대한 내용정리(는 거의 안 하지만)며 문제풀이에 전념해도 쉽지 않은 시간인데 학부모 상담을 하루 3건으로 맞춰 주말에 보고서를 내야 하는 것에, 학급마다 들어가는 수업인원이며 수업내용을 정리하는 것을 정리하는 교무일지를 작업하는 것, 저작권 문제에 걸리지 않도록 교재작업이며 기출문제들을 정리하는 것도 수월한 일은 아니다. 거기에 간간이 들어오는 외부 특목고 대비 모의고사 문제를 훑는 것도 버거울 지경... 그 외의 잡무에 대한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데다 옆자리 같은 과목 선생님이라고 해서 나보다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시간에 서로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니(고등부 수업 경력이 있는 관계로 문제를 읽어내는 눈이나 문제만드는 노하우가 약간 앞서는 선, 그 정도만 해도 나보다는 더 나으니 불평할 정도는 못되지만) 그저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을 느낄 뿐이다. 하기는 어떻게든 자갈밭에서 무우라도 캐야 하는 심정으로 방법을 캐내기 위해 달라붙는 나보다 8개월 가량 먼저 온 수학선생님만 하랴마는... 어쨌거나 결국 어제는 선거공휴일인 관계로 23시에 모든 일이 마쳐지는 대로 잔무정리하고 바로 열차나 버스를 타러 나왔어야 하는데 출석부 마무리 작업이네 교무일지네 하는 것이 마무리가 안 되어 결국 막차를 놓치고 말았다. 20여 분 정도를 걸어 목동구장 뒷편까지 돌아보고 택시를 타는데 비가 많이 오진 않아 다행이었다고 해야 되려나...

  이 포스트를 올려놓고 나면 요점정리 페이퍼 마무리하고 그림이나 표를 같다 붙이는 등의 마무리를 한 다음 다른 지역의 학교별 기출문제를 양식에 맞춰 편집하는데 시간을 쏟아야 할 상황이다. 스캐닝도 해야 하겠지... 어제는 간만에 엑스포츠 케이블 채널에서 MLB 중계를 한 경기의 2/3 이상을 볼 수 있었는데 딱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관심도가 멀어지는 것일까?

  [아주 특별한 상식 -NN]의 6권, "세계사, 누구를 위한 기록인가?"를 다 읽었다. 이제 이 시리즈의 남은 책은 네 권. 주제는 민주주의, 이슬람, 테러리즘, 그리고 성적 다양성에 대한 것이다.
  자본의 세계화, 세계의 빈곤, 과학, 기후, 무역에 대한 시리즈도 나름 의미있었는데 전공을 만나서 휙휙 읽어나갈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 한번 읽고 옆에 치워놓기엔 아까운 것들인데 이넘들도 특목입시대비랍시고 텍스트나 이미지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괜한 뒷맛에 혀만 끌끌 차고 있는 중이다. 하긴 책을 이것저것 읽고 텍스트에 대한 이해와 감상이며 나름 시니컬한 이미지를 지니고 산다는 뒷말을 듣고 살기는 하지만 부지불식 중에 내 마음에 자리잡아 버린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이 낳은 참여부족은 어디에 내놓아도 용서가 되는 일은 아니리라. 사교육 종사자... 그것도 현재 세간의 화제가 되는 특목입시 쪽에 종사한다는 자괴감도 한몫을 한 것일까... 이렇다고 한다면 책들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소용없는 모습이 아닌가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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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otzky
  어제 수업도 풀 타임(8타임 내리 수업을...)으로 치르고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이 상담전화를 네 통 처리... 교무일지 작성을 하고 나니 어느 사이에 5호선 전철 막차 시간이 임박해 있었다. 2호선으로 갈아타고 홍대입구역에서 걸어서 방으로 향하는데 가방이 왜 이리도 무거운 것인지...

  다음 주, 늦어도 그 다음 주부터 시험대비(이른바 내신대비라고도 함) 체제에 들어가는데 국사 단원 정리라던가 문제들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부랴부랴 작업을 하게 생겼다. 내 입장에서는 텍스트 중심의 요점만 갖추면 되는 것 아닌가 싶으면서도 동료 선생이 기존의 시험대비 자료집의 내용이 지나치게 부실하다면서 호들갑을 떨기에 딱히 수지가 맞는 것 같지 않으면서도 실한 작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부담감만 가득이다. 그래서 교무실에 갖다 놓았던 교재며 교과서를 가져와 다가 스캐닝하고 표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을 한글로 만드는 중이다. 그러면서 네트워크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니 또 아침이 밝아올 듯 싶다. 어제는 피곤하다는 생각에 햄버거 사먹고 그대로 뻗었는데 이틀에 하루 꼴로 밤샘 모드가 즐거울 리는 없다. 일 때문에 밤새는 것이 즐거울 수는 없으니까.

  야구를 하고 싶고, 정 안 되겠다 싶으면 MLB 중계라도 보고 싶은데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아침에 잠이 안 깨지고 케이블 채널을 틀어놓을 엄두조차 나지 않고 있다. 3, 4년 전에는 MLB 경기를 볼 거 다 보고 출근해서 수업준비해도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모를 일이다. 더구나 퇴근하고서 국내 프로야구 경기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나 재방송도 몇 장면씩 챙겨봐 왔던 것이 요 며칠은 아예 TV에서 스포츠 채널을 맞춰 놓는 것 자체가 귀찮음이다. 체력의 약화인가 게으름의 산물인가... 정작 학원에서 아이들이나 동료 선생님들(주로 남자 선생님들이 대상)과 수업 외적인 대화를 나눌 때는 야구 이야기며 심판 이야기가 화제거리 중에 하나인데 벗어나면 이 모양이다. 이렇게 나가느니 대학 동아리 후배들의 경기가 근처에서 벌어지면 아침에라도 잠깐 보고 출근하는 것도 방법일 지도.

  이틀 전을 끝으로 슬라보예 지젝의 [전체주의가 어쨌다구?]를 대략이나마 다 읽었다. "대략"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이, 전반적인 취지는 이해가 가능하지만 한 대목 한 대목을 모두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져서 지나친 부분도 여러 페이지가 되기에 제대로 읽었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승호 님의 인터뷰집이라던가 국내 저자의 인문-사회과학 관련 책들은 그런대로 술술 읽히는데... 번역의 문제일지 아니면 그 분야에 대한 내 지식이나 이해력의 부족일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다음으로 집어든 책은 [아주 특별한 상식 - NN] 6권이다. 총 10권의 시리즈물 중 5권까지 읽고서 미뤄 왔던 것인데, 어쩌면 이넘들도 특목입시를 위한 재료로 활용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들고 있다. 이미 읽어놓은 책들 중 활용이 가능하겠다 싶은 것들을 떠올리고 있는 처지이니...

  오늘은 몇 주 만에 다시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아야 할 듯 싶다(밤을 이대로 새고 오전에 가던가 아니면 출근 시간에 아슬아슬 맞추는 한이 있더라도). 쌀쌀한 날씨에 심판으로 몇 번 나가고 학원에서 의자가 몸에 맞지 않는 듯 싶더니 허리 한켠이 다시 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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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otzky

  결국 지난 일요일의 배정은 비로 취소되고 일요일 하루는 방안에서 보낼 수 있었다(뭐 도시락 사러 나갔다 오기는 했지만 그 정도 가지고 외출이라고 하기엔 이제 너무 심드렁해져서). 그러면서 사진출력(야동 관련이라면 믿으려나...)을 우여곡절 끝에 몇 장 하고 교과서에 있는 사진자료를 스캔해서 저장하는 등의 일을 정리하니 어느 사이에 월요일 새벽...

  지난 주 학원 영업 시간 단속에 걸리는 통에 (학원에서 먹은 것이지만) 벌점을 먹고 그 영향으로 이번 주부터는 무조건 23시까지는 모든 수업을 마쳐야 한다. 22시까지 아닌가도 싶지만 최대허용치까지 치면 23시인가도 싶은가 해서 심드렁하게 지나쳤다. 안 그래도 수업시간도 단축되고 쉬는 시간도 줄어드는 통에 아래위층으로 부지런히 이동하느라 몇 계단이나마 뛰었더니 무릎이며 발목이 쉬이 안 좋아지는 느낌이란 참...
  퇴근 후 작업이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일찌감치 씻고 노트북을 켰지만 정작 꼭 필요한 작업은 뒷전이고 웹 서핑하며 유료 사이트 문제자료만 찾아 다운 중이다. 오늘이 1년 유료가입 만료일인데 연장을 해야 하나, 다른 문제 사이트로 갈아탈까 고민 중인데 참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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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판부의 카페에 들어가서 지난 금요일에 있었다는 정기모임의 후기를 확인했는데, 동대문구장 철거와 목동구장의 개-보수, 구의-신월구장 공사 진행과정에서 우리가 소속된 측의 의견이나 안배는 철저히 배제된 느낌을 받았다. 뭐 당장 연합회 대회를 진행하는데 있어 서울시내에 위치한 번듯한 구장을 사용할 수나 있을까 의심될 정도니까.
  전국규모 사회인 대회가 지방에서 열리게 될 경우 현지에 내려가서 경기를 진행하는 요원(8에서 9명 남짓 선정)으로 지난 해 선정되었다가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고사하겠음'이라는 언질을 했었는데 - 정작 지난 해 지방 내려갈 때는 전원 서울에서 내려갔다는 - , 올해에도 그런 성격의 요원을 선발하면서 내 이름은 빠졌다. 그래서 '홀가분하면서도 시원섭섭하다'고 댓글을 남기니 내가 삐진 것으로 느꼈는지 이유를 달아준 친절한 고참 심판원(회계담당 총무형)님... 이미 학원에서 중등부 레벨의 강사 노릇을 직업이라고 시작한 이래로 주 6일 근무에 시험기간이 되면 일요일이고 뭐고 없는 처지니 - 지금 하고 있는 쪽은 아예 여름 이후는 주 7일 꼼짝 마라 모드가 될 가능성이 큰 쪽이니만큼 - 지방행은 꿈도 못 꿀 상황은 내가 초래한 것이니 상관할 바 없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곳의 또다른 고참 심판원에게 돈 문제로 심한 배신감을 맛본 처지라 안 그래도 지금의 심판부 조직의 움직임이나 비전, 고여버린 듯한 느낌의 집행부에 잔뜩 실망하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 직접 나서 무언가 이야기를 해야 하나도 싶지만 몇 년 째 정기모임은 커녕 술자리를 같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내 자신의 생각이 객관화될 수 있을지나 의심스럽다는 -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떠나고픈 마음뿐이다. 그런데 정작 심판부에서는 언제 어떤 모양새로 떠나야 할까를 고민 중인데 학원 안에서 심판복을 입고 나타나는 것하며(바람막이 옷이나 트레이닝 재킷 정도지만) 심판경기 경력을 이야기하는데 잔뜩 호기심을 내며 이것저것 물어오는 사람들의 질문에 그 세계의 에피소드를 말해주는 일이 더 잦아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참 이상스러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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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근무하는 곳에서 내일 모레 설문조사가 있다고 한다. 신입 선생님들에 대한 평가를 학생(만이 될지 동료 강사까지 포함될지)가 이루어진다는데, 그 평가에 따라 올해의 계약 유지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는 모양이다. 최악의 경우라면 근무기간이 3월 초에서 불과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일 수도 모르겠다는 느낌을 전체회의에서 받았다고나 할까. 그런 것에 신경은 쓰고 싶지 않지만 요전 학원에서도 수업은 수업대로 자료는 자료대로 힘들게 만들고 남 좋은 일들은 다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학생 설문조사 결과의 부진으로 - 그리고 학년최상위레벨 팀장(수학과목)의 질시도 있었다는데 알 도리는 없다는 - 1년을 채우고 떠나야 했던 기억때문에 즐겁진 않다.
  그래도 지금 일하게 된 곳에서는 바쁜 와중에 업무(문제출제라던가 잔무에 해당하는 부분)적인 부분에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큰 탈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하지만 - 을 제외하면 자신 스스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나 할까. 수업 진행 도중 아이들이 힘에 부쳐 하는 모습을 보여도 내 불찰이나 내 단점 - 혀가 짧은 영향인지 말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다 보면 중간중간 새는 경향이 있음을 최근에 알기 시작했다. 교재연구도 한답시고는 하지만 뭔가 매너리즘에 빠져 실수가 잦아진다는 느낌도 들기 시작했고 -  때문이 아닐까 하는 성찰이 생기기 시작한다. 목소리 크다고 일 잘하는 것은 아니니까.
  문제를 만들고 어쩌고 해야 하는데 싶으면서도 지금까지 읽은 책(읽지 못한 것이 더 많지만)들을 그런 부분에 소모(?)해야 하는가 싶은 자조가 드는데 달리 대안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신문기사 퍼오는 것은 너무 뻔한 짓으로도 느껴지기에... 지난 번 반편성고사 문제를 만든답시고 사회 쪽 몇 문제를 만들어 옆자리 선생님께 드렸는데 나중에 나온 것을 보니 한 문제도 포함이 안 되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한 것이었으려나. 아니면 중학생 아이들에게 적용하기에 틀이 안 맞은 것이었으려나... 일회성 소비나 다름없게 되어 버린 듯한 신문기사를 쓰는 것보다야 낫지 않을까도 싶은데... 천상 [시사 IN]과 같이 소중한 기사들을 이런 곳에 써먹어야만 하는 것일까? 하긴 내가 읽어낸 책들의 내용을 문제에 써먹기엔 텍스트의 길이가 너무나 길거나 세칭 "주류"의 세계에는 무리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고시원 책상에 3단으로 쌓아올린 책들의 면면을 보면 누가 봐도 "주류"로 인정받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겠다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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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승호 님이 신해철 씨를 인터뷰한 [신해철의 쾌변독설],  마지막 날의 인터뷰는 설렁설렁 넘어간 느낌이었지만 어쨌든 다 읽었다. 중간의 몇 대목은 현 사회의 문제의식과도 닿아 있어 문제화하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만 과연 써먹을 수가 있을진 고민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책에서 얻어낸 귀중한 생각의 파편조각들을 아이들의 시험대비용 문제로 사용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가책이 느껴지니 말이다.
  어찌 되었건 지젝의 책을 읽던 중에 순서를 바꿔 최대한 빠른 시간에 독파를 한 것이니 자조 정도는 해도 될 듯 싶다. 오늘, 아니면 내일 중에 서점에 가서 지름신이 명하실 또 다른 책이 없는지 찾아볼까도 싶다. 보통 오프라인에서 선호도를 체크하고 온라인(포인트 등을 고려해서 보통 [알라딘]에서) 으로 지르는데 [신해철...]은 오프라인에서 지를 정도로 급하게 샀던 것으로 또 그런 느낌이 드는 넘이 나올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이미 한 번 읽었던 책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읽는 것도 나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만 읽어가지고 그 책 안에 들어있는 생각의 정수들의 날줄과 씨줄을 나의 생각과 완벽하게 엮어내는 것은 힘들 테니까. 그건 그렇고 베껴쓰기에 착수한 책이 두엇 있는데 확실히 시간내기가 쉽지 않다. 이 글을 올리고 나면 새벽 5시. 교과서의 그림이며 사진을 몇 장 스캔하고 정리하면 어느 새 6시가 될 테고 출근시간을 고려하면 그 때쯤에는 잠에 들어야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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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이틀째의 밤샘 시도는 무리한 것이 맞다. 어제 아침 일곱 시 경이 되어서 아주 짧게 눈을 붙였다가 09시 경에 화들짝 일어나서 다시 샤워를 하고 학원 내 입시 세미나 마지막을 치르기 위해 버스를 타고 학원으로 향하는데 왜 그리도 발이 무겁던지...

  세미나를 마친 뒤 ***에 아나운서로 일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목동구장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있다고 보러 갈테니 거기서 보자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부지런히 도시락을 까먹은 후 걸음을 재촉했다. 학원에서 느릿느릿 걷고 횡단보도 신호등에 걸리거나 하면서 시간이 지체될 경우엔 30여 분은 족히 걸리지만 부지런히 걸음을 놀리니 15분 남짓에 도착했다. 녀석은 아직 도착하지 않아 먼저 구장 안으로 들어갔다. 1-3루측 출입구는 공사관계자나 프런트 및 경기에 직접 관계된 이들만 출입시키는 모양인지 야구선수복을 입은 아이 한 명과 어른 한 명이 나란히 지키고 있어 물어보고 들어갈까 하다 그냥 뒤쪽 계단을 택해 올라갔다. 목동구장을 출입하는데 MBC ESPN 연예인 리그 경기가 있을 때 중앙 출입문이 개방되어 있어 들어갔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상 1루측 선수출입용 쪽문을 이용해 왔는데 일반인들의 출입문을 이용할 것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기에 생소한 느낌이었다는...
  급하게 이동하느라 커피캔이나 자판기 커피 한 잔도 못 챙겨마시고 미적미적거려야 했는데 그렇다고 구장 안의 매점 시설이나 간식을 파시는 분들의 모습에서 뭔가 구매욕을 느낄 만하지도 않더라는... 예전에 동대문구장에서 실업팀-금융팀-사회인팀 간의 대항전이 벌어졌을 때 대학졸업반인데다 취업도 되어 있지 않아 백수로 한가한 기분으로 방학 평일에 구경갔다가 보았던 풍경이 떠올랐다. 학생아마야구를 위해 동대문의 권리를 이전해 온 것이 아닌가 싶은데 프로구단이 사용한다고 하면 저분들에겐 유리한 일일지 불리한 일일지...

  시범경기, 그렇게 불만스러운 뉴스들 투성이의 팀의 경기 치고는, 그리도 아직 외야 일부의 좌석교체 공사(일부는 동대문구장의 등받이 좌석을, 일부는 모자랐는지 새로운 것으로)와 편의 시설의 절대 부족이 느껴졌던 것 치고는 관중의 수가 제법 되었다. 본부석 뒤쪽에 대충 기대 서서 보다가 센테니얼 대표와 박노준 단장이 지나갔는데 시종일관 미소를 짓는 센테니얼 대표의 모습에서 우리네 옛 탈춤에 나오는 [말뚝이] 캐릭터가 떠오른 것은 나 혼자만의 공상이었을까...
  구장의 인조잔디는 확실히 좋아 보였다. 얼마 전 김양경 전 심판위원 님의 블로그에서 구의정수장 부지에 지어진 구장의 사진을 보았는데 그곳에 깔린 인조잔디와 같은 품종을 사용한 모양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1루와 3루 베이스를 돌아 나오는 주자들의 베이스 러닝의 안정감을 위해 보수공사 중인 사람들에게 센테니얼 측-정확히 말하자면 박노준 단장과 야구를 아는 프런트에서였겠지만)-에서 파울 지역으로 흙이 더 놓여지게끔 인조잔디를 들어낸 점이라고 할까. 아마 그렇게 흙으로 다져진 부분이 인조잔디로 덮인 부분보다 약간 낮은 위치로 설정되어 있어 그 경계 부분에 타구가 닿으면 뜻밖의 불규칙 타구가 발생할 소지는 있을 듯.
  덕아웃이야... 문학구장과 지난 해인가 선을 보였던 잠실구장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그런데 안쪽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가 없어 그라운드 쪽으로 나오면서 공간을 갖추는 어려움이 있었는지 덕아웃 윗편의 지붕 재질이 공이 떨어지면 제법 소음이 생기는 재질을 사용했더라는... 아직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면 홈플레이트 뒤에서 양쪽 내야까지를 가려주는 보호용 철망이었다. 바꿀지 안 바꿀지는 모르겠지만 그대로 놔둔다면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은 타구에 대한 안전을 좀더 신경쓰는 것이 좋을 듯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이 구단의 움직임을 보건대 과연 그런 부분에 신경이 예민해질 정도의 관중 수가 발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10여 분을 그렇게 보내려니 친구가 도착했다. 방송사 길 건너에 전셋집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는데 오늘(자정 지났으니) 새 집을 구입해서 이사할 예정이라고... 맏이는 2년 쯤 뒤면 초등학교에 입학할 거라면서 시종 밝은 표정이다. 방송사에 집에 가까운 곳에서 프로팀 경기가 열린다는 점을 강조하며 말이다. 밤샘의 여파로 기력이 없어 맞장구를 쳐주기는 했으나 내심 불안했다.
  그러한 불안감은 그 녀석을 따라 구단에서 프런트 사무실로 임시 사용하는 방에 들어가서 그곳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들으면서도 사라지질 않았다. 아마도 개보수 전에는 서울시야구협회 심판진들의 전용실이었던 듯 탈의 사물함에 괜찮은 냉장고도 한 대(냉장고엔 외부에 시켜 먹기 위해 붙여놓은 식당의 전화번호가 있는데 꽤 오래 전 느낌이 들더라는)가 있는 방이었다. 친구 녀석은 박노준 단장 및 보좌관으로 일하게 되셨다는 나이 지긋한 분과 이야기꽃을 피우고 나는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석유 난로에서 나오는 훈풍에 졸지 않으려 애를 써야 했다.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그 이야기들 중 장미빛 미래에 대해서는 끄적이지 않으련다. 다른 이들과의 언짢았던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도 하지 않는 것이 낫겠지 싶다. 어차피 이야기 상대는 내가 아니었으니까. 다만 KBO 심판진에서 프런트에 협조공문이 들어왔을 때 목동구장의 특정 시설에 대한 지적이 있자 구장 시설에 대하 아직 완벽히 이해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정보제공 몇 마디가 고작이었다고나 할까.

  친구 녀석이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관중석에서 보고 싶다면서... 이동하면서 하는 이야기가 겨울 동안 운동도 거의 하지 못하고 햇빛도 많이 못 봐서 간만에 날이 맑으니 햇살 좀 받고 싶다고 한다. 나 역시 공감... 심판일을 할 때 종종 햇볕을 받고 지내지만 오히려 플레이에 지장이 생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편이고 주중 직장다닐 때는 아주 잠깐밖에 해를 볼 일이 없어 햇빛을 정면에서 보는 것이 부쩍 힘겨워졌을 정도니...
  관중들의 숫자며 구성원을 보니 센테니얼의 우리 히어로즈 쪽 팬(으로 추정되는)들은 주로 선수들(2군 멤버들이 꽤 되었기에 그런지도)과 직접적인 인연-예를 들면 친척이 되는 분들이 제법 되었던 듯하고 원정팀의 경우는 팀도 팀이지만 야구의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빠져들 줄 아는 이가 제법 있었던 듯 싶었다. 뭐 휘적휘적하며 본 것이니 어쩌다가 자리가 그런 곳 옆에서 본 까닭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구장 보수 및 관객들을 끌어들여 지갑들을 열어젖히게 할 만큼의 역량을 센테니얼과 우리(**) 히어로즈 팀, 박노준 단장을 위수로 한 이들이 보여줄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동안 잠실구장과 이번에 완전히 사라져 버린(오후에 잠깐 인터넷을 살펴 다니다 보니 동대문구장의 한쪽 외벽을 폭파공법을 사용해 무너뜨렸다는) 동대문구장을 다닐 때는 서울의 동쪽-동남쪽이라는 입지 때문에 힘겨워했을 사람들 입장에선 대중교통과의 접근성의 다소 불편함과 주차장 부족에 일방통행 도로들에 기존 시가지와 아파트 단지 등의 영향으로 교통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서울 서남에서 서북간의 사람들이 찾아와서 볼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춘 곳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게 되었다는 것 정도에 의의를 두는 것이 편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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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연속 새벽 다섯 시를 넘겨 버렸다. 평일 출근 시간이 오후 3시라면야 이제 느긋이 휴식이라도 하련만... 겨우 열두 문제 문제 수만 채워놓은 상태니... 문제에 사용할 지문만 넣어놓았고 실제 답안 문항으로 어느 문장을 써야 할지는 여전히 백지 상황... 그러면서 여기에 너무 많은 것을 소모하지나 않을까 하는 심정에 전에 치워 놓았던 다른 책을 꺼내놓고 텍스트 작업을 하려고 하는데 눈은 감겨 오고 몸 이곳저곳이 무거워져 온다.
  그나마 내일 일요일 배정을 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할 작업들은 아직 산더미이고 구해야 할 것들도 챙겨야 하는데 일요일 심판일까지 스트레스에 치이고 피로에 치여 여기 일을 손도 대지 못할 지경으로 만들어 눈총을 받고 싶진 않은 심정이니...

  새 이어폰이 도착했다. 기존의 것이 이어폰 내 문제인지 한쪽 청취가 드러나게 끊어지느라 그 전 것에 비해 좀 더 비싼 것으로 2개월 카드구매. 색깔은 좋아 보이고 이어폰 뒤의 자석이 중앙부에 닿아 고정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특색. 뭐 지난 번 것보다는 오래 버텨 주면(그 전 것은 약 1년 3개월을 버틴 셈)나쁘진 않다고 본다.
  오늘 작업을 어떻게든지 마치고 방에 퇴근해서 들어오게 되면 공간을 다시 한 번 안배해 보고 복합기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든 뒤 지를 생각이다. 가격대는 90,000~120,000 정도 안에서 결정할 생각... 책도 몇 권 더 사야 하니 자리 구하자마자 일에 치이고 스트레스에 치이고 공간에 또 치이는 모습이 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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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 심판배정 나간 곳에서 만난 리그 측 운영자와의 한담 중 "이호성 관련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 차례 뜨끔했다. 그의 현역 시절 프로야구 경기에서의 이미지에 끼워 맞추는 섣부른 실언 - 스토브 리그 때 종종 나왔던 '엄지로 대못 박기 신공의 소유자'라는 이미지를 자칫하면 은퇴 후의 험악한 이미지와 매치시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 사실 밥만 먹고 운동을 해온 이들은 겉모습은 험하고 많이 맞고 자라 인성이 부드럽긴 힘들지 몰라도 지인들을 챙기는데는 앞뒤 가리지 않는 순박함이 숨어 있는 경우도 제법 된다. 얼마 전 케이블 채널에서 본 두산 2군 출신 김 모 선수만 하더라도 리그 운영입네 돈 관리입네 등등 일처리와 마무리가 매끄럽지 않아 고초를 계속 겪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돕고 보는 심사 하나는 고개를 주억거려 줄 만은 하니  - 을 하지나 않을까 졸린 가운데서도 신중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뭐 현재 사회인야구가 맞닥뜨리는 현실(구장 문제라던가 대회, 다른 리그들의 모습들)과 올림픽 예선에 대한 이야기, MLB에서 뛰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의 토로도 이야기거리에 들어 있었지만...
  어제 퇴근 후 전철막차 타고 다시 한 정거장 정도의 거리를 걸어온 뒤 인터넷 접속을 해서 확인을 해 볼까 하다가 오늘 학원 내 입시 세미나가 오전에 예정되어 있어 일찍 일어나야 했기에 TV의 24시간 뉴스채널을 들어가 보니 주요 뉴스라고 몇 꼭지가 떴다. 그 중 첫번째를 차지한 것이 "이호성 변사체 발견"이었다...... 그러면서 그의 은퇴 후의 이력들이 뉴스에서 나오는데(YTN 및 아침 7시 경에 방송된 공중파 뉴스에서) 뭐랄까 착잡함을 금하기 어려웠다.
  한 가족의 실종 및 사망(살인으로 써도 무방할 듯...)에 시체 암매장... 용의자 선상에 올랐던 그가 진범(공범이 있을지는 모르지만)으로 확인된다면 도대체 어떤 감상을 끄집어내야 할 것인가... 그가 현역 시절 보여준 강력한 장악력(통산성적의 수치가 매우 뛰어나진 않았을 테지만 그가 그라운드에 있고 없고에 따라 느껴지는 체감도는 제 개인적으로 매우 컸다는)을 우선해야 할지, 아니면 그의 은퇴 후의 모습들, 어지간한 정상적인 교양을 쌓은 사람들이라면 쉽게 디디지 않았을 행보에 대한 것을 우선해야 할지 말이다.

  이제 기억에서도 점점 멀어지는 장면이지만, 내가 속한 사회인야구연합회 심판부가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의 소속으로 바뀌면서 매년 지방을 돌면서 벌어지는 [전국한마당축전]에 심판으로 참여했던 시절을 떠올려 보게 된다. - 지난 해 07년은 울산, 06년은 여수-순천, 05년은 천안-공주, 04년 광주, 03년 마산이었으니(우리 쪽 심판이 매년 내려가서 진행했는데 학원일에 매인 처지라 학원일을 하고 있지 않은 때만 내려갔기에 청주, 마산, 천안-공주만 참가했던 기억이...) 처음 참가한 02년 대회는 청주 쪽 대회였는데, 그 때 1부 결승(팀 구성원 전원이 선수 출신이 가능하도록 구성)에서 광주 팀과 충북 팀의 경기를 3루심으로 보았을 때, 심판들끼리 지나가는 말로 "이호성의 팀 대 최동창(옛 OB 및 두산 선수 출신)의 팀의 대결"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뒤 한 두 해 정도인가 축전에 계속 참가하면서 광주 팀들의 후원을 이호성 씨가 도맡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그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었는데, 이런 뉴스의 주인공이 되어 공중파를 장식한다니 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고도 아니고 삶에 대한 비관자살도 아니고 용의자(피의자) 신분에서의 종말이라니...
  뜬금없는 생각이지만 이호성과 프로 입단 동기였던 이들이 누가 남아 있는지도 떠올려 본다. 90년 입단이었으니 대졸이라면 거의 40줄에 들어섰거나 근접했을 듯. 고졸이었다면 이제 40을 몇 년 앞두고 있을 테고... (한방에 떠오르는 이가 LG 신인으로 90년 신인왕이었으며 지난 해 현대 유니콘스 소속이었던 포수 김동수밖에 없다는... 이래서 기억을 소장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일지도...)

  올해엔 동대문구장 철거와 목동구장의 보수작업 후 프로구단용(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지만) 전용에 따른 여파로 서울시 지역 대회와 전국대회들이 지방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더 많아질 텐데... 그나마 이넘의 학원 일 때문에 내려갈 일이 없는 것이 다행일까? 따라 내려갈 수 있을 리는 없겠지만 그렇게 되면 숱한 뒷담화와 구설들을 들어야 하는 처지가 될테니 괴로운 일이겠지. 요즘같이 개발 우선, 경쟁에서의 승자독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상황에서 괴로운 이야기를 듣고 귀를 씻어낼 곳도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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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봄 되기 전에 백수 모드 탈출에 실패하면서 심판일을 하는 것을 피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일단 내일 자체 강습 참가냐 실전 배정이냐를 놓고 윗선에서 고심한 모양이던데 일단 일산 쪽으로 배정이 확정되었답니다. 총 네 경기 예정인데 다른 지역의 경기도 있기 때문인지 강습 인원에 여유를 못 느껴서 말뚝을 세울 생각이었다더군요. 다행히 어제 하루종일 골골대던 중 문자가 다시 날라왔는데 한 사람이 더 배정되어 총 3명이 4경기를 소화하는 쪽으로 결론지어졌다는... 하지만 또 만약의 사태가 벌어지면 알 수 없는 노릇이겠죠.
  그나마 이런 상황의 전개가 다행이라면 팀 블로그 쪽에 심판일지를 끄적일 기회가 이어진다는 정도일까요? 하지만 내심 심판일을 쉬고 싶은 마음이 적잖이 있던 처지에서는 즐거워할 까닭이 안 생기네요.
  그렇기는 해도... 또다시 새로운 야구시즌이 다가왔다는데 설레임을 가지는 정도로 자족해야 할지도요.

  설 연휴가 지나면서 구인정보의 양이 조금 늘어났네요. 하지만 지난 두 달 여 동안 생활리듬의 파괴 속에 책읽기에도 등한해지면서 가르치는 감각이 무뎌지다 보니 온라인지원을 클릭하기도 점점 더 망설여지는군요. 이번 주중에 방안에 틀어박혀 지냈는데 오늘은 서점에 가서 책을 사오던가 읽던가를 할까 봅니다. 우석훈 님의 인터뷰집이 곧 나오거나(이미 나왔는지도) 그분의 근간 작들이 곧 나올 모양인데 들러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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