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의 모순세계

  지난 주말 이틀은 학원에 있는 시간 더하기 서점에 박혀 있었던 시간으로 나눌 수 있을 듯 합니다. 사고 싶은 책들의 목록은 알라딘 보관함에 꾸준히 업데이트를 해 두고는 있고, 그 중에 정말 급하다 싶은 것은 오프라인에서 바로 질러 버리기도 하는데, 지난 토요일에는 참고 참고 참다가 결국 [엑셀 2007 바이블]을 구입했습니다. 가격은 28,000... 어지간하면 기존의 파일과 함수들을 살피면서 갔으면 했는데 위에서 시키는 일들이 너무 광범위해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일단 질렀다는... 
  물론 전에 있던 학원에서 가지고 나왔던 성적표 파일을 분석, 수정해 가면서 버티는 수도 있지만 무언가 새로운 작업을 하려고 할 때 함수라던지 수식들에 대해 알고 들어갈 필요가 있겠다 싶었거던요. 

  그 외로는... 박노자의 최근작, 폴 크루그먼의 98년(99년인가) 작품을 최근 번역되어 나온 것, [대항해시대](저자가 주경철 씨던가), 수능사탐 강사인 최진기 씨가 쓴 경제학 책, [이즘과 올로지] 등등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많은데 고시원 방의 의자 위로 쌓여만 가는 책이며 지퍼 파일의 산을 떠올리노라면 답이 안 나온다는... 지금 읽고 있는 책 몇 권은 읽자마자 무상양도라도 해야 할까 싶다는... 그러면서 알라딘의 보관함에 있는 넘들 몇 권을 장바구니에 옮겨 보니(구입은 안 함) 대략 20만원 대가 훌쩍 넘더군요. 언제나 사게 되려나... 하긴 시험대비 들어가면서 구입한 넘도 몇 권 있고, 아직 래핑조차 뜯어지지 않은 책도 두어 권, 구입 당시 서문 몇 줄 읽고 고이 쌓아놓은 넘들도 있으니 말 다했죠.

  어제는 삼성동 코엑스몰의 반디 앤 루니스에 가서 간만에 책을 읽었습니다. 복합기 잉크를 사러 링코에 들렀다가 들어갔는데, 김용의 영웅문 2부 [신조협려] 편들 중에 두어 권을 속독하다 보니 어느 사이에 저녁 9시가 훌쩍 넘어가더군요. 역시 책을 읽는 것이 시간가는 줄 모르기엔 제일 좋다는...  다시 백수가 된다면, 삶이 당장 굶어죽을 위험만 없다면 아침 나절에 서점에 들러 영업시간이 거의 종료될 때까지 어느 한 작품을 잡아 일독해 버리는 기쁨을 찾고프다는...
  운이 따르면 오늘 중에 [로쟈의 인문학 서재]는 일독하게 될 듯 합니다. 다 읽고 나면 어떤 넘을 집을지 고민 좀 해야죠. [르 몽드 세계사] 지도 스캐닝도 몇 개 더 해두어야겠는데...;;;

  두통이 생긴 지 5일... 왼쪽 윗쪽에서 시작된 간헐적인 통증이 양 관자놀이-귀 앞쪽으로 움직이더만 오늘은 그동안의 두통이 다 그랬듯이 오른쪽 눈 윗부분을 괴롭히고 있다. 체한 느낌에서 이어지는 두통으로 생각하는데 보통 이 정도면 수업을 하면서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주면 나아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그렇지도 않는다는 것이 다른 정도?

  회의랍시고 강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서는 한다는 것이 강사들 타박을 놓는다던지 협박(시험끝나면 수익성 제고를 위한 고민을 한다는 이야기가 그렇게 들린다)성 발언으로 한 시간 가까이 대본도 없이 떠드는 원장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싶다. 학생에게 월 15만원 짜리 월 4.5회의 특강비를 내게 해놓고 강사에게는 오버타임 수당조차도 줄지 안 줄지 알 수 없는 현실이라...;;; 이번 달 급여통장에 들어오는 액수가 다음 달에도 이곳에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듯 싶다. 정성을 들여 수업할 마음이 달아나는 때다. 강사생활 만 7년 째를 맞이한 이 시점에서도 [정착]은 요원한 듯 싶다. 어딘가 가지고 있는 것을 후회없이 불사를 수 있는 곳을 찾기가 쉽진 않겠지.

  공강시간에 알라딘에 책을 질렀다. 이곳에 언제까지가 될지 몰라도 책을 읽는 것은 계속해야겠다 싶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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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초에 레너드 코페트의 [야구란 무엇인가] 합본 재판본을 다 읽었고, 오늘 지승호의 인터뷰집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를 읽었다. 간헐적인 두통을 잊으려 애는 많이 쓰는데 잊을 만하면 다시 통증이 느껴진다. 누구 말대로 병원에 진단을 받아봐야 하는 것이려나?
  일단 가져다 놓고 천천히 읽어보자 했던 책을 집어 옆에 놓았다. [노동의 미래 : 로마클럽보고서]다. 책을 읽어야 수업 때 이야기할 거리도 많아지고 내 스스로에 대한 돌아보는 기회도 된다. 교재노트 만들기도 중요하지만 책읽기가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

  내일, 모레는 서울시장배 사회인야구대회의 첫 대진일정이 잡힌 날... 배정은 잡혀 있지 않지만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다면 신월구장에 한번 들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뭐 요즘같은 몸 상태라면 심판을 보라고 해도 사양해야 할 형편이겠지만.

  이번 주 들어 두번째, 방에서 노트북 앞에 앉아 작업을 했다. 책들 한 무더기를 옮기는 일이 쉽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 전에는 두세 번 정도 옮기면 바로 작업을 할 수 있었는데 요즘 들어 한 번 작업을 하려 치면 여섯 번씩 좌우로 움직여 줘야 하고 다시 정리해야 하는 반복... 그렇게 앉고 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잊어먹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전 같으면 작업을 하건 게임을 하건 뭔 상관일까도 싶었는데 요즘처럼 밀리는 것들이 느껴질 때면...
  중간고사 대비 기출문제 묶음(중학교)을 한 학년, 한 지역, 일년치 분량을 마무리지었다. 아직 두 해 정도 분량, 다른 학년들 것도 더 해 두어야 하고 그것들을 단원별로 묶는 작업도 하게 되면 앞으로도 방에서 몇 번은 더 밤을 새다시피 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원에서 공강시간이나 교재연구에 들일 시간에 해야 하는데 요즘의 몸상태로 감당해 낼 수 있을런지(아침 여섯 시 정도에 눈이 감겨져서 정오 쯤 되면 일어나지던 것이 요즘은 어림도 없다)...

  화요일에 책 세 권을 지른 것이 수요일에 도착, 오늘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동료 선생님에게 드렸다. 이미 전에 내가 읽으려고 사두었던 것들이라 한 권씩 더 구한 셈이니 다소 중복인 셈이지만 아예 안 읽은 것을 읽으라고 권하는 것도 아니다 싶어 확실히 괜찮다 싶은 느낌이 드는 것으로 중복 구매한 것이었다. 고맙다고 하시니 마음 한켠에 부담은 덜게 된 느낌이다. 
  같은 날 지르려다가 배송도착 시기 때문에 따로 지른 인디 음반들은 늦어도 다음 주 정도에 도착할 듯... 리핑이 잘 되어야 할텐데 하는 고민이 벌써부터 밀려올라온다(지난 번 장기하와 얼굴들 싱글이 노트북에서 리핑이 안 되서 DVD 외장 라이터기를 꺼냈느라 법석을 떨었던 것을 생각하면... ㅡㅡ;;;). 
  지난 일요일 강남 교보와 코엑스 에반레코드에서 [개와 늑대의 시간] DVD를 발견했다. 워낙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라 지를까 말까를 고민했는데 그날 지른 것은 결국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 하나 뿐... 공간의 압박이라는 한숨을 쉬면서도 웬지 아쉬운 느낌이 진했는데 출근 후 리뷰 몇몇을 보면서 지를 만한 가치가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넘치기 시작한다. 내일, 또는 늦어도 다음 주가 지나기 전에 오프라인 매장을 다시 한 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다(온라인에서는 7만원 미만에 팔던데 일요일 보았을 때는 그 액수보다 한참 아래인 듯 싶어서).

  출근 전에 광화문 교보에 들러 교재연구를 위한 책(숨마쿰라우데 한국근현대사) 한 권과 자잘한 문구류 몇을 구입.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신간이 들어오길 기다렸는데 다시 휴간에 들어간 것인지 눈에 계속 안 들어온다. 지난 해에도 그러더니 사라진 것일까? 

  2회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인비테이셔널)이 끝나고서도 뒷이야기가 많은 듯 싶다. 최근 몇 년 들어 부쩍 피곤해진 까닭에 MLB 경기도 제때 못챙겨보는 처지에 경기 외적인 부분에 지나친 감정이입을 피하려 하기에 관심을 부러 멀리했는데 심판일지를 쓰는 팀블로그나 다음-네이버 등은 난리도 아닌 듯 싶다. 그러는 사이에 친애하는(?) MB가카와 그 무리들이 원하는 정국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던 모양이다. YTN, MBC에서 자신들을 비판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방송을 담당했던 이들을 이 핑계 저 핑계로 잡아들인 것을 봐도 그러니... 그래서일까, WBC를 보는 내내 한편으로는 선수들(이쪽 저쪽 안 가리고)의 열정어린, 파인플레이 하나하나에 감동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

  또다시 일주일만에 포스팅하겠답시고 모니터 앞에 앉았다. 참 고생스럽다는 느낌도 든다.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이상하리만치 힘들다.
  학원에서는 수업준비(학년도 다른데 유난히 학급마다, 학생마다의 이해도 편차가 심하기에 매번 새롭게 준비하는 느낌이라는)에 힘겨워하다 겨우 여유가 되면 작업 등에 매달려야 하니 그 와중에 공강시간에 포스팅을 하자고 하기엔 혹시라도 모를 다른 이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귀가하고 나서 해야지 싶으면 심신이 모두 파김치 상태에 책들 한 짐을 옮기고 삐딱한 자세로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고... 그나마도 지난 주중에 이틀은 작업한답시고 시간을 보낸 게 다였으니... 한 술 더 떠서 금-토에 밤을 꼬박 새워 작업을 한 여파로 토요일 출근 지각-수업 빡빡으로 정신없는 터에 학생 녀석의 불평까지 뒷구멍 루트로 들어와서 사람 힘겹게 하고, 한 학급에 하루 3타임을 연거푸 들어가는 학급도 있어서 수업량 조절에도 스트레스 받고(아이들이 하루에 몰아서 보니 별 희한한 요구를 다 하는데...)...
  지지난 주 갑작스레 생겨난 (예정되어 있기는 했지만 그 이후 아무런 준비의 여유도 없이 당일 수업하라고 떨어지니) 토요일의 저녁 수업이 끝나자마자 정전이 되질 않나... 그 와중에 문단속을 간신히 하고 스터디에 참석하니 이미 다 끝나서 마무리되는 형국... 이러다가 근근이 이어 온 스터디도 실속없이 나가지도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까지 증폭되고... 토요일 강하게 내린 비 덕에 심판배정된 구장의 그라운드가 좋지 않아 배정은 취소되었지만 이렇다 할 휴식을 취한 것도 아니었다.(다른 구장 몇몇은 경기한 곳도 있더라는...)

  한국과 베네수엘라와의 WBC 준결승전이 있다고 했지만 그냥 아침에 방을 나섰다. 강남 교보에 들러 외장하드 파우치와 거치대, 조그만 수첩형 노트 하나에 볼펜 하나를 구입, 그리고는 코엑스로... 책들을 흝으며 무엇을 지를까 고민을 했지만 결국 서점은 나왔고 음반 매장에서 [Cowboy Bebop] 극장판 DVD 하나를 지른 것으로 만족... 그 사이에 한국이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다는 아는 분의 문자정보 수신... 기뻐해야 할지 씁쓸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상황이었다. 
  버스를 타고 동대문에 도착하니 어느 사이에 오후 세 시가 훌쩍... 두타 옆 상가의 매장에 들러 재킷 하나를 지르고 바로 방으로 향해 들어오니(도중에 도시락을 사갖고 들어온 시간이) 오후 4시 30여 분 정도. 버스를 타고 동대문으로 향하던 중간에 내렸으면 바로 옆의 학교에서 동료 심판들이 경기를 진행 중이었을지도 모르는 경기가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이쪽 학교 운동장은 아침에 그친 비에 정오 전에 해가 뜨면서 근근이 경기는 할 만한 상태가 되었던 것인지도) 들르질 않았기에 해가 떠 있는 동안에 돌아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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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중에 이곳에 오신 지 한 달 남짓 된 ** 선생님이 경질되었다. 본인의 자발적인 의사가 아닌 윗선에서의 일방적인 교체... 표면적인 이유야 수업대상인 학생들에게 수업능력이 뛰어난 이로 비춰지지 않았다 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명색이 시강도 했을 테고 이런저런 확인도 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노라면 뭔가 아니로구나 하는 느낌이다. 어쩌면 그렇게 일방적인 교체를 단행함으로써 나머지 선생들에게도 분위기를 환기시키겠다는 의도겠구나 하는 감상이긴 하지만... 그래 가지고서야 마음 붙이고 애들 가르칠 맘이 들까도 싶다 생각하니 정이 안 붙는 정도만 더욱 커지게 됐다. 안 그래도 수업 준비 때문에라도 몸과 마음이 극도로 피곤해지는 때인데 얼마 안 되는 학급인원도 요동을 치고... 전혀 다른 마인드로 수업을 맞이하는 이들에게 뭔가 목표의식을 배양하는 데도 한계가 아닌 듯도 싶고... 그렇게 부대끼며 일하기에는 안정적인 보수인가 하는 의문도 들고... 이래저래 싱숭생숭한 기분만 밀쳐 들어오려 한다. 마음이 안심이 안된다고나 할까... 시기적으로 좋은 시기는 아닌 것 같지만 다시금 구직 창을 열어두어야겠다 싶어 ****을 로그인했는데... 이렇다 할 만한 곳이 없다. 경기를 타기는 타는가도 싶고... 이젠 나이 때문에 이곳저곳 이력서 보내고 원하는 급여를 받아내기도 쉽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어 한숨이 피쉭 하고 나오려 한다. 소개 중개를 부탁해서 이력서를 보낸 곳에서도 이렇다 할 연락이 오지 않고 있고...  도저히 정이 붙지 않아 중간고사 대비까지만 있다가 나와야겠다 싶은데 마음붙이고 오래 다닐 수 있고 그만한 고생을 할테니 거기에 맞는 대가를 줄 수 있을 만한 곳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다는 생각만 강해진다.

  재미가 없어진다. **실장 말대로 혼자 사는 데서 얻는 재미는 정말로 한계에 다다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은 거주지의 현실과 수입현황에서는 다른 것을 꿈꾸기는 어림도 없겠지 싶다. 앞으로 몇 년이 되면 이 생활에 종지부가 찍어질지 모르겠다.

  토요일 저녁의 스터디... 스터디 제안자인 모 선생님이 3주 연속 바쁜 학원 내 사정으로 나오지 못한 까닭에 인강 청강 후 평가라던가 고급 정보의 교류는 어려운 처지였고 3주 연속 국사 교과서 발제만 진행했다. 스터디 구성원 중 역사 전공자가 단 두 명... 그 중에 내 발제가 제일 맘에 든다는 다른 스터디 구성원들의 칭찬 아닌 칭찬을 받으며 계속 진행... 어여 국사 교과서 발제 작업을 마무리짓고 다른 교과(근현대사, 사회문화, 정치 등등)에 대한 스터디 때 다른 분들의 발제를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스터디를 위한 공부라는 심정으로 교과서 읽고 교사용 지도서 읽고 한국사 통론 등을 보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맥이 풀리는 것도 사실이기에... 그나마 현재 스터디 구성원들의 경우 인강 시청보다는 보다 먼 목표를 생각하고 있는 듯 보여 나만 특별한 사정으로 빠지지 않는다면 얻을 것은 분명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게 해 준다. 역시 가장 큰 고비는 1학기 중간고사 대비에 들어가는 기간이겠지...

  스터디 일정을 마치고 구성원 중 두어 분과 전화번호 교환, 그리고 길 건너편의 커피전문점에서 두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원가에서 겪는 이야기들도 주고받고 하는데 어쩌다 보니 항상 내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 손해 보는 느낌일까나... 어찌 보면 나도 선무당이나 다름없을 텐데 내가 가진 정보가 더 가치있는 것일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고등부로 어찌어찌 강사 수명을 늘리려면 자기 교재파일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 것에 대해 고마워해야 할 듯... 노트필기로야 어찌어찌 해서 수업 때는 써먹지만 그 작업을 진행하는 데도 약간이나마 한계를 느끼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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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일요일 걸치는 새벽... 금요일에 도착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싱글음반 [싸구려 커피]를 리핑했다. 노트북의 드라이브에 넣었더니 인식을 못하는 일이 발생(노트북을 거치대를 사용해서 지내다 보니 다른 데이터 디비디들도 종종 인식못하는 일이 일어나더라는), 구석에 놓아둔 DVD 라이터기의 드라이브를 연결하고 집어넣고서야 인식이 되었다. 용량을 다르게 해서 두 번 리핑, 그 중 메인테마곡인 [싸구려 커피]는 엠피삼군에 고이 넣었다. 노래가사가 예술...이라고 하면 과대평가일지 몰라도 "진솔"함에 있어서는 고개가 주억거려지는 부분이 많았다. 어제 하루종일 한 곡만 반복듣기를 했는데, 학원 수업을 하며 알게 된 아이들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그들도 다 아는 곡이더라는...;;;

  일요일... 역시나 늦잠을 잤다. 이번 주는 배정에서 빠진 터라 아침에 몸이 추스려졌으면 우리 심판부가 뛰는 구장 내지 다른 이들이 심판으로 참여하는 구장을 찾아가 관전할 수 있었으면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는... 결국 세탁기 돌리고 어쩌고 한 다음 오후 두 시가 넘어서야
나설 수가 있었다는... 그나마 "외장하드 구입"이라는 절대 과제를 떠오르지 않았다면 또 일요일 하루를 방안에서 공쳤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니 절대명제 하나 정도는 잡아놓고 몸을 다스려야겠다 싶다.
  코엑스 링코 몰에서 구입해야지 하고 가다 보니 지난 주 배정되었던 학교를 지나치게 되었고 걸음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 지난 주에 같이 배정된 한 분 외에 선배 한 명, 후배 기수 심판 분 한 명... 공교롭게도 어제(자정 지났으니) 경기를 치르는데 파울타구며 원바운드 투구에 대해 포수의 반응이 영 안 좋아서 많이 맞았다고. 특히 선배 심판은 어이없게도 파울 타구가 포수의 무성의한 미트질 - 우타자 바깥쪽으로 빠져 앉고 투구는 몸쪽 - 로 미트를 스치면서 꺾어진 공이 귀를 강타해 버리는...;;; 날이 엄청 춥진 않았기에 피를 어느 정도 흘리는 정도에서 그친 듯 싶었는데 그래도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전했다.
  대기심으로 남아 있던 후배 기수 심판분과의 대화에서 자연스레 토요일부터 시작된, 올해 출범하게 되었다는 [실업야구연맹]의 초청 경기에 투입된 '다른' 심판부의 진행 모습을 보고 관람기를 올린 우리 심판분의 글에 대한 감상이 화제가 되었다. 그 글에서는 열정과 콜의 높고 쩌렁쩌렁한 소리를 듣고 나름 위협을 느꼈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기에... 하지만 같이 대화를 나눈 후배 기수 심판 분은 일단 출발멤버가 소수라서 당장은 그 신선감과 신뢰도 등에서 적잖은 인정을 받겠지만 후배를 받아 훈련시켜 제대로 된 심판으로 키워 뒤를 이어 나가는 데 있어서 한계를 넘어갈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회의적인 시선을 가지더라는... 틀린 말이 아니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밤에 네이트를 통해 토요일 그쪽에서 경기를 가진 대학 후배와의 대화를 통해 아직 그쪽 심판들의 기량은 완전히 올라온 것은 아닌 듯 하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니까. 하지만 두고 볼 일이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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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서의 경기가 모두 끝나고 심판 분들은 모처로 저녁을 먹으러, 나에게도 같이 가자고 했지만 "외장하드를 반드시 사야 함"이라고 우겨서 도중에 차에서 내려 코엑스몰로 향했다. 먼저 들른 곳은 서점... 이거저거 살펴보던 중 마셜 맥루언의 [미디어의 이해] 발견, 알라딘의 보관함에 올려놓고 공간이 확보되면 구하기로 마음을 먹음, 한국사인증시험 관련 책도 살펴보았는데 EBS 책은 너무 두꺼움... 차라리 사료가 담겨 있는 개설서 책을 찾아 읽는 것이 더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자리를 옮기다가 올해 년도 교과서가 나온 것을 보고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를 구입했다. 스터디 교재로 현재 쓰고 있는 터라 신판이 필요했는데 06년도 판에서 더 개정되진 않은 듯(2쇄인가 4쇄 발행...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은 02년 판)... 하지만 써야 할 것이다 생각하니 손이 갔다. 그리고 숨마쿰라우데 고1 사회 교재도 구입. 이미 우공비 책이 있기는 하지만 같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들른 코엑스 내의 링코 몰... 하드디스크 업계에서 정평있는 업체 것 + 용량은 대용량으로 생각하고 요즘 500 GB도 나온다 싶어 찾았는데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넘은 없더라는... 결국 ****의 프리에이전트 고 320 GB 모델을 구입했다. 뭐 휴대감은 나쁘지 않고(별도 가죽 케이스 같은 것이 있으면 금상첨화였으련만)... 노트북 하드보다는 세 배 가까이 나오니(노트북 하드를 순수 데이터 용으로 논리할당해서 나눈 것과 비교하면 네 배) 일단 사용하는 데는 도움이 될 듯... 귀가하자마자 노트북 하드에서 학원 업무에 사용하는 자료들을 옮겨두었다. 잘 하면 ** *** 도 보안 걸어서 옮겨두고 나중에 플레이해서 보는 재미를 느낄 지도(그럴 바에는 그쪽 전담 외장하드도 구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생각...)...

  발목을 안정시킬 운동화라던지, 재킷도 생각해 봤지만 오후에 다른 심판들을 보러 가서 보낸 시간이 제법 된 데다 밥도 안 먹고 움직인 터라 배가 고파서 돌아 나왔다. 며칠 뒤면 생일이라 고생하는 내게 비싼 거 먹이기 위해 명동 모 음식점에서 도시락(음식값이 장난아니게 올랐다는 점을 알고는 잘 안 가려고 했는데 어쩔 도리가 없었던...)을 사갖고 들어와 먹었음...

  다시 날이 바뀌어 월요일이다... 이번 주 정도가 지나면 심판 쪽 일도 많아질테고 학원에서 이른바 특목반 수업이며 운영에 대한 별별 이야기가 나오고 끌려들어가고 싶지 않아도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뭘 하는지도 모르면서 정신없이 지내야 하고 그러면서 늙어버리는 일의 반복일테지... 그렇게 살아야 할까 하면서도...

  요즘은 말할 기회만 생기면 말을 많이 한다. 수업 시간에도 말을 적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업 이외의 시간에는 되도록 말을 아끼고 누군가 코멘트를 원해도 짧게 상대를 고려해서 건네야 하는 말만 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런데 지난 번 학원에서 나름 고민해서 한 말이라는 것, 또는 나도 모르게 지나치듯 했던 발언들이 모두 가시가 되어 돌아오는 것을 보면서 그냥 넘어가 봐야 나에게 독만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이젠 상대방의 입장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내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지켜낼 것은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작용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니만큼 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할 말은 해야겠다는 쪽으로 방향이 옮겨가고 있다.

  술자리에서, 또는 일대 일의 대화가 자리잡힌 경우에서 이제는 완전히 정제된 의견은 아니지만 머리 속에 담겨져 있던 생각들을 토해내고 있다. 상대가 어떤 반응을 나중에 보일지는 모르지만, 일단 현장에서의 리액션이 있으니 그것으로 어느 정도는 내 자신이 변해 가는 고나 하는 정도이다.

  며칠 전, 버스를 잘못 타서 한 정거장 거리를 걸어갈 일이 있었는데 아이 한 명이 대로 변에서 울고 있었다. 아마 10여 년 전이었다면 왜 울고 있는지, 아이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행동에 옮겼을 텐데, 이날 뇌리를 스친 생각은 아이에게 말을 걸거나 어떤 행동을 하다가 주위 지나가는 사람이나 그 아이의 부모 등 관련된 이들이 나를 어떻게 의심할 것인가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선의를 가지고 행동을 하고자 하는데 상대는 그 선의를 악의로 이해하면 내게 돌아오는 것은 쓰라린 것일 테니 하는 생각에 두려워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아이를 스쳐 지나가야 했다.
  비슷한 일을 새벽에 길을 걷다가 취객이 길가나 가게 입구 자락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볼 때도 일어난다. 절대 좋은 행동, 사람이라면 반드시 해야 할 행동이 아니라고 머리 한편에서 경광등을 켬에도 불구하고 지나쳐 가기 일쑤다. 책임지려면 끝까지 져야 한다는 생각, 그 책임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듯한 나의 심성 한켠이 일구어낸 나의 자화상 중 하나다.

  [워낭소리] 영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잠깐 전에는 리뷰만 보다가 눈물을 쏟을 뻔했다. 살아가며 주위를 스쳐 지나는, 관계를 맺고 지내는 이들을 어느 선까지 믿고 서로 의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최근 연달아 일어나면서 받았던 마음의 아픔이 그 리뷰에 반응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일 스터디 끝나고 스터디를 같이 하시는 선생님 중 몇 분이 새벽 영화로 보러 가자는데 자신이 없을 것 같다. 힘들게 버텨온 나 자신의 감성을 제어할 자신이 사라질 것 같아서. 부모님께 보라고 권해 드릴까나...;;;
  새벽 퇴근길 걸어오는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출근길까지 비가 세차게 내렸다. 비에 흠뻑 젖은 아스팔트와 보도에서 내음이 우러나오는 느낌이다. 그동안 많이 건조했고 아스팔트에 먼지라던가 도시만의 노폐물들이 빗물에 튀겨 대기 중으로 떠오르는가 싶었다.

  책을 읽어야 한다던가 하는 욕심에 공간신의 압박 관계로 한숨만 내쉬던 중 [장기하와 얼굴들]의 싱글 음반 "싸구려 커피"를 예스24에서 질렀다. 알라딘이나 교보 등에서는 검색이 되지 않아 여기서 주문을 하는데 네 번이나 튕기느라 출근 후 시간을 많이 썼다. 하지만 후회할 만한 일은 아닐 듯.
  가끔은 유럽의 클래식 음악(기악곡)보다 우리말 가사가 담긴 가요들에 대한 반응이 더 강력할 때가 있다. 사랑 이야기는 진부하고 뻔하지만 그러려니 싶고, 인생의 단순함 속에 담기는 성찰들에 반응하고 싶을 때도 가요가 나쁘지 않겠거니 싶다.

[잡담] 현업 복귀 후 첫 주말...

낙서(일기) 2009.01.19 01:02 by Trotzky trotzky
  토요일은 현재 수업이 전혀 잡혀 있지 않은데도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니 다소 지루한 하루였습니다. 교재연구한답시고 책은 읽었지만 건성이었고, 진도계획표 짜는데만 공을 들이게 되더라고요...

  토요일 저녁 퇴근하자마자 스터디 모임이 예정된 곳으로 부지런히 향했습니다. 장소가 거처에서 먼 곳이 아니라 늦게 끝나더라도 들르는데는 문제가 없어 부담은 덜했다죠. 도착하니 이제 막 동영상강좌를 세팅해서 틀 준비를 하더군요. 강좌는 10여 분 정도 시청... 현장강의(학생들을 교실에 앉혀 놓은 상태에서 수업하는 것)였기에 보는 재미는 쏠쏠... 그렇지만 대상자의 수준이라던가 수업 시간의 차이였음인지 시간안배 등에서 평상시 맞닥뜨리는 수업시간과 다름이 많아 배울 것이 많았다는 느낌은 별로... 하지만 그래도 뭔가 다른 사람들의 노하우를 느낀다고 생각하니 이런저런 이야기들은 제법 나오더라는...
  하지만 정작 큰 건은 발제였다죠... 스터디 참석자 중 역사 전공자가 저와 다른 한 분... 그런데 또 한 분은 이날 막 오신 분이기에 분위기에 다소 익숙한 제가 총대를 메게 되었다는...;;; 고등학교 교과서를 가지고 하는데 제 판본하고 다른 분들 것이 년도가 달라 내용의 소소한 다름도 있다고는 했지만 고등부 수업을 들어가 본 적이 없다 보니 대충 읽은 정도로는 어림도 없겠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그래도 뭔가 내용있는 것이 진행되니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도 많아지고... 살이 붙어간다는 느낌도 들더군요. 앞으로의 교과체계에 대한 변화라던지 사회과 강사들에게 피부로 다가올 전망의 변화라던지에 대한 정보도 얻어듣고 말이죠. (사교육에 뭔가를 걸고 지내야 한다는 것이 한 가닥 싫기도 하지만 먹고사니즘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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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간만에 들른 서점(뭐 일주일만이면 오래간만이라고 안 해도...)에서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 1월판을 찾았습니다. 바로 구입을 했죠. 그런데 이쪽 출판 쪽도 어려움이 있는지 다른 사정이 있는지... 대형의 신문형 타블로이드판(이 용어가 맞는지 모르겠는데)으로 비싼 축에 드는 잡지 비용을 매겨 놓았더군요. 월간이고, 기사의 내용의 퀄리티에 대해서도 의심할 이유는 없기에 돈아깝다는 안 들었지만, 소장의 용이함을 생각하자면 보관이 어려운 판본으로 나왔다는 점은 아쉬움이더라는...;;;

  책들은 속된 말로 서점에 깔려 있는데... 어떤 넘을 명줄 걸고 시간빼서 읽어야 할지 고민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겠죠. 더구나 우리나라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올해도 신간으로 나오면 반드시 챙겨읽고 싶은 넘들이 넘쳐나는데, 교재며 그 외의 것들 때문에 공간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속상한 일입니다. 하긴 아직도 읽지 못한 넘들이 넘쳐난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치이기도 하겠지만...
  이곳저곳... 나름 학원가 사이에서는 지명도가 높았던 학원들에서(아직도 꽤 지명도가 높은 곳을 안 가 본 곳도 꽤 되지만 그곳까지 갈 수 있을까는 미지수이기에) 다녔다는 점 때문인지, 그곳들에서 느꼈던 점들에 대한 이런저런 비교하는 생각들을 하곤 그럽니다.

  어제... 제 옆자리에 계시는 다른 과목 선생님이 저와 둘이서 식사 겸 간단한 반주를 하자고 해서 한 시간 남짓을 같이 보냈죠. 서로간에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 어색함을 줄이는데 노력하는 시간이었다는...;;; 아무래도 경력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그분보다는 나이가 더 들어가기에 앞으로의 자리를 찾아나가기 쉽지 않은 처지임을 감안하면 자신이 단단히 디딜 곳, 비빌 언덕을 찾아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이 가더군요.
  주초에 주문한 책이 도착했습니다. 특목고대비(따지고 보면 외고대비이지만)로 제 스스로가 아직 부족함이 많기에 사회구술을 대비할 수 있는 개설서+문제가 포함된 참고교재가 절실하다 보니...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기출문제나 수업요령 등에 있어서는 나름 축적해 놓은 것이 있지만 뭐 하나 펼쳐놓고 썰을 풀어나가는 쪽은 아직 힘들죠...  그런 심정으로 저도 공부하고... 특목고(사실상 서울권 외고겠지만)를 노리는 아이들에게 구입하게 해서 같이 공부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법 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하지만 역시 책값이 만만찮은데다(시중에 나오는 일반서적도 싸다고 이야기하긴 쉽지 않죠. 그래도 읽을 가치가 있는 것은 꼭 구하려고 노력하지만...) 혹시라도 저작권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입한 교재들을 편집하는데도 제법 시간을 들여야 할런지도 모르겠네요.

  ...장 지글러의 [탐욕의 시대]를 집어들고 읽고 있습니다. 전작이었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보다 더 가슴을 부여잡게 하는 대목이 많더군요. 현재까지 느낀 부분 중에 하나, 그의 친구 중 한 명(업계에선 제법 양심적인 인물이라고 그는 판단하고 있는 듯)이 금융권에서 일하는데 아프리카의 독재자 한 명이 자기 나라에서 배돌린 막대한 돈을 관리하는 금융상담을 해 주고 있다면서 "(내 양심에 찔리지 않겠는가...) 하지만 내가 그를 싫다고 해도 그는 창구직원을 바꿀 뿐이다"며 계속 그 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을 때 저자가 공감한다는 의사표시를 했을 때...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 장면이 아닐 수 없더라는...

  지난 주에 집으로 국민연금 납부액이 증액 변경되었다는 우편물이 온 것을 확인하고, 오늘 오전에 연금관리공단을 다녀왔습니다. 학원 일자리를 잃은 지도 석 달이 넘었는데 아직 자리는 안 구해져 있으니 증액된 보험금을 납부하기는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죠. 하지만 내심 납부유예를 원했는데 상담 직원은 요즘 규정이 엄격해졌다면서 변경되기 전의 연금납부액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 주더군요. 납부액의 기준이 전년도 소득(그러니까 내년도에 내야 할 연금납부액은 2007년도의 학원 근무 소득)을 기준으로 한다고 하니 최근까정 학원에서 받았던 급여가 제법 높았으니 유예까진 힘들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직전에 다녔던 학원에서의 퇴직증명서를 팩스로 관리공단에 보내고 서식 한 장을 작성하면 증액 변경은 피할 수 있다고 해서 나오자마자 아직 그곳에 다니시는 선생님께 문자를 띄워 팩스번호(국민연금관리공단 인터넷 팩스번호더군요)를 보내주도록 부탁드렸습니다. 여의치 않으면 내일 오전에서 정오를 전후해서 학원에 들러 부탁해야 할 처지였는데 잘 될 것 같다는...

  공단지사를 나오고 나서 어디를 갈까 하다가 '되는대로 가보자'는 심정, 기왕 나온 거 책을 읽을 수 있게 지하철이나 징하게 타자는 생각으로 움직였습니다. 해서 6호선 불광 -> 연신내 역에서 3호선 열차로 환승 -> 교대역까지 주욱~ ->2호선 환승 -> 강남역까지 움직였다는. 그리고 강남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나와서 다시 강남역에서 을지로입구역까지 전철을 계속 타고 움직였다죠. 이렇게 움직이니 폴 크루그먼의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책 한 권의 1/3 이상의 분량이 술술 넘어가더라는... 남은 것은 6부 한 챕터 분량... 아쉬운 것은 좀 더 쉽게 읽히는 책이었으면 이 정도의 두 차례 이동으로 절반에서 3/4는 읽었을 텐데 하는 것... 뭐 오늘 밤에서 내일 새벽까지 정도면 다 읽게 되겠죠. 그리고서는 쉬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집을 것인지 아니면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의 책을 집을 것인지... 그도 아니면 무지 두꺼운 하드커버 본을 집을 것인지 생각해야죠.

  강남 교보문고에서 책을 집어들었다 DVD를 집어들었다... 다시 음악 CD를 집어들었단 내려놓기를 여러 번 한 끝에, 결국 베토벤의 교향곡 CD 세 장을 질렀습니다. 푸르트뱅글러의 베토벤 교향곡 4번과 5번(43년도 녹음),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연주된 9번(이미 다른 레이블 녹음판이 있지만 하나 더),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지휘한 교향곡 4번...입니다. 매장에서 카랴얀, 번스타인, 아바도라던가 최근 이름이 많이 차지하고 있는 사이먼 래틀, 두다멜 등이 있었지만 그래도 들으면 들을수록 몸에서 소름이 돋는 이들은 역시 푸르트뱅글러의 지휘음반이 제일이더라는... 중고등학교 때는 카를 뵘, 카랴얀 지휘의 성음사 레이블 테이프를 많이 구입했었는데 이제는 손이 안 간다는...;;;  리핑을 하고 엠피삼군에 넣어 드려야겠죠.

  이틀... 이면 2008년도 끝이네요...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2009년은 올해보다는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은 자명해 보이지만... 힘내야겠죠.

  아침, 일찍 일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치과의 점심시간이 오후 한 시였기에 그 전에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는 시간과 도보 이동 시간을 고려해서 나서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KBO 총재배 사회인야구대회 결승전]이 MBC ESPN 채널에서 녹화방송하고 있었다는... 전날까지 방송 스케줄을 알고 있었는데 왜 놓쳤을까 하면서 아쉬워하면서도 치과에 갈 시간을 따로 내고 싶진 않았기에 4회에서 6회말이 끝날 때까지 보다가 나섰다는...
  치과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 40분 남짓... 역시 병원 점심 시간이 걸린다면서, 어차피 스케일링을 한번에 끝내기는 어렵다며 다음 주초에 한 번 더 해야 할 것이라기에 알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6개월마다의 검진과 스케일링, 언제고 신경치료에 들어가야 할지 모르는 오른쪽 어금니 상태는 심해지지 않고 있다는 대화를 주고받은 뒤 드릴을 이용한 스케일링에 들어갔다는... 역시 꽤 쓰리더군요. 그래도 칫솔질을 할 때 안쪽까지 집어넣어서 돌리고, 매일매일은 아니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은 치실로 이빨 사이를 쑤셔넣기도 했는데 말이죠. 어쨌거나 오는 월요일 정오 께 한 번 더 들르기로 했다는...

  병원을 나오고서 향한 곳은 삼성동 코엑스몰... 지난 주에 광화문 쪽에 들러 구하려다 구하지 못한 문풍지를 구하기 위해서였죠. 가는 길 전철에서 10여 년 전에 두어 번 읽고 잠시 접었던 E.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꺼내 읽었습니다. 1장을 한 차례 읽고 2장 중반부까지 진행. 솔직이 지금보다 더 여유있고 널럴해지면 베낀글 챕터에 보관하고싶은 내용이라죠. 중학교 아이들에게는 다소 무리겠지만 역사란 무엇인가를 이해시키는데 있어 최적의 교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최근에 있었던 무시기 역사특강인가 뭔가 보다 이 책에 대한 독서토론을 장기간에 걸쳐 진행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다만 그를 위해서는 이 책 안에 있는 수많은 서구권의 이름난 저자들(하지만 우리에겐 생소한 이들이라는)의 이름에 짓눌리지 않고 주된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겠죠.

  책을 읽는 한편 한편 전철 출입문 창밖의 세상을 훑어보는데 변화가 확 느껴지더군요. 한동안 이쪽으로 안 다녀서 그런 것인지(그 전에도 몇 번 타고 지나갔지만 사람이 많아서 벌 여유가 없었거나 책읽거나 졸려서 둘러볼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겠지만서도) 소규모 공장들 내지 4-5층 높이의 옛 아파트 단지가 있던 곳에 최근 건설된 브랜드 아파트 단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서 흠칫하게 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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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풍지와 휴대폰 액정필름 한 장을 구하고서 향한 곳은 에반레코드. 겸사겸사 아이쇼핑도 하려고 했는데... 휘적휘적 둘러보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Linkin Park]의 최신작 라이브 CD와 DVD. 가격도 그다지 세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질렀다죠(그런데 교보 핫트랙에서 더 싼 값에 파는 것을 발견하고 급좌절... 에반레코드의 도장을 받기는 했지만 언제 쓸지도 확실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말이죠...;;;). 그리고 두리번거리다가 찾은 것이 [Nirvana]의 DVD. 언플러그드 DVD는 지난 번에 구했고 다른 것이더군요. 아직 개봉은 하지 않았지만 군대 제대 후 왠지 모를 절규에 끌려들어가서 모았던 몇 개의 음반을 떠올리는 중입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러 찾은 곳은 DVD 매장(핫트랙스 매장 내 DVD 코너가 아닌). 공각기동대 SAC 1기, 2기 및 SSS 세 편이 합본된 것의 가격과 1기 총집편, 2기 총집편 별개로 두 장을 사는 것의 가격이 같다는 것을 알면서도(즉 손해가 되는 장사라는 것을...) 이미 Solid State Society편을 예전에 구해 놓은 상태기에 합본을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낱개로 구입하기 위해서였다죠. 어제 새벽에 알라딘에서 지를 수도 있었지만 배송 기간이 일주일 가량 걸린다는 점이 그다지 메리트를 못 느꼈다는 점도 있네요.
  결국 어제 하루 동안 치른 비용이... 스케일링 비용 6마넌, 휴대폰 액정필름+문풍지 8천원, 린킨 파크와 너바나 음반 및 디비디에 4마넌, 점심값이 5,900원, 공각기동대 SAC 1기, 2기 총집편 디비디에 49,500원, 길카페 커피 400원... 그리고 전철 한 번, 버스 두 번 탑승한 비용일런가요...;;;

  방에 돌아오고 택배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존 키건의 [제2차세계대전사]. 명색이 군대 생활과 제대 후 계속 집착했던 전쟁의 역사에서 가장 관심도가 높았던 부분이었는데 이것저것 모으면서 지난 해 나왔던 이넘에 필이 박혀서 벼르고 별러왔다죠. 그간 학원근무 때문에 한숨만 내쉬면서 오랜 기간 동안 서점에 놓여 있는 것을 집어들지 못하고 참아 왔는데 드디어 질렀다는.
  [르몽드 세계사]. 서점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몇 장을 들춰보자마자 "이건 내 방 공간이 아무리 부족해도 놓고야 말겠다~~!!"하며 내심 외쳤던 책이었다죠. 
  [탐욕의 시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인 장 지글러의 후속 작품이라는. 알라딘의 유명인인 '로쟈'님의 서재에서 책 이름을 확인하고 바로 알라딘에 들어가서 보관함에 넣어두고 장바구니에 옮겼다는.
 
  이넘들이 오면서 덩달아 12월의 지름이라는 덕인지 내년도 탁상 달력과 머그컵이 딸려 왔다는... 이제는 올해 2월처럼 어떻게든 (안정적인) 일자리만 구해지길 희망할 따름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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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엑스몰을 나와 오래간만에 버스를 타고 동대문운동장 입구에 도착한 다음, 상가 골목을 끼고 동대문 네거리에 도달한 뒤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예전에 을지로 지하상가를 동대문운동장에서 을지로 입구까지 걸어서 주파하는데 약 30분 미만이 걸린 것으로 기억하고, 동대문 입구에서 교보 사거리까지 걷는데 약 40여 분이 걸리는 것으로 기억했는데 이날의 도보 소요 시간도 별 차이는 없더군요. 다만 허리가 힘들어 하더라는...(부담갈까봐 양 어깨로 매고 이동했음에도) 아, 발목도 안 좋더군요. 심판을 볼 때 자세 때문에 그런 것인 줄만 알았는데...

  동대문운동장에서 아는 분의 스포츠점에 들러 양말과 벨트, 간단한 운동기구 하나를 구입하고 나오면서 스포츠 상가들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동대문운동장이 사라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해저무는 초저녁의 스산한 모습 때문인지 반대편의 의류상가 건물 주위의 빛과 대비되더군요. 확실히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그 일대를 이동하는 내내 동대문운동장이 있었던 자리를 계속 돌아보게 되더군요. 그쪽으로 뻥 뚫린 하늘이 왠지 서럽다는 생각마저 들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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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tsky의 모순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왜곡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자신감은 없어서 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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